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 Resort에서 서둘러 정리를 하고 길을 나섰지만 아침 9시를
넘기고 있었다.
리조트 앞 해안 도로를 경유하여 미륵산 우측으로 돌아가니 박경리 기념관
쪽으로 안내를 한다. 마침 그 부근에는 수목원이 하나 있어 주차를 하고 걸어 들어갔다.
가는 길에는 전성기를 며칠 넘긴 산목련이 줄지어 피어있었다. 산목련 군락지였다.
수목원은 찾는 사람 하나없이 고요 그 자체였다. 관리인은 물론 인기척도 없었다.
글쎄~ 이곳은 때마침 수선화가 가득 피어 있었고
호수에는 잉어들이 요동을 치고 있는 데다 산새들의 울음소리 또한 청량하기
그지없었다.
별 목련
여행 사전 조사에서 이곳을 검색은 했지만, 일부러 찾기보다는
지나가며 들렀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통영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수목원 앞의 이 집도 참으로 평화의 극치였다.
암튼 이런 곳에 사는 이는 복 많을진저!
세상살이가 뭐 특별할것도~ 더구나 도시에 산다고 대단할 건 더욱 아니지 않을까?
다 형편따라 사는 거지만, 자연과 가까이 사는게 최고의 행복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통영-대전 고속도로를 타고 진주까지 올라와서 다시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순천으로 가는 길은
상당히 먼 길이었다.
남해 고속도로 주변에는 대나무 숲이 울창한 곳이 상당히 자주 나타난다.
대나무 숲을 보니 내가 남도에 머무르고 있음이 실감이 된다.
아마도 나는 이 고속도로를 일평생 처음 달려 보는 중이다.
두어 시간을 더 달려 이윽고 송광사에 도착했다.
이미 때는 점심시간이 되어 송광사 입구 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그런데 역시
지역 특성이라할까?
사찰 바로 입구의 관광지 음식 치고는 수준이 좋고 맛이 있었다. 우리는 송광사 관람을 마치고 내려와서도 같은 식당에서
수수부꾸미를 하나 더 먹었다.
올해 80세라는 식당 할아버지는 열심히 우리에게 송광사의 연혁, 가 볼 데를 설명해 주셨다.
입구에서 만난 눈이 큰 명자씨!
평생 보아온 명자 꽃중에 제일 크고 깨끗했다.
역시 명승 고찰답게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풍모를 보여준다.
거기다 송광사는 저 아래 속세로부터 수십 리 아니 어쩌면 예전 같으면
걸어서는 하루 종일을 와야 도달할 그런 산중에 위치해 있다.
뭔가 제대로 된 명승고찰을 대하는 느낌이 든다. 사찰이란 좀 이런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사찰 이모저모를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뭔지 모를 시간에 쫓기듯
우리는 둘러보기 시작했다.
석가래와 기둥 사이을 받치고 있는 저것이(이름은 모르겠음) 통도사는 3개인데 비해
송광사는 4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뭔가 격이 좀 높게 보인다.
유서 깊은 사찰을 이렇게 마구 관람해도 되는 것인가?
누구의 설명도 없고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볼뿐이다.
8월쯤 목백일홍이 만개할 때 오면 황홀할 것이다.
나의 발걸음이 설법전 앞에 머물렀다.
아쉽게도 내부로 진입을 금하고 있었다. 이곳은 수도하는 곳 이라했다.
그저 어디를 봐도 호젓하고 정갈한 풍광뿐이다.
이날 날씨는 유례가 없이 맑고 화창했고, 기왓장과 담벼락~ 그리고 멀리 푸르게
새싹이 돋아나는 조계산과 어우러져 기막힌 풍광을 연출하고 있었다.
대웅전 앞의 연등과 역시 오래된 목백일홍!
연등과 함께 목백일홍이 장엄한 느낌을 보여준다.
거 뭐 사찰이란 게 다 그렇지 뭐 특별할 게 있소? 이렇게 누가 반문한다 해도
사실 할말이 없다.
나는 아직 사찰을 좀 더 깊게 보는 안목이 없으니 말이다.
비슷한 규모이지만 앞서 통도사에 비하면 정말 사진 찍을 일이
많은 송광사이다.
송광사가 통도사에 비해 볼 것이 많다~ 뭐 이런 뜻이 아니다. 이날은 호젓하기도
했고 내가 선호하는 풍광이 더 많이 펼쳐졌다는 의미다.
수백 명 아니 수천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밥을 퍼 줄 수 있을듯한
통나무로 만든 밥통? 비사리구시란 푯말이 붙어 있다.
설명서에 보면 물 2600 리터가 들어가는 느티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절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쓰였다 한다.
오래된 산수유 나무!
그런데 꽃이 보통의 꽃 보다 좀 커 보인다. 대개 고목이 되면 꽃이
작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말이다~
산수유가 다 그렇지~ 이렇게 말하기엔 너무 꽃이 신선했다. 산수유 철을 한참을
넘기고 있었는데도~
꽃은 아니지만 이런 모습은 선운사 가을 감을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이다.
'스님들의 독경 소리를 들은 감이며 꽃들이 속세의 그것들과는 다르게 나타난다는 느낌~ '
이 모습은 통도사에도 있었다. 통도사의 것이 더 크고
오래된 듯 보였는데, 아무튼 이런 고목의 흔적을 버리지 않고 보존하는 건
유서 깊음을 나타내는 것 같아 참 좋다.
송광사의 연혁이다.
창건은 신라 말 혜린 선사에 의해 시작되었고 고려 중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중창불사를 해서 크게 확장했다는 글이다.
이날도 불일 서적 안에는 몇 분이 앉아 조용히 뭔가를 대화중이었는데
참 보기가 좋았다. 아무도 없었으면 들어가 봤을텐데~
내부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송광사의 일주문이 좀 작네, 뭐 그런 얘기가 많다는 바로 그 문이다.
그보다도 일주문이 조금 한참 위에 올라와 있다는 게 특이했다. 저 아래 입구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글쎄 ~ 그 송광사를 잘 모르니 뭐가 뭔지 얘기한다는 건 적절치 않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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