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삶에서 느끼는 확실한 행복!
그것이 이름하여 소확행 이라 한다.
이것은 말하자면 어떤 개인의 작은 일상의 행복을 말함 같다!

누구나 소확행이 있고 큰확행도 있고 소확불행도 있을것이고 이도저도
아닌 소밋밋일상도 있을터이다^ 어찌됬건 개인의 행복이란건 어떤 기준도
없고 비교도 없고 질량화 할수도 없고 색채로 표현할수도 없으며 만들어
먹을수도 없음이 분명하다.

혹시 이런게 나의 소학행이라 하면 어느정도 부합 될지 모르겠다?


앞산 보라산에서 매일 보는 꽃이다

집사람은 뱀딸기 꽃이라고하고 나는 그냥 딸기의 일종이라 한다




아침 출근 전 거의 매일 올라가는 산이다. 예전엔 꿈도 못꿀 일이었다

카메라도 예전에 쓰던 후지카메라이다.

살짝 색감 보정을 하면 여느 DSLR 과 차이가 없다

가벼워서 어디 놀러갈땐 종종 가져가는 카메라이다




첫 스타트는 4.12일부터 였다. 30분이면 한바퀴 훌쩍

돌아올 수 있는 앞산! 그로부터 2일에 한번 혹은 매일 한번씩

올랐다. 그리고 매일 커메라를 대동했다. 올해처럼 이렇게 새싹의

자람을 예리하게 찍어본 해가 없었다.




이제 새싹은 많이 자랐다. 새로 치면 거의 어미가 된 셈이다

나무잎은 저마다 피어 올라 제 목소리를 낸다. 나도 이제 이 숲의

일원이 되었노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동네엔 이런 민들레가 아주 많다

처음 이 동네로 이사왔을땐 조팝부터, 꽃사과,산수유,매화,튜우립,등등

정말 정신없이 보고 찍고 또 찍었다. 이젠 좀 시들해 졌지만, 여전히

카메라는 이들을 목표로 하고있다




나무잎 보는게 무슨 행복이냐?


그러니까 이게 개인의 고유한 영역이 될수밖에 없다.

저 떡갈나무가 가을이면 얼마나 멋지게 변하는지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지금 앞산에서 저 잎을 본다는게 꽤나 괜찮은 발견인 셈이며 입가에 미소가

피어나는 일이 되는것이다




말하자면 가을에 이런 칼라를 선보이는게 바로 저 떡갈나무이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동네는 아니지만, 매일 아침 산책에 숲속 저 동네를

보는건 참으로 안온하고 즐겁다. 도시 생활을 즐기면서 숲속에 산다는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잖은가? 말이다


어제는 어린이날! 내 생애 최초로 앞 산을 두번이나 돌았다. 아침에

돌았고 오후 잠시 낮잠 자는 사이 살짝 비가 내려 숲이 청정해 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때는 이때다 싶어 한번 더 산을 올랐다



저 아카시아 나무에 꽃이 필날도 며칠 안남았다

그 전까지는 좀 지루한 날들이 될게 분명하지만, 그러나 새소리가

아름답고 맑은 공기가 흐르고 간간이 꽃 향기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무엇보다 집앞에 이런 짙은 숲과 새소리가 들리고 30분이면 금세 돌수

있는 산이 있다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나는 이 모든것에 비로서 하나하나

감사할수 있게 된 셈이다.


이것은 분명 나의 소확행에 속한다 할것이다. 약국생활에서 부족한 걷기를

할수 있어서 좋다. 카메라를 늘상 대동하기에 또 좋다.자연의 세세한 변화를

관찰할수 있으니 말이다


일상의 행복이 모여 인생의 행복이 된다

일상의 행복이 없으면 그 인생도 행복하긴 힘들것이다

누구나 일상의 작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지만 모두가

그렇게 되는건 아니다.







당신은 왜 사진을 찍소? 라고 만일 누군가가 묻는다면
그것이 생활이자 인생이기 때문이라고 말할것이다
그게 무슨 생활은 그렇다치고 인생이랄것 까지 있소? 라고
재차 묻는다면,,

도대체 당신은 자신의 인생을 무엇으로 기록하며 어떻게 정리해서
나가느냐고 내가 묻을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무거운 카메라
대신 가볍고 늘상 휴대하는 폰카로 찍는 사람도 아주 많은데~

늘상 앞산을 오를라치면 첫머리에 만나는 나무다

우측의 저 나무는 오리나무일까?



하루가 다를것 이라고 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찍어 보니

그렇게 많은 변화는 아니다. 허긴 어제 오늘 날씨가 많이 추워진

영향도 있을것이다


오늘은 운 나쁘게 바람이 무척 많이 분다

이 상태에선 좋은 사진을 얻기는 어려울것이다

구름도 많고 어둡기까지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게을러 이 계절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했다. 올핸 운동삼아 걷기도 하려니와 마스크 때문에 일찍 출근하는

바람에 이 산을 오르기가 가능해졌다





이 아침 나무와 잎새와 하늘을 보는 이 느낌을

몇 사람이나 알까?


보기보다 큰 나무! 맑은 공기! 사는데 이만하면

된게 아니라 아주 대단한 복이란걸 깊이 실감한다^


저 나무 끝에 새싹이 자랄때까지 몇번이고 다시

와도 좋을것이다^ 물론 그때마다 다른 풍광을 선사할것이다



오늘도 온통 하늘을 보며 수없이 셔터를 눌렀다^

사진을 찍는 이유,, 그것도 가까운 주변에서 이리 심취할수

있는 조건이 얼마나 좋은걸까?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한

멋진 풍광^



저 오래된 참나무에 척하니 안기고 싶은 그런

나무다^ 이 얼마나 안온한 평화를 주는가?

내일도 바람이 잔잔하다면 또 올라올것이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나리 꽃 향내 맏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이은상과 박태준 두분이 만든 이 유명한 노래!
왜? 이 봄에 이 노래가 생각이 날까? 중학교때
배운 노래인데 동무생각 이라는 바로 이 노래다

봄의 교향악이 도대체 무엇인가?

 

농부는 논밭의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것에서 부터 마늘이 밭에서
뾰족하게 돋아나는것에서 부터, 고구마 모종으로 쓸 고구마 순이
비닐속에서 노랗게 자라는것에서 부터 봄의 교향악을 느낄수 있을것
이다.

 

그러나 이 봄은 농부의 것만도 아니고 회사원의 것만도 아니며 정치가
의 것만도 아니고 주부의 것도 아니며 이 세상 그 누구의 것도 아니며
동시에 이 세상 모두의 것이다. 당연 인간을 위한 것만도 아니며 지구
전체의 것임에 분명하다.

 

그 다양한 봄의 형태 중 유독 꽃과 새싹에 집중되는 건 당연하면서도
특이하고 신비하며 또한 아름답다. 이 봄 교향악처럼 울려 퍼지는
새싹의 향연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동네 현관문 바로 옆에 찾아온 녀석이다. 올해 갑자기 수두룩

피었다. 어디서 씨가 날라 왔을까?

 

그저께 부터 어제 일요일까지 웬 바람은 그리도 심하게 부나?

토요일 오후부터 앞산에 거푸 두번을 올랐다^ 죽은듯 보이던

나무에선 푸릇하니 새싹이 무쟈게 돋아나고 있었다. 하루, 이틀만

지나도 새싹은 어른싹이 될것이다. 꽃은 피어서 1주일 혹은 열흘을

가지만, 싹은 그렇게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그러니 하루 이틀을

놓치면 끝이다~

 

 

 

마른 가지에서 잎이 나는 순서는 전부 다르다. 조금 일찍

나는 놈, 조금 늦게 나는 놈, 아주 한참을 지나야 겨우 나오는 놈~

 

사실 나무에 싹이 트기 훨씬 전부터 꽃이 피어난다^ 우리는 꽃에

취해 황량한 나무 가지와 메마른 나무잎만 뒹구는 땅을 미처 보지

못한다. 그러나 꽃이 지고 나면 비로써 잎이 찬란하게 돋아 난다!

그 돋아 나는 모습이 마치 교향악을 듣는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 산 저산 여기 저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제히 솟아나는

새싹의 향연!~

 

 

이 봄의 교향악에 주목한지는 몇년이 안 되었다. 반평생이 훨

넘도록 그저 스쳐 지나가는게 봄인줄 알았지 이 멋진 새싹에 주목할

줄은 몰랐다. 새싹은 커녕 봄꽃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것도 불과

1-20여년 정도밖에 안되니 혹 이런데 관심이 없다해서 뭐라고 할

처지는 못된다.

 

봄에 관심이 많고 꽃에 관심이 많고 또 새싹에 관심이 많고 적고는

전혀 개인의 취향일수도 있을것이다. 누구는 낚시에 또 누구는 등산에

또 어떤이는 골프에 영화에 클래식 음악에 악기 연주에 그림 그리기 등등에

관심이 많다해서 왜 당신들은 그러지 않느냐고 반문할수 없는거와 같은

이치다

 

 

바로 앞 동네! 산속에 폭 파묻힌 조그만 마을이다. 저 동네에선

일체의 자동차 소음등이 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전원 주택이라도

소음과 완전 차단된 동네는 힘들다. 한번쯤 저 동네로!! 생각도

했지만 접은곳이다. 직접 내 집을 관리하며 살기엔 사실 엄두를

못내기 때문이다. 난방이며,방범, 기타 자잘한 여러 관리 등등

 

 

 

 

저 전나무 숲 아래가 우리동네다.아래서 올려다 보면

그저 웬만한 숲인데 위로 와서 내려다 보면 나무가 굵고 빽빽한

꽤나 촘촘한 원시림같은 숲이다. 바로 집앞에 이런 숲을 두고도 자주

오르지 못하다니! 어쩌면 매일 아침 한번씩 돌아도 좋을곳이다

 

일요일이 되었다. 딱히 갈곳이 없어 이번엔 어제와 달리 오전중에

다시 한번 오르기로했다. 해발로 치면 100 m 도 안되는 야트막한

산이다

 

저 나무에 잎이 다 차올라서 하늘을 가릴날도 얼마 안 남았을

것이다. 뭔가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이는 이때가 참 좋다

아침이지만 오늘도 바람이 무척 거세다. 사진을 찍기엔 너무

안 좋은 날이다

 

 

어제 미처 봇 보았던 잎새들을 찬찬이 들여다 본다

코스를 살짝 바꿔 내려가 봤다

 

하얀 산벛은 군데군데 피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고 도종환시인은 읊었지만,꽃을 흔드는건 바람뿐 이던가?

온 산을 멋지게 수놓는 산벛도 가까이 가서 찍으려면 다 흗어지는

구름 같다! 그저 조그만 한송이를 찾을 수 있을뿐이다

 

 

바람과의 싸움은 이 정도애서 마치기로 했다. 오랜만에 앞산을

연이틀 두번이나 돌아봤다. 아직 잎이 나지 않은 나무들은 우람하고 거대한

것들이 많았다. 여기가 어딘가? 용인 아니던가!!

 

오후 늦게 딸이 사는 송파의 오피스텔로 몇가지 나물과 찬거리를 들고 찾았다

옥상에서 잠실 롯데 타워를 밤에 촬영하겠다고 장비를 챙겨 갔지만 너무

바람이 거셌다. 2틀전 가 봤던 앞동네라며 딸이 앞장을섰다. 6천 몇백세대의

거대 단지 앞엔 수십년 묵은 벗나무가 1키로 이상 심어져 있었다. 아!

뭐야 이거^ 서울도 멋진곳이 꽤나 많네! 허

 

저녁 노을을 배웅하고 그 동네로 들어가니 이렇듯 멋진 홍매화 한그루가

있었다.

 

아! 아파트 건물에서 조금만 더 떨어져도 수백년은 자랄수

있을텐데!! 허긴 뭐 40년이면 부수고 재개발할텐데, 저런 나무가

남아날 방법이 없겠지만!

 

봄의 교향악은 현재 왕성히 진행중이다 며칠이면 연주는 끝날것이다^

 

이 봄 살아 숨쉬는 우주의 교향악을 맘껏 음미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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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고 내가우네 /비수  
 
 

그저 잠깐 며칠 왔다 가는 목련!

 

올 봄도 이미 목련은 갔습니다^ 저 멀리 가고 아니면 인간을
향해 굳빠이~ 이렇게 손을 흔들듯 그렇게 바람에 흔들리며 저만치
가고 있는 중입니다

 

푸른 풀이 돋아나는 길쭉한 밭 모서리에 한가로이 피어오르는 목련을
상상해 본건 꽤 오래전 일입니다. 명동 카톨릭 회관에서 장자 철학
강의를 함석헌 선생님으로 부터 들을때 그때 작은 팜플렛 같은데에
그런 목련인지 벛나무인지가 서있는 풍광을 본적이 있읍니다

 

팜플렛은 팜플렛일뿐 ! 세상에서 그런 풍광을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와는 정 반대로 하얀 목련의 우아함을 본 건 동네 근처였습니다^ 마치
강아지가 인간과 집 근처에서 잘 살듯 목련 또한 그러해 보였습니다

 

수년간 목련을 보면 정신없이 찍어 두었으나, 더 깨끗한, 더 하얀, 더
우아한 목련은 점점 더 찾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올 같은 코로나
사태임에랴!

 

혹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그거 목련 말이야요~ 질때 보면 너무 지저분하단 말이에요~

난 그런 꽃 그래서 싫어요~~ "

 

그러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 질 때도 아름다운 꽃 있을까? 아름다움이 있으면 지저분함도

함께 있을터!  질때 설혹 좀 필때만은 못하더라도 그것까지도 사랑하는

맘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네에 그래서 목련이 질때 갈색 종이가 구겨져 떨어진거 같아도 동백이

질때 그저 후두둑 아무렇게나 떨어져 나뒹굴어도 다 괜찮읍니다^

 

또 지는 꽃 다음엔 잎새 입니다^  꽃보다 잎이 먼저 나건 잎이 꽃보다

나중에 나건 중요하지 않아요! 꽃도 멋지고 잎도 예쁩니다^ 자연은

그 어느것도 모자람도 넘침도 없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과연 목련이 진짜 우아한 건 맞나요? 

 

뭐 목련이 그렇게 핀 걸 조용히 한참이라도 응시해본 적이 있어야 그게

우아한지 탐스러운지, 그냥 별거 아닌지 알 수 있을거 아니에요?

 

제가 목련을 보러 찍으러 수년을 다녀봐도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시는 커녕 조용히 목련을 구경하는 사람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읍니다

 

목련은 이 봄에 그토록 흰 빛을 발하며 피어나는데, 아무도 봐 주는 이 없이

혼자 핀다면 목련이 섭하지 않을까요?

 

목련의 꽃잎의 향내를 맡아본 적 있으세요?  그 여린 냄새! 살짝 향기가

스며드는 냄새,시원한 청량감! 목련은 본성이 시원합니다. 어떻게 우리

조상들은 그걸 알고 아직 피지 않은 목련의 꽃송이를 말려서 코가 막히는데

일찌기 사용을 했었지요! 신이 라고 해요 그걸!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든 목련은 내가 사는 동네외에

어디 더 멋지게 핀거 찾기가 힘들다~ 야생의 목련은 꽃 송이가

작고 색상도 그닥 하얗지가 않읍니다^  탐스럽고 우아한 자태는 역시

동네 근처의 것들입니다^

 

또 목련은 꽃이 진 후 과실을 남기지 않읍니다^  꽃이 너무 크다보니 과실이

없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작은 꽃을 피우는 나무가 큰 과일을 맺습니다

사과가 그렇고 배가 그렇읍니다^  그러니까 과실도 못 맺는 목련은 그닥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꽃으로만 말하는 목련!  목련의 가치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린 피기 전의 목련꽃 말린것 외에 말입니다^

 

 

 

이렇게 멋진 목련이 피어나는 아파트 라면 의자 가져다 놓고 몇 시간이고

앉아 있어도 좋을거 같읍니다. 조경 한답시고 중간을 싹뚝 자르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저런 목련이 있는 동네는 뭔가 시원함이 있지 않을까요?

시원한 동네!  반대로 답답한 동네!

 

그저 동네에서 피고 지는 목련이 좀더 사람들의 사랑과 주목을 더 받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거 이제 목련 다 졌는데 그런 얘길 하면 뭐합니까? 진즉

좀 올려 주시지~ 네에 뭐 그럴수도 있지만, 올해 못 봤으면 내년에 보면 되

잖읍니까? 꽃이건 잎이건 단풍이건 사실은 1년 전에 미리 봐 둬야 합니다^

 

" 아! 내년 봄엔 이런 꽃이 여기에 피겠네! 금년 가을 단풍은 저기가 멋지겠네"

이런 걸 여기 저기 돌아다닐때 미리 눈여겨 봐둬야 하는 거지요!  

 

목련의 아름다움을 필설로 해 보려니 참 힘이 드는군요! 이건 아름답다

저건 아니다! 이렇게 말할순 있지만, 모든 꽃이 다 아름답다고 말할순 없지

않을까요?  아무 벛꽃이나 아무 목련이나, 아무 감 나무나 다 이쁘진 않지요!

 

 

목련이 지면 그뿐 !

그저 한 며칠 섭섭해 뒤를 돌아볼뿐!

그렇게 올 봄도 지나 갑니다^

 

괜찮은 목련 몇장 올려보려 했는데, 그닥 여의치가 않군요!

사실 이젠 목련을 봐도 달려 가지를 않게 됩니다^ 너무 많이 봐서 그런게

아니라 열정이 식었기 때문같읍니다^

 

약국앞 바로 건너편에 피어나던 목련입니다. 야외 음악당에

어디선가 가져다 심었던 목련입니다^ 올핸 이미 다 져서 흔적도

없읍니다^

 

비록 그렇다해도 역시 아직 하얀 목련을 보면 연분홍 진달래를 보는것

만큼이나 뒤를 돌아봅니다^ 

 

하얗고 크고 탐스럽고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목련!

올 봄은 그닥 가슴에 와 닿는 녀석을 보진 못했지만, 내년 봄을 다시

기약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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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바람에 봄치마 휘날리더라

저 고개 넘어간 사랑마차 소식을 싣고서 언제오나

그날이 그리워 오늘도 길을 걸어 노래를 부르느니

노래를 불러 앉아도 새가 울고 서도 새 울어

맹세를 두고간 봄날의 길은 멀다 

 

 

 

 이 산 저 산 다 흟어보고 이 동네 저 동네 다 돌아다녀 봐도

봄에 진달래 만큼 가슴을 물들이는 게 없네요!

그 연분홍! 그 붉음! 그 하늘거림^ 그 화사함!

 

거기다 어릴적 추억까지! 소월의 진달래를 아무리 들여다 봐도

웬지 내가 느끼는 진달래의 맛은 안 나는듯허고

마야의 진달래 노래를 들어도

역시 그런 맛은 느껴지지 않네요!

 

그럼 봄의 진달래는 과연 뭐냐?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

'

 

강산을 연분홍으로 물들이는 진달래를 이렇게 시작하는게

과연 우리 정서에 맞을까? 뭐 자꾸 소월의 진달래를 언급하는 건

그나마 진달래를 노래한 분이 소월밖에 생각이 안 나기 때문입니다

 

 

진달래는 사실 봄에 맨 먼저 피는꽃도

아닙니다. 먼저 피어서 반갑고 그리운 꽃이 아닌 셈이지요!

맨 먼저 피는 꽃은 복수초 라는게 있고 산수유도 매화도 모두 진달래

보다는 먼저 핍니다^

 

 

그런데 왜 유독 진달래에 정이 갈까? 그 모양이 이쁘든 안 이쁘든

상관없이 진달래 핀것만 보면 눈이 그 쪽으로 돌아가는건 왜일까?

이건 분명 소월의 시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만일 산수유가

분홍으로 피고 매화도 연분홍으로 핀다면 달라질지 모릅니다. 말하자면

연분홍이 주는 느낌이 유독 다른 무엇이 있는건 아닐지 모르겠읍니다

 

동네 앞산에서

 

물론 진달래가 나에게만 어떤 의미가 클수도 있읍니다^ 목련이

더 느낌이 좋은 분도, 매화가 더 좋은 분도, 개나리가 유독 매력이

있는 분도 계실겁니다. 단지 이제 거의 현대인들의 머리와 가슴속에

잊혀져간듯한 이 진달래를 그냥 건너뛰기엔 너무 아쉬워서 한글자

한사진 남겨보는 중입니다^

 

 

산에 산에 피어 있는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그냥 여리고 호젓한 한송이 꽃입니다^

진달래는 바로 이렇게 호젓히 혼자 피는데 더 정감이 가고 멋이

있는거 같아요!

 

진달래의 이런 모습이 웬지 더 저는 정감이 갑니다^

용인으로 이사 오고 몇년간 3월 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앞산을 올랐읍니다

 

 

 

어릴적 고향에서 이른 봄 진달래를 보았습니다. 그것은 저 아래

큰 동네 그중에도 중간쯤 있는 어떤 집 장독대 위에 무리지어 피어

오르던 진달래였습니다. 진달래가 피면 온 동네가 화안하게 빛이

나는듯했고 내 가슴에도 빛이 밝혀졌으며 웬지 좀 살것같은 기분이

그때부터 들기 시작했지요!

 

 

그쯤이면 멀리 깊은 산중으로 나무하러 갔다 오시던 아버지의 지게

윗 부분에도 진달래가 한묶음 꼿혀져 돌아오시곤 했습니다. 그 진달래는

집에다 두기 보다는 우리들 먹으라고 꺽어 오든거 였습니다.

이른 봄철 아무것도 변변히 먹을게 없던 시골엔 진달래가 피는게

마치 복음과도 같은거였습니다. 진달래도 냉이도 다 먹을거였습니다

들에 올라 오는 삠비기 풀도 마찬가지였지요! 물론 칡도 한몫 했지요.

 

진달래를 먹다 보면 입안이 파래 집니다. 그래서 많이 먹을수는 없읍니다

그저 한 여나믄 잎새 많아야 따 먹을 뿐입니다^ 아버지의 지게에서

손으로 넘어온 진달래는 이손 저손으로 형님과 누나의 손을 거쳐 갔

읍니다. 저녁 햇살이 자욱하게 긴 그림자 꼬리를 내리며 비칠때 멀리서도

쉽게 구분이 갔던 아버지 지게의 연분홍 진달래 묶음을 기억합니다^

 

 

 

진달래는 마치 새색시 같읍니다^ 댕기치마 입에 물고 살짝

대문에 숨어있는 색시 말입니다^

 

세상에 그 어느 꽃이 이런 진달래보다 더 가슴에 스며 있을까요?

 

 

 

좋다는 꽃 다 보아왔지만,아직은 이 진달래를 능가할순 없을듯

합니다 아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몇년전 죽산

에서 아주 오래된듯한 진달래를 봤습니다. 그 옛날 봐오던 그런 진달래가

아니었지요!

 

아주 오래된 진달래!!

 

 

그러나 이런 오래묶은 진달래는 한잎 입에 넣어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뭐랄까! 하여튼 뭐 그런거! 오래 묶은 거북등을

보는 느낌? 같은거!

 

 

 

 

제 고향 뒷동네에서 본 진달래는 이랬었지요!

역시나 연하고 순하고!! 2020.3월 말쯤 이었읍니다

 

 

갈 길도 길건만 봄날도 길고 길더라
돌 집어 풀밭에 던져보면
이렇단 대답이 있을소냐
그날이 그리워 오늘도 길을 걸어
노래를 부르느니 노래를 불러
산넘어 산 있고 물건너 벌판
기약을 두고 간 봄날의 길은 멀다

 

범나비 바람에 댕기가 풀어지더라
산허리 휘감은 아지랑이
봄날은 소식도 잊었는가
그날이 그리워 오늘도 길을 걸어
노래를 부르느니 노래를 불러
아가씨 가슴 속에 붉은 정성도
행복을 두고간 마차의 길은 멀다

 

 

이난영의 진달래 시첩을 원곡 대신 장세정이 부른걸로 가져와 봤습니다만,

뭐 가사나 노래가락이나 아주 제가 바라는 환상의 조합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는 그래도 진달래에 대한 아련한 느낌을 저렇게라도

전해주고 있지 않읍니까?

 

이제 봄 끝나면 진달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터~ 이 땅에 희망과

꿈을 함께 퍼 날라주던 진달래의 추억도 없어질테지요!

 

올 봄은 유달리 더 안타깝고 애수가 밀려오는듯 합니다.

코로나 탓만해야할지! 잘 모르겠군요! 사람들의 손 발을 묶어두고

홀로 오고 가는 이 봄날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2020.4.3 죽산 칠장사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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