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에 아주 좋은 꽃 식물원이 있다는데~? "

 

흠! 아산이면 그리 멀지도 않고 이번 주 일요일에 함 가보자구~ 

 

그러나 말이 아산이지 실제로는 도고에 있었다.

유명한 도고 온천을 지나자 논 밭같은 평원에 식물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1인당 8,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 나중에 꽃 화분을 구입하면

그걸로 대신하는 것이니 실제로는 무료 입장이나 같았다. 

 

 

 

  튜립의 꽃 상태는 매우 튼실하고 색감도 최고 수준이었다. 

 

 

통상 식물원하면 이것저것 잡다한 식물들이 잔뜩 심겨 있는 곳으로 

생각되는데, 무언가 여기 식물원은 그 느낌이 좀 달랐고 꽃들도  신선했다. 

 

 

이렇게 예쁜 작약도 실상 난 처음 본 느낌이다. 봉긋한 꽃 모양이

참으로 단아하다. 보통은 헤벌레 퍼지기 일쑤인데~

 

 

 

 

식물원은 여러개의 하우스로 나뉘어 있었는데, 마침 점심시간이 좀 지났지만

배 고픈줄도 모르고 열심히 보아 나갔다. 식물원 내부나 인근에는 식당이 없었다. 

 

 

 

 

 

 

 

많지는 않지만 부겐빌레아도 잘 자라고 있다.

 

 

 

개중에는 향이 매우 진한 허브 종류도 여럿 있었다. 

일일이 꽃의 이름을 알기는 어려웠지만, 이런 식물원이 집 가까이 있으면

매우 좋을텐데~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 입장료 16,000원을 조금 넘는 18,000원짜리 화분을 하나 구입했다

실제 2,000원만 추가로 지불했다. 

 

시계는 얼추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입장료를 받는 입구 카운터에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앉아 계시는 나이 많이 드신 할아버지께로 다다가

 

" 이렇게 좋은 꽃을 보유한 식물원은 처음 이고 꽃도 매우 예쁘다 " 고 엄지를 치켜

세우며 칭찬겸 격려의 말씀을 해 드렸다. 할아버지는

 

"사진 좀 많이 찍었어요? " 라며 화답하셨다. 아무래도 그 할아버지가 식물원의

설립자 같이 생각되었다. 

 

우리는 부지런히 검색한 도고 온천 방면으로 달렸다. 

그리고 찾은 이 집^  온천 정육식당이다. 

 

 

 

그런데 이 집에서 먹은 삼겹살은 내 기억으로는 일생 최고의 맛이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삼겹살의 맛이 훌륭했으니 말이다. 

우리는 선지 해장국도 하나, 냉면도 하나 주문해서 모처럼 맛난 식사를 마쳤다. 

 

나올 때 한우 불고기도 한 근 포장해서 가지고 왔다. 

 

인근에 위치한 도고 온천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아내는 근처 커피숍에 가서

쉰다 하고 나는 온천을 했다.( 실제로는 인근 방죽에서 쑥을 띁었다함! )

그러나 도고는 군데군데 폐가가 속출하고 동네는 사그라들고 있었다. 왜? 이 동네를 찾는 사람이

없을까? 

한때는 그리 유명했는데~ 

 

식물원 일대를 미리 조사해둔 바에 따라 봉곡사의 '천년의 숲'을 찾아 길을 재촉했다. 

천년의 숲 이란 지명은 북해도의 오비히로에서도 들러본 적이 있었다. 거기도 한적하고

좋았는데 봉곡사의 그것은 어떨까? 

 

 

 

봉곡사 입구의 오래된 소나무 숲을 말함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숲이 너무 멋지게

만들어져 있었다. 

 

 

 

맑은 공기, 고요한 숲!!

천년의 숲은 그렇게 우릴 맞이하고 있었다. 

길 양옆에는 때마침 현호색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봉곡사는 뒷산에 대나무를 휘장처럼 두르고 있었고 오래 묵은 나무들이

군데군데 서 있어 오래된 고찰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며칠 후 벛꽃이 필 때쯤 다시 오면 매우 아름다울 거 같았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고 우리는 집으로 갈길을 재촉했다. 

 

오늘은 식물원의 꽃도 좋았고 도고의 점심은 말할것도 없었고 거기다 온천욕도

하고 또 천년 노송의 숲에서 힐링까지 한 셈이니 매우 흡족한 하루를 보낸 셈이다. 

 

이렇게 뜻하지 않은 여행에서 만족을 얻은 경우는 흔치 않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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