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E.S 리조트로 목적지를 잡으니 그 먼 길을 가고 오는 시간을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왕복하기엔 아까웠다.
해서 가는 길에 통도사~
오는 길엔 순천 송광사를 들러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실행에 옮겨 보니 총 이동거리가 생각보다 매우 길었고 간단히
돌아볼 그런 일정은 아니었다.
이 나이 되도록 한국의 3대 사찰을 한 곳도 못 가봤으니 어쩜 한심하기도 하고
도대체 그동안 뭐한다고 바빠서 이리됐나? 도 생각이 들고~
상주를 거쳐 경주를 지나 통도사 입구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내려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열심히 맛집을 검색하여 도착한 곳이,
모 생선 구이집이었다. 고등어와 칼치 한토막, 그리고 뭔지 모를 작은 생선 한 마리~
헌데 이 지역에서는 꽤나 이름이 난 곳이라는데, 영 맛이 나에겐 맞지 않았다.
주차장에 차도 댈 데가 없을 만큼 빼곡했는데 말이다!
뭐랄까~ 이름만 맛집? 이었다고나 할까~
그냥 통도사 입구로 식사할 곳을 정해도 충분한 것이었다.
통도사 아랫동네는 마치 도봉산 입구의 동네처럼 번잡스럽고 잡다한 상점들이
줄지어 들어차 있었다.
아! 이것이 통도사란 말인가? 나는 초장부터 김이 새기 시작했다.
헌데,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주변 풍광이 나를 압도했다. 와! 하며 내리다
순간 망원렌즈를 카메라 가방에서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했다. 에혀!!
호사다마라더니~ 이게 웬일인가?
사실 기분이 좀 안 좋았지만, 나는 애써 마음을 잡고 여행 자체에 충실하는데 집중을 하기로
했다.
입구부터 눈길을 잡아 끄는 대나무 숲! 과 울창한 나무에 매료되어 한 장 찍고 보니
화장실 앞이다.
마치 북어 머리, 늑대의 울부짙음 같은 모양을 한 이건 뭔가?
오래된 나무 등걸이다~
이런 걸 제거하지 않고 보존해둔 통도사의 센스가 돋보인다.
이 비슷한 건 송광사에도 있었다.
바다 위를 용이 질주하는 피안의 세계를 그린 것이라고 영상에서 본거
같은데,
이런 단아한 전각들이 순 목조건물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 유명한 통도사의 홍매화는 어디 있는 걸까?
마음이 급해 천천히 둘러볼 시간을 내지 못한 게 아쉽다.
허긴 이 꽃 홍매화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사통팔달로 뚫려 있다는 통도사의 대웅전!
이날 뒷전으로 보이는 이 풍광이 가장 평화롭고 시원함을 주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는 이곳은 아무 때나 출입을
할 수 없었다.
석가모니가 설법을 하던 인도의 그 산과 거의 유사하다는 통도사 뒤 멀리 보이는
영축산!
경내를 빠져나와 사명암을 찾아볼 생각에 옆으로 돌아가는데,
그야말로 할미꽃이 이렇게 피어있고~
동강의 할미꽃과는 너무도 다르다!
첫날 통도사는 이렇게 수박 겉핥기로 끝났다.
방문객이 상상 외로 무척 많았다.
통도사는 많은 중생들의 사랑을 받는 사찰임이 분명했다.
그렇지만 건물들이 너무 다닥다닥 많이 지어져 있었다. 땅이 좁아서 그리됐을까?
조금은 여유가 아쉬웠다.
거기다 사찰과 세속 동네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었다. 뭐 좀 2,30리는 산으로 들어가
절이 있어야지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통도사는 오래된 고찰답게 우뚝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목조와 단청 등이
매우 고색창연하게 빛나고 있었다.
" 아니 그렇긴 하지만, 이게 통도사의 전부란 말이요? "
물론 극히 일부라 할수 있을것이다. 통도사를 이런 식으로 주마간산격으로 방문해서야
어디 될 일인가?
다음에 제대로 공부를 좀 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시 방문을 해야 할 거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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