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잠화라고도 하고 비비추라고도 하고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거의 비슷해서 혼동이 되기도 하는 가냘픈 꽃!!
뭐 보통은 좀 통통한 게 옥잠, 약간 갸름한 게 비비추~ 한데 비비추
는 그 종류가 어마하게 많더군요! 거기다 부레 옥잠이라고 있는데
이건 그냥 옥잠이나 비비추와는 또 완연히 다른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이 세 꽃들은 보기에 아주 가냘퍼 보인다는 게 특징입니다
여름의 끝, 가을 초입에 활짝 피어 꽃 가뭄을 해소해 주는 고마운 녀
석들이지요!
부레 옥잠 몇 송이 올리면서 옥잠화에 대한 전설이 괘나 그럴싸해서
그것도 함께 올려 보겠습니다. 뭐 어차피 꽃 하나 알고 가는 것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이건 부레옥잠이라는 꽃입니다. 주로 물속에서 자라며 꽃이
보기에 정말 야들야들해 보입니다. 가까이 가서 맡아보면 향이
은은하니 참 좋지요
일요일 낮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하다가, 에라~ 미리내 성지 입구
에 가서 새우 매운탕이나 먹자~ 해서 오후 1시 다 되어 출발했습니다.
30분 이내에 도착하니 시간은 뭐 충분합니다. 이제 가을 풍광도 슬슬
시작 되었고 잘하면 실한 코스모스도 보고, 들판에 익어가는 벼도 볼 수
있고 근처 노곡리 포도 농장에도 들를 수 있으니 1석 3-4조 쯤은 되지
않겠습니까?
미리내 입구의 '물레방아' 집은 늘 가는 곳입니다. 새우 매운탕 小 짜
를 시키고 점심을 먹는데, 어째 이전의 탕 맛이 덜 나네요! 거기다 노란
강황 가루를 넣고 지은 밥은 왠지 새우 매운탕과는 조합이 덜 맞는지 그
냥 흰쌀밥을 찰지게 지은 것보다 못 한듯 했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나온 앞마당 쪽 끝에 이렇게 옥잠화를 심어 놓은
겁니다. 마치 물 위의 파란 잎들이 고기의 부레처럼 보여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옥잠화에 얽힌 설화를 적어 보겠습니다.
[옛날 중국의 석주(石州)라는 곳에 한 목동이 살았다. 첩첩산중 시골 마을에서
소를 키우며 사는 그는 무료함을 달래려고 늘 피리를 불었다. 피리 부는 솜씨는
일취월장하여 어느덧 달인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그의 피리 소리에 취해
소와 산 짐승, 새 들도 귀를 기울이고 춤을 추었다. 그의 피리 소리는 산으로
들로 강으로 퍼져 나갔고 마침내 하늘에까지 울려 퍼졌다.
보름달이 휘영청 뜬 어느 여름날 밤 목동은 여느 때처럼 뒷산에 올라 피리를
불었다. 그때 문득 보라색 구름이 갈라지면서 영롱한 빛이 감돌더니 하늘로
부터 선녀가 내려왔다. 선녀는 피리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직접 듣고 싶어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목동은 자신의 피리 솜씨를 알아주는 선녀를 위해 정성을 다해 혼신(渾身)의
연주를 했다. 피리소리에 취한 선녀는 새벽에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늘로 올라가면서 선녀는 고마움의 정표(情表)로 머리에 꽂은 비녀를 뽑아
목동에게 주었다. 그러나 선녀의 황홀한 자태에 눈이 부신 목동은 비녀를 땅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비녀가 떨어져 깨진 자리에는 비녀를 빼닮은 꽃이 피었다.
* 비녀는 여자의 쪽 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장식품이다. 그 모양이 남근
처럼 생긴 비녀는 예전에는 기혼녀만이 꽂을 자격이 있었다. 따라서 비녀는
여성의 지아비에 대한 사랑과 정절을 상징한다. 여성이 비녀를 잃거나 빼서
주면 정절을 포기하거나 몸과 마음을 허락하는 징표(徵表)로 여겼다.
남자가 상투를 튼 후 머리를 고정시키기 위해 꽂는 비녀 비슷한 장식물을 동곳
이라 한다. 삼국지연의에는 呂布가 중국의 4대 미인 초선(貂蟬)에게 사랑을 맹세
하면서 그 징표로 동곳을 빼 주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선녀는 목동에게 연정(戀情)을 품은 듯하다. 옥잠화는 선녀와 인간 사이의
이룰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대신해 핀다.
옥잠화의 꽃말은 추억, 기다림, 아쉬움 등이다.
*27세의 나이로 요절한 조선의 천재 여류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 ~ 1589)은
비녀를 노래한 애틋한 시를 남겼다.
妾有黃金釵 (첩 유황 금차) 나에게 황금 비녀 있으니
嫁時爲首飾 (가시 위수식) 시집올 때 머리에 꽂았던 것이라오.
今日贈君行 (금일증군행) 오늘 길 떠나시는 임께 드리나니
千里長相憶 (천리장상억) 천리 먼 길에서도 오래도록 기억하소서.]
--<이상 水月 블로그에서>--
옥잠과 거의 비슷한 비비추라는 꽃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작년 오산 물향기
수목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좀 옥비녀 같은 느낌이 드시나요?
그러고 보니 저 簪 (잠)이라는 한자가 '비녀 잠'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옥잠은 [옥으로 만든 비녀] 란 뜻이 되겠지요!
매번 가는 곳이지만 사실 이 시기엔 그다지 볼 것은 없는 때입니다. 그래도
미리내 성지엔 많은 차들도 북적였습니다. 그런데 올핸 들어가는 입구부터
코스모스가 전혀 안 보입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아내는 성물 방으로 들어가고 저는 이리저리 카메라를 메고 돌아다녔으나
렌즈에 잡힐만한 무엇이 별로 없었지요
입구의 성당과 하늘의 구름 한 조각만 찍어 봅니다
그리고 입구의 이 건물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최근에 이렇게
성체 조배실을 조성했다는 기념비가 있더군요!
분당 마태오 성당은 제가 한참 전 수 년간 발을 담그던 곳이라
매우 반가웠지요!
그리고 지난 태풍에 떨어졌는지 성물에 ㅓ 자가 날아간 듯
합니다. 허긴 작년 홍수 때도 이곳 미리내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노곡마을 지나면서 청포도 약간을 농장에서 구입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왜 코스모스가 아직 길가에 보이지도 않는지
좀 이상합니다. 이러다 짠 하고 나타나면 좋겠지만, 어쩌면
아닐지도 몰라 좀 이쉬울라 하네요^
그저 이렇게 간략히 휴일을 보내기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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