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효종대왕 능 근처

 

 

어젯밤 영국에서 벌어진 윔블던 테니스 남자 결승전을 보다보다 결국 지쳐서

자고 말았습니다. 서브 게임을 단 한 차례도 놓치지않고 끈질기게 승부하는

테니스를 보며 웬지 인간이 아닌 기계나 로봇이 경기를하는 거 같은 인상을 받았읍니다.

 

1;1,2;2,3;3 -- 결국 셋트 스코어 1;1,2;2, 해서 2;2 가 되고 최종 5셋트에서도

5;5,6;6,7;7,10;9 되는 걸 보다가 때려쳤읍니다. 아침에 보니 타이거 우즈가 윔블던

테니스 우승자 로저 페더러로부터 우승 인사를 받았다나? 허니 페더러 가 결국 이긴

모양입니다.

 

앤디 로딕이나 로저 페더러나 워낙 실력이 출중하고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게임이다 보니

저런 결과가 나오긴 했지마는, 뭐랄가요, 테니스의 매력이 저런데 있는 건 분명 아닐겁니다.

적어도 골프는 그렇게 연장전을 가도 오래 끌지는 않읍니다. 연장 서너홀이면 대개 끝장이

납니다. 그게 인간의 한계이고 매력일수도 있읍니다. 무쇠 힘줄같은 지긋지긋한 듀스~~

테니스의 한계라 할까요??

 

새벽에 일어나 보니 이은정이 제이미파 오엔스코닝 클래식에서 연장전끝에 간단히 우승을

했읍니다. 사실 끝까지 따라붙은 모건 프리셀이 기세로 보아 연장 우승가능 성이 더 커보여

[아무래두 넘 좋은 일 시키겠군]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던 터였읍니다. 웬지 이은정이 좀 물러

보였기 때문입니다. 헌데 서드샷을 하는 프리셀의 자신감이 너무 컸었나요.. 백스핀이 걸린

공이 에지 밖으로 조금 흘러내렸읍니다. 이걸 본 이은정 웻지를 눞혀서 칼로 무우를 자르듯

비스듬히 친 공이 홀에 가깝게 붙었읍니다.

 

전날 같은 홀에서 짧은 버디펏을 놓친것과는 달리 침착히 홀을 쭉 지나치는 펏으로 가볍게

버디를 성공시킵니다. 더러는 무명 선수가 우승을 하는것이 좋읍니다. 너무 혼자 다 해먹는

건 사실 별로지요 . 타이거 우즈가 펄펄나는 건 어떤 의미론 재미없는 일입니다.

상금도 좀 골고루 나눠 먹어야지요. 혼자 독식하는 건 아직까지 우리가 더 좋은 방식을 찾아

내지 못한 때문 이기도 합니다.

 

로저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15승 기록도 전무한 대 기록이지만,실은 앤디로딕도 한번쯤

페더러를 이겨 보는것이 더 보기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문닫고 가려는데,가요무대가 시작되네요^ 백발의 쟈니리가 [뜨거운 안녕]을 부르고

내려갑니다.

 

골프도 노래도 계속 쉬지말고 해 나가야 유지가 되는것이고 보면 참 할일도 많읍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장호원으로 향합니다. 원래 골프경기 최종일은 랠러리로 붐벼

사실은 집에서 편안히 맥주나 마시며 소파에 기대 관전하는게 좋지만

일단 블랙스톤이라는 골프장이 궁금하여 아들과 함께 갔읍니다.

셔틀을 타고 내려서 걸어올라 가는길^^

 

클럽하우스 뒤편에 큼지막한 연습 그린이 있군요^

 

웅장하기로 소문난 클럽 하우스가 살짝 보입니다. 호화롭고 거대한 클럽 하우스!

뭐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을라나요~

 

챔피언 조가 아직 출발하지 않았지만 서둘러 리 웨스트우드-김경태 조를 쫓아가 봤읍니다.

리 웨스트우드는 TV 에서 보던거와는 완전 딴판으로 기골이 장대하고 덩치도 상당히

묵직하네요`

 

황사가 자욱한 이날,, 파4 ,3번 홀인거 같은데,내리막 380야드 라는거 같은데 앞조의 리웨스트우드

김경태, 지금 조의 김대현,량웬총 모두 드라이버로 원 온을 노립니다. 그중 원 온은 리웨스트우드 뿐

이고 나머지는 모두 크거나 약간 짧거나 그린 옆 숲으로 가거나, 믿었던 김대현은 이날

샷이 더러 부정확합니다. 어프로치가 길고,벙커샷이 타핑으로 날라 가고 등등~

 

파3 214 미터인가 인데,웨스트우드,김경태 모두 멋지게 잘 올리네요. 그중 가장 가까운

김경태 버디를 놓치고 웨스트우드 내리막 버디 펏이 많이 짧자 퍼터를 공중에 휘두르며

신경질을 냅니다. 그린이 너무 늦기는 늦네요. 좀더 빠르게 할 수 있을텐데,

그린 망가질까 두려운건지,

 

9번홀 좌우 벙커에 약간 애매하게 굽은 페어웨이..어떻게 칠까 긍금했는데,

오너 박상현~ 아주 낮고 기차게 티샷을 날립니다. 뒤이어 더스틴 존슨은 더 기차게

멀리 때려냅니다.ㅎㅎ

 

본부석으로 물 사러 가다가 얼핏 본 10번 홀^ 양웬총이 우드로 왕창 슬라이스 내서

우측 화단속으로 날립니다. 보기 보다 어려운 홀인가 봅니다. 나중에 보니 장타자

더스틴 존슨은 훅이 나서 왼쪽 산밑에서 허우적 대더군요^

 

자,이쯤에서 장타와 스코어의 관계를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거 같군요~ 돈이 좋지만 인생의 전부가

아닌것처럼, 장타가 부럽지만 그게 골프의 전부가

결코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11번 홀에서 팀을 패스시키고 막 팀 히메네스를 기다려 봅니다.

예상 우승자 맞추기에서 저는 히메네스를 아들은 웨스트우드를

써넣고 왔는데, 일단 40이 넘은 히메네스의 스윙이

제가 참고할 부분이 많을거 같았읍니다.

 

일단 세계적 선수들의 용품은 어떤 건지 궁금한데,

히메네스는 핑을 , 웨스트우드도 핑을 들고 있더군요^

 

내리막 고저차가 엄청 심한 12번 홀 입니다.

히메네스는 이 홀 티샷이 많이 짧았지만 가까스로

파를 쎄이브 합니다.

 

인공 호수를 끼고 도는 13-14-15 번 홀입니다.

저쪽 우측으로 돌아오는 파5 에서 웨스트우드는

버디를 기록했지만 히메네스는 100여 미터 써드샷을 우측

벙커에 빠뜨려 간신히 파를 합니다.

 

 

쫒아가기도 구찮고 해서 15번 홀 그린 뒤에 앉아 플레이를 보기로 합니다.

저기 핑크바지의 박상현도 짧은 버디를 놓쳤고 히메네스도 겨우 파로

만족하고,히메네스는 이 홀 포함 17번 홀,18번 홀

모두 버디 기회를 날려 버립니다.

 

아마도 운이 여기까지인듯하군요^ 왜냐면 100미터 남짓한 거리

에서 모두 벙커에 공을 빠뜨렸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15,17 두 홀중 하나는 붙여서 버디를 성공시켜야 했고

그렇게 됬으면 18번홀에서 여유있게 버디를 노릴 수 있었을텐데,

 

히메네스가 통한의 버디를 놓치고 파 펏을 하는 모습니다.

15번 17번 홀에서 그렇게 잘 붙여 파세이브를 하던 그가 18번 홀에서

간단한 벙커샷을 못 붙이네요. 붙이기만 하면 버디인데,

동타로 연장을 갈수 있는데,

 

40중반의 히메네스에게 응원을 하는 것은 아무래두 젊은

웨스트우드보다 기회가 적어지는 그가

우승을하길 바래서인듯합니다.

 

많은 논란도 있었지만 블랙스톤 골프장 자체는 대회를 치르기에

손색없는 좋은곳 같았읍니다.

 

단지 그린을 좀 더 빠르게 해줄수 없었나 하는 점이고 ,

원래 이천-여주의 야산은 나무가 울창한 곳이 아니지요.

멋진 페어웨이에 비해 주변 산림이 그에 많이 못 미치는

아쉬움이 있읍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건 극복되기 힘든

부분일듯 합니다.

 

셔틀을 타고 나오는데 청미천의 벌판이 보입니다.

갈대와, 밀을 심은 개울~ 저 상류로 3십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가 자란 일죽이란 곳이 있읍니다.

 

황사와 온종일 걸은 발의 피로를 풀고자 20키로 떨어진 앙성 능암 온천으로 향합니다.

이곳은 전에 가끔씩 오던곳으로 동네 싸우나와는 완전히 효과가 다르게

느껴지는 온천입니다.

 

온천후 바로 근처에있는 한우 직판장으로 가서 괜찮은 고기

몇덩이를 구입했읍니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갈차례...다시 장호원 감곡ic 부근에 위치한

"외할머니집"으로

달립니다.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능암온천-장호원 길을 가며 부드러운 능선을 찍어 봅니다.

 

 

여기가 외할머니집~

저녁을 부지런히 먹어 치웁니다. 점심에 김밥 두줄로 때웠는데,

하루죙일 걷고 온천욕을 마치니 배가 많이 고픕니다.

 

 

그리고 찾아간 여주의 세종 대왕릉~ 여기서 나오는 샘물을 아들은

전 부터 아주 좋아합니다.

 

이번 블랙스톤에 동행한 건 순전히 여주 세종대왕릉의 생수를 받아올

욕심이었을거라 생각해 봅니다. 그만큼 아들은 물에 대한 애착이 많읍니다. ㅎㅎ

 

골프 연습장은 더러 갔지만 필드란델 한번도 못 가본 아들이 무슨 그리 골프대회에

재미가 있었겠읍니까?

 

이렇게 해서 5월의 첫날은 장호원의 블랙스톤으로 앙성의 탄산 온천으로 그리고

여주의 세종 대왕릉으로 해서 마치게 되는군요!

 

담주는 양평 용문산의 산채 비빔밥을 먹으러 가는 날입니다.

5월초 1년에 한번 꼭 가는 용문산 산채^^

 

또 다음주가 기다려 집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