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케오 신사뒤의 수령 3,000년짜리 나무 (2016.5. 촬영)
옛날 石이라는 도편수가 제(齊)나라를 그의 제자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곡원(曲轅)이란 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마침 그곳에는 거대한 상수리
나무가 한 그루 있어 마을에서는 그 나무를 神木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그 거대한 모습을 형용하면, 나무 뒤에는 수 천필의 소가 쉴수 있는 그늘이
지며, 나무통의 굵기는 백 아름이나 되고, 높이는 산을 내려다 볼 정도 였습니다.
지상에서 70~80자 되는 곳에서 가지가 갈라졌지만, 그 가지 하나로 배를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큰 나뭇가지가 몇 십 개나 펼쳐져 있었습니다.
위용이 이럴진데, 이 큰 나무를 한 번이라도 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러나 石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그 나무를 그냥 휘적
휘적 지나치고 마는게 아닙니까. 놀란채 겨우 뒤쫓아간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나는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따라다니게 된 뒤로 이와 같이 훌륭한 나무는
처음 보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거들떠 보시지도 않고 그대로
지나쳐 버리시니 어찌된 일입니까?"
"그런 소리 말라. 그건 아무 쓸모 없는 나무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을 짜면 곧 썩어 버리고, 가구를 만들면 곧 파괴되고, 문을 만들면 진
이 흘러 버리고, 기둥을 만들면 곧 좀이 먹는다. 그러니 그 나무는 아무
쓸모도 없는 나무다. 아무 쓸모도 없으니까 그렇게 오래도록 살 수 있었
던 것이다."
과연 도편수다운 안목에서, 제자들과는 보는 눈이 달랐습니다.그러나
도편수인 石이 여행에서 돌아온 그날 밤, 큰 나무의 영혼이 꿈에 현몽하여
도편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나를 무엇에다 비교하여 쓸모 없다고 하느냐. 너는 나를 쓸모있는
나무에 비교 하려는 것이냐. 대체 배.귤.유자와 같은 나무는 그대들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열매가 익으면 잡아 뜯기고, 잡아 뜯기면 가지가
부러진다. 큰 가지는 찢기고 작은 가지는 잡아 당겨 꺾이기도 한다. 이것은
나무에 열리는 열매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나무는
天命을 다하지 못하고 도중에 죽게 된다.
스스로 타격을 받도록 만든 것이다. 세상의 일이란 모두 이와 같으니라.그
러나 나는 쓸모없기를 내 스스로 오랫동안 바라온 터다. 지금까지 나는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만약 내가 쓸모있는 나무였다면 어찌 이토록
오래 살 수 있었겠느냐.
너도 나도 모두 하찮은 것인데, 어찌 서로 헐뜯을 수 있겠느냐. 너처럼
죽은 것과 다름없는 쓸모없는 인간이 어찌 산목(散木)의 뜻을 알겠느냐."
莊子가 이 큰 나무에게 시킨 말이야말로 곧, 莊子가 하고자 하는 말이였
을 겁니다. 즉, 莊子는 내편(內篇) 人間世 篇의
" 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는 것의 쓸모는 알아도, 쓸모 없는 것의 쓸모는
모른다" 는,
인개지유용지용(人皆至有用之用) 이막지무용지용야(而莫至無用之用也)
란 깨우침의 말을, 이 시대의 용렬(庸劣)한 爲政者들과 편벽(偏僻)한 後人
들에게 이미 2,500년이나 전에 미리 예견하고서, 이렇듯 통렬한 비유와
우화로써 우리들을 아프게 질타하고 있습니다.
^^^^
2,005년도에 어디선가 보고 가져온 글인데, 쓸모 있는것의 쓸모만 너무 생각
하는 건 아닌지,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좀 살펴보는 눈을 이제라도 가져야하나?
자문해 보면서 다시 올려 봅니다. 이곳 게시판은 순전히 제 생각이나 시,등을
올리는 곳인데 처음 글을 가져와 봅니다^
(마로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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