飯蔬食飮水(반소 식음수)

曲肱而枕之(곡괭이 침지)

樂亦在其中矣(낙역재기중의)

不義而富且貴(불의 이 부차 귀)

於我如浮雲(어아 여부운)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그 안에 있고

의롭지 않게 부귀를 누림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

 

 

논어에 나오는 글귀라 하는데 우리는 흔히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지 않으냐? 

로 기억하고 있는 글이다 

 

" 그래 기껏 대장부가 나물이나 먹고 물 마시고 사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 

 

  대충 이 비슷한 생각도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사는데 뭘 대단한 걸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

오지도 않았지만! 

 

좋은 음식이란 그럼 뭘까? 

 

지난 주 설악산으로 단풍여행을 갔다. 단풍을 설악으로 보러 간 것은 

무려 25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설악의 단풍은 철저히 내 기억에서

지워져 있었다.  

 

너무 일찍 가다 보니 단풍은 내 예상의 10%도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속초 동명항에서

그 동네에 거주하는 약국 단골인 지인 부부와 자연산 활어회를 거나하게 먹게 되었다

술이 약한 나는 평소 회를 맥주 1잔과 먹는 편인데 이 날은 기분도 좋고 해서 맥주를

여러 잔 마신 게 화근이 되고 말았다. 거기다 물회까지 먹었다 

 

속초 동명항의 어느 횟집 

 

여기까진 매우 순조로웠다. 아무 이상도 없었다. 그런데 숙소에 돌아온 밤 

10시가 되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려 새벽 6시까지 15번에 이르는 설사가 계속되었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샐 수 밖에 없었고 맥박은 줄곳 분당 120여 회, 두 번의 구토까지 겹쳐 정말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일정을 전부 취소함은 물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

와야 했다. 집에 오는 내내 포카리 스위트 1.5 리터를 다 마셨다 

 

회는 아무 죄도 없었다. 함께 식사한 지인 부부는 너무도 멀쩡했기 때문이다. 

아내도 몇 차례 설사를 했지만 나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도 내 평생 설사를 했던

그 어떤 경우보다 혹독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보통 대장 내시경을 할 때 전날 미리

먹는 설사 제품도 그저 5-6회면 끝인데 말이다 

 

이번에 명확히 깨달은 건 우리의 위 대장이 얼마나 정교하게 외부의 침입에

대응하는가 였다. 일단 문제를 감지하면 위장에서 섭취한 음식물을 아래쪽

소장 대장으로 절대 내 보내지 않는다. 그리고 대장에 이미 내려온 음식물은 

흡수 없이 최대한 설사 형태로 모두 내 보낸다. 그리고 끝까지 보관만 시키던

문제의 위장 내의 음식물은 도로 토해서 제거해 버린다. 

 

이렇게 문제가 감지된 음식물이 위와 장에서 모두 비워진 연후에야 다시 음식

물을 입으로 섭취할 수 있게 활동을 개시한다! 참으로 신묘한 셀프컨트롤이다

내 몸의 장기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과학적이고 치밀하게 운용

되고 있었다. 사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몸에서 여러 약물을 흡수하고 

내 버리고 서로 간섭하고 등의 수많은 기전들을 보면 상상도 못 할 만큼 정교한

여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서도 무려 4일 이상 속을 달래느라 흰 죽만 먹고 지냈다. 일요일 날 

몸이 괜찮은듯하여 백암 들판 사진 촬영을 나갔다가 갈비탕을 먹은 게 화근이

되어 다시 그날 밤 설사를 또 8번이나 했다.   

 

불과 3-4일 사이에 도합 23번의 설사~ 이쯤 되면 몸이 기진맥진할 만도 하지만

실은 그렇진 않았다. 포카리스웨트로 깨진 몸의 이온 균형을 맞춰 주었고 식사는

오직 흰 죽만 먹었다. 

 

그렇게 하니 아침에 일어나도 입에서 냄새가 나지를 않았고 밤에 샤워 후 발을

닦아도 발바닥에서 긁혀 나오는 노폐물이 현저히 적었다.  들어간 것이 적으니

당연 그럴 것이라 생각은 되지만, 

 

물론 몸이 정상으로 작동하면 배 부르게 또 먹을 테지만, 뭘 이것저것 많이 먹는

게 과연 몸의 운용에 좋은 걸까? 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낯선 동네에 가서 좋은 음식이라고 먹다가 잘못된 경우는 몇 번 더 있었다.

해서 앞으로는 어느 지역을 가든 그저 평범한 음식 평소 먹던 음식만 먹기로

다짐을 했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눕든, 정자에 앉아 책을 읽든, 산책을 하든, 뭐를

하든 뱃속이 편하고 마음까지 편하면 그것으로 족 하고도  남음은 당연지사라

생각해 본다.

 

흰 죽만 먹고살 수는 없다 해도 적어도 단순히 밥 한 공기에 반찬 한 두 가지라 해도

살아 가는데 별 지장이 없음은 물론이다. 단순 소박하게 먹어 몸이 절단 나는 경우가 

많을까? 너무 많이 먹어 몸이 탈 나는 경우가 많을까? 

 

수많은 성인병은 모두 과도하게 많이 먹어서 생긴 병 들이다.

 

그동안 온갖 과도한 음식물들 소화해 내고 처리하느라 내 위장이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을까?  오죽하면 위가 그런 반란을 일으켰을까?  소싯적 25년 정도 위장 때문에 

고생했던 내가 성년 이후 30대 후반부터 이제껏 위장이 탈 나는 걸 거의 모르고 살았는데,

몸이 정상으로 회복된 지금도 나는 진 간장을 즐겨 반찬으로 활용한다. 겪어 보니 간장

만큼 속을 편하게 해 주는 것도 없었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위장에 도움을 주며 살자!!

조금 먹어도 감사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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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hdi - Instrumental Paradise - Sacred Gathering

 

 

단풍~ 하면 일단 휘황찬란한 그런 풍광을 먼저 떠 올리게 되고 실제 일생에 몇 번은

그런 단풍을 다들 보신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단풍이라는 칼라는 아주 다양한거 같지만, 따져 보면 빨강,노랑, 주황,갈색

등 몇 가지로 구분된다. 즉 빛의 7가지 가시광선 중 빨, 주, 노 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등은 거의 단풍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통상 단풍 하면 마치 수많은 칼라가 혼합된 것으로 착각을 하게되어

더 많은 색상이 보여진다고 느끼기 쉽다.

 

사람들은 대체로 빨강 색상에 환호하는 경향이 많다. 주로 단풍나무에서 볼 수있는

빨강은 너무도 선명하고 매력적인 게 사실이다. 빨강은 단독으로도 멋지고 무리를

지어 있어도 멋지다. 울긋불긋이라고 보통 표현하는데 통상 불그스럼 하다는 얘기일

듯하다 

 

노랑은 은은하면서도 포근함을 선사한다. 노란 단풍이 주는 매력은 어쩌면 가을의

진수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개 낀 늦가을 아침에 노랗게 빛나는 은행잎을 다들 

보신 적이 있을것이다. 그때의 그 고즈넉함!  평화로움~ 그리고 가을 아침이 주는 그

넉넉함 여유로움도 또한 기억하실 것이다. 

 

분당

 

초등학교 시절 학교 입구로 들어가면 둥근 정원 같은 게 있었고 거기엔 오래된 은행

나무가 두어 그루 자라고 있었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이 지천으로 떨어졌다. 은행

잎을 주어서 책갈피에 몇 개 넣었음은 물론이고 신비한 그 색감에 매료되었던것도 사

실이다. 당시엔 가을 단풍이 총체적으로 어떤 건지, 단풍엔 무슨 무슨 색깔이 있는지

등을 잘 몰랐고 굳이 알 필요도 없었다.

 

요즘 흔히 보이는 빨간 단풍 나무의 기억은 없었고 뒷산에 가을 영 나무를 할 때 보던

누렇고 다소 갈색이 돌던 참나무 단풍과 갈색으로 말라버린 오리 나무의 잎이 기억될

뿐이다. 또 가을에 숙제로 훑어와야 했던 싸리 나무의 노란 잎이 생각난다. 학교를 오

가는 신작로에 미루 나무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지던 것도 기억난다. 

 

      말하자면 나의 첫 단풍의 기억은 교정의 은행 나무에서 출발했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은행이 노란 단풍의 진수를 보여주지만 그 풍미가 정말 멋진 건 만나기 힘들다. 그저

잎만 풍성하게 노랗게 물든다고 다 멋진 건 아니니 말이다. 내가 본 정말 좋았던 은행 잎은 

오래 전(30년) 남이섬에서 봤던 은행잎이다. 살짝 아침 안개가 낀 그날 빛나던 은행잎은 너무도

깨끗했다. 그리고 그 느낌이 도타울 뿐 아니라 매우 신선한 기운을 전해주고 있었다. 마치

세속을 초월한 그런 느낌을 선사해 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공해의 흔적이 없이 깨끗하게 물들어 가던 깔끔한 노란색~

     그런 은행잎은 고귀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저 윤기 없이 말라가며 물들어 가는 은행잎에선 그런 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갈색에서 빨강에 거의 가깝게 물드는 것 중 하나가 떡갈나무 잎이다. 이 색상은 생각보다

아주 멋지다. 대개의 참나무가 노란색에서 갈색 정도인데 반해 이 나무는 독특한 칼라를

선 보인다. 내가 떡갈나무의 색상에 매료된 것은 불과 5년 전이다. 거주하는 동네의 입구에

매년 가을 곱게 물드는 그 단풍을 보았기 때문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에서도 멀어지는 건 당연지사~  그저 자주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단풍은 그렇다. 

 

우리동네 입구의 떡갈나무

요즘은 쉽게 예쁜 단풍이 눈에 띄지 않지만 벚나무 잎도 매우 아름다운 칼라를 보여주는

녀석이다. 짙은 고동색에서 거의 자줏빛에 가까운 칼라를 보여준다.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은 듯 빛나는 벚나무 잎을 보는 것은 그래서 매우 행복했다. 

 

 

예쁘게 물들어 떨어진 벚나무 단풍

 

노란색에서 약간 갈색을 띠는 잎 중 느티나무가 있다. 지역에 따라 또 어디에 위치하느냐

에 다라 다르지만 예쁘게 물든 느티나무는 매우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비교적 일찍 물드는

이 나무는 그래서 그해의 단풍의 바로미터라 할 수도 있다. 꼭 오래된 몇백 년 된 나무가 

아름다운 단풍을 선사하는 건 아니다. 내소사 경내에 있는 오래된 느티나무의 단풍이 궁금

하다.  

 

메타 세퀘어나 낙엽송의 노란 색상 또한 아름답다. 이것은 무리로 줄줄이 있어야 그 아름다움이

빛난다. 그저 어쩌다 한 그루 있다 해서 안 될 건 없지만 역시 무리로 많이 있어야 빛이 난다. 포천

을 가다 보면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동네에 줄지어 있는 메타세퀘어에서는 그다지 멋진 풍광

을 본 적이 별로 없다. 메타 세퀘어는 마치 불에 구워진듯한 너무 짙은 갈색을 띄기 때문이다 

 

햇빛에 빛나는 느티나무 잎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단풍의 최종 단계는 단풍나무다. 모든 나무의 단풍이 그렇지만 이 역시

나이 어린 단풍나무는 꼿꼿하게 가지를 하늘로 뻗는다. 그보다는 30년 50년 100년이 지난 

나무일수록 단풍이 장엄하고 가지의 휨과 더불어 더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정말 오래된

단풍나무의 장엄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장성  문수사의 단풍을 보면 좋을 것이다. 300년 이상

되었다는 그곳 단풍을 전성기에 찾는다면 보통의 단풍 나무와는 많이 색 다른 면모를 보여줄게

틀림없다. 

 

문수사의 300년 단풍나무

선운사의 단풍도 멋이 있었고 마곡사 백양사 내장산의 단풍도 그런 면에선 매우 좋은 풍광을 보여

주었다. 일본 교토의 단풍도 전성기에 가서 봤으나 그다지 특별할 게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와

거의 흡사한 단풍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곡사

 

 

선운사

이 가을!  단풍만 아름다운것은 아니다~ 

도처에 단풍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것들이 넘쳐나는 계절이다

 

단풍과 다른 이 감 나무도 이제껏 내가 보아 온 가을 풍광 중 단연 으뜸이었다 

 

 

교또 난젠지의 단풍

 

그러니 빨간 단풍나무만 찾는 것은 이 가을 단풍을 감상하는 전부는 아닌 셈이다. 오직 빨간 단풍

만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노랑, 갈색, 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고 좋기로는 이 모든 색상이 함께

어우러진 단풍을 천천히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지 모르겠다. 

 

아! 그런데 단풍이 점차 그 고운 빛을 잃어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우리 곁에서 점차 단풍이

예전의 그 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간이 자초한 일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언제쯤 단풍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우리동네의 단풍나무

 

백양사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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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설악산은 대략 25번 정도 찾았었다. 특별한 단풍에 대한 생각도 없이

친구 부부와 내설악을 찾은 건 1997년 이니 이 또한 약 25년 전이다. 그때

본 백담사 수렴동 계곡의 단풍이 워낙 찬란해서 그 이후 다시는 설악을 찾지

않게 된 연유가 되기도 했다. 

 

그 이후 사진에 눈이 좀 틔이고 단풍에 대한 생각도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마곡사, 현충사, 선운사, 내장산, 백양사, 일본의 교또 까지 단풍을 보러 다녔

다. 참으로 수려한 단풍들이었다. 

 

그런데 단풍 자체만 보다 보니 단풍 + 암석 , 혹은  단풍 + 청정 계곡수 등의

설악이 문득 떠 올랐다. 깍아 지른 기암 고봉 밑으로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단풍

을 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금년 가을 칠순 여행을 겸해 설악산 단풍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예상과

는 달리 날짜를 전혀 못 맞추고 말았다. 단풍은 커녕 푸른 잎만 아직 청청 했다. 

계획은 수렴동 계곡, 주전골, 천불동 계곡 그리고 인제의 자작 나무 숲 까지 한

번에 설악 계곡의 단풍을 모두 보고 오는것 이었다. 그렇지만 날씨가 안 좋았고 

시기가 맞질 않은  탓에 절반의 성공도 거두지 못한 셈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용케도 단풍철을 잘 맞추고 다닌 셈인데 이번은 아니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가? 항상 다 좋을  수 만은 없지! 뭐~

 

 

아침 9시 용대리에 도착하여 황태 해장국을 먹은 후 백담사

쪽을 바라 보니 가슴이 뛸 만큼 날씨가 좋다 

 

 

버스를 타고 백담 계곡을 거쳐 하차 후 다리를 건너며~

 

 

산행에 별 자신이 없는 아내도 호기롭게 따라 나섰다

백담사를 둘러봤으나 마음이 바빠 만해 기념관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고 서둘러 빠져 나왔다 

 

 

봉정암부터 100개의 연못이 있다하여 붙여진 백담사 ~ 

너무도 맑은 계곡물이 마치 수정처럼 빛나고 있다

 

 

 

 

사실 아직 단풍이 거의 안 든 상태이나 군데군데 약간의 단풍이,

특히 노란 단풍이 물들고 있었다. 노란 단풍은 청단풍이라 하여

귀히 보여지는데 일찍 물드는 녀석이다 

 

얼핏 보면 단풍이 꽤나 진행된듯 하지만 어림없는 얘기다. 내 생각은

1주일  후 아니 열흘 후에도 단풍은 절정에 이르기 어려울듯한데, 이 글을 

작성하는 최근에 기온이 급강하하여 시기를 좀 앞당길 수 있을지는 모르

겠다 . 사진 촬영 시기는 10월 14일이다 

 

 

 

 

때로는 이처럼 한 떨기 단풍잎이 더 강렬한 느낌을

주기도한다

 

 

 

수렴동 대피소를 지나서 겨우 봉우리를 만났다. 암봉과 

그 주변의 멋진 단풍의 조화를 기대했는데, 전혀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서 계속 봉정암 쪽으로 오르면 점점 더 멋진 장관을 볼 수 있을 터이지만

이쯤에서 내려 가기로 했다. 단풍이 더 이상 들지도 않은게 원인이었다 

 

 

간간이 이런 단풍도 있지만, 대세는 아니다

 

 

감아 돌아가는 계곡의 맛이 일품이다. 수렴동 계곡의 바위는

하얀 빛을 띈다. 이것이 여타 설악의 다른 계곡과는 차이가 나는

점이 아닐까! 

 

 

여전히 내 눈은 이런 단풍에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매우 

아쉽다

 

 

다시 영시암으로 내려오다 한장 남긴다. 영시 ~ 영원히 본다는 

의미 같다

 

 

마침 하늘에는 기막힌 구름이 떠 있었다. 이곳 영시암에는 약수물이

졸졸 흘러 내렸다. 여기까지 거의 평지성 길 이지만 금세 올라올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여전히 조금 물든 단풍에 눈이 머문다

 

 

간혹 이런 나무잎도 눈길을 끈다! 

 

이때 부터 슬슬 우측 무릎 옆 인대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특별히

다친적도 없는데, 긴 산행을 하면 이것이 갈 길을 막는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겨우 버스를 타고 용대리에 내려 속초 숙소로 향했다

 

아내가 적극 추천한 '이모네집'은 예약도 힘들만큼 성업중이다.

우리는 모듬 찜을 택했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 여기  뿐만 아니고 속초 시내 곳곳이

아무도 밤에는 다니지 않는다. 밤 8시가 예전 밤 12시 수준이다. 

코로나가 이렇게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숙소 현관에서~

밤 바다에서 파도 소리가 멀리서도 들려왔다. 

 

다음 날은 예보 대로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어제 그렇게나

청명했던 날씨가 어떻게 하루만에 이리 돌변할 수 있단 말인가?

 

우중에 설악동을 향해 출발하기 전에 속초 지인이 추천해준 아침

식사를 위해 순두부 집을 찾았다. 인근 다른 식당은 조용한데, 이 집만

바글바글, 차를 댈 데가 없다. 그러나 두부 요리는 내 취향과는 조금 덜

맞는듯했다

 

 

 

어차피 비도 많이 내리고 비선대 쪽으로 가 봐야 뭘 보겠냐 싶어

권금성 케이블카를 탓다. 예전에 케이블카를 타 봤는지 기억이 없다. 

허나 권금성에 내려 위쪽으로 끝까지 올라 봤지만 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단풍 때문일 것이다~

 

예전 설악산 대청봉을 오를때는 오색에서 1박을 하고 새벽 4시 반에 대청으로 

출발하여  화채봉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권금성 쪽으로 하산하기를 여러차례

반복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화채봉 정상에서 쌓인 눈을 녹여 끓여 먹던 된장라면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런 권금성인데,~ 지금 보이는 경관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 아마도 이쪽에서

오르는데 한계가 있어서 그럴것이다 

 

 

 

 

다행히 토왕성 폭포로 추정되는 폭포가 멀리서 관측되었다

주변 단풍이 아직 들기 전  이어서 그닥 경관이 볼만하진 않았지만, 

 

 

케이블카를 내려온 후 우리는 신흥사로 향했다. 비는 점점 더 

세차게 내린다. 댓돌 마루에 걸터 앉아 고즈넉히 내리는 비를 감상

한다. 그래~ 이렇게 비 내리는 걸 본 적도 오랜만이지!!

 

 

대웅전 뒤 추녀 밑으로 비가 쉴새 없이 내린다. 

빗소리~ 물 소리~ 그리고 간간이 까마귀 소리까지~ 

 

점심은 설악동 아래  어느 집에서 산채 비빔밥을 먹었다. 그런데 역시나

산체도 초 봄의 일이지 이 가을에 먹을 음식은 아니었다. 겨우 겨우

먹은 산채밥은 결국 저녁에 회를 거나하게 먹은 후 일을 내고야 말았다~ 

 

속초 동명항의 횟집에서 

 

 

평소 우리 약국에서 레시틴을 비롯한 건강 보조제를 오랜동안

구입해 드시는 잘 아는 지인 부부가 동명항의 자연산 활어회 집으로

안내를 해서 몇가지 활어를 정말 거나하게 잘 먹고, 대접을 해 드렸

는데, 이날 못 먹는 맥주를 많이 마신게 화근이 되었다. 

 

숙소로 돌아와 밤에 무려 설사를 15번이나 하고 토 하기를 두  차례~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었다. 맥박은 밤새 120여 회를 넘나 들었고 

한 숨도 못잤을 뿐 아니라  온 몸이 매우 쑤시고 견디기 힘  들었으니 말이다. 

 

결국 우리는 다음날 일정을 깨끗이 포기하고 겨우 체크아웃을 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함께 회를 드신 지인 부부는 아무 탈이 없었

음은 물론이다.

 

그러게 외지에 가서 회를 먹는  일은 앞으로 극히 조심하여야 함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했다. 그 뿐인가? 집에 돌아 와서도 2-3일 이상 설사에 시달렸고

며칠째 죽만 먹으며 장을 달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초 정도면 백담사 수렴동 계곡엔 단풍이 절정을

이룰게다. 생각 같아선 한번 더 가고 싶지만, 글쎄!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다음

을 기약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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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6월에 피잖아요? 

.

.

 

그렇지요!  그런데 10월에 이렇게 멋진

장미가 핀다면 일부러는 아니라도 어디 가다

한번쯤 들러 볼 만 하지는 않겠어요?

 

 

송파 올림픽 공원을 지나가는데 차창으로

언듯 장미가 보인다.

 

아니 시월에 웬 장미? 

 

 

 

음, 낙옆이 떨어지고 단풍이 들 이 시기에

이렇게 고운 꽃잎을 보여 주다니~ 

 

이거야 말로 "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

 

아니겠슴까? 

 

 

과연 이 장미들이 시월에 피는 꽃이란

말인가? 

 

 

어쩌다 이 동네를 가끔 오게 되지만,  이런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게 되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러나 10월의 연휴는 연이어 날씨가

흐리고 때론 비까지 

뿌리고 있었다. 

 

 

공원에는 은행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중이고~

 

유난히 큰 모과도 있었다

 

 

 

사실은 지난주 10.3일에는 신혼여행 후

돌아 온 딸 부부가 나의 7순 기념 점심을

대접하겠다 하여 동탄 롯데 백화점에 

위치한 스시 이세이 집을 갔었다.

 

마침 지하 1층에서 이받이 떡도

사서 포장을 했었다 

 

그렇게 10월 초가 흘러 갔던 것이다,

그리고 

 

 

*

 

 

지금쯤 가을 들판은 어찌 되어 가고

있을까?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겠지!

코스모스도 아직은 하늘거릴 테고!

 

그게 다란 말인가? 

 

그렇다손 치고 그 들판을 자꾸 보고 싶어지는

건 무슨 연유일까?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아무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자꾸 이 가을이 오면 마음이 누런

들판으로 향한단 말인가? 

 

 

 

^    ^   ^

 

어릴 적 밭은 좀 큰 게 하천 부지에 있었지만

논은 몇 평 없었다. 당시 시골에선 

논이 많은 자가 부자였고 1년 내내 쌀밥을

만져볼 수 있는 집이 그리 많지도 않았

지만 하여간 논이 좀 있는 집은 어깨에

힘을 주고 살았다. 

 

나는 남의 그 논을 무수히 지나며 걸어서

저 멀리 있던 우리 밭을 가고 오곤 했다. 

 

그때 내 코를 스치던 벼의 냄새, 모내기

후의 흙의 냄새, 여름철 송사리를 잡던

논 도랑의  냄새, 가을에 벼가 익어가는 냄새,

메뚜기가 날아 지천으로 도망가던

때의 모습과 그 냄새! 

 

그 여러 냄새들이 내 몸속에는 여전히

살아 꿈틀대고 있음이 분명하다

 

아마도 그 냄새가 나를 이 가을 들판으로

불러내는 것일 테다. 들판의 냄새를

맡을 만큼 충분히 맡아야 비로소

나의 가을은 지나가는 것이다.

 

곰곰 생각해 보니 이제야 그 연유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해서 오직 벼 익는 그

모습과 들판의 가을 냄새만을 맡기 위해 

나는 들판을 찾고 또 찾는다

 

 

어제 아름다운 장미를 본 후 오늘은

들판으로 나섰다. 지난 몇 년간

매년 가을이면 나가 보았던 백암 장광리

들판이다. 

 

용인 이동면을 지나 문수산 터널을

가기전 보이던 이른 아침 전경! 

왼쪽으로 신원 컨트리 클럽이 있다 

 

문수산 터널을 지나면 피정의 집

고초골이 나온다. 탐스럽지만

잎이 따 떨어진 대추는 가을이

깊었음을 알린다

 

 

 

고초골을 여러번 와 봤음에도

이 글귀는 처음 발견했다

 

원삼 연화?마을 의 비 온 후의 아침~ 

지난주 풍광이다 

 

 

이제 장광리 들판으로 향한다 

 

 

 

마치 오솔길을 따라가듯 논둑의

이런 모습이 참 좋다

이 논둑을 걸으면 예전 같으면 메뚜기가

지천으로 날아 올랐을 텐데~ 

 

 

들판은 아직 벼가 더 많았다. 군데군데

이미 베어진 곳이 있었지만,

 

좁은 농로길엔 작은 차가 제격이다. 

 

쓰러지고 엎어진 벼지만 역동적이고

기운차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벼가 너무 잘 자랐기 때문에

이렇게 쓰러질게다! 

 

 

 

백암의 장광 들판! 은 올해도

여전히 풍성한 수확을 약속하고

있었다. 

 

 

 

10월의 어느 좋은날~ 

 

바로 이런 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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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막 지난 9월 26일! 

 

그날은 정말 한국의 중반 가을 하늘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근래 와서 한국의 가을은 예전과 다르게 맑은 날이 별로 없게 되었다

 

그런데 9.26일은 화창하다 못해 하늘에서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청명했다. 하얀 구름도 있었다. 뭐가 되었건 큰일 치르는데 날이 좋으면

좋지! 

 

그러나 코로나의 극성으로 인해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별히 준비

를 해야할것은 없었지만, 왜냐하면 세세한 준비는 딸과 사위가 다 알아서 

처리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결혼 준비는 저비용 고효율로 콘셉트를 잡았다 

해서 예물이며 기타 등등에 큰 돈을 들이지 않았다. 살림살이도 이미 

딸이 분양 받아 살고 있던 송파의 오피스텔에 다 마련되어 있어 그저 소소한

TV 등 가전 물품 한 두 개를 구입했을 뿐이다. 그것도 소형으로! 

 

우리가 한 것이라곤 분당의 성당 자매님으로부터 한복을 맞춘 게 전부라 할

만큼 쉬웠다. 엄청 뭐가 복잡하고 힘이 들 걸로 예상을 했는데, 진행과정을

보면 너무 쉽고 일사천리였다.

 

원래 되는 일은 그렇지 않던가? 

 

그 한복이라는것도 지금까지 입어왔던 한복 하고는 완전히 결이 달랐다. 청담

동에서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바울라 자매님은 성당에서 봉사자로 지낸 경력이

없는 분은 예식에 쓸 한복을 만들어 주지 않는 분이다. 우리는 양가 모두 한복을

맞췄는데 거의 재료값에 불과한 저렴한 비용만 치렀다. 

 

조금 신경이 쓰인건 청첩을 알리고 초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였는데, 코로나

로 인해 양가 합 49명만 예식에 입장이 되고 식사도 그 숫자만 가능하다 보니

이걸 어떻게 선정하느냐가 사실 매우 예민한 문제가 되었다. 내가 아무리 친척

이 적다해도 24명 이내에 신부 아버지, 엄마, 신부 친구까지 합쳐 그 숫자를 맞

추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게 넣었다 또 저렇게 넣기도 하고 식장 참여가 안 되면 안 가겠다, 가겠다

이리저리 번복이 심하고 그 숫자에 포함이 안 되면 대접을 못 받는 기분이 들고~ 

등등 보통 같으면 생각지도 못할 일들이 생긴것이다. 거기다 식사도 못하는데

그냥 참석만 하고 인사만 하러 오시라고 알려드리는 것도 참 어색하고 힘이 드

는 문제였다. 어차피 나는 인사만 하고 얼굴만 보러 갈 것이요!라고 처음부터

생각하고 오겠다는 분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식사도 못할걸 그 먼데까지 뭐 할라

가냐?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는 문제다. 

 

코로나 상황을 끝까지 예의 주시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1일 최대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가자 이미 분위기는 끝난 셈이었다. 

 

예식 당일 앞 뒤 팀을 봐도 정말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우리 혼례식은 좀

하객이 많은 편이었다. 거의 대부분 약 2/3는 미리 계좌로 축하금을 보내왔다. 

 

이날은 정말 9월중 가장 좋은 날이었다~ 

하늘엔 실 구름~ 파란 색감~  

한국의 집은 혼례를 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었다 

 

나는 그날 참석해준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 일반 예식장,호텔이 아파트 같다면 이곳 한국의 집은 전원주택 같지 않냐고~ " 

예식 전 신부 친구들! 

 

 

동생 결혼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서 귀국하여

14일간 자가격리를 마친 아들과 함께~ 

 

전통 혼례는 이렇게 진행되었다!  아주 옛날 시골서 

큰 누님도 이렇게 비슷하게 혼례를 올린 적이 있었다. 7단계의

예를 거치면서 진행되는데 각 단계마다 상당한 의미가 있고

사실 호텔이나 예식장과는 상당히 다른 나름의 의미를 잘 살린

예식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신부 아버지가 신부 손을 잡고 들어가는 것도 없고, 사실 나는 이것이

좋았다.  우리는 그저 혼례가 진행되는것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기만

하면 된다 

 

조촐하지만 몇개의 축하 화환을 받았다. 일부 모임에서는 화환 대신

축하금을 주기도 했다. 어느 결혼식에서는 쌀로 대신 받는다, 그 값으로

불우 이웃 돕기를 한다등 여러 경우가 있긴 하지만 나는 이 정도의 비용은

써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호텔 등에서 꽃 값으로만 1-2천만 원을 들이는 것에

나름 합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그것은

명백한 허례요 낭비라 생각을 한다.  어차피 어떤 생각을 갖느냐는 각자 자신의

인생관에 따른 것이니까~ 

이날은 일생에서 가장 즐거운 날!

 

나는 딸이 이날 이토록 환하고 밝은 미소와 표정을 보인 걸 어쩌면 평생

처음 보았다. 아니 가장 밝게 웃는 걸 이날 본 셈이다. 덩달아 나도

무척 즐거운 날이었다. 가끔 예식날 무거운 표정에 더러 울기까지 하는 

신부를 보기도 하는데 도무지 그래야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날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다. 서울 약대

친구들로 30년 넘게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aroma 친구들이다~ 

 

 

연로하신 90을 훨 넘기신 장모님은 휠체어를 타고 예식에

참여하셨다. 외손녀의 혼례를 기어이 보시고야 말겠다고! 

 

혼례식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두 달 후에나 나온다고 했다. 해서

그날 핸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보니 화질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하듯 역시나 힘과 정열이 많이 드는 모양

이다. 이제 겨우 정신을 차리고 후기를 적어 본다. 사진은 

많지만 일단 이 정도로 정리하기로 한다 

 

 정작 내 자신의 결혼식 당시의 사진은 이렇게 정리해볼 엄두도 안 난다

물론 기억해서 올릴 수도 있겠지만 많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딸의 혼사에 직접 참여해 주시고 또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친척,

친구, 동문,선후배 등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이다! 

 

나는 이번 딸의 혼례식을 매우 만족하는 편이다. 모름지기 혼례식은

조촐하게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 되게 치러야 마땅하지 않을까?

 

[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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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 처서도 지나고 9월이

되었다! 

이제 가을이 시작되어 흘러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 가을에 과연 연꽃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 

 

어차피 가을도 구경할 겸 지난

여름 예닐곱 번이나 갔던

내동 마을로 나섰다! 

 

 

 

 

 

마을 입구는 8월과 비슷했다.

몇가지 꽃들이 아침 이슬을 

머금고 예쁘게 피어 있었다.

 

이렇게 꽃을 잘 키운 동네 치고

인심 안 좋은 곳은 일찍이

보지 못했다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글라디올라스다!! 

순수하고 여린 색감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한 송이 더 올려 본다 !

 

연 밭에는 아직 연꽃이 몇 송이

피어 있었다 

 

그러나 꽃잎은 두터워졌고

색은 깊어졌다. 꽃잎에 주름이

확연히 보인다.

 

얘들도 세월 따라 늙는 걸까? 

 

그런데 눈에 확 띄는 꽃이

있었으니 바로 옥잠화였다 

 

그 청초한 빛은 너무도 곱고,

초가을의 정취를 한껏 드높이고

있었다

 

 

호수는 잔잔하고 수련이

곳곳에 피어난다

 

잠시 카메라를 쉬게하고

원두막에서 연밭의 정취를 한 동안

음미해 본다!

 

 

연 밭엔 연 냄새!
벼 밭엔 벼  냄새!

풀이 익는 냄새~
햇볕에 타는 냄새~

도랑엔 도르르 물소리,
길 숲엔 참새 풀여치 귀뚜리
까치 까마귀 개구리 우는 소리!

가을 아침이 숨 쉬고 있다~
익어가고 있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흘러가는 중이다!!

2021.9.12  10:35 
용인 연동 마을  
maronie

 

아!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연꽃 단지 맨 위쪽으로, 집에

가려다 보니 이렇게 아직도

청청한 꽃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게 웬 횡재냐? 9월도

한창인 이때에~~

 

그랬다! 내 일찌기 연꽃이 언제까지 피는 줄 생각이나

해 본 적이 있더냐? 비록 꽃 잎은 시들어 가지만 아직 꽃은

이렇게 예쁘게 피고 있었던 것이다~

 

8월 전성기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용인시내

못 미처 전부터 눈여겨 봐 오던

마을로 들어가 보니,

마을 끝은 여느 강원도 못지 않았다. 

 

아! 이런 동네에 은퇴 후

와서 살아 보면 좋겠네!

 

가을 정취가 넘치다 못해

주체할 수 없는 이곳을 한참을

서성이다 집으로 향한다. 

 

^

 

그래 당장 살기는 우리 동네

만한 곳도 없지^

 

조용하지! 시원하지! 공기 좋지!

예서 뭘 더 바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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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유에스 오픈 테니스가 어제저녁 대망의 결승전을

마쳤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청하셨을 걸로 짐작은 되지만,

어찌 보면 역사적인 현장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자잘한 수많은 대회가 있지만 역시 메이저 대회라는 4개의

대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이 메이저를 나눠 먹는 세계 3대

천왕이 있는데, 로저 페데러, 나파엘 나달, 조코비치입니다.

 

이들은 대략 메이저 우승 경력이 개인당 약 20회에 달합니

다. 상금 규모 역시 대회당 8000만 달러에서 적게는 3800만

달러씩 하며 단식 우승자에게 대략 16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까지 지급하니 3대 천왕은 상금 액수만 해도 무려 400억

원 이상 많게는 600억 원, 기타 광고 수입을 비롯한 과외 수입

까지 합하면 선수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0억 원은 훌쩍

넘는다고 생각됩니다. 

 

얼마 전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우승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끼 선수의 경우 그의 추정 소득 가치를 우리 돈의

로 1조 원 이상을 예상하는 글을 본 적이 있으니 1천억은 너무

적게 잡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세계 3대 천왕은 모두 1천억 이상의 자산가들이란 말

씀이지요~  아! 테니스 잘 치는 것과 나랑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흘려버릴 스토리일 수도 있지만, 그 세계가 그렇게 흘러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역사와 전통이 중요한 게임이 테니스라 하지만 일단 우리

에게는 이에 필적할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입니다. 그러니

한국인에게 세계 무대의 테니스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 수준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째서 출중한 선수는 저렇게 우승을 많이, 적

어도 10년 이상 꾸준히 하느냐입니다. 수많은 군웅이 할거하는 전

장에서 그저 2-3년이면 천왕이 바뀔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쉽게 후계자가 나오지 못한다는 겁니다. 예전에 천왕급

에 해당하는 피터 샘프라스만 해도 상대를 식은 죽 먹기로 두들겨 

패는 걸 자주 봤습지요. 아예 게임 상대가 안되더라는~~

 

작년인가 한때 조코비치가 부상으로 정현 선수한데 지기도 했지만

역시 조코비치는 조코비치였지요. 그의 탁월한 지략과 탄탄한 게임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그리고 다닐 메드베네프~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조코비치의 적수가 안 되던 그가 US 오픈에서 

보란 듯이 조코비치를 완파했습니다. 무려 3-0이라는 세트 스코어로

말입니다. 함께 시청한 아들은 분명 조코비치의 오른발 바닥에 물집

같은 부상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지만, 조코비치의 컨디션이 최상

이 아니었는지, 다닐 메드베네프의 경기력이 이날 갑자기 상승했는지

는 잘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190이 넘는 큰 키지만 왠지 체격이 왜소해 보이는 그가 마치 평원을

누비는 치타처럼 종횡무진 포효하던 장면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조코

비치를 상대로 3-0 완승은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자! 근데 말입니다. 강자 독식으로 선수 3명이 무려 메이저 50여 승을

더 챙기는 구조~ 이게 과연 괜찮은 구조일까요? 그렇다고 중구난방으

로 매년 우승자가 바뀌고 혼돈을 거듭하는 대회가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는 그저 한 선수가 힘닿는데 까지 우승하다가 힘

빠지면 그만두는 게 정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헌데 동일한 대회에 3번 우승 이상은 금지라던지, 어떤 조항을 넣으면 불

공정을 조장하는 행위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강자가 무한대로 혼자

독식하는 이 구도는 그다지 좋다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물론 전혀 현실성

이없는 생각이긴 하지만요!

 

그렇게 해도 4개 메이 저면 12번의 우승 기회는 있게 되니 아주 심한 개인의

기회 박탈이라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이들의 메이저 우승

기록이 각자 20승 정도이니 비록 힘이 조금 더 남아 있다 해도 일찍 은퇴해서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을듯합니다.  사실 메이저

몇 승 신기록, 1년에 4개 메이저를 동시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라

는 대 기록에 도전하려면 선수의 일상은 오직 테니스만으로 모든 인생을 바치

게 될 터인데,  과연 그렇게 사는 인생이 좋기만 할까? 를 반문해 보게 됩니다

 

 

우승, 다닐 메드베네프, 준우승, 조코비치 / JTBC 방송에서 촬영

 

 

그런데 테니스 대회에서 제가 인상 깊게 보는 것은 바로 준 우승자에 대한 

예우랄까? 그런 것입니다. 일단 시상에서 준 우승자에게 먼저 은 쟁반을 

수여하고 소감도 먼저 말하게 합니다. 챔피언은 마지막 순서이지만 이것

이 비슷한 경기를 하는 골프 등 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골프 경기

에서 준 우승자는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시상대에 서지도 못하고 이름조차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해서 승자만 기록되는 그런 대회보다 테니스는 훨씬

인간미가 있을 뿐 아니라 참가 선수 모두에게 지급하는 상금 액수도 골프

보다는 훨씬 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메드베네프에게 3-0으로 패한 조코비치는 내내 눈물을 삼키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연호하는 관중들 때문이었다고 경기 후 밝히긴 했습니

다만, 이번에 우승하면 1년에 4대 메이저를 동시에 석권하는 캐린더 그랜드

슬램을 무려 50여 년 만에 갱신하는데 조코비치 개인적으로 얼마나 아쉬웠

을지는 뭐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제 나의 시대는 가고 있나?'라는 회한도 맴돌았을 듯하고

이만하면 참 많이 잘했다 라는 자신을 위로하는 마음도 있었겠지요~ 

 

암튼 저는 새 챔피언을 응원합니다. 때가 되면 새로운 물로 바뀌어야지요!

어떻게 혼자 10년 이상 모든 상금을 독식하고 그야말로 천왕 대우를 그렇게

길게 받을 수 있나요? 세상의 이치는 그렇다 해도 그러니까 패배를 경험하고

마지못해 코트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자기 의지로 링을 떠나는 그

런 모습을 좀 보고 싶습니다.

 

허나, 페데러,나달, 조코비치 그 누구도 그럴 마음은 현재로는 없어 보입니다. 

 

3대 천왕의 출중한 기술, 정신력 등은 본받을 만 하지만 좀 더 공존하는 세상,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을 위해 강자 독식구도가 동물의 세상에서는 모르되

인간 세상에서까지 추앙받을 일은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드는군요!  

 

앞으로 메드베네프의 너무 길지 않은 그저 몇 년간의 롱런을 기대해 봅니다!

또한 조코비치의 그간의 위대한 행적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뭐 그뿐이겠습니까? 우리나라 선수가 메이저를 제패하는 날이 오기를 물론

고대하고 있습니다! 

 

우승 순간의 표정 / 메드베네프의 부인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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