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불어닥친 트롯 열풍에 혹자는 어안이 벙벙할수도 있을것
이다. 언제부터 이 나라가 트롯으로 이렇게 떠들썩 했었던가?
암튼 그래서 도대체 트롯이 뭐야? 뭐가 트롯이고 트롯의 맛은
뭐인데? 이런 생각을 새삼 해 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노래 경연이란 것은 출전하는 가수들에게도 엄청난 훈련과
공부가 되지만, 이를 듣고 감상하는 청중들도 동시에 듣는 수준이 업그
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것이 자명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경과할수록 출전자들 간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개개인의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순 없으나 세밀하게 들어 보면 분명 그들간에 어떤 차이점이 있음을
점차 느끼게 된다
대체 나 라면 무슨 기준으로 미스트롯,미스터 트롯을 선정할 것이며
요즘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MBN 의 보이스 트롯을 평가할 것인가?
나 자신이 평가자가 되어 보는것도 꽤나 흥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
지기도 한다
요즘 여름 휴가철 이지만 전혀 느낌이 없다. 갈데도 마땅찮고 코로나
여파로 별 기분도 나지 않는다. 그 와중에 금요일 밤(7.31) 보이스
트롯이 있어 밤 늦게까지 시름을 놓아 본다.
한때 수준 낮은 노래쯤으로 여겨지던 트롯이 이 정도로 재미
있을줄은 미처 몰랐다고들 야단이었다. 그러나 TV 시청자가 나름
일정 수준 이상의 트롯 감수성과 판단 기준을 다 갖췄다고 말할순
없을 것이다. 젊은이.중 장년층,남자 여자,직업가수,아마추어,트롯
애호가 비 애호가 등등 천차만별의 감수성과 판단 기준이 혼존할건
당연지사이다!
전부터 이런 생각을 좀 했었는데, 10%를 넘는 시청률과 가수 지망생이
아닌 배우,코미디언,기타 방송관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주류를 이루는
이번 보이스트롯은 이전의 그것들보다 또 다른 매력을 주기에 충분
했다. 출연자 개개인의 애닯은 인생사는 물론 사연없는 노래가 없을
만큼 우리네 인생사를 손금처럼 들여다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자칭 가요 애호가로써 애창곡 CD 7장을 15년여에 걸쳐 만들어 본
저의 극히 주관적인 판단의 글이오니 비평 보다는 그저 참고 정도로만
읽어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노래, 아니 트롯 그거 들어서 좋으면 됬지 거 뭐 복잡하게
무슨 판단 기준이니 뭐니 난 그런거 모르오!"
이렇게 얘기하는 건 각 개인의 삶의 태도이니 뭐라할 건 못되지만,
냉장고를 하나 사도 TV 를 구입해도 요모 저모 따지고 비교 평가하는데
어찌 노래라고 그런게 없겠는가?
또 트롯에만 국한된게 아니고 다른 장르의 노래에도 상당부분
적용될 수 있다고 나 나름 판단을 해 봅니다. 자 그러면!
1, 목소리의 결
목소리에 무슨 결이요? 하실 수 있으나 두부나 묵을 뽑아낼때 뭉친것
깔깔한것 없이 깔끔하고 매끈한 그런 어떤 걸 생각 하시면 될것이다.
아니면 실크원단과 무명천을 생각하셔도 될것이다. 무명천에는 두툴
두툴 뭔가 깔끔하지 않은 표면이 손에 느껴질 터이지만, 실크는 매끈한
감촉을 전해주지 않던가? 목소리도 이와 비슷하다. 맑고 꾀고리 같은
음색을 연상할 수 있으나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저음 고음을 막론하고
소리의 결에 주름이 잡히지 않는 깔끔한 목소리가 있다.
비단을 만지듯 고운결이
느껴진다
2, 분명한 발음,가사 전달 능력
아무리 빠른 가사도, 음이 낮은 가사도 또렷히 귀에 들리게하는
능력이다. 이것은 일견 쉬운 거 같지만, 구강의 구조와 폐활량의
크기, 단어를 어떻게 평소 발음하는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크게 소리를 지를때 발음이 약간씩 깨지는 가수가 많다. 음정이
아닌 발음 자체에서 그렇다. 저음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구분이
안 가는 가수도 많다. 사실 가사 전달 능력이 부족한 가수는 애초에
특급 가수가 되기는 힘들것이다. 발음은 또박또박 잘하는데 나머지가
시원찮은 가수도 있다. 그러나 명료하지 않은 발음을 하는 가수치고
훌륭한 가수는 없다
3,적절한 감정의 이입
입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을 노래에 삽입
시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개중에는 얼굴을 심하게 찡그려 가며
있는 감정 없는 감정 쥐어 짜내는 가수도 있는데, 그렇게하면 보는 사람이
불편해진다.감정은 가수의 얼굴 몸짓만으로 우러나는 건 아니다. 개중에는
너무 감정에 복받혀 노래를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람이니까! 충분히
그럴수도있다. 너무 밋밋해도 그렇고 너무 필요 이상 과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아무 느낌도 없고 그저 노래라고 하니 불러지는 노래도 많다
4,전체 음의 균형이 맞아야
부분 부분에서는 훌륭하게 잘 흘러가는데 어디선가 약간씩 음의 이어짐이
불안하거나 앞뒤가 안 맞거나 뭔가 어색한 부분이 감지되는 가수가 있다
이런 경우 노래를 감상할때 당연히 끊김이 발생하게 된다. 그 미세한 음의
불협화음이 나머지를 아무리 멋지게 뽑아낸다해도 결국은 노래를
망가뜨리게 된다. 그 예민한 흐름을 평가자들은 귀신같이 감지한다.
물론 일반 청중들도 그렇게 충분히 느낄 수 있을것이다.
5, 음의 색깔, 귀천
위에서 음의 결,즉 소리의 결을 얘기했었다. 거기에 덧붙여 음의 색깔
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음의 색은 여러가지로 따져 볼수가 있을것이다.
우중충한 느낌, 밝은 느낌, 시원한 느낌, 답답한 느낌, 용감한 느낌,
소극적 느낌,간지러운 느낌,진중한 느낌,정직한 느낌,소박한 느낌,등등
부르는 사람뿐 아니라 듣는 이의 개성이기도한데, 웬지 음색에 귀티가
흐르는 고급진 느낌이 드는가 하면 반대로 이상하게 목소리가 싼티가 나고
다른말로 표현하면 저급한 느낌이 드는 경우이다. 이것은 가수의 타고난
어떤 성향이라 할수 있는데, 연습으로 쉽게 바뀌는 건 아니다. 과거에 성악
이나 가요등을 부르는 이의 음색이 고급지고 귀하다는 선입견이 있었고 가요
특히 트롯을 부르는 가수를 저급한 목소리로 일괄 평가절하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노래의 장르로 결정되는게 아닌듯하다. 천상의 목소리는 장르로
규정할수 있는게 아니다. 또 천상의 목소리라해서 모든 이를 감동시키는것도
아니다. 배호의 목소리를 예로 들면 무겁고 낮게 깔리는 저음이면서도 고음
부에서는 아주 청량한 시원한 맛을 주었다. 이 시원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답답한 목소리,어딘가에 막힌듯한 목소리를 비교해서 들으면 금세 판별이
된다
6,목소리에 생명력이 있다. 죽은 목소리다
노래에 맛이 있다
어떤 목소리가 살아있고 어떤 목소리가 죽어있나? 그 판단 기준은
어디에 있나? 흔히 듣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면 살아있다,, 아무
감동이 없으면 죽은 목소리다 이렇게 말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노래에 맛이
있다, 맛이 없고 덤덤하다 라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꽤 노래를 잘하는 거
같은데 웬지 마치 나무토막을 씹는듯 무미 건조한 맛이 없는 노래를
하는 이가 있다.
차제에 고음에대한 것인데,일부 사람들은 무조건 크게 소리를 지르고 쭉
뽑아 올리면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청중평가에서 고음으로 크게 소리를 내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이것이 무의식중에 이입되어 노래방을 가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이가 꽤나 많다. 물론 고음 부분이 중요하지만 고음이 전부는
아님을 기억하면 좋을듯하다
7. 듣는 나의 문제
노래 감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것이 듣는 이의 마음의 깊이, 음을 느끼는
감도의 수준, 다른 말로하면 듣는 이의 인문학적 수준이 많이 작용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것이다. 대체로 감성적 영역이 죽어있는 사람들에겐 천상의
목소리가 들리긴 힘들것이다. 그런 경우는 노래만 그런게 아니고
글이나,시,기타 문학적 예술적 전반에 걸쳐 감수성이 떨어지며 별
느낌을 받지못할 공산이 크다 할것이다. 즉 듣는 나의 수용체 능력이
예민하고 높아야 상대적으로 하이퀄리티로 노래를 판단 가능하다 말할 수
있을것이다
8. 장비의 문제
그리고 끝으로 노래를 정교하게 감상하려면 질좋은 헤드폰,혹은 이어폰은
필수이며 집에서 TV 시청이라면 하이 퀄리티의 스피커가 장착된 제품이 좋을
것이다. 무딘 스피커, 무딘 헤드폰으로 그냥 들어서는 위의 여러 사항을
고려한 적극적 노래 감상 및 평가는 힘들것이다. 물론 좋지않은 여건으로
들어도 좋은 노래는 좋게,엉터리 노래는 엉터리로 들릴 가능성이 많지만,
각각 악기의 미세한 울림, 목소리의 여러 특징,가사 전달,감정의 흐름 등등을
조밀하게 캐치하려면 당연 이런것이 갖춰지는게 좋을것으로 생각된다
트롯이 대세라 하니 나도 함 관심을 갖고 들어 볼까? 이렇게 하는것은
매우 좋은 계기가 될것이다. 이참에 트롯은 전혀 나의 관심사가 아니
었는데 트롯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그러나 아무리
트롯이 우리 민족의 전통 노래라해도 전혀 흥미가 없는 분들도 계신다.
특히 젊은 세대는 더 그렇다.
그렇다고 트롯을 좋아하니 세월 다 산 올드세대라 하지도 말자!
나이 들었다고 누구나 다 트롯을 좋아하게 되는것도 아니다.
트롯에서 인생을 읽는것도, 혹은 감동을 전혀 못 받는것도 다 개인적
취향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가능하면 그것이 트롯이건 다른
무엇이건 좋은 느낌, 좋은 감동을 많이 받는게
행복한 삶이라고 말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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