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희끄무레한 안갯속 같은 봄 날씨다.

산과 들의 꽃들은 이제 마악 피어나려 하고 화단에는 이름 모를

무언가 붉은 새싹이 삐죽삐죽 솟아나고 있다. 

 

생명의 신비로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때가 바로 지금 봄이다.

세상엔 온통 생명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새 생명을 가장 잘 보여주는

때는 바로 지금 봄~ 이때다.

 

그래서 봄은 단 하루라도 허투루 그저 그렇게 보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봄의 새싹은 아름답게 싱싱하게 그리고 경이롭게

세상에 나타난다.

 

인간의 기억은 유효기간이 있다. 뭐든 직접 보는 것이 제일이라 해도

보고 나면 잊혀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록을 남긴다. 

 

세상에 남겨진 이런 사진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이른 봄의 제주가 아름다운 거는 바로 이 유채가 있기 때문이다. 

노오란 색! 그렇다 노랑은 어린 새 생명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노란색은 土(토)의

기운을 상징한다. 즉 생명의 원천 色인 셈이다. 

 

나는 이른 봄 제주에 갈 때마다 그 무엇보다 이 유채에 반한다. 유채가 국내 여러 군데서

잘 자라고 볼 수는 있지만 유독 제주의 유채가 전매특허처럼 느껴지는 건 왜? 일까? 

 

아랫 사진의 유채밭 돌담장에 날카롭게 새싹을 드러내고 있는 저 덩굴이 더욱더

봄의 예리함을 상징하고 있다. 

 

 

 

 

새 생명의 표상은 도처에 널려있다. 

마치 새의 둥지 안에 알처럼 부화한 제비꽃도 새롭고,

느즈막하게 피어있는 아기 동백나무 앞을 가로지르는 나뭇가지에서도

그걸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것들은 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주 예리하게 보여준다 할 것이다! 

 

 

 

거의 야생화 수준으로 피어나는 이런 꽃들을 이 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유채와 무우장다리 꽃이 길 옆에 아무렇게나 피어있다. 

저~ 도로 끝의 두 남녀는 무슨 희망의 얘기를 속삭이고 있을까?

중문 앞 해안도로 끝자락이다! 

 

 

 

제주의 3월은 이미 신록으로 가득해지려 한다. 

저 나무 등걸에 기어오르며 푸른 잎을 내미는 생명을 보며 어찌 희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꽃과 잎과 나무가 한껏 새 생명을 표출하는 이 봄이야말로 이 지구가 얼마나

아름답고 환희에 가득 차 있는지를 인간에게 알려주는 최상의 계절이다!

 

 

비록 지난해 이맘때와 비슷한 3월의 제주의 사진들을 이끌고 나왔지만, 

올해 역시 비슷할 것이다.  

나는 1년이 지났건 3년이 지났건 사진의 유효함에는 전혀 차이가 나지 않음을 인지한다. 

어차피 세상 만물은 1분이 지나도 과거일 뿐이니~ 너무 새것에 집착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미리 올봄을 가져다 보는 것은 이 봄을 좀 더 두근두근 가슴에 퍼 담아

생명을 느껴보고자 함이다. 그렇게라도 펌프질을 해야 미적지근한 우리의 마음이

달궈지지 않을까? 

 

앞으로 찬란하게 펼쳐질 봄을 위하여!!!~~

나와 우리의 청춘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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