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필자 

 

 

30여 년 골프와 더불어 지냈던 세월을 뒤로하고 딱 손을

놓은 건 정확히 2022.7 월 이후다. 

 

당시 위층 의원이 5월 말에 폐업을 하고 7월부터는 함께 일하던

직원도 제 갈 길을 떠나고 달랑 혼자서 약국을 운영하기 시작

하면서부터 골프는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해서 그 길로 골프와는 딱 이별을 하고 말았다. 

 

그 훨씬 이전인 2,000년 도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었다.

그땐 용인 88cc 앞에 대형 약국을 개업하여 나간 때였다.

1년간 골프와는 담을 쌓고 출퇴근 길에 어쩌다 태광 cc 골프

연습장을 가끔 들러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들을 보며,

 

' 저 사람들은 무슨 팔자에 이 시간에 저리 연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말하자면 골프가 무척이나 그리웠을 때이다. 해서 약국 오가는

길에 연습장이라도 한번 들러보고 싶었던 거다.

 

그러던 마음이 이번에는 전혀 달랐다. 

 

그때와는 사정도 달랐지만 무슨 이유인지 연습장은 커녕 골프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나질 않았다.

어쩌면 나에게 닥친 현실에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만 앞섰으니 이거이

뒤늦게 철이 든거라 해야할까?  

 

그러는 와중에 약국을 다시 이전 개업하고 이제 1년이 좀 더 지났다. 

 

거 뭐 골프 쉬어보니 별거 아니더라,

골프에 매달릴 이유가 하나도 없더라~

 

이런 상투적인 얘길 하려는 건 아니다.

 

여전히 골프에 목말라하고 재미가 있고 함께하는 친구 동료

선배들이 있어 그것이 너무도 소중하고 즐거운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그만큼 이 나라에서 골프가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과소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소회라 할까 그것은,

 

골프 딱 끊어도 그것이 중독성의 여파로 못 살 거 같다든가 가는 길이

흐트러진다든가 일상생활 영위에 지장을 받는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 아닐까? 

골프가 뭐길래~

 

담배는 딱 그날로 끊기가 사실 불가능하다. 그만큼 몸에 미치는

중독성이 대단하다. 

 

그런데 골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나 개인에 국한된 얘기지만,

 

어떻게 30여 년 친 골프를 하루아침에 끊어도 아무 지장이 없지?

 

어찌 보면 나의 경우는 약국에 온전히 매달릴 수 있어 그런지 모르겠다.

또 하나 작년 봄 즉 23년 4월 아내가 갑자기 쓰러진 이후 1년 이상 병원에

쭈욱 입원해 있다 보니 나의 생활 자체가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졌고 시간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진 것이 어쩌면 결정적 원인일듯도 하다. 

 

약국을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온전히 주체적으로 하루 10시간 가까이

전적으로 매달리다 보니 1년 반 정도 사이에 뚱뚱하던 뱃살은 온데간데없고

호리 한 몸매로 바뀌었다. 

 

' 그래 열심히 일하니 뱃살도 사라지는구나~ ' 

 

배불뚝이 사람들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내장 비만이 사라진 건

덤으로 얻은 아주 큰 소득이다. 

 

 *

 

생각해 보면 30여 년 전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가 바로 1991년 봄

4월 21일 따스한 봄바람이 불던 때이다. 당시 형편도 좀 나아지고

그동안 궁금하던 골프를 함 해보자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골프 연습화 한 켤레를 신발주머니에 넣고 점심시간에 공원 건너

88 연습장(수원)으로 향한 게 시발점이었다. 

 

아하~그러니까 형편도 좀 피고 마음에 여유도 생긴 때로구나. 

 

헌데 지금은 형편은 어느 정도 되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일까?

도무지 골프를 다시 시작하고픈 마음이 안 생기니 이건 무슨 조화

일까? 

 

아마도 그것은 골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이미 깨진지 오래고 

터무니없이 비싼 그린피에 말도 안 되는 카트비 떠 넘기기,

수준낮은 식음료 비용, 캐디피등 무엇 하나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고 비용의 골프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내면의 소리 없는

저항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이런 생각은 이 땅의 많은 골퍼들이 공통으로 직면하는 문제

이긴 할것이다. 

 

차라리 그 비용이면 1년에 몇 차례 동남아나 일본등에서 며칠씩

골프와 스키등을 즐기는 게 편하지 않을까? 그 경우엔 친목이나

친구 동료들 간의 유대관계가 다소 소홀해지는 안타까움을 감수해야

하지만~

 

대략 앞으로 그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을 해 본다.

 

결론은,

 

칠 수 있으면 치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둬도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것이다. 

 

그뿐이다.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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さざんかの宿/조아람 연주

 

 

자 이제 스키는 오늘로 마지막 날이다^어제 일찍 잠을 잤더니 새벽 5시도 안 되어

눈이 떠진다.근데 오늘은 날씨가 엄청 좋은 거 같다^ 서둘러 온천을 다녀온 후

카메라를 챙겨 뒷 동네 산책을 나섰다.청명한 하늘에 하얀 눈이 비치기 시작한다^

 

오늘 오전까지 스키를 타고 오후에 니가타로 나가면 된다. 

 

 

 

어젯밤에 살짝 내린 눈이 덧씌워져 순백의 칼라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뒷 동네는 온통 눈에 쌓인 풍광을 멋지게 보여주고 있었으며

온천의 유황 냄새를 짙게 풍기고 있었다.

 

 

뒷동네 산책을 마치고 이제 마지막 스키를 어디로 갈지를

생각하며 아침을 먹으러 갔다

 

 

숙고 끝에 아카쿠라 관광호텔 코스를 타기로 하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웬걸!

어디서 몰려왔는지 차가 빽빽하다^ 날씨가 좋아지자 인근의 스키어들이 대거

스키장으로 운집한 것이다

 

 

아카쿠라 관광호텔과 묘코산이 맑은 햇살에 눈부시게 빛난다

 

 

 

 

역시 맑은 날이 좋다^

 

 

 

흐린 날은 우중충하더니 햇살이 비치자 마치 물로 세척을

한 듯 깔끔하게 보이는 아카쿠라 관광호텔^*

 

 

 

아카쿠라 곤돌라 정상에서^

 

그런데 이렇게 날이 좋으면 이 코스보다는 스기노 하라 코스를 택했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1,850미터의 리프트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기가 막힐 텐데 말이다^*

 

코스 양옆의 나무에 눈이 올려져 있다면 멋지겠지만

눈꽃이 다 진 후엔 날이 맑아도 그저 그렇다^

 

 

오전 스키를 마감하고 니가타를 향해 가다 보니 묘코산이 눈에 들어왔다.

가던 길을 뒤돌아서 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들어왔다.

주변의 숲이 얼마나 좋은지! 도대체 양 옆의 숲엔 뭐가 있는 거지?

 

 

 

국도로 20-30 키로를 달려 도착한 휴게소의 스시집^

이곳에 온 후 꽤나 근사한 식사를 오랜만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휴게소에서는 곧바로 고속도로로 진 출입이 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는 휴게소에서 진출입이 거의 안 되는데 말이다^

물론 거기엔 ETC 전용만 되지만, 우리의 하이패스 같은 거다!

 

식사 후 톨게이트로 바로 진입해서 니가타로 향했다. 시간이 많을 줄

알았으나 니가타 역 근처 제일호텔에 도착하니 저녁 무렵이었다

니가타의 1박은 실상 별 의미가 없었다. 온천도 없었고 식사나 기타

등이 고원과는 너무 달랐다. 니가타의 다른 곳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역 주변의 밤거리^ 소박하다

 

 

 

가로수를 겹동백으로 심어 놓은 듯^

 

 

니가타 시내에는 이미 매화가 이렇게 만발했다. 

 

양조 과정을 견학시켜 준다는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300 년 전통이라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양조 탱크만 보여주고 있었다

 

 

술병을 예쁘게 진열해놓긴 했으나, 내가 술엔 문외한 인고로

별 의미가 없었다^

 

 

실상 양조장 말고 다른 데를  가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막상 니가타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을

밟는데 어찌나 시간이 많이 걸리던지^ 잘못 늦게 왔으면 비행기나 탓을지

우려가 될 정도였다^

역시 시골 공항의 한계가^*

 

이렇게 해서 이번 묘코 고원의 스키는 막을 내렸다^ 결론적으로는 매우

만족한 여행이었다. 단, 1월에 왔다면 더 기가 막힌 설경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어제 하루죙일 7시간이나 자연설 스키를 하고 나니 온몸이 뻐근하다^

그것도 아무 워밍업 없이 6년만에 타게된 스키니 안 그러면 이상하지!

오늘은 좀 떨어져 있는 스기노하라 스키장을 가기로 했다.

 

같은 묘코산에 있지만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이름처럼 가는 길에도 삼 나무가 울창하게 고원을 덮고 있었다.

스기노하라 곤돌라 정상!

 

이번엔 여권을 보여주고 여유있게 씨니어 대접을 받았다. 여긴

리프트권도 매우 저렴해서 종일 권을 아들과 둘이 끊었는데도 7만원도

안 나온듯하다.

 

이번에는 워밍업이고 뭐고 없이 곧바로 곤돌라를 타고 상급 코스로

올랐다. 무려 14분 이상이나 안개 속을 뚫고 끝없이 올라 간다^

 

 

 

스기노하라 최상급 코스 정상

 

아! 그런데 이게 웬일? 곤돌라 중간 층에선 한치앞도 보이지 않던

뿌우연 시야가 상부로 올라 오니 햇살이 비치고 청명해 지는게 아닌가?

인생도 그런가? 최상층으로 올라가면 영롱한 햇살이 비치듯 그렇게

맑고 투명한 삶을 살 수 있는 건가?

 

 

 

 

 

이곳 해발이 1800 미터 이상인데, 수목이 울창하다

 

 

 

 

스기노하라의 최상급 정상은 너무도 멋졌다. 묘코산의 높이가 2,450미터나 되는데

신기한 건 산 정상까지 나무가 줄기차게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록키산의 경우는 해발 2,300미터 이상에서는 나무가 한 그루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수목의 생육 한계선을 해발 2,300 미터로 본다는 설이 있긴 하지만!

 

 

 

웅대함은 여기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맞은편 산 봉우리다. 저것도 2,300 미터는 넘는 고봉이다.

 

최상급의 동쪽 코스~ 이 아래쪽이 모글 코스로 된걸 모르고 내려가다 엄청 고생을 했다.

워낙 경사가 가파라서 스키를 메고 내려가기도 꽤나 벅찻다.

 

여기 까지는 좋았는데,, 음 !

 

 

스기노하라 중간 코스쯤에 언덕에 우뚝 서  있는 이 나무^

무슨 종류의 나무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이 코스를 대표하는 멋진 나무이다^

 

 

 

 

 

아들과 함께 이 나무 아래서 10여분 이상을 쉬었다.

아! 참 멋진 나무다^^*

 

 

이 나무를 두고 아래로 내려가자 더 이상 스키를 할 힘이 없었다. 좀 전 상급자 코스중

모글 코스에서 너무나 힘을 소진한 까닭이다. 처음 스키 배울때 지산에서 상급자 코스를 올랐다

못 내려와서 스키를 메고 내려온  적이 딱 한번 있었는데,

이번에 모글코스에서 스키를 들고 내려와야했다. 워낙 눈이 깊어 그것도 사실은 힘이 들었다^

 

 

슬로프 중간쯤에 우뚝 서있는 이 멋진 나무를 보는  것으로 이날의 스키는 사실상 마감을 했다.

아래 매표소 옆에 위치한 레스토랑에 들러 간단히 점심을 마치고 나니 오후 2시쯤 되었고

이때부터 바람이 슬슬 불기 시작 했다.

 

됐다! 이제 돌아가 좀 쉬자^

 

 

여차저차 하다 보니 3월이 다 된 2월 말에 스키여행을 하게 되었다.

북해도에 2번 스키 여행을 간 적이 있으나 모두 1월 말~2월 초 정도였었다.

5월까지 스키가 가능하다는 일본이지만 산 중이 아닌 지상의 기온이 영상 5-6도

이상인데,, 과연 괜찮을까?

 

일본 본토 스키의 성지라는 여러 곳을 두루 검색해 보니 비행기가 취항을 안 하거나

마일리지로는 갈 수 없는 곳 등 쉽게 접근을 할 수가 없는 곳이 태반이었다.

기후 지역의 시가 고원, 노자와 온천, 하쿠바,, 도호쿠 지역의 앗피, 자오, 아오모리의 핫코다 산

등도 어마 무시하게 좋은 곳 들이지만,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깝다는 게 마음에 걸렸고 니가타에서

나가노에 이르는 나에바, 유자와, 묘코 고원, 롯데 아라이 중에서 묘코 고원으로

최종 목적지를 정하였다

 

 

홋카이도도 물론 대상에 넣고 검색을 했지만, 금년 겨울 적설량이 좀 적은듯하여 이번에는

빼기로 하였다. 그러나 묘코 고원으로의 접근은 니가타 공항에서 170킬로를 가야 하는 것이라서

이게 또한 복병이었다.

만일 1월 극 성수기에 간다면 아마도 어마한 눈 때문에 공항에서 스키장까지 가는데만 하루 종일이

걸릴 수도 있는 그런 곳이다.

 

 출발일,, 니가타의 기온은 영상 6도 정도였다. 이게, 스키가 되긴 할까?

하지만 니가타 상공에서 착륙 전에 비행기에서 본 산중의 눈은 그런 걱정을 깡그리

날려 버리고도 남았다.

 

니가타 근처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산맥에 쌓인 눈

 

 

일본의 고속도로 통행료가 비싼 거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오후 1시쯤 키를 받고

네비를 눌러보니 고속도로는 2시간 40분, 국도는 5시간 정도가 걸린다.

시간도 널널한데 천천히 국도로 가 볼까도 잠시 생각했으나, 초행길에 어떤 복병을

만날지 가늠이 안되고 어두운 밤에 들어간다는 게 좀 그래서 고속도로를 택했다.

 

사실 어느 나라도 고속도로는 풍광이 별로다. 국도로 가야 쏠쏠하게 자연 경치를 만끽할 수

있는데 말이다!

 

 

니가타에서 차를 달려 보니 이 동네 참으로 넓은 곡창지대다. 좌측 본토 쪽엔

2000미터 이상의 고산 준령이 하얗게 눈을 머리에 이고 있고 일망 무제의 평야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군데군데 정미소가 눈에 띈다. 여기가 그 유명한 고시히까리

쌀이 나오는 지역이다. 해서 그 쌀로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술을 빚어내는 동네가

바로 니가타 지역인 것이다.

 

 

그러나 평지의 니가타는 눈이 하나도 없었다^ 멀리 보이는 산 봉우리에만

하얗게 눈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한참을 달려 좌측으로 꺾어지니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눈이 나타난다^

 

 

드디어 평지와는 확연히 다른 산악지대의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고 매우

좋은 날이다^ 국도로 나와 한참을 더 가니 고원지대로 접어들었고 인적이 거의 없는 동네로

들어가게 되었다

 

길 옆으로 눈이 높다랗게 쌓인 고원지대^

 

이런 길을 접어드니 스키에 대한 기대가 불쑥 일어남을 느낀다

스키장 슬로프엔 어느 정도 눈이 쌓여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조금씩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3층짜리 아담한 다케다 호텔에 도착을 하니 생각보다 피로가 엄습한다^

지구 중력을 이기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자체가 피로의 누적인듯하다.

거기다 조심조심하며 고속도로를 달려왔으니~

 

 

'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

 

라고 시작되는 소설 설국의 첫 장면처럼

 

' 고원에 다다르자 설국이 펼쳐졌다. 니가타의 평야 지대와는 완전히 다른

눈의 나라가 된 것이다^ '

 

체크인을 하고 조금 떨어진 유료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편의점에서 산토리의

금맥(金麥)大짜 캔 을 하나 사 가지고 돌아와 지하에 있는 온천탕으로 내려가 일단

목욕부터 했다.

맥주값 참 싸네! 1,800원 정도였다. 내가 술을 잘 마신다면 아마도 서너 캔은 사서 들고

들어오지 않았을까? 저녁 식사 시간까지는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조그만 베란다에는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창문을 통해 눈 덮인 동네를 바라보며 아들과 맥주 한잔을 기울인다^

 

'자! 묘코 고원에 온 기념이다' 쨘!! 허나 아들은 피곤에 지쳐 곧바로 잠에

골아떨어졌다. 왜냐면 여기까지 렌터카 운전은 오로지 아들 혼자서 하고

왔으니까~

 

 

호텔 베란다에 앉아 맥주 한 잔을 기울인다. 앞마당에 쌓인

눈은 사람 키만큼이나 깊다

 

 

비록 화려한 성찬은 아니지만 충분히 맛난 식사를 각 호실별로 세팅해 주었다.

소위 가이세키 정식인데, 조촐하지만 음식은 정갈했다. 도합 15-6 명 정도의

투숙객은 3일 내내 유지가 되었다.

 

혹시나 저녁 식사 후 야간 스키를 타볼까,,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너무 피곤하여 곧바로 취침에 들어가고 말았다. 평소 일도 마치기 전 시간이었다.

고원의 하얀 밤은 그렇게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데,,

너무 일찍 잠을 자려니 숙면이 되지 않는다. 자다가 깨고 또 자다가 깨고~

이러기를 여러 차례, 다다미 방 귀퉁이에 설치된 난방기에선 밤새 '웅~'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

 

설국의 아침이 밝아왔다. 허나 날은 잔뜩 흐리고 금세 비 아니면 눈이라도 쏟아질 기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스키를 타야 하는데!

 

아침 식사 후 장비를 챙겨 승용차에 싣고 멀지 않은 아카쿠라 관광 스키장으로 향했다.

원근 각지에서 몰려온 스키어들이 스키, 혹은 보드를 어깨에 둘러메고 걸어서 가까운 온천 스키

리프트로 향하고 있었다. 아카쿠라 관광 스키장의 주차장은 한산했다.

 

 

 

빨간 지붕으로 보이는 관광호텔이 5성급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아니 유명 무명을 떠나서 1937년 일 황실에서 지은 황실 별장이 라는데 오죽 좋은 곳이면

그들이 별장을 여기다 지었을까? 또 저기 숙박을 하면 스키코스가 자연스럽게 바로 연결이

되는 이점도 있다.

 

 

관광 코스와 옆의 온천 코스를 왔다 갔다 하며 스키의 맛을

느끼고자 애를 썼는데, 설 질은 상부로 가면 꽤 괜찮았고 아랫단으로

내려오면 높은 기온에 눈이 녹아 촉감이 좀 안 좋았다

 

 

이날 최고의 압권은 바로 온천 코스의 바로 이곳인데,

거대한 삼나무 숲이 도열한 이 슬로프는 만일 눈이 절정인

1월에 온다면 환상의 View를 보여 주지 않았을까?

 

점심을 먹은 중간 높이에 있던 레스토랑에서^

 

여기는 외국인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어린이들을 동반한 스키어도 많았다.

아마도 호주 쪽 사람들이 아닐까,

 

이번 스키 내내 한국인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아침 9시경부터 오후 4시 넘어까지 무려 7시간에 걸쳐 아주 충분히 스키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일본에 와서 전에 탔던 스키와 다르게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었던 건 우선 가까운 동네에 투숙을

했다는 것과 스키장비 렌털에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유 있게 돌아와서 저녁 시간 전까지 인근 동네를 돌아봤다.

사람 키 높이를 훌쩍 넘는 쌓인 눈을 보는 건 언제나 신비롭고~

 

 

조촐한 가이세키 요리지만 음식 자체가 맛나고 한 끼 식사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괜히 가짓수만 많고 별 먹을 것도 없는 요란한 가이세키 요리와는 달리 실속 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있었다.

 

 

 

 

 

雪国(유키구니) - 조아람

 

 

 황홀했던 하루의 스키를 마치고 돌아와 온천까지 마치고  서둘러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정통 스시를 먹으려면 이 집으로 가는 게 좋다 해서^

이세즈시 라고^^  

 

 

 

근데 이 집에서 제일 비싼 요리는 바로 이 Fugu 란 건데,,

 

헌데 이건 1주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이것은 복어 요리임이 밝혀졌어요! 

 

 

그 유명한 오따루 운하^ 헌데 아무도 없네요^

왜? 그런지,,, 2년전에 왔을 땐 인파가 북적거렸는데

연휴 기간이 아니라서 그런 듯^

 

 

아들이 사전에 조사해둔 오따루 맥주집입니다.

 

 

실내에 맥주 저장 탱크도 이렇게 자리하고^*

 

체리 향이 느껴지는 맥주인데 500년 전통의

맥주라나요!

 

눈이 소복이 덮힌 지붕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헌데 여기 올 때 무심히 눈이 떨어진 거니 하고 피해 온 곳이 아무래두 우리가

오기 직전에 눈사태가 난 듯,, 혹시 밑에 사람이 매몰됬는지 확인하느라 긴 꼬챙이를

계속 찔러보고 있었습니다. 경찰차도 몇 대 출동을 하고 ^*

 

아무것도 아닌 듯 하지만 역시 조심을 해야 합니다~ 

 

*

 

자 다음날 2일 차! 

토요일 아침입니다. 비가 오네요^ 아니 웬 비가?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 전.. 이렇게 비가 내리니

맘이 영 우울합니다^* 오늘 스키장 문 닫는 거 아닐까?

 

 

스키장 거의 다 갈 때까지 내리던 비가.. 입구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눈으로 변해 내립니다. 허~ 이거야,,

 

 

오늘은 강풍이 불고 눈이 계속 흩날립니다. 슬로프도 거의 다 닫았고 초보자 코스와

센터코스.. 그리고 좌측의 NAGAMINE(長峰) 코스만 오픈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멋진

풍경이 이렇게 보이네요^*

 

오늘은 사진은 틀렸고,, 조용히 스키만 타자~ 이렇게 맘을

먹었지요^*

 

 

바람이 쌩쌩 불고 그나마 잠깐 햇빛이 난 사이에 한 장 찍어본 사진^*

스키장의 눈 쌓인 정도를 대충 가늠해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나무 밑동에 한참 위까지 눈이 올라와 있습니다.

 

 

잠깐 쉬는 사이.. 휴게소에 들어온 귀여운 꼬마들입니다^*

 

 

 

금세 어둠이 깔리고 주간 스키는 마치는군요^ 장비를 반납하러

부지런히 내려갑니다.

 

이렇게 2일간의 스키는 잘 끝내게 되었습니다. 정말 후회 없는

멋진 스키였습니다. 2년 전 처음 왔을 때 시간에 쫓겨 전혀 못 봤던

새로운 풍광을 만끽했고,, 눈바람으로 뽀얗게 시야를 가려 10미터

앞도 분간이 안 되는 코스를 바람을 뚫고 내려가는 맛이란 ^^

 

거친 광야를 질주하듯,, 시련을 뚫고 전진하는 기상이 느껴지는

그런 스키였습니다.

 

후론트 앞에서 오따루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저만치 앞의 피아노

호텔 쪽을 바라봅니다. 어둠이 깊들어가는 키로로 스키장!! 두 번째

방문하다 보니 어느새 정이 들었나 봅니다^*

 

 

2년 전 아들이 수소문해서 찾았던 초밥집^^

다시 와봅니다.  

 

어제 갔던 집보다 큼직한 것이 더 먹음직스럽습니다.

값은 훨씬 저렴한데 말입니다^

 

거기다 오늘은 맥주도 한 병 시켰습니다. 큰 병인데 650엔.. 싼 편입니다.

 

2년 전에도 주문했던 메뉴가 똑같네요^ 나중에

사진을 확인하니!

 

나이 지긋한 요리사 혼자서 이 작은 스시집을 운영중입니다.

식당 크다고 음식 맛 좋은가요? 작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가격도 저렴한데 전혀 맛에서 밀리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찾은 아이스크림 집^ 아들은 이번에 뭐가 많이 먹고

싶은 모양입니다. 보니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집입니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먹는데 돈을 아끼지 말자고^*

 

 

2층 올라오는 계단에 붙여놓은 기사 내용~ 1일 1000개 판매,

수작업으로 만든다고! 그리고 3대째 이어내려 오는 집이라고^

암튼 맛이 독특하고 좋더군요^

 

 

헌데 놀란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들이

운영하는 집 같았는데,, 주문받고 잠시 시간이 나자 저렇게 책상에

앉아 뭔가를 뒤적이며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아! 세상에!

 

저두 이제 컴퓨터 그만하고 짬짬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집입니다. 오따루 역 앞에 있는 상가에 있지요^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걸 보고 잠을 잤는데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보니 이렇게 눈이 쌓여 있습니다. 참,, 아침에 비가

내리더니,, 우리는 새벽길을 걸어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도로의 인도는 열선을 깔은 듯 눈이 쌓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차도도 비탈길만 열선 처리를 한 것 같았습니다.

 

 

눈발이 흩날리는 오따루의 새벽이 밝아옵니다. 떠나려니

아쉬움이 살짝 밀려옵니다.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6시 20분 열차를 탑니다.

 

워낙 이른 일요일 새벽이라 손님도 없는 사포로행

열차는 달려갑니다.

 

먼동이 희미하게 터오는 오호츠크해에 면한 바다가 보입니다.

 

삿포로 근처에 다다르자 해가 뜨려고 합니다.

 

 

동영상

치토세 공항에 가까이 가는데,, 이렇게 설원이^

 

 

 

이른 새벽에 어딜 가는지.. 앞자리에 앉은 어느 소녀!^*

 

 

아침 8시 5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려니 아주 시간이 촉박합니다.

간신히 시간 맞춰 공항에 도착,, 밖을 보니 저렇게 비행기 날개를

청소를 하네요^*

 

얼핏 밖을 보니 하얀 구름이,, 어제 키로로에서 본 설국과

같이 보입니다. 허나 스키장의

눈이 더 멋진듯합니다.

 

 

큰 비행기에 손님은 1/5 정도밖에 없습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왜 이런 큰 비행기를 이 시간에 띄우는지,,

 

 

 

 

눈 하나 없는 한국에 도착하니 너무 황량했는데,,

밤부터 눈이 내려 이렇게 변했습니다. 역시 겨울은

눈이 있어야 포근한듯합니다. 좀 불편하긴 하지만^*

도착한 다음 날 우리 집 앞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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