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모든 여행에는 뭘 보고 느끼는 게 첫째이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게 있으니 그것은 입에 맞는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제주에 아침 일찍 도착하면 아침 식사를, 저녁에 도착하면 저녁을 일단 먹고

도착지로 향한다. 

이번엔 저녁에 공항에 도착한 관계로 저녁을 먹어야 했다. 

그 목적지가 바로 고을면 이라는 꿩고기 집이었다. 

 

 

 

 

제주엔 꿩이 많다. 또 고사리도 많다. 

제주에 와서 해산물만 찾는건 좀 아쉬운 일면이다. 

평소 꿩고기를 접할 일이 별로 없는 이들은 생각해내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담백한 꿩맛을 한번 보면 잊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에서 첫번째 음식이 왜 그리 중요한지는 경험해 보신 분들은 이해가 되실 것이라

생각한다. 

 

 

약 33년 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몇 번씩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이름하여

' 벚꽃회' 선배 부부가 계시는데 마침 이곳 제주에 한 달 살기를 하는 중이었다. 

 

해서 이왕이면 제주에서 한번 만남을 갖자! 이리된 것이다. 

다음날 아침 겸 점심을 중문 컨벤션센터에서 뷔페로 먹기로 했다. 

마침 이날은 제주시 약사회에서 연수교육을 하고 있었다. 

대약회장을 비롯한 멀리 제주까지 와서 근무 약사를 하고 있는 친구까지 뜻하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제주 중문 컨벤션센터 전경 

 

 

 

 

 

 

주상절리 주변의 깨끗한 바다 전경

 

선배님 부부

 

우리 ~

 

 

주상절리 입구에 해녀가 따온 소라 전복 멍게 해삼 등 한 접시를

시켜 싱싱한 제주의 해물을 맛본다^ 

 

" 그래 이 맛이야~~ " 

 

햇살은 뜨겁고 기온 또한 높다. 

 

 

솔잎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한가롭다

 

 

인근의 천제연 폭포를 가자고 해서 차를 돌린다. 

 

 

 

 

 

천제연은 1~3까지 폭포가 연이어 있었는데, 맨 위 1폭에는 떨어지는 물이

하나도 없는데 2,3 폭포에는 저렇게 근사한 폭포를 보여준다. 

 

수학여행 등에는 여기가 아닌 천지연 폭포를 보여준다. 이곳은 3단으로 되어 관람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해서 단체 여행용 관광으로는 좀 힘들다.

 

물 또한 매우 맑은 편이다.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가 이렇게 세워져 있다. 

불과 60여 년 전 일이다. 

 

봉개동에 4.3 평화공원이 별도로 조성되어 있지만, 

이곳 천제연 폭포에 위령비가 있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사랑방에 땔감으로 써도 시원찮을 이념이란 나무 동강이를 정치란 괴물이 이용한

전대미문의 비인륜적 만행의 현장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비석에 새겨진 긴 문장을

끝까지 읽어보려 하지 않는다.

 

뭐 그리 시간이 빠쁜지!!

 

 

그리고 인근 중문의 여미지 식물원과 연결된 구름다리에서~ 

멀리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남원에 위치한 고사리 밭으로 가기로 하여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한라산 남쪽을 동서로 관통하는 중산간 도로는 시속 60km 구간 단속이 설정되어 있어 통과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수망리라는 이름을 가진 동네인데 찻길에서도 멀리 들어간

오지 같은 곳이었다. 

 

1인당 1만 원의 비용을 내고 5월 말의 한라산 고사리 꺾기에 들어갔다. 

사실 고사리는 4월 초순이 전성기이고 그때가 맛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우리만 이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것이지만, 선배 부부와 함께 하는 일이라

기꺼이 합류한 것이다. 

 

인물도 잘 생기고 마음씨도 넉넉해 보이는 최재형 씨 , 이 분은 1만여 평에 달하는 고사리 밭을

가꾸고 있었다. 또 부인은 

 

 

멀리 서울에서 도예를 전공한 분으로 이곳 제주 토박이다.

부친이 말(馬) 전문가 였다는데 딸 역시 말 비슷한 도예작품을 주로 구워 전시회도 하고 

불가리아까지 가서 유학도 한 분이다. 

 

그런데 이 오지에서 고사리라니~~ ㅎ  물론 주업은 아니지만, 새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제주의  산 속에서 유유자적 삶을 이어간다는 게 괜찮아 보였다. 

 

인생이 뭐 별건가? 

 

싸우고 볶고 모함하고 증오하며 힘든 일상을 영위하는 많은 도시의 사람들이 생각났다. 

 

장근영 작가는 인근 남원 공방에 볼일이 있다며 이 날도 일찍 집을 나섰다. 

 

 

노오란 꽃을 피운 씀바귀는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곳 고사리 집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줄기가 길고 끝에 꽃이 피는 게 특징이다. 

 

 

낯선 방문객이 와도 짖지도 않는 이 녀석~

 

나중에 우리가 나가려고 차를 돌리자 냉큼 도로에 누워 차가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곳 오지에선 사람이 그리운 모양이다. 

 

착하고 순하고 영리해 보이는 강아지!!

 

 

 

이날 고사리를 실컷 뜯은 선배 부부~

줄기가 길게 자라 버린 이날 뜯은 고사리!

 

 

" 혹시 이 근처에 어디 좀 가 볼 데가 있소? " 

 

" 예, 여기서 몇 백 미터 나가면 찻집겸 다원이 있어요~ 그리고 교래 휴양림 가실 거면 근처에

붉은 오름이 아주 좋읍니다. " 

 

" 아! 그리고 수망리 찻집에 가시면 꼭 '말차'라는 걸 드셔 보세요~ "

 

해서 우리는 말차를 주문했다. 

 

 

말차는 특별히 차잎을 기른다 했다. 그리고 조제 과정에 특별한 기구로

휘젓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차를 아주 좋아하는 마니아가 아닌 한 말차의 특별한 맛을 잘 느끼기는

어려워 보였다. 저 비슷한 차는 미인온천으로 유명한 일본 후쿠오카의 우레시노에서도

맛을 본 바가 있긴하다. 

 

 

 

하지만 이 집은 방문객도 별로 없고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그저 조그마한 차밭과 찻집~ 

 

수망리 찻집은 그런곳 이었다. 

 

 

돌로 울타리를 만든 주변 입구에 핀 조촐한 꽃!! 

 

 

조천에 위치한 성미가든은 평일임에도 점심을 먹으러 온 손님으로 북적였다.

그간 꾸준히 잘 관리를 해 온 징표였다. 

 

 

 

 

닭 가슴살 샤부샤부가 먼저 나오고

녹두를 넣은 백숙이

그리고 죽이 뒤따라 나오는데, 

거기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모든 음식이 다 정성스럽고 맛이 입에 달라붙는다. 

 

뭐 닭이 다 그렇지 별거 있겠어요?  이렇게 말하기 힘든 이유는 여기 음식을 한번

먹어 보면 그 말이 쏙 들어간다는 점이다. 조천은 제주에서도 토종닭 총 집하장이 있는

곳이다. 

 

선배 부부는 내일 새벽에 배를 타고 완도로 가야해서 점심 후 헤어지고 우리는 교래리 휴양림으로

향했다. 

 

헌데 지난번 방문때는 나무에 싹이 돋는 초봄에 이른 아침이었고 이번은 잎이 무성하게 다 나온

오후 시간 이었다.

 

역시 느낌이 너무 달랐다. 

 

같은 숲이지만, 계절과 시간에 따라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있었다. 

 

 

붉은오름은 어떤가? 

 

삼나무 숲이 울창한 이곳은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불과 해발 300여 미터 정도인 오름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매우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리고 정상에서 둘러 나오는 길은 햇볕을 보기 힘든 빽빽한 나무숲의 연속이다. 

이름에 걸맞는 붉은 흙은 아예 찾기도 힘들다^ 

 

 

리조트에서 위쪽 영실로 가는 길에 위치한 서귀포 휴양림도 사실은 매우

준수한 곳이다. 

 

휴양림의 맨 마지막에 나오는 편백나무 숲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자연의 멋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우리는 평상에 앉아 쉬면서 새소리를 녹음하기 시작했다. 

 

붉은오름 입구에는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시간이 넉넉히 많다면 저런 곳에서 텐트를 치고 며칠 좀 묵었으면 좋겠다. 

 

뭐 특별히 갈데가 있을까? 하며 찾아오는 제주~

그러나 예상치않은 한 두 곳만 봐도 전혀 새로운 느낌이 나는 곳이 바로 제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장미의 진면목을 처음 본건 2010년 과천 서울 대공원의 장미원을

처음 찾았을 때이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니 아마도 지금쯤은 훨씬 장미가 더 크고 예뻐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후 다시 여타의 장미원을 찾은 적은 없었다. 

 

전국 여러 곳에 수많은 장미원이 그동안 만들어져 이젠 희소성이 없을 뿐 아니라

장미가 별거 아닌 게 되고 만 느낌이다. 

 

그러나 장미는 장미다!

 

유튜브를 통해 살펴본 바로는 일본의 장미 가든이 역시 출중한 면모를 보여준다. 

 

어찌어찌하여 가까운 에버랜드의 장미원을 가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에버랜드는 입장부터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 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어린아이 유모차가 즐비했고 낚시의자 또한 필수장비로 등장했다. 

더구나 아침 10시 개장으로 이미 해는 중천에 떠서 뜨거움을 더하고 있었다. 

 

좀 더 시원한 아침 8시경에 오픈을 하면 안 되는 걸까? 

왜? 굳이 10시를 고집하는지는 내가 알 길이 없지만, 하절기 운용시간을 탄력적으로

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해 본다. 

 

지금 이때는 에버랜드에서 장미축제가 한창이지만, 막상 장미원에 들어가 보니 사람들의 1차

목적지는 여기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 어라? 이상하네~ " 

 

저 많은 인파는 그렇다면 애버랜드에 무얼 보러 오는 걸까?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놀이기구 등에 줄을 서고 있었다. 

말하자면 장미의 전성기이긴 하지만, 에버랜드를 찾는 이들의 관심사는

장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도 오지 않은 장미원의 아침 풍경~

 

"에이 괜히 아침 8시 반부터 일찍 와서 줄 서고 기다리고 무려 1시간 반을 예전 추석 귀성열차

예매 같은 시간을 보냈네~ " 

 

만일 에버랜드에 장미를 보러 가신다면 개장 시간에 맞추어 가시는 걸 추천드린다. 

굳이 일찍 와서 지루하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딱 맞춘 시간에 올 경우 주차문제가 어찌 될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수천 종의 장미가 식재되어 있는 걸로 알려진 에버랜드 장미원은 명성에 

걸맞게 수종 또한 고급지다 할 것이다. 

 

흔히 국내 여러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덩굴장미를 비롯한 장미들이 썩 고급지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나 만의 판단일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색감이며 꽃의 모양새 또 꽃잎의

칼라 등이 고급스러운 장미는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허기진 사슴이 시원한 물을 마시듯 허겁지겁 열심히 장미를 찾아 

이리저리 헤맨다. 

 

아! 여기도 예쁜 장미! 저기도 예쁜 장미~ 

 

좀 더 이른 아침이었으면 사진이 훨 예쁘게 잘 나왔을 텐데,,

너무 늦게 열어 이 점이 좀 아쉽다. 

 

 

저 안은 뭐 하는 곳일까?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장미원을 꾸미지만, 어찌 보면 이는 매우 한정적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제 아무리 관리자가 머리를 써도 관전자의 입장에서는 늘

부족하게 느껴지기 마련이고, 그렇다고 무한정 장미원을 크게 설계할 수도 없을 테니 말이다. 

 

 

 

 

 

 

만일 장미원의 개개 장미들을 천천히 음미한다고 하면 아마도 하루 온종일

봐야 조금 눈에 익지 않을까? 

 

어떻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잠시 만에 다 볼 수가 있단 말인가?

 

 

 

중간중간에 설치된 이 꽃들은 장미원의 또 다른 멋이다. 

 

 

이런 곳에서 그누 군들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지 않을까? 

 

 

 

 

장미원 한켠에 심겨진  으아리(클레마티스)는 한결 더 운치를 돋궈주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미는 단연 이것이다.

 

마치 글라디올라스를 닮은 이 색감!! 

 

1차 장미원 관람을 마치고  인근 마로니에 나무숲의 돌로 된 계단에

앉아 준비해 간 과일을 먹었다.

 

 

그리고 봄철에 튤립 화원으로 쓰인듯한 인근의 화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곳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그러나 강렬한 햇볕이 쏟아져 내려 사실 더 이상 화원을 관람하기엔 무리였다. 

한 두시간 일찍 개장을 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곳곳에 산재한 장미원이 각각 어떤 특징을 보여 주는지 잘 모르지만 솔직히 에버랜드만의

고유한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장미 수종이 상당히 고급지다는것은 느낄수 있으며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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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휴일,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자유스런 날이다.

아내는 옛 분당 마태오 성당에서 함께 봉사했던 분의 자제 결혼식에 간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 멀지 않은 내 고향 근처에서 열리는 E1 채리티 여자골프 대회를 좀 가보자!'

 

예전엔 골프대회 참관을 참 많이도 했다. 

그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인데, 차츰 시들해지다가 급기야 아주 발을 끊고

말았다. 또 2년 여의 코로나도 한몫을 했다. 

 

요즘엔 골프에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 아예 흥미조차 잃어가는 중이다. 이러다 골프 관두게 생겼다.

해서 지금 대회장을 찾는 건 관심을 조금 올려보기 위한 응급처방인 셈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골프라고 예외일리가 없다. 

그래서 이 더움을 무릅쓰고 현장으로 가는 것이다. 

 

대회장인 사우스 스프링스 입구 '모가 체육공원'은 흙먼지가 뽀얗게 날리고 있었다. 

먼지 속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탄다. 줄잡아 5-6대의 버스가 대기 중이다. 

 

공짜로 이용하기엔 좀 미안한 마음도 들고  입구에 자선 기금함을 설치해 놓았지만, 여기에

금품을 넣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저 몇 홀만 바람쐬일 겸 한번 돌아보자^

 

 

 

새파란 잔디에 예쁘게 차려입은 선수들이 멋진 샷을 한다. 

 

 

매실이 거의 다 익은듯하다. 

 

 

이 더운 날씨를 아랑곳 않고 줄줄이 많이도 따라다닌다.

저 중엔 선수의 지인 친척도 상당수 일 듯하고 팬도 있고 골프를 한수 배우려는 열성파도

물론 있을 것이다. 

 

나는 선수들의 샷 임팩트 시 왼 발바닥을 주목해 보기로 했지만, 사실 그게 뚜렷이 구분되는 게

아니다 보니 봐도 잘 모르겠다. 퍽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날리는 드라이버 샷을 주목해 보지만

이 역시 왼발 바닥이 잘 눈에 띄는 게 아니긴 마찬가지다. 

 

 

후반 13번 홀에서 경기 관람을 마치기로하고 거꾸로 코스를 돌아 나가기로 했다. 

 

경기가 끝난 코스엔 적막이 감돈다. 

 

차를 돌려 멀지 않은 고향 동네로 향한다.

 

 

 

동네 중심부쯤 늘 차를 대는 곳에 주차를 하고 보니 바로 옆에

이렇게 물양귀비와 금계국이 반긴다. 

시골은 역시 시골이다. 꽃이 매우 청량하다. 

 

 

 

무슨 꽃이라도 좀 있나, 동네 주변을 돌아보는데 이 녀석이 컹컹 짖으며

다가온다. 

 

" 그닥 복스럽지도 않으면서 뭘 짖기는 그리 짖니? 짜슥! 꼬리를 흔들어도 시원찮을 판에~

내가 60여 년 전에 살았던 이 동네 원주민이다. 이 녀석아!"

 

인적없는 동네 여기저기엔 뽕나무가 있었고 뽕이 새까맣게 익어 있는데, 아무도 따 먹는 이가

없는듯했다. 

 

옛 초등 동창 집은 완전히 방치되어 폐허가 되어 있었다. 

 

 

 

작은 능선을 넘어 예전 내가 살던 동네로 넘어가 본다. 

예전 6 가구가 옹기종기 살던 동네는 다 허물어지고 이제 남은 건 딱 2 가구다. 

그중의 한 집~ 

 

낡은 나무 의자 하나가 마당에 버려지듯 놓여있다. 주인 할머니는 어디 가셨나 대문이

잠겨있다. 

 

 

 

우리 집이 있던 집터~

저 검은 비닐이 덮여있던 곳이 초가집과 마당이 있던 곳이다. 

집이 사라진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와서 볼 때마다 가슴 한편이 허전하다. 

 

내 집이 남아 있다는 건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무조건 감사해야 할 일일게다. 

 

 

언덕에 올라 아랫마을 큰 동네를 바라본다.

뭔가 깔끔한 맛이 사라지고 어수선해 보인다. 

 

평야가 그나마 많던 옛 고향은 넓은 논에 들쭉날쭉 수많은 비닐하우스와 과수원 등이 들어차며

옹색한 면모를 보이고 차차 스마트한 시골 풍경과는 거리가 먼 왠지 좀 너저분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다. 

 

내 고향이 좀 더 멋진 곳으로 변해가길 희망해 보지만, 그것이 어찌 내 뜻대로 될 것인가?

내 눈에 보이는 모든 풍광은 그저 황성 옛터 같을 뿐이다.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려 가까운 죽산 성지로 차를 몰고 간다. 

시골스럽지 않게 변한 내 고향을 탓해서 무얼 하리~ 

 

늦은 오후 햇볕은 따가운데 군데군데 평상에는 여러 순례자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장미는 만발하였으나 햇빚의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꽃송이가 축 쳐져있다. 

 

 

 

 

장미를 심혈을 기울여 촬영해 보지만 이곳 장미는 눈으로 보는 것만큼 사진이 잘 안 나온다.

장미 종자의 영향이 클터이지만, 그러나 이곳 황량한 순교자 벌판을 이토록 장미 동산으로 만드신 신부님의 그 

노고를 생각하면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사진이야 좀 덜 나오면 어떤가? 

 

 

 

더위를 피해 느티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어본다. 

이천에서 처음 찾았다는 분들은 연신 미소와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이곳 장미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이렇게 하루 일정이 끝난다. 

 

사실은 무더위에 지쳐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얼른 집으로 돌아와

샤워 후 캔맥주 하나를 마시고 아까 미처 못 보고 돌아선 골프 중계방송을 시청한다.

 

집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는 생각이 더 실감 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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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제주 여행은 시기가 무척이나 애매했다.

그것은 수국이 피기는 좀 이르고, 유채를 비롯한 각종 봄꽃들은

다 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애매한 시기에 제주를 간다? 

 

그러나 안 가본 시기에 제주를 비롯 여러 곳을 가 보자는 게 아내의

적극적인 생각이어서 사실 나는 마지못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이른 아침이야말로 사진을 촬영하는 최적기다. 

 

새들은 지저귀고 아침 공기는 향기롭다. 귤꽃을 비롯한 여러 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 때문일 것이다. 

 

 

 

 

 

올라가는 길 옆에 검붉게 핀 자란,

과자를 구워놓은듯한 꽃,

그리고 중문앞 바다가 어슴프레 보인다.

 

 

 

붓꽃은 한 송이, 금계국이 만발하여 온통 노랗게 마치 

초봄의 유채를 대신하듯 피어있다. 

너무 흔히 보여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금계국이지만, 여기서는 좀

특별해 보였다. 

 

공해의 흔적 없이 깨끗하게 피어나는 나뭇잎의 새순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할 것이다. 

 

 

 

 

 

귤꽃의 향이 이토록 엄청난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귤은 그저 사서 먹을 줄만 알았지~

꽃에서 이리 향이 나는 줄 어찌 이 계절에 오지 않았다면 알 수 있었을까? 

 

계절이란 그래서 철철이 세세하게 살펴야 겨우 그 진면목을 조금 느낄 수 있는 거

같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첫날 아침의 리조트 풍광은 이 정도로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통상의 느낌 정도였다고나 할까? 

 

그리고 다음날은 아침 7시까지 남원 쪽으로 고사리를 채취하러 가야 해서

아침 리조트 풍광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오전 내내 아침부터 리조트를 다시 둘러볼 시간적 여유를 즐겼다. 

 

 

 

 

숙소가 마침 목장과 맞다은 가까운 곳에 있기도 했지만, 내가 이곳에 온 지 처음으로

목장을 찾아 나서니~

 

작은 새끼 토끼가 혼자 굴을 들락거리며 풀을 뜯고 있었다. 

어째서 이 녀석은 홀로 어미와 떨어져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그리고 저기 저 수탉은 수시로 꼬끼요~ 하고 울어댄다. 

수탉의 울음소리~ 

 

요즘은 산에 가서 꾀꼬리 울음소리만큼이나 듣기 힘들다.

그러나 이른 아침 울어대는 수탉의 저 소리는 장엄한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아니 그보다는 어떤 신비한 옛 추억을 소환한다고나 할까? 

 

 

 

멀리 리조트에 와서 목장은 뭐하러 돌아볼까? 

전에는 그렇게 생각도 했었다. 

 

그것은 후쿠오카 여행 시 올레길을 줄지어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 아니 이 바쁜 여행 시간에 무슨 올레길이나 걷는단 말인가? "라고 처음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얘기다.

 

결국 나는 가족들과 함께 우레시노를 뒤로 돌아가는 무려 5시간이나 걸리는 해발 600여 미터의

산길 올레길 트래킹을 했으니 말이다. 

 

 

알을 품고 있던 거위 쪽으로 다가갔는데 (사실 나는 그냥 거위 집을 지나갔을 뿐인데~)

호위무사인 이 녀석이 꽥꽥거리며 나를 쫓아왔다. 

 

"거위야! 나는 너희를 해칠 마음이 전혀 없다 공~ "

 

황금 털이 기막힌 이 녀석은 아무래두 밤에 목장 가족들을 살쾡이 등 들 짐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세워둔 녀석 같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 부드러운 저 털을 만져 보았다. 

 

아침 하늘은 이토록 시원하고 구름이 멋지게 퍼지는 중이었다.

 

구름은 확실히 제3의 자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귤은 통상 잘 식용으로 쓰지 않는 귤이다.

그러나 관상용으로는 이보다 더 멋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꽃은 그 어느 꽃보다 기막힌 향을 가지고 있으니~

 

 

 

맑고 깨끗한 수목에 둘러싸인 리조트는 이곳만이 가지는 특성이라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대체로 제주의 리조트들은 숲을 가지고 있고, 유사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에스 리조트를 특별히 홍보할 위치에 있지도 않지만, 

왜? 이곳이 여타의 그런 곳과 차이가 나는지를 이번에 비로소 조금 느낀 것 같다.

 

그것은 바로 휴식이란 무엇인가? 

과연 힐링이란 어디에서 출발하는가?

 

이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현실에 접목을 시킨 분이 바로 E.S 리조트의 이종용 회장

이란 느낌이 퍼뜩 들었던 것이다. 

 

 

검은 현무암과 적절히 어우러진 금계국!

이른 아침 이런 계단길을 천천히 오르면 마음의 평안은 물론 그 느낌이

참으로 새로워진다.

 

 

바다는 모름지기 멀리 보여야 좋다. 

아니 모든 물은 호수를 포함 좀 멀리 보여야 한다. 

실제 인간의 주거와 물은 거리를 두는 게 건강상에도 필요하다. 

 

 

 

살짝 이국적인 풍모를 보이지만 결코 화려하지 않은 이곳

리조트다. 

 

 

 

마침 구름이 도와줘서 더욱 신선해 보이는 아침이다.

 

 

 

 

한라산의 산세 흐름에 저항하지 않는 나지막한 건물들^

 

하얀 벽체는 페인팅을 새로 하면 눈부시게 깔끔해질 것이다. 

 

 

*

 

'그냥 번듯한 호텔이 좋아~ 편리하기도 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걸 뭐라할 이유도 없다. 개인 취향이니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 숨쉬는 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곳~

풀포기 하나, 꽃 한송이,나무 한 그루~ 그리고 건물의 배치까지!!

이 모든것이 휴식이란 철학에 알맞게 어우러져야 비로서 빛을 발하게

될터인즉,

 

바로 그곳이  E.S Resort 란 생각이다. 

 

번듯한 건물, 도시의 냄새가 풍기는 호텔등이 범접하기 힘든 이유이다. 

 

 

 

 

깨끗한 나뭇잎에 반하고~

파란 하늘과 구름에 역시 반하고~

황색의 기와지붕에 조금은 특별함을 느끼고~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마태복음 13.31~32)

 

어릴 적부터 커서 " 난 뭐가 되겠다. 혹은 어떤 사람이 되겠다" 

아니면 어떤 일을 하겠다 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런 아이는 거의 없거나 아주 희귀 하지만 말이다.

 

사람은 태어나 살아가면서 주변의 모든 사물, 자연 등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고

관찰하고 그것에 친해지려 힘쓰고 함께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고 

그렇게 하지~

 

일찍부터 " 난 뭘 하겠다" 든지 "어떤 사람이 될 테야 " 등,

예컨대 난 화가가 될 거야, 음악가가 될 거야 대통령이 되겠어, 공무원이 될 거야,

면장이 되겠어, 군인이 될래, 소방관이 될 거야~ 하기는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 대부분은 이렇게 목표지향적으로 삶을 출발하지는 않는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성경을 수 없이 읽어도 자기 마음에 겨자씨를 가져다 심을 생각은 못한다. 아니 안 한다.

왜? 그럴까? 겨자씨?  그것이 믿음에 관한 씨 라고만 생각할 뿐이다. 천국이 씨앗이라고

비유를 하다 보니 거창한 천국만 생각했지 내 삶의 현실의 씨앗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읽어도 아주 헛 읽은 것은 아니지만, 반만 읽은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실은 이 씨라는 것이 애당초 내 안에 있는 경우는 드물다. 재능과 씨는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고

나는 생각한다. 재능은 토양과 같이 내 안에 있는 어떤 기본적 밑바탕이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재능은 내재적, 씨는 외재적이라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말하자면 민들레의 씨가 바람을 타고 다니다 어느 땅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될 것이다.  

 

최근에 카이스트의 배상민 교수가 이런 씨앗에 대해 설명을 한 걸 보게 되었다. 배 교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 스쳐 지나가는 생각, 이 모든 것을 씨앗이라 설명했고 그런 것들을 가능

하면 메모해 두는 습관을 주문했다. 

 

이 글은 그 영상을 보기 훨씬 이전에 작성했던 것이고 다만 조금 망설이던 마음이 그로 인해

발표해 보기로 생각을 굳힌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암튼 재능이 좋으면 씨앗이 좋은 게 심길 수도 있고 전혀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런 씨앗을 각자 마음에 품게 하려면 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무얼 어떻게 하면 된단 말인가? 

 

초등 6년, 중고 6년, 대학 4년을 통틀어 나는 학교 선생님에게서 단 한 번도 이런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문제는 들어야 꼭 되는 것이었는지, 안 들었어도 스스로 깨우쳤어야 하는

건지는 잘 판단이 안되지만, 요즘 유튜브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는 것은 누군가는 알리고

힌트를 주는 게 맞는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이다. 

 

그것이 선생님이라는 분들이 해야 하는 의무이자 숙제 같은 건 아닐까? 

 

" 너희들이 장차 무얼 하며 살 것인지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 아니 그보다도 뭘 하든

너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 떠 오르는 그 무엇을 꼭 붙잡아 두어야 해~  

그냥 흘려버리지 말고~ 그것이 바로 너희들을 큰 나무로 성장시켜 많은 열매를 거두게 해줄

결정적인 씨앗이란 말이다.

계속 생각을 해야 해~ 마음을 열어야 해, 귀를 쫑긋 세워야 해~ 그래서,

언제든 그걸 잡을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 "

 

"이것은 너희에게 주는 명령이야~ "

 

이렇게라도 어떤 강한 동기 부여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요즘 약대 학생 혹은 졸업 후 진로를 걱정하며  약국을 찾아오는 젊은 친구들이 가끔씩 있다. 

 

" 어느 쪽으로 가야 할까요?  한약의 미래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약국 이거 할만한가요?"

 

나는 이렇게 말했다. 

 

" 무얼 공부하든, 어떻게 일을 하든 당신의 마음속에 씨앗 하나를 심으라. 씨앗이 없으면

찾아서 구해라!  그것이 10년 후 20년 후 당신의 운명을 결정할 테니까~" 

 

 "다른 약국도 여러 군데 방문해 보았지만 이런 얘기를 해주는 분은 하나도 없었어요~ " 그러면서

그 친구는 자기 집에서 화원을 한다며 조그만 수국 묘목을 하나 나중에 가져왔다.

 

당연 그럴테지~ 요즘 누가 처음 본 학생에게 그런 얘길 한단 말인가? 

 

내가 16년 교육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이 말을 가능한 자주 하려 노력 중이다.

매달 약국에 오는 제약사 영업사원들 에게도 열심히 해 준다. 세일즈를 하면서 당신 마음속에

근사한 씨앗 하나를 심도록 노력하라고!   

 

없으면 구하고 그래도 없으면 다시 구하라고!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 사회는 이런 식의 얘기에 매우 인색할 뿐 아니라, 주제넘는 것이라

여기는 듯하다. 

 

" 당신이나 잘하지 뭘 그런 얘길 하십니까요~~? "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단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무런 준비도 시키지 않은 채 

청년들에게 스타트업을 얘기하고  창의력이 어쩌고 얘기가 난무한다. 그게 어느 날 갑자기

맘 먹는다고 되는 일인가? 내가 그들에게 씨앗을 줄 수는 없지만, 씨를 하나 품어야 한다는 얘기는

해줄 수 있지 않겠는가?

 

 

잡스가 애플을 창업할 때 적어도 그는 오래전부터 그 어떤 씨앗을 마음에 품고 있지 않았을까? 

 

사실 나 자신도 일찍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좀 미흡했다고 판단해 본다.

 

*

 

그런 건 고사하고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인생에서 뭐가 진정 이루어 보고 싶은 게 뭔지~ 등도

파고들면 사실 애매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 당신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야? 뭘 이루고 싶냐 말이야? "  

 

뭘 이것저것 많이 해 보고 싶은 것 같은데 막상 똑 부러지게 답을 하려면 왠지 애매모호해지는 게

바로 이런 질문이 아닐까? 

 

 " 나의 인생 목표는 천국을 가는 것이요~ " 라든지

" 나는 극락왕생을 하는게 소원이요~ "  이런 식의 종교적인 함축적 목표가 아닌 

 

" 나는 이것이요~ " 라고 답하는 것도 사실 만만한 일은 아니다. 

 

종교적 최종 목적이 아닌 이상 딱 하나를 잡아 이것이다~라고 하기엔 우리 인생이 조금은

더 복잡 다양한 게 아닐까? 

 

만일 그 대답을 명쾌하게 할 수 없다면 이제라도 그 답을 위한 생각의 날개를 지속적으로

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생각하고 정리하고 또 생각하고 좁히면 결국 일목요연한 그림이

눈앞에 떠 오를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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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은 단지 한 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2,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3, 예술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4,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5, 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6,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이 질문들은 프랑스의 고등학교 졸업시험 문제에서 각 유형별로 한 문제씩을 

뽑아 본 것들이다.

 

그것은 1, 인간  2, 인문학 3, 예술 4, 과학 5, 정치와 권리 6, 윤리 이렇게 6개 분야이고

각 분야마다 대략 10여 문항이 있으니 전부 합치면 60여 문항이라는 방대한 영역에 걸쳐

프랑스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모두 기술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실제 시험에서 어떻게 몇 문항이 출제되고 어느선에서 합격이 결정되는지는

모른다. 아니면 고교 3년 내내 이런 60여 문항을 공지해 놓고 부단히 생각하며

공부해 나가도록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들을 보면 하나같이 깊고 폭넓은 사고를 요하는 문제들이고 무엇을 대충 

외워서 답을 할 그런것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아니 이것이 고등학교 졸업할때 거쳐야 하는 시험이란 말이야?' 

 

'고등학생들이 뭘 배운다고 이런 문제를 치러야 한단 말이야? '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고등학교 졸업할 당시를 떠올려 본다면 저런 문제를 생각은 고사하고 아예 한 번도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십년 전 우리 때는 물론 지금이라해서 뭐가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이런 글을 한번쯤 보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대략 7년 전쯤 나도 이런 글을 접했으니까~

 

그때는,

 

"쳇! 그럴 수도 있지~뭐 거기는 거기고 우리는 우리지~" 이러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이네 어쩌네 하고 자랑할 만큼 나라가 커진 건 사실이지만

왠지 한 구석이 찜찜한걸 많은 분들이 느끼실 것이다. 그런 면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런 교육의 낙후가 아닐까 한다. 

꼭 낙후하다고 말할 수 없을진 몰라도 저 개인 생각은 많이 뒤쳐진다고 느낀다. 

 

적어도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런 생각 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프랑스를 다시 보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프랑스만 그런 게 아니고 인근의 독일 영국 등도 대략 비슷하지 않을까? 

 

그것은 암기 위주의 교육을 하는 동양 여러 나라들과 토론을 위주로 하는 서양의 몇몇 나라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느 편이 반드시 옳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교육이란 외우고 끝나는 것보다는 토론하고 생각하는 방법과, 실제 생각을 깊게 하는 쪽으로

반드시 보완되어 나가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이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건 세상 그 어느 만물 중 가장 강력한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난 

것이라 또한 생각해 본다. 

 

그러니 그 특권을 제대로 살리는 교육이 되어야 함은 물론 평생을 통해 부단히 그렇게

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무릇 세상에 유용한 꽃은 무엇일까?

 

모든 꽃은 열매를 맺지만 그것이 꼭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그중에는 꽃 없이 열매를 맺는 것도 있나니~

 

이름하여 무화과다.

 

장미나 벛꽃이나 목련이나 진달래는 꽃이 예쁘고

더불어 기막힌 향도 은은한 향기도 있지만, 이들이

별 쓸만한 열매를 맺지는 못한다. 

 

매화를 비롯 사과,배,살구는 아주 유용한 열매를

맺는다.

만일 그 열매가 쓸모없는것들 이었다면

아마도 이들의 꽃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답게 피었을

지도 모른다. 

 

꽃이 이쁘면 열매는 보잘것없다.

열매가 좋은 것들은 그 꽃이 그저 수수하다.

아무래도 이것은 자연의 이치인 듯하다. 

 

꽃이 이쁘면 됐지~

뭐 열매까지야~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다. 

기막히게 이쁜 꽃에서 기막힌 열매를 맺는

그런 게 있으면 함 제시해 보시라!!

 

물론 이 모든 생각은 단연 인간이 중심이 된 즉,

인간의 관점에서 본 평가요 판단일 뿐이라는 점이다.

허나 세상에 인간을 중심에 두지않고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까? 

 

천지 간에 아카시아의 향이 뒤덮였다.

향도 으뜸이지만 꿀까지 제공해 주니 꽃 중의 꽃은

아카시아라 할 만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카시아 꽃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른다. 

더구나 예쁘다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만일 꽃을 그 유용성으로만 따진다면 사람들은 아카시아

앞에서 절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리하는 이는 없다. 

혹 아카시아 꽃이 좀 더 이뻤다면 향은 물론 꿀은 언감생심

바랄 수도 없었으리라~ 

 

비슷한 것 중에 밤 꽃이 있다. 

그 역시 꽃이랄것도 없는 수준이고 향 또한 그닥 좋다할 수 없지만

꽤나 쓸만한 꿀을 제공한다. 

 

꽃도 예쁘고 그 열매도 좋기를 사람들은 바란다.

그러나 세상에 그렇게 되는 건 없거나 혹 있다 해도

아주 희귀할 뿐이다. 

 

당신은 예쁜 꽃만을 좋아하는가?

세상의 꽃은 다 예쁘다고 생각하는가?

 

분명 꽃에는 예쁜 것이 있고 그저 그런 것이 있다. 

인간의 꽃이랄 수 있는 얼굴도 이와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해서 이때 중요한 것은 그 밸런스를 찾는 일이다. 

 

적당히 보기 좋고 적당한 재능을 두루 갖추는 게 좋다.

세상살이엔 그것이 훨 요긴하다. 

 

인물은 훤~한데~ .....

얼굴은 반반해 가지고~ .....

그 뒤에 덧붙여지는 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면 당연 + -  증감이 따르게 마련이다. 

마치 저울의 눈금처럼 말이다. 

 

인물이 좋은데 돈까지 많이 버는 건 탈렌트나 영화배우일 것이다.

물론 인물 + 연기력이라는 재능이 필요하지만 대체로 그 분야에선 인물 = 돈

이란 공식이 통할 수 있는 곳이다. 

매우 예외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이것은 인물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재물이 많으면 건강이 안 따라오고~

시간이 많으면 돈이 부족하고~

부모 재산이 많으면 형제간 우애가 틀어진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앞뒤가 잘 맞고 좌우 균형까지 완벽하며

위 아래 수평까지 잘 맞는 경우는 거의 없거나 흔치 않다.

 

이것이 나만의 지나친 편견일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세상을

나는 그렇게 보는 중이다. 

 

 

아카시아를 보며 이 초여름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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