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6월에 피잖아요?
.
.
그렇지요! 그런데 10월에 이렇게 멋진
장미가 핀다면 일부러는 아니라도 어디 가다
한번쯤 들러 볼 만 하지는 않겠어요?
송파 올림픽 공원을 지나가는데 차창으로
언듯 장미가 보인다.
아니 시월에 웬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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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낙옆이 떨어지고 단풍이 들 이 시기에
이렇게 고운 꽃잎을 보여 주다니~
이거야 말로 "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
아니겠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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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장미들이 시월에 피는 꽃이란
말인가?
어쩌다 이 동네를 가끔 오게 되지만, 이런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게 되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러나 10월의 연휴는 연이어 날씨가
흐리고 때론 비까지
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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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는 은행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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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큰 모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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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지난주 10.3일에는 신혼여행 후
돌아 온 딸 부부가 나의 7순 기념 점심을
대접하겠다 하여 동탄 롯데 백화점에
위치한 스시 이세이 집을 갔었다.
마침 지하 1층에서 이받이 떡도
사서 포장을 했었다
그렇게 10월 초가 흘러 갔던 것이다,
그리고
*
지금쯤 가을 들판은 어찌 되어 가고
있을까?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겠지!
코스모스도 아직은 하늘거릴 테고!
그게 다란 말인가?
그렇다손 치고 그 들판을 자꾸 보고 싶어지는
건 무슨 연유일까?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아무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자꾸 이 가을이 오면 마음이 누런
들판으로 향한단 말인가?
^ ^ ^
어릴 적 밭은 좀 큰 게 하천 부지에 있었지만
논은 몇 평 없었다. 당시 시골에선
논이 많은 자가 부자였고 1년 내내 쌀밥을
만져볼 수 있는 집이 그리 많지도 않았
지만 하여간 논이 좀 있는 집은 어깨에
힘을 주고 살았다.
나는 남의 그 논을 무수히 지나며 걸어서
저 멀리 있던 우리 밭을 가고 오곤 했다.
그때 내 코를 스치던 벼의 냄새, 모내기
후의 흙의 냄새, 여름철 송사리를 잡던
논 도랑의 냄새, 가을에 벼가 익어가는 냄새,
메뚜기가 날아 지천으로 도망가던
때의 모습과 그 냄새!
그 여러 냄새들이 내 몸속에는 여전히
살아 꿈틀대고 있음이 분명하다
아마도 그 냄새가 나를 이 가을 들판으로
불러내는 것일 테다. 들판의 냄새를
맡을 만큼 충분히 맡아야 비로소
나의 가을은 지나가는 것이다.
곰곰 생각해 보니 이제야 그 연유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해서 오직 벼 익는 그
모습과 들판의 가을 냄새만을 맡기 위해
나는 들판을 찾고 또 찾는다
어제 아름다운 장미를 본 후 오늘은
들판으로 나섰다. 지난 몇 년간
매년 가을이면 나가 보았던 백암 장광리
들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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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이동면을 지나 문수산 터널을
가기전 보이던 이른 아침 전경!
왼쪽으로 신원 컨트리 클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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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산 터널을 지나면 피정의 집
고초골이 나온다. 탐스럽지만
잎이 따 떨어진 대추는 가을이
깊었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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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초골을 여러번 와 봤음에도
이 글귀는 처음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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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삼 연화?마을 의 비 온 후의 아침~
지난주 풍광이다
이제 장광리 들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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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오솔길을 따라가듯 논둑의
이런 모습이 참 좋다
이 논둑을 걸으면 예전 같으면 메뚜기가
지천으로 날아 올랐을 텐데~
들판은 아직 벼가 더 많았다. 군데군데
이미 베어진 곳이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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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농로길엔 작은 차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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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고 엎어진 벼지만 역동적이고
기운차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
벼가 너무 잘 자랐기 때문에
이렇게 쓰러질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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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의 장광 들판! 은 올해도
여전히 풍성한 수확을 약속하고
있었다.
10월의 어느 좋은날~
바로 이런 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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