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

이름하여 소확행 이라고 부른다

 

 

소소 하지만 행복하고, 소소 하지만 별로 행복하지 않고,

소소 하면서 그저 그런 감동없는 삶이 당연히 있을터이고

인생이란 그것들이 전부 합해져서 총량으로 나타나는 바,

그 총량이 많으면 행복 지수가 높은 거고, 총량이 적거나

아예 없으면 불행한 거고 그렇다고 생각 중이다!

 

어찌됐건 개인의 행복이란 어떤 기준이 있을리 없고 비교를

할 수도 없으며 질량화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색채도 없고

억지로 만들어 먹을 수도 물론 없는 것이니~

 

 

 

그 유명한 조병화 시인의 인생 방정식이란 그림이다

 

 

0에서 100 살까지 인생을 적분하면 죽은 후에 관이 하나 남고

나머지 자신이 성취한 업적이라는 게 남는다는 것이다

 

업적이야 뭐 개인 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저기서 인생을 적분할때

중요한 것이 업적 플러스 바로 소확행 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을것이다.

 

 

사실 아무리 소확행에 충만하다해도 역시 인생은 약간의 공허와

외로움과 불만족이 따라올 수 밖에 없는데, 그렇더라도 매일 매일

소소하게 쌓이고 느껴지는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마도 

모두들 느끼실 터이다.

 

 

 

 

한 방의 큰 무엇이 아니라, 이렇게 그저 소소한 민들레 한

포기가 바람에 날릴 준비를 하는 걸 보는것도 즐겁다

 

 

나뭇잎이 매일매일 자라 올라 점차 하늘을 덮어 간다

앙상한 가지만 있을때는 저 멀리 건너편 쪽도 아주 잘 보였지만

이젠 앞을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황매화가 지천으로 핀 언덕에 다소곳이 하루를 쉬는 것도

일상을 살짝 비껴가는 것이지만, 확실한 행복을 선사해 준다

 

 

이 모두가 소소한 일상에서의 행복에 속한다

 

 

 

 

지난 4월 초순부터 시작된 나무의 새 순 찾아 보기는 생각지도

못한 일상을 나에게 선사했다. 바로 집 앞에 산을 두고도 1년에 그저

몇번 갈까말까 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새벽부터 마스크 구입하는

긴 줄이 약국 앞에 벌어졌고 도리없이 출근이 빨라지게 됐고 그

여파로 이젠 산을 둘러보고 가도 충분한 일상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 그 정도가 뭐 그리 행복이란 말이요? 뭘 좀 보려면 멀리 산수

좋은데를 가야지! 외국으로 장기간 여행을 하거나!"

 

까짓 동네 주변을 맴도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러셔!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임을 안다. 그잖아도 집사람 친구 부부가

1년동안 해외 장기여행을 자주하면서 '그렇게 단타를 치지 말고 가끔

이라도 좋으니 장타를 좀 날려 보라고' 권유를 받은 적도 있었다

그저 잘해야 3박 4일 일본 정도를 가끔 여행함을 보면서 한 말이다

그러나 시간상 형편상 아직은 도저히 긴 시간 여행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이다

 

 

 

지금 이 떡갈 나무를 보는게 왜 그리 기쁠까?

 

가을에 아래와 같은  단풍을 선사하기 때문인데, 그 기쁨의 이유는 이렇게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니 떡갈나무 하나를 이 봄에 보는것도 행복지수를 하나 더

올리는것 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렇다! 소확행이란

별다른 무엇에 있기보다 그저 이런 정도에 있는게 아닐까?

 

 

 

아! 그런데, 그 누구든 처한 환경이란게 있다

시간이 넉넉하고 경제적 여유도 넉넉하고 어딜 같이 다닐 친구나

지인도 많은 경우다. 대략 저 3박자가 잘 맞는 이는 매우 드물거나

없거나이다.

 

혹 3박자가 잘 맞는다해도 본인이 몸이 성치 않거나 병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세상은 항상 만만치 않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제 열심히 일해서 뭣좀 안정을 찾았는가 싶으면 덜컥 몸에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애써 모은 재산도 물거품이

되는 경우는 비일 비재하다.

 

도대체 그렇게 된다면 행복과는 아주 많이 멀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모든 나무에서 잎이 거의가 다 올라왔다. 마치

 

"나도 이젠 이 숲의 일원이야요!! "

 

라고 외치는 듯하다. 숲의 주인은 나도

너도 아니고 바로 이 나무들 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한 열번 정도 똑 같은 코스를 올라보는 중이다. 그것도 거의 매일

말이다. 가는 길에 만나는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세세한 배치등을 애써

기억해 보려하고 있다

 

 

 

 

과연 소소한 행복이 쌓이면 큰 행복으로 적립이 되는 걸까?

그건 각자의 판단 영역이므로 생각 나름이다. 큰 한 탕을

노리건 작은 한 방으로 만족하건 그것도 각자의 영역이다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로 시작되는 유명한 문구를 

기억하실 것이다. 명예를 잃는것도 아주 다 잃는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을 잃으면 몽땅 잃는 거라는데~

 

인간은 유효기간이 있는 건물과 같다. 오래 되면 리모델링이나

개 보수를 해야한다. 마치 가만 놔둬도 영원히 잘 버틸것으로

생각하는 이가 너무 많다. 밥 잘 먹으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하단 말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그 자체로 복 받은거라 할 수 있지만,

수명이 길어진 만큼 밥 만으로 다 되기는 어렵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30년만 지나도 아파트 리모델엔 그리도 관심이 많으면서 내 몸은

30년이 지나 60년이 넘어도 전혀 리모델링엔 아무 관심조차 없으니

말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건강이 사라지면 소확행도 없다.

일단 몸이 제 길을 가고 있는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산길을

걷는다.

 

 

새 소리가 아름답다. 풀 냄새 잎 냄새 향기가 느껴진다

짙푸르게 돋아난 새 잎을 만져 본다

 

 

소확행도 나름이다. 매일 술을 마시는 이도 있다. 그것이

그에게는 즐거움이다. 매일 음악을 듣는 이도 있을 것이고,

매일 죽어라 일만 하는 이도 있다.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소확행이 있다. 어떤 행복으로 삶을 채울지는 각자의 선택이고

각자의 몫이다

 

 

그대에겐 무슨 소확행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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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멀리 있나? 가까이 있나? 아니면 올해는 틀린 거야?

등등 말하자면 단풍 이란 두 글자를 다른 말로 바꿔 놓는다면

나는 "행복"이라고 해 보겠다. 

 

그러니까 그것이 가까이 있을 수도 있고 멀리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올해는 없을 수도 있고 있긴 하되 영 부실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 단풍에 미련이 그리 많을까? 

 

그것은 이전에 충분히 단풍을 보긴 했으되 조금 더, 조금만 더

하는 끝없는 갈구가 있기 때문일 게다. 세상 이치가 완전한 만족

이란 존재할 수가 없으며 우리 인간의 그 끝없는 욕망의 결과의

하나로  단풍이란것이 나타난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이번이 끝이야~ 했다가 다시 또 단풍이 나타난다~ 그러면

좋은 거 아닌가?  올해 단풍은 마지막이야 한 것이 벌써 3번째이다.

11월 22일 이젠 정말 올해 단풍은 끝인 거 같다. 설령 어디 단풍이

또 아직 남아 있다 해도 나는 더 이상 단풍을 찾아 나설 의향이 없다 

 

그런데 그 마지막 단풍이라는 것이 의외로 9 순의 장모님이 사시는

수원 영통 아파트 단지 뒤편 공원에 있었다. 거의 20여 년을 찾아

가 본 곳이지만 나는 그 뒤편으로 저렇게 삥둘러 반 원형으로 돌아가는

공원이 있는 걸 몰랐다. 아니 가 보려고도 안 했다. 그러나 어제 아내

가 새로 담근 김장 김치를 가져다 드린다고 아파트로 올라간 사이 

저 멀리 보이는 단풍을 쫓아 걸어가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해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카메라를 들고 다시 온 것이다. 

 

사실은 어제 일요일 분당 중앙 공원을 아침 일찍 찾았었다. 그러나 

적어도 1주 정도는 늦은듯했다. 공원 내에 단풍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

웠고 낙엽만 푹 쌓여 있을 뿐이었다. 허긴 딱 1주일 전쯤 분당 가 보기를

포기하고 그냥 우리 동네 단풍을 찾지 않았던가? 

 

아! 정말 올해는 왜 이러지? 무엇 하나 때를 맞춘 게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우리 집 앞 단풍이 마지막 빛을 이렇게 발하고 있었다. 이만하면 

그래도 선방한 거 아닌가?

 

그러나 분당엔 아무것도 없었고 이렇게 낙엽만 보일뿐이었다

 

그런데 오후 시간에 어쩌다 발견한 벽적골의 단풍을 오늘 출근길에

카메라를 챙겨 찾아가니,

 

 

 

 

 

밤새 내린 비에 기온이 뚝 떨어져 손이 시리다. 그러나 잎이

아주 작은 단풍이 올곧게 반짝인다

 

 

 

 

 

 

마지막 단풍이란 게 이런 것일까?  그러나 눈으로 보는 것만큼 사진으로

잘 촬영이 되기는 어려운듯했다. 잎이 얇고 칼라가 연한 탓도 있었다

 

 

 

 

이렇게 2021년 가을 단풍을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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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미련

 

 

금년 가을 단풍은 애당초 글러 먹었다고 다들 얘기했고 나 자신 설악산

단풍을 아주 일찍 10월 중순에 헛발질을 하고 나서 마음을 추스르기로 했다.

 

단풍 같은 거 이제 너무 기대하지 말자고~ 

 

그러나 혹시나~ 역시나~ 에이 아니야! 그래도 뭔가 어딘가는 단풍이 있지

않을까?  해서 도봉산도 철 지나 달려가 보고 멀리 구인사, 부석사 축서사 까지

달려가 봤으나 역시나 단풍으로는 실망이었다. 

 

미워도 다시 한번~ 그 예전에 나온 영화가 참 명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자연이 우리를 배신한다 해도 역시 마음 한 구석에는 미련이 남는다. 

허기사 자연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그 모든 책임은 우리 인간에게 있지~

 

" 보이는 것은 초라한 모습~ 보고 싶은 얼굴~ " 

 

온통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초라한 단풍의 잔해 들이었다. 보잘것없이 

거무퉤퉤하게 말라 버린 나뭇잎들!  그러나 진정한 단풍을 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한 구석에  남아 있던 셈이었다 

 

 

그런데 오늘 새벽 일찍 분당으로 한번 더 가려던 발길을 참고 동네 주변을 한 번만

더 돌아보기로 했다. 그것은 새벽까지 아무리 포탈을 뒤져도 올해 분당지역 단풍을

올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겨우 검색되는 건 몇 년 전 나 자신이 올렸던 사

진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저 말없이 사진만 올리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긴 설명이 필요한 이유는

올해 단풍이 그만큼 기대 이하였고 그랬기 때문이다 

 

 

 

2017년 가을 가지치기를 해서 단풍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우리 동네의 단풍이다. 한두 군데 겨우 이 정도 보여 주는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아침 햇살에 비치는 몇 그루 단풍을 유심히 관찰한다. 가지치기 전에는 

정말 풍성한 아름다움을 뽐내던 나무들인데~ 

 

 

2020년 즉 작년 가을에 그토록 빛나던 이웃동네 ss y 아파트로 

넘어가니 그나마 단풍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그러나 

정말 멋지게 빛나던 단풍나무는 여기 역시 가지치기를 해서 너무도

형편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파트 공동주택과 나무 관리~ 이것이 과연 풀 수 없는 문제인가? 

주민들은 왜? 아름다운 단풍을 볼 권리를 지키지 못할까?  아무 관심

이 없이 그저 낙엽 등, 관리 편의를 위해 나무는 거추장스런 존재로만 

남게 되는 걸까?

 

그럴바엔 처음부터 나무는 뭐하러 심는단 말인가?

 

 

 

단풍나무가 이런 모양으로 잘려 나가면 영영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조경 관리랍시고 이런 식으로 아름다운 단풍나무를 자르는 것이

용기인가? 아니면 무식의 소치인가? 

 

 

 

2020.11.4 촬영 당시의 아름다웠던 단풍(같은 장소)

 

2020년 11월 내가 침이 마르게 칭찬하던 그 동네의 단풍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왜? 주민들은 이런 단풍을 지켜내지

못할까? 

 

 

발걸음을 돌려 한참 떨어진 다른 동네 4단지로 나와 보니~

 

 

 

 

 

 

 

노란 느티나무 잎 혹은 청단풍과 알맞게 혼합된 이 조합은 언제 봐도 멋지다

 

 

 

 

저쯤에 단풍나무가 유난히 눈을 끌어 나도 모르게 접근해 보니~

 

이게 웬일? 어떻게 이런 단풍나무가 여기에 있단 말인가?  우리 동네와

같은 4층짜리 주거 단지인 이곳에 이런 비경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주변에는 10여 년 이상 묵은 매화나무가 여러 그루가 있었으니 내년 봄 3월

말쯤에 오면 멋진 매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동네는 몇그루 매화 나무를

다 잘라 버렸다 

 

 

이 나무를 쉽게 떠날 수가 없어 이리 보고 저리보고 찍고 또 찍고~

허긴 구례 화엄사 흑매  한 그루를 500장이나 찍은 적도 있었으니~

뭐 이쯤이야! ㅎㅎ 

 

 

 

 

 

 

 

 

 

이 풍진 가을 단풍 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시기에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찾고 또 찾은 진정한 단풍은 바로 내가 사는 동네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거~ 

 

만일 이걸 놓치고 가을을 지나쳤다면 그 미진함에 몹시도 아쉬울 뻔했으나

이렇게 라도 위로를 받게 되어 진정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 동네로 이사온지 7년째~ 이 형편없는 단풍 시절에 아주 새로운 보석을

찾은 느낌이다. 

 

 

*

 

봄을 봄 답지 않게, 여름을 여름답지 않게 

가을 또한 가을답지 못하게 ~

겨울을 겨울스럽지 못하게 지나게 된다면 

우리네 인생 자체가 만족 스럽지 못하게 갈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그 까짓 계절이 무슨 상관이란 말이요?

나는 바쁘고 일에 치어서 또는 돈 버느라 

그런거 느낄 겨를이 없소! 

 

글쎄~ 

이건 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균형의 문제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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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제천 지방에 단풍이 아주 절정이야~"

 

지난 주중 아내의 친구가 제천 지방을 여행하면서 보내온 짤막한

카톡을 열어 보며 우리도 이참에 제천 쪽으로 가을 단풍을 보러 가면

어떨까?  아내가 제안을 한다.  

 

" 그래? 까짓 거 당일치기로 다녀오면 안 될 것도 없지~ "  해서 새벽 6시에

출발을 했다. 나는 내심 구인사 ,시원찮으면 부석사, 거기도 시원찮으면 축서사

까지 쭈욱 함 일주를 해 볼 참이었다.  산을 오르는 게 아니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날 안개가 자욱했다. 겨우 100여 미터 앞만 보일 뿐이었다.  단양 톨게이트를

빠져 도담 삼봉을 지날때도 역시 안개다~ 

 

요즘 유튜브에 핫하게 등장하는 보발재가 바로 구인사 가는 길에 있다. 보발이라는 뜻은

보물이 발원한다는 의미다. 

 

 

 

 

안개라는 것도 만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보발 마을을 지나면서

이때를 놓치면 끝이다 싶어 차를 세우고 잠시 촬영을 해 본다. 밭에 

추수를 기다리는 콩이 도열해 있다 

 

드디어 보발재 전망대에 이르러 보니 앞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이곳이 보발재이다

 

 

저 아래 굽이굽이 고개에 단풍이 절정이라는데 ~ 아쉽다.

그러나 천천히 내려가면 관찰한즉 역시 올해 단풍은 볼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구인사에 도착해서도 역시 안개는 여전했다 

 

우선 차를 주차시키고 아침 식사부터 하러 식당에 들어갔다. 음식이

나오는 시간에 인근 폐 건물 옥상에 올라가 주변을 살핀다. 

 

 

 

 

청국장으로 뜨듯하게 아침을 먹었다. 마침 이 집 주인이 청국장

 

명인이라 그런지 정말 맛이 있었다

 

자! 그런데 구인사 입구로 올라가며 예전에 기가 막힌 맛을 보여주던

산채전을 지금도 하냐고 대충 그 집을 예상해 아주머님께 여쭤보니 

지금도 한다고 ~  그런데 나중에 아내는 그 집이 아니고 한집 아랫집

이라고 귀띰을 한다.  어차피 아침 먹은 지 얼마 안 되어 산채전은 오늘

먹기가 어렵게 됐지만~ 

 

그저 웬만큼은 단풍이 들었지만, 그다지 찍을만한 풍광엔 미치지

못한다. 날이 갑자기 추웠는지 푸른기가 남아있는 은행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저 위로 돌아 올라가면 구인사 시작인데, 조금 전 위에서 내려오는

어느 여행객(엄마와 딸 ) 에게 물어보니 저 위보다 여기 올라오는 길이

더 낫다 라는 말에 이쯤에서 내려가기로~ 결정 

 

 

여기 구인사는 몇년전에 와서 사찰 끝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기에

저 위의 풍광이 딱히 궁금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멀리 구인사 까지 와서 단풍사진 한 장도 못 남긴단 말이냐?

얼핏 보면 그럴싸 하지만, 사실 나의 기대치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단풍

이긴 하다 

 

그래 뭐 이쯤에서 소백산 넘어 부석사로 넘어가자! 소백산 자락으로 돌아

가는 길이 뭔가 운치가 있을 것 같으니~ 

 

그래서 난생 처음 구인사 즉 봉화로 가는 길을 찾아 나서는데~

 

 

 

여기가 영월 동강 래프팅 장소라 한다. 아침 안개가 낀 풍광은 

그런대로 운치가 있었다. 저 아래쪽으로 한참을 가서 강을 건너 우측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참을 달리자 김삿갓 마을이라는 곳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김삿갓면이었다.

차를 세우고 안내 표시판을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김삿갓 유적지도 

있다고 하는데 어디쯤인지 감이 안 잡혀서 그냥 봉화 쪽으로 어서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는 길이 장날이라고 첩첩 계곡을 돌아 들어가니 그쪽이 바로 김삿갓

유적지로 가는 길이었다. 

 

 

 

우선 삿갓 어른이 따라주는 약수

한 잔을 마신다 

 

 

삿갓 선생의 묘는 아주 한적하고 그의 행적 만큼이나

여유롭고 운치 있는 곳에 모셔져 있었다. 이곳엔 아주머니 두 분이 

관리를 하고 계셨다. 

 

 

 

영월 동헌에서 개최된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던 실력이니 그의

글 솜씨는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김삿갓의 수많은 시는

이미 연재 글로 카톡에서도 많이 보셨을 줄로 생각된다. 실존 인물로

전국 곳곳에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생각지도 않게 그의 유적지를 들르게 되었다. 그가 살았던 집은 여기

에서 산속으로 몇 키로는 더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정말 생각지도 않게 김삿갓의 유적지를 둘러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상당한 글재주와 통찰력을 가져 일찍이 벼슬길에

올라도 손색이 없었을 김삿갓이 세상 방랑의 길로 접어든 것도 다 팔자

소관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탁월한 선택이랄까? 만일 그가 시류에 따라

어디 벼슬이나 한 자리 했다면 오늘날 누가 그를 기억이나 해줄까? 

 

김삿갓을 서민문학의 창시자라 부른다지만, 그가 남긴 족적은 감히 양반

문학이라 해서 쉬이 능가할 그런 것은 아니다 

 

 

 

 

솔직히 조선 어느 왕의 묘소보다 더 한가롭고 자유로와

보이는 그의 묘소였다.  나는 입구에 익어가는 산수유를 몇 개

따서 입에 넣어 보았다

 

국토가 좁네 마네 하지만 죽어 어느 납골당에 안치되어 있는 거

보다야 백번 더 좋아 보이지 않는가? 

 

SUV  차량 한 대가 휙 들어왔다 내리지도 않고 다시 휙 돌려 나간다

그리고 우리 앞서서 봉화 쪽으로 달린다. 아니 내려서 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도로 갈게 뭐 있나? 

 

한참을 더 달려가다가 앞 차는 슬며시 자리를 비킨다. 나는 의기양양

하게 앞서서 길을 달렸다. 그러나~ 이 길이 어떤 길인지를 알았더라면

나는 절대 이 길로 부석사 쪽을 가지 않았을 것이다

 

소형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산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옆에 아내는

이런 산길을 평생 처음 차로 와 본다며 ~ 

 

절대 반대편에서 차는 오지 말아라~ 기도하며 고갯길을 올랐다. 그런데

3대의 차량을 만났다. 그들도 멋도 모르고 이 길을 오고 있음이 분명했다

천만다행으로 차가 비킬만한 위치에서 만났으니 망정이지! 

 

부석사를 가며 지나온 산 길을 보니 소백산의 중간 정도 되는 해발 850m

마구령이란 고갯길을 넘어오는 어마 무시한 산 길이었다. 

 

 

 

 

 

부석사는 들어갈 생각도 않고 아내는 연신 사과 파는 노점을

기웃거리며 상황을 파악 중이다. 직접 따고 키로에 5,000원

이라는 사과농장도 보고, 2만 원에 여남은 개의 비교적 큰 사과

를 파는 가게도 보고~ 

 

결국 부석사 들어가는 제일 안쪽 하나 못 미처 농장에서 흥정을

끝냈다. 서리를 두세 번 이상 맞아야 맛이 좋다는 부사 품종이다

 

 

 

집에 와서 풀어놓은 사과~ 이것이 큰 박스에 들어 있던 5만원 어치다 

 

 

 

그런대로 근사해 보이지만 사실 단풍으로는 영 시원찮은

풍광이다. 그것은 단풍잎의 상태를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는데, 

칼라며 느낌이 영 예년의 그것이 아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노랗게 소담스럽게 익어가는 모과가

눈길을 끈다. 

 

 

 

부석사는 이번까지 총 4번째 방문이다. 작년에는 해 질 녘 석양에

겨우 당도하여 간신히 볼 수 있었다. 부석사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일망무제의 탁 트인 풍광은 정말 압권인데~  이번은 역시이고 작년

의 석양 풍광을 하나 올려 드릴까 한다! 

 

 

2020.11.4 촬영

 

 

 

부석사는 역시 이 무량수전이다. 목조 건물로 워낙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는 연유를 제공한다. 

 

앞서 김삿갓이 이곳 안양루에 와서 지은 시가 하나 있다. 안양루 내부로

들어가면 볼 수가 있는데,  여기서 김삿갓이 자란 동네와는 산 하나 넘으면

되는 곳이다. 

 

 

 

물론 그 옛날에는 산 넘어 영월 산골에서 이곳 부석사는 쉽게

오고 갈 그런 곳은 아닐 터이지만, 금강산부터 함경도 전라도 경상

각지 까지 천지를 유람했던 김삿갓이 부석사에 당도하여 이런 시를

남겼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그렇게 산천 주유를 하고도 평생에 여가가 없었다니~ 

세월은 무정하고 나는 이미 늙었다는 구절이 가슴에 깊이 박히는

그런 싯구다!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단풍을 겨우 한 장씩 담아 본다

 

사람들은 바위가 떠 있는 듯 보이는 그 바위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바위가 어찌 공중에 그냥 뜰 수가 있단 말인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마케팅에 부석사는 유명해졌고 인근에 있는 

축서사는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사찰이 되고 말았다. 실상 부석사가

위치한 봉황산은 산세도 미약하고 웅장한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도 250여 키로를 달려갔는데 억울하지도 않소? 뭐라도 좀

보고 오셔야지!  억지로 몇 장 찍어 본 것들이다 

 

 

그렇긴 하지만 이제 단풍은 앞으로도 기대해선 안 되는 거 아닐까? 

그동안 수년간 너무 좋은 단풍을 많이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지구 기후 변화가 오기 전에 그나마 볼 수 있었으니!! 

 

그러면 이제 가을은 뭘 기대해야 한단 말인가? 낙엽?을 기다리면 될까? 

그러나 단풍이 시원찮은데 그 결과물인 낙엽이 좋을 리가 없다 

 

아까 구입한 사과를 소형차에 우리와 함께 태워 주차장까지 배달해 주었다

꽤나 근사한 식당에서 능이버섯 전골을 주문했지만 오늘은 이미 메뉴가 품절

이란다. 할 수 없이 청국장 정식을 주문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청국장만 먹

는다. 그런데 청국장이 맛이 일품이었다. 이쪽 지방은 청국장이 매우 훌륭하다. 

 

서둘러 축서사를 향하는데, 앗! 티맵이 말썽이다. 이쪽 지방이 원체 산간 내륙이다 보니

전파가 잘 안 잡힌다. 축서사로 진입하는 길을 잘 못 찾는다. 축서사는 해발 1200m

에 달하는 문수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백산 주봉인 국망봉이 1420m 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높이인 걸 알 수 있다 

 

가는 길에 물야란 동네를 지나는데 그곳은 대학 동기 하나가 일찍이 핵전쟁에서도

무난히 대피가 가능하다고 이곳에 들어와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살기도 했던 곳

이다. 

 

범상치 않은 문수산!

 

 

축서사에서~

 

 

 

축서란 뜻은 독수리가 서식하는 곳 이란 의미라 한다. 대개의 사찰이 

살짝 산중에 돌아서 위치하는데 이곳은 정 남서향을 바라보고 산 중턱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사찰 뒤의 문수산이 워낙 높고 송림이 울창하여 시간이 되면 한번 올라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단풍이 물들긴 했지만 역시 청명한 맛이 없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이렇게 3개 사찰을 중심으로 여행을 하고도 오후 3시 정도에 마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통상 편도 250여 km 정도의 거리는 당일치기 여행으로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새벽 시간이 있으니 말이다

 

비록 단풍 자체에서는 큰 수확이 없었으나 풍기, 봉화 지역의 사과를 

사 올 수 있었으니 그리 서운할것도 없었다. 좋기로는 능이버섯까지

구입해 볼 것을 고려했으나 그건 가능하지 않았다. 몇 년 전에는 봉화에서

송이버섯도 구입한 적이 있었고 멋도 모르고 시골 친구와 봉화로 송이

버섯을 따 본다고 가 본 적도 있었다. 

 

암튼 이래저래 봉화 지역은 나와 친숙한 그런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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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핸드폰은 모토로라에서 만든 수류탄 만한 크기의

카폰이었다. 당시는 그걸 자동차에 탑재하고 차 뒤에는 

안테나를 달아서 아주 유유자적 폼을 내며 다녔다. 30여 년

전에 120만원 정도 했으니 결코 적은 금액도 아니었다.

 

당시 승용차에 카폰이 있다는 건 매우 자랑거리였다. 아마도

1990년대 초 정도였던거 같다. 불과 30년  전이다. 

 

허긴 30년이면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그러다 핸드폰이 점차

보급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2010년 대에 지금의 스마트 폰이

등장했다. 어디 운동하러 가다가 먼저 스마트 폰을 구입한 친구가

이건 이래서 좋고 어쩌고 하며 설명을 할 때 몇몇 친구가

삥 둘러앉아 반신반의 얘기를 듣던 때가 엊그제 같이 떠오른다.

 

그동안 폰을 바꿔 가면서 전화 번호부는 계속 이어져 내려왔고

해서 현재의 폰에는 대략 1000개 미만의 연락처가 어지러이

채워져 있었다. 

 

그중에는 011,017,016 등 예전의 번호도 더러 있었고 실상 

1-20년간 한번도 통화를 한 적이 없는 번호도 꽤나 있었다.

그러다 딸 아이 혼사로 알려야 할 곳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았다.

 

이미 다들 먼저 경험해 보셨겠지만, 이것이 연락을 한다는 게

당연한 번호도 있지만 두 번 세 번 숙고해서 결정을 하게 마련

이다.  만일 생각지도 않은 어떤 지인에게서 그런 연락이 왔다

할 때 우선은 감사히 여길 일이 아닐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 아니 뭐 이 양반은 아무 연락도 없다가 뭐 이럴 때만 연락을

하시나?"  이렇게 반응을 보일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연락을

한 지인은 그래도 나를 생각해서 했을 거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저 짜증만 낼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응답이 없을 경우가 있는데, 

그 첫째는 연락이 잘 안 됐을 경우이다. 둘째는 아무 상호 해당

사항이 없을 경우이다. 자녀 혼사,부모님이 이미 모두 돌아가신

경우 등이다.아무 응답이 없을때는 대략 거기에 해당된다고 생각을

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관혼상제에 아직도 허례허식이 상당부분 많이 남아 있는

우리 풍습에서 이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암튼 여러 고려 사항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게 우리의 전화번호

부이다. 

 

나는 이참에 번호부를 정리하기로 작정했다. 1차로 200명 정도를

삭제했다. 이 얘기를 했더니 친구 하나는 자기는 3,000명 정도의

연락처가 적혀 있다고 했다. 참 많기도해라~그건 뭐 각자

나름이니까 ~ 

 

허나 아직도 연락할 일이 없는 번호가 꽤나 빼곡히 폰에는 남아있다.

누가 그러던데 일상에서 자주 연락하는 번호는 1-20개 정도라고~ 

 

아무래도 다시 200개 정도를 지워야 할 것 같다. 그 많은 번호를

속에 품고 있느라 폰이 고생을 많이 한 셈이다. 이제 좀 속을 시원

하게 비워주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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