おもいで酒(추억의 술) / maronie

 

 

2011 년 북해도 스키에 이어 2년 후 2번째 스키 여행을 시작했다.

 

북해도에는 400여 개의 스키장이 있다고 한다. 섬이지만 면적도 크고 높은 산도
많고 결정적으로 겨울에 눈이 많이 오니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말이 400개지 웬만한 동네엔 모두 스키장이 하나 이상씩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원체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겨울에 접근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저기 다 가 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해서 이번 스키는 1차 때 좋았던 키로로 하나로 정했다. 

 

 인천에서 목요 저녁 6시50분 출발,, 일요일 아침 8시 반 귀국하는 KAL이다.

실상 여행은 딱 2일인 셈이었다.   

 

삿포로에 밤 9시가 넘어 도착하여 부리나케 뛰어 오따루 가는 열차를 찾았다. 

처음엔 도착되어 있는 열차를 무조건 타 보니 다른 열차였다. 아 뿔싸! 

열차를 내려 다시 목적지를 확인하고 제대로 열차를 탑승했다. 

 

하염없이 쉬어가는 보통 열차는 밤 11시 반이 돼서야 오따루에 도착했다. 역 앞 100미터에 있는

Dormy inn Hotel Otaru에 짐을 풀고 온천부터 끝냈다.

 

천연 나트륨 온천 이라는데,, 깨끗하고 정갈한 욕조에 은은한 온천 냄새~ 작지만 노천탕도 마련되어

있었다. 온천 하나 더 있는 것이 3박에 8,000엔이 더 비쌌는데 결국 그 값을 우리는 3일에 걸쳐

충분히 뽑았다.

 

온천을 마치고 2년 전 추억이 남아 있는 오따루 시내를 밤늦게 산책했다.

그땐 잘 몰랐는데 이제 보니 오따루는 참 작은 동네다. 역에서 운하까지 즉 바다 까지래야 2-300

미터에 불과하다.

사람도 없고 쓸쓸하여 곧 되돌아오다 로손 편의점에서 맥주 두어 병과 우유 등을 구입했다.  

 

미지근한 맥주를 도로 옆 눈 속에 파묻고 잠시

시원해지기를 기다리며 ^*

 

숙소에 돌아오니 새벽 1시 반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프런트에 내일 5시 반에

모닝콜을 부탁했다.

야! 이거 몇 시간 자는 거야^* 그럼..

 

아침에 겨우 일어나 아침밥을 먹으려고 주변 三角 시장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재래시장으로 조그만 곳이다. 다께다(武田) 음식 체인점이라는 시장 내 식당에

자리를 잡고 이름도 모르는 생선구이를 주문했다.

나중에 보니 이게 임연수어란 생선이었다. 임연수어는 생선중에 가장 맛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또,

 

밥은 왜 그리 많이 주는지,, 겨우겨우 밥을 다 먹었다.  

 

생선 종류는 많았지만, 어떤 것이 맛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전에도 보았던 눈사태를 막는 장치들^*

꽤 높은 고갯길을 넘어서 버스는 달렸다. 금요일이긴 했지만 정말 이 좋은 키로로 스키장을

가는 사람이 이렇게나 없다니^*  

 

어마하게 쌓인 눈 능선을 보니 얏호! 소리가 절로 나온다^* 정말 스키장 가는 길답다.

 

 

자! 드디어 센터에 당도했다. 멋진 눈 기왓장이 반겨준다. 

 

 

 

쌓인 눈을 이렇게 멋지게 잘라 놓아 보기에도 참 근사하다. 친한 친구처럼

맞아주는 저 눈 동산^*  

 

 

렌트에 앞서 우선 도어를 열고 나가서 사진부터 한 장 찍어 본다.

키로로는 아담하고 그리 높지 않아 딱 나 같은 사람에게 적당한 곳이다. 

 

 

그리고 이 나무 하나,, 두 번째 내려오며 찾은 보물이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키로로에서 이 나무 한 그루만 보고 가도

미련이 없을 정도로 너무 멋진 모습이었다^*

 

여기까지 보면서 나는 수십 년 전 보았던 영화 닥터 지바고의

그 겨울 눈 속 정경이 떠올랐다^*

그러나 지바고의 풍광보다 실제 이것이 훨씬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좀 더 아래로 내려와 보니 이런 풍광도 있었다. 

사실 이쯤 되면 스키는 뒷전이고 눈에 덮인 풍광을 보는 게 먼저가 된다.

국내에선 이런 모습을 스키장에서 도무지 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라산이나 덕유산등에서 멋진 설경을 볼 수는 있지만, 스키장에서는

좀 그렇다는 얘기다.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오래된 고목과 많은 눈이 만들어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내 겨울 여행 경험이 일천하여 그럴수도 있을것이다. 

 

 

 

 

결국 이 코스 한번 내려오는데 한 시간을 소요하고 말았다^*

 

아들과 나는 스키 반, 경치 구경 반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2년 전 왔을 때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끽했다. 이날 날씨가 흐려서 좋은 사진이

만들어 지기 어려웠지만,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전혀 풍광에는 관심이 없는 듯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한테는 더 좋았다. 

 

 

 

 

잔 가지~ 굵은 가지~ 자작나무의 진짜 멋진 모습^*

 

 

우리들 스키는 저렇게 세워두고~~ 사진 촬영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  

 

두 번째 찾은 키로로 스키 첫날의 오전 시간은 이렇게 황홀한 기쁨을 만끽하며

마감을 하였다. 

 

자 점심을 먹고 오후 스키에 나선다. 

 

 

 

 

 

 

지난 1차 방문때도 생각지 못했고 이번 2차 방문에 생각을 해 낸

파라다이스 코스의 설경과 고즈넉함이 어우러진 코스를 정신없이

감상하며 내려와 본다.

 

스키장도 어찌보면 운이 좋아야 멋진 코스를 즐길 수 있는 거 같다. 

눈이 너무 많이 와도 바람이 많이 불어도 제대로 코스를 즐기기는 어렵다.

이날 이 코스는 내가 왜 스키를 타게 되어서 행복한지를 실감케 해 주었다. 

 

 

 

 

키로로가 북해도에서 가장 멋진 스키장이라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훌륭한 스키장임은 분명하다. 각 개인의 스키 실력과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스키장은 다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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