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E.S 리조트로 목적지를 잡으니 그 먼 길을 가고 오는 시간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왕복하기엔 아까웠다. 

 

해서 가는 길에 통도사~

오는 길엔 순천 송광사를 들러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실행에 옮겨 보니 총 이동거리가 생각보다 매우 길었고 간단히

돌아볼 그런 일정은 아니었다. 

 

이 나이 되도록 한국의 3대 사찰을 한 곳도 못 가봤으니 어쩜 한심하기도 하고

도대체 그동안 뭐한다고 바빠서 이리됐나? 도 생각이 들고~ 

 

상주를 거쳐 경주를 지나 통도사 입구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내려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열심히 맛집을 검색하여 도착한 곳이, 

 

 

모 생선 구이집이었다. 고등어와 칼치 한토막, 그리고 뭔지 모를 작은 생선 한 마리~

헌데 이 지역에서는 꽤나 이름이 난 곳이라는데, 영 맛이 나에겐 맞지 않았다. 

주차장에 차도 댈 데가 없을 만큼 빼곡했는데 말이다! 

뭐랄까~ 이름만 맛집? 이었다고나 할까~

 

그냥 통도사 입구로 식사할 곳을 정해도 충분한 것이었다. 

 

통도사 아랫동네는 마치 도봉산 입구의 동네처럼 번잡스럽고 잡다한 상점들이

줄지어 들어차 있었다. 

 

아! 이것이 통도사란 말인가? 나는 초장부터 김이 새기 시작했다.

 

헌데,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주변 풍광이 나를 압도했다. 와! 하며 내리다

순간 망원렌즈를 카메라 가방에서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했다. 에혀!!

호사다마라더니~ 이게 웬일인가? 

사실 기분이 좀 안 좋았지만, 나는 애써 마음을 잡고 여행 자체에 충실하는데 집중을 하기로

했다. 

 

 

 

입구부터 눈길을 잡아 끄는 대나무 숲! 과 울창한 나무에 매료되어 한 장 찍고 보니

화장실 앞이다.

 

 

마치 북어 머리, 늑대의 울부짙음 같은 모양을 한 이건 뭔가? 

오래된 나무 등걸이다~ 

 

이런 걸 제거하지 않고 보존해둔 통도사의 센스가 돋보인다. 

이 비슷한 건 송광사에도 있었다. 

 

 

바다 위를 용이 질주하는 피안의 세계를 그린 것이라고 영상에서 본거

같은데,  

 

 

 

이런 단아한 전각들이 순 목조건물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 유명한 통도사의 홍매화는 어디 있는 걸까? 

마음이 급해 천천히 둘러볼 시간을 내지 못한 게 아쉽다. 

허긴 이 꽃 홍매화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사통팔달로 뚫려 있다는 통도사의 대웅전!

 

 

이날 뒷전으로 보이는 이 풍광이 가장 평화롭고 시원함을 주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는 이곳은 아무 때나 출입을 

할 수 없었다. 

 

 

석가모니가 설법을 하던 인도의 그 산과 거의 유사하다는 통도사 뒤 멀리 보이는

영축산! 

 

 

경내를 빠져나와 사명암을 찾아볼 생각에 옆으로 돌아가는데, 

 

 

 

 

 

 

 

그야말로 할미꽃이 이렇게 피어있고~

동강의 할미꽃과는 너무도 다르다! 

 

 

 

 

 

 

첫날 통도사는 이렇게 수박 겉핥기로 끝났다. 

방문객이 상상 외로 무척 많았다. 

 

통도사는 많은 중생들의 사랑을 받는 사찰임이 분명했다. 

그렇지만 건물들이 너무 다닥다닥 많이 지어져 있었다. 땅이 좁아서 그리됐을까?

조금은 여유가 아쉬웠다. 

거기다 사찰과 세속 동네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었다. 뭐 좀 2,30리는 산으로 들어가

절이 있어야지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통도사는 오래된 고찰답게 우뚝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목조와 단청 등이

매우 고색창연하게 빛나고 있었다. 

 

" 아니 그렇긴 하지만, 이게 통도사의 전부란 말이요? " 

 

물론 극히 일부라 할수 있을것이다. 통도사를 이런 식으로 주마간산격으로 방문해서야

어디 될 일인가? 

 

다음에 제대로 공부를 좀 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시 방문을 해야 할 거란 생각을 해 본다.  

 

 

" 아산에 아주 좋은 꽃 식물원이 있다는데~? "

 

흠! 아산이면 그리 멀지도 않고 이번 주 일요일에 함 가보자구~ 

 

그러나 말이 아산이지 실제로는 도고에 있었다.

유명한 도고 온천을 지나자 논 밭같은 평원에 식물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1인당 8,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 나중에 꽃 화분을 구입하면

그걸로 대신하는 것이니 실제로는 무료 입장이나 같았다. 

 

 

 

  튜립의 꽃 상태는 매우 튼실하고 색감도 최고 수준이었다. 

 

 

통상 식물원하면 이것저것 잡다한 식물들이 잔뜩 심겨 있는 곳으로 

생각되는데, 무언가 여기 식물원은 그 느낌이 좀 달랐고 꽃들도  신선했다. 

 

 

이렇게 예쁜 작약도 실상 난 처음 본 느낌이다. 봉긋한 꽃 모양이

참으로 단아하다. 보통은 헤벌레 퍼지기 일쑤인데~

 

 

 

 

식물원은 여러개의 하우스로 나뉘어 있었는데, 마침 점심시간이 좀 지났지만

배 고픈줄도 모르고 열심히 보아 나갔다. 식물원 내부나 인근에는 식당이 없었다. 

 

 

 

 

 

 

 

많지는 않지만 부겐빌레아도 잘 자라고 있다.

 

 

 

개중에는 향이 매우 진한 허브 종류도 여럿 있었다. 

일일이 꽃의 이름을 알기는 어려웠지만, 이런 식물원이 집 가까이 있으면

매우 좋을텐데~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 입장료 16,000원을 조금 넘는 18,000원짜리 화분을 하나 구입했다

실제 2,000원만 추가로 지불했다. 

 

시계는 얼추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입장료를 받는 입구 카운터에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앉아 계시는 나이 많이 드신 할아버지께로 다다가

 

" 이렇게 좋은 꽃을 보유한 식물원은 처음 이고 꽃도 매우 예쁘다 " 고 엄지를 치켜

세우며 칭찬겸 격려의 말씀을 해 드렸다. 할아버지는

 

"사진 좀 많이 찍었어요? " 라며 화답하셨다. 아무래도 그 할아버지가 식물원의

설립자 같이 생각되었다. 

 

우리는 부지런히 검색한 도고 온천 방면으로 달렸다. 

그리고 찾은 이 집^  온천 정육식당이다. 

 

 

 

그런데 이 집에서 먹은 삼겹살은 내 기억으로는 일생 최고의 맛이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삼겹살의 맛이 훌륭했으니 말이다. 

우리는 선지 해장국도 하나, 냉면도 하나 주문해서 모처럼 맛난 식사를 마쳤다. 

 

나올 때 한우 불고기도 한 근 포장해서 가지고 왔다. 

 

인근에 위치한 도고 온천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아내는 근처 커피숍에 가서

쉰다 하고 나는 온천을 했다.( 실제로는 인근 방죽에서 쑥을 띁었다함! )

그러나 도고는 군데군데 폐가가 속출하고 동네는 사그라들고 있었다. 왜? 이 동네를 찾는 사람이

없을까? 

한때는 그리 유명했는데~ 

 

식물원 일대를 미리 조사해둔 바에 따라 봉곡사의 '천년의 숲'을 찾아 길을 재촉했다. 

천년의 숲 이란 지명은 북해도의 오비히로에서도 들러본 적이 있었다. 거기도 한적하고

좋았는데 봉곡사의 그것은 어떨까? 

 

 

 

봉곡사 입구의 오래된 소나무 숲을 말함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숲이 너무 멋지게

만들어져 있었다. 

 

 

 

맑은 공기, 고요한 숲!!

천년의 숲은 그렇게 우릴 맞이하고 있었다. 

길 양옆에는 때마침 현호색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봉곡사는 뒷산에 대나무를 휘장처럼 두르고 있었고 오래 묵은 나무들이

군데군데 서 있어 오래된 고찰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며칠 후 벛꽃이 필 때쯤 다시 오면 매우 아름다울 거 같았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고 우리는 집으로 갈길을 재촉했다. 

 

오늘은 식물원의 꽃도 좋았고 도고의 점심은 말할것도 없었고 거기다 온천욕도

하고 또 천년 노송의 숲에서 힐링까지 한 셈이니 매우 흡족한 하루를 보낸 셈이다. 

 

이렇게 뜻하지 않은 여행에서 만족을 얻은 경우는 흔치 않은데 말이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박목월 선생의 시인데,  
 
목련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이는 없어도, 아니 별로 없어도
이 싯귀절을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지금 목련이 마악 피어오를 때입니다. 

 

 

 

목련을 잘 보려면 어디에 어떻게 피는지를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걸어 다녀야 가능합니다. 차를 타고 휙휙 다녀서는 도저히
목련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간을 맞춰 볼 수가 없지요^
 

 

 
이미 작년 재 작년에 봐 뒀던 출근길 아파트 안에 보이던 목련입니다.
3일 전부터 매일 카메라를 지참하고 들렀지요. 
 
목련이 대체 무엇이길래 나의 발길을 잡아 끌까? 

또 매년 목련이 피면 동분서주 꽃을 찍어 저장하지만 역시나 올해도 나는 다시 또 목련을

찍으러 나섭니다. 
 

 

 

 

산중 깊은 골의 목련은 더 청정할지도 모르지만, 비록 동네의 목련이라 할지라도

마악 피어난 꽃은 싱싱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고귀하고 숭고하기까지 한 목련도 좋지만, 이 봄에는 가장 봄스런 꽃이 역시

진달래입니다.

허나, 진달래는 그 상징성이 워낙 강할 뿐 실제로 아름다운 꽃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시 목련으로 이야기가 되돌아 갑니다.

 

베르테르의 시는 커녕 이 멋지고 순백한 목련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사람은 별로 찾아보기

힘듭니다. 

 

왜? 사람들은 이 봄날에 이 멋진꽃을 고즈넉이~ 감상할 시간을 자신에게 주지 않을까요?

 

또한  목련은 최 전성기의 꽃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고, 어떤 것은 바로 피어나면서

이미 상처가 나서 갈색으로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는 것^^

 

반면 산수유 같은 꽃은 그 개화 시기가 참 오래도 갑니다. 아마 1주일은 기본 한 10일 이상 버텨주지

않나~ 생각되지만,

실상 산수유는 목련과 그 우아함에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간도 그렇지만, 잠시 피었다 지는 꽃들도 무결점의 완벽한 모양을 보여주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이미 산중에는 이렇게 푸르른 새싹이 힘차게 솟아 오릅니다.

마치 하늘을 향해 합창을 하듯~~ 

생명의 기운이 세차게 느껴져 옵니다. 


 

 

山 목련인데, 색감이 아주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나무가 오래되어 거름을

좀 줘야 하는데, 그냥 방치해서 그런 것 같네요. 작년부터 봐 왔는데, 역시 똑같습니다.


그간 수년간 주변의 목련을 촬영해 왔지만 기실 어디의 목련이 정말 멋진지를
알지 못할 뿐 아니라 피고 짐이 단 며칠도 안 되는 예민한 꽃인지라 알았다 손쳐도 적기에

가서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상이 2022.4.1부터 4.4까지 약국 동네 인근에서 찾아본 올해의 목련들이었습니다.

 

허나 내가 사는 동네의 목련은 아직 봉오리도 채 자라지 않았고 앞으로 1 주일은 지나야 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내가 한번 이 봄철에 꼭 보았으면 하는 목련의 자태는 푸른 풀이 돋아나는 어느 밭 두렁 언덕에

홀로 다소곳이 피어있는 그런 나무입니다.

 

 

 

 

바로 이런 조합인데, 아파트가 아닌 푸른 초장이란 말이지요^

헌데 아직 그런 모습을 찾지 못했구먼요!

 

찾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목련을 볼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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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cuore è uno zingaro - Nicola Di Bari

 

 

 

 

올봄 벌써 두 번이나 사진을 위한 사진 여행을 했다. 

그 첫째가 노루귀 촬영이었고 두 번째가 할미꽃 촬영이었다. 

노루귀는 처음 실물을 보기도 했거니와 그 여리디 여린 색감이 좋았다. 

그리고 사진도 잘 나오는 편이다. 

 

아! 이래서 모두 이른 봄 노루귀~꿩의바람꽃~ 

이런 노래들을 하는거구나! 

 

그럴려면 시간도 있어야 하지만, 부지런하기도 해야할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출사지를 일 년 내내 주야장천 다닌다 해서 뭐 안될 게 있을까 마는, 

사진 촬영이 목적인 여행은 1년,2년 5년, 10년을 다녀도 지루하지 않을 거 같다. 

참 부러운 일이긴 하다. 

 

그런데 사진 하는 친구가 느닷없이 할미꽃을 찍으러 가 보잔다. 그것도 저 멀리 영월의

동강으로 말이다. 

 

이 나이에 가자고 할 때 가야지!  머뭇거리다가는 아무 데도 못 갈 터이니 말이다. 

 

그러나  친구가 예전에 와 봤다는 좋은 곳을 다시 수소문해 찾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고 촬영 장소로 걸어서 이동하는 데도 상당히 험난한 길이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세워둘 장소도 거의 없었다. 

 

동강을 정말 일주하다시피 해서 이리저리 돌다 보니 그 부근은 산세가 상당히 험준했다. 

거기다 맑고 푸른 강물까지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만일 이른 봄이 아닌 초여름은 말할 것도 없고 단풍 가을에 오면 환상적인 드라이브 길이

될 것이다. 

 

친구는 이미 영월 이 부근 길을 오토바이로 수차례 와 봤다했다.

주변 산은 높고 강물을 맑고 정말 드라이브하기엔 더할나위없는 멋진 도로였다.

통상 오토바이로 달리면 자동차로 달릴때에 비해 약 3배의 체감 즐거움이 있다고 친구는

말했다.

나는 집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비로소 할미꽃을 왜 그리들 목숨을 걸고? 촬영을 하러

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연분홍부터 핑크 자줏빛이 감도는 할미꽃은 사진발이 아주 잘 받았다. 

봄철에 많은 꽃이 피지만, 내 짧은 경험으로는 단연코 으뜸은 할미꽃이라 생각해 본다. 

진달래, 산수유, 매화, 목련, 살구,벛꽃,수선화,튜립 등등이 다 나름 멋이 있지만, 동강의

저 할미꽃 이야말로 그 모든것을 압도한다고 본다. 

 

 

 

 

 

 

동강을 끼고 깍아지른 바위 틈새에 핀 할미꽃은 사실 색감이며

모양이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할미꽃과는 좀 다르다. 

제비꽃의 자주빛이 선명하게 보이는 저 칼라가 어디 할미꽃이란 말인가?

 

 

 

 

 

겨우 하나 찾은 할미꽃 같은 모습이다. 

저런 꽃이 어찌하여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해 갔을까?

뭐, 그거야 식물학자들이 연구할 일이고!!

나는 그 이유를 잘은 모르겠다. 

 

 

  

 

 

 

 

 

 

동강의 할미꽃!

 

그저 사진애호가들의 시간 죽이기 아니면 시간이 넘쳐 나는 이들의 호사

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따라 나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충분히 그 시간을 쓰고 동강의 자갈밭을 걸어볼 이유가 있었으며 

그래서 내가 인생에서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정말 알 수 없는 영역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한 날이었다. 

 

 

 

 

 

이날 동강은 이렇게 흐르고 있었으며~

 

 

 

우리 동창 3인은 이렇게~

 

 

인생도 강물도 흘러가고 있고~

 

좋은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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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희끄무레한 안갯속 같은 봄 날씨다.

산과 들의 꽃들은 이제 마악 피어나려 하고 화단에는 이름 모를

무언가 붉은 새싹이 삐죽삐죽 솟아나고 있다. 

 

생명의 신비로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때가 바로 지금 봄이다.

세상엔 온통 생명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새 생명을 가장 잘 보여주는

때는 바로 지금 봄~ 이때다.

 

그래서 봄은 단 하루라도 허투루 그저 그렇게 보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봄의 새싹은 아름답게 싱싱하게 그리고 경이롭게

세상에 나타난다.

 

인간의 기억은 유효기간이 있다. 뭐든 직접 보는 것이 제일이라 해도

보고 나면 잊혀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록을 남긴다. 

 

세상에 남겨진 이런 사진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이른 봄의 제주가 아름다운 거는 바로 이 유채가 있기 때문이다. 

노오란 색! 그렇다 노랑은 어린 새 생명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노란색은 土(토)의

기운을 상징한다. 즉 생명의 원천 色인 셈이다. 

 

나는 이른 봄 제주에 갈 때마다 그 무엇보다 이 유채에 반한다. 유채가 국내 여러 군데서

잘 자라고 볼 수는 있지만 유독 제주의 유채가 전매특허처럼 느껴지는 건 왜? 일까? 

 

아랫 사진의 유채밭 돌담장에 날카롭게 새싹을 드러내고 있는 저 덩굴이 더욱더

봄의 예리함을 상징하고 있다. 

 

 

 

 

새 생명의 표상은 도처에 널려있다. 

마치 새의 둥지 안에 알처럼 부화한 제비꽃도 새롭고,

느즈막하게 피어있는 아기 동백나무 앞을 가로지르는 나뭇가지에서도

그걸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것들은 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주 예리하게 보여준다 할 것이다! 

 

 

 

거의 야생화 수준으로 피어나는 이런 꽃들을 이 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유채와 무우장다리 꽃이 길 옆에 아무렇게나 피어있다. 

저~ 도로 끝의 두 남녀는 무슨 희망의 얘기를 속삭이고 있을까?

중문 앞 해안도로 끝자락이다! 

 

 

 

제주의 3월은 이미 신록으로 가득해지려 한다. 

저 나무 등걸에 기어오르며 푸른 잎을 내미는 생명을 보며 어찌 희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꽃과 잎과 나무가 한껏 새 생명을 표출하는 이 봄이야말로 이 지구가 얼마나

아름답고 환희에 가득 차 있는지를 인간에게 알려주는 최상의 계절이다!

 

 

비록 지난해 이맘때와 비슷한 3월의 제주의 사진들을 이끌고 나왔지만, 

올해 역시 비슷할 것이다.  

나는 1년이 지났건 3년이 지났건 사진의 유효함에는 전혀 차이가 나지 않음을 인지한다. 

어차피 세상 만물은 1분이 지나도 과거일 뿐이니~ 너무 새것에 집착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미리 올봄을 가져다 보는 것은 이 봄을 좀 더 두근두근 가슴에 퍼 담아

생명을 느껴보고자 함이다. 그렇게라도 펌프질을 해야 미적지근한 우리의 마음이

달궈지지 않을까? 

 

앞으로 찬란하게 펼쳐질 봄을 위하여!!!~~

나와 우리의 청춘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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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철 ~ 야생화를 보러 일부러 가 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은 내가 야생화에 아직 특별한 매력을 못 느껴서 일 수도 있고 굳이

산으로 들로 야생화를 찾아 나서고 싶지는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암튼 그러나 친구의 초대로 노루귀를 보러 갔다. 

사실 이 나이에 혼자 무슨 수로 조그마한 야생화를 찍는다고 산천을 헤매고

다닐수가 있을까? 

 

야생화를 엎드려 찍으려면 약간의 준비가 필요한건 막상 현장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모두들 땅에 엎드려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땅바닥엔 행주치마

같은 커다란 천 같은걸 깔고 있었다. 

 

어찌어찌해서 우리는 사진을 찍었다. 아무래도 낮은 삼각대를 자주 써 본 것이

아니다 보니 여러모로 불편하고 땅에 납작 엎드리기도 힘들어 자연스럽지 못했다. 

 

 

 

 

 

 

노루귀가 아름답다는 건 촬영시 일부 느낄수 있었지만, 사실 여러 애호가들이 잔뜩

무리 지어 모여 촬영하는 현장에서는 그것을 고즈넉하게 감상하기가 힘들었다. 

 

홀로 조용히 꽃을 감상하며 촬영하는 것과는 아무래도 좀 차이가 있다 할까? 

해서 나중에 사진 정리하며 더 잘 느껴볼 수 있는 게 바로 이 사진 촬영의 매력이라 생각해 본다.  

 

 

 

 

 

사실 노루귀의 아름다움을 더 잘 담으려면 한 번의 출사로는 힘들것이다. 

그저 이만하면 첫 출사 치고는 상당히 성공한것이 아닐까? 

 

작년 여름 연꽃 촬영도 무려 10번이나 가지 않았던가?  그러니 노루귀도 매일 촬영을

여러번 나가지 않는한 그렇게 멋진 작품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모든걸 떠나서  졸업 후 50년 만에 사진 촬영으로 처음 친구들이 모였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마음으로는 자주 함께 하고 싶지만, 그것이 녹록치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삶이란게 원래 그렇지 않던가? 

 

그래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될수록 자주 촬영을 함께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좌로부터 송정수, 최용락, 원수연, 나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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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3월엔 참숭어가 제격이다.

아주 오래전 이른 봄 이때 사강을 지나 지금은 사라진 마산포에 

허수룩하게 차려진 비닐하우스에서 숭어를 먹어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이른봄 숭어회는 산뜻한 미각을 기억하게 해주는 녀석이다. 

 

그런데 바다와 항구가 가까운 곳은 역시 궁평항,대부도, 이쪽이다.

지난 3.1일엔 영종도를 갔었고 이번 일요일은 궁평을 찾았다. 

바람은 차고 이른봄 답게 추웠다. 

 

시간만 되면 늘상 찾는 '신서해 횟집' 에 전화를 하니 낙지 무침이 오늘은

된단다. 통상 휴일엔 낙지가 동이 나서 먹어보기 힘든데~ 

용인에서 마도까지는 일사천리 고속도로가 생겨 접근성도 좋다.

예전 송산,궁평항 가고 오는데 늘 마주하던 교통난이 이제는 해결

되는듯하다. 

 

 

아! 그런데 음식이 나오는 걸 보니 2인이 먹기엔 너무 많다. 

허긴 이렇게 낙지를 오부지게 실컷 먹어본 적도 근자엔 없는듯 하다. 

밥 한공기에 기름을 넣고 낙지를 주섬주섬 얹어 비빔밥을 해서 폼나게

먹었다. 

 

남는것을 포장해 달라했다. 

 

숭어는 며칠전 다시 영종도를 다녀온 아내가 큰 거 한마리를 포장해 왔었다.

봄철 참숭어는 가을철 대방어에 못지않은 감칠맛을 자랑한다. 

 

아래는 작년 딱 이맘때 근처 전곡항을 찾았을때 맛 보았던 숭어다.

 

2021.3.7 전곡항에서~

 

 

식당 텃밭에 자라고 있는 엄나무? 같은데~

오래 묵었는지 가지가 굵고 가시가 잔뜩 달려있다. 

 

저쪽 제방이 궁금했다. 도대체 저기는 어디로 가는 뎁니까?  물으니 우정면과

연결되어 있다한다. 

 

무시무시한 봄 바람을 마주하고 제방으로 달려본다. 

 

 

 

방조제를 막은 이유는 방대한 토지를 확보하기 위함 같다. 

사진의 제방 우측으로는 엄청 넓은 땅이 그냥 방치되어 있다. 벌써 수년째인데

아마도 앞으로도 그리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줄잡아 한 1000만 평도 넘어 보인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은 끝도 없이 펼쳐있다. 만일 제방을 막지 않았다면

이 동네가 어촌으로도 매우 이름을 날리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 부근이 과거 미군의 폭격장이 있던 바로 그곳이다. 매향리! 

그곳은 대체 어디였을까? 

지도상으로는 바로 이 근처인데~ 

 

 

우리는 그저 목적 없이 이 방죽 도로를 오고 가고 했다. 13 키로인가 하는 시원하게 뻥 뚫린

이 길을 그저 한번 달려보고 싶었던 거다. 

 

이보다 더 넓은 간척지는 저 윗쪽으로 시화 방조제가 발생시킨 송산 그린시티로

알려진 그곳에 또 있었다. 

 

바닷 바람만 매섭게 몰아치는 쓸쓸한 갈대만 무성한 그 동네는 언제쯤 뭐가 될

것인가?  사람이 거주하기에 전혀 적합지 않아 보이는데, 

그게 개발이 가능할지!! 

 

개발은 차치하고라도 그 넓디넓은 갯펄을 막아 내륙 땅으로 만든일이 과연 적합한

일이었을까? 를 생각해 보게된다. 자연 그대로 갯펄을 유지한것이 더 나았던게

아닐까?

인간이 자연과 대결해서 이길수 있다는 건 개발 시대의 사고방식이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지 자연을 구부리고 펴고 맘 내키는 대로

파헤치는 권한까지 위임받은 존재는 아니란 생각이다! 

 

송산 신도시를 거쳐 안산 아랫길로 해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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