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쓴 글에 '코스모스를 노래하다' 인가 하는 걸
얼핏 본 적이 있다. 허긴 김상희가 부른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이렇게 시작하는 가을의 명곡도 있긴 하다

 

카카오 스토리에 2017년 9월 18일에 내가 올렸던
코스모스 관련 글이 떳다. 찬찬히 읽어 보니 이거 내가
쓴거 맞나? 싶다

 

사진은 당시의 것 외에 그후 찍은 것도 몇장 첨부해서 올려
본다

 

 

코스모스 ^*

 

진달래가 봄을 대표한다면
가을은?
코스모스^

 

그런데 늘 우리 곁에 피어 있을줄 알았던 코스모스가
사실은 일부러 찾아 가야만 볼 수 있는 꽃이었다. 차 타고
아무 시골길이나 달리면 아주 쉽게 만날줄 알았던 코스
모스인데, 정작 달려 보니 찾기가 만만치 않았다

 

 

 

 

 

아무데서나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꽃이 아니었던
것이다
누군가의 손길이 더해져야 볼 수 있는 귀한 꽃이더라~

 

마을 어귀에 살짝 무리지어 핀 코스모스를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 동네의 인품이 배어 나오는 꽃 !
동네 입구에 코스모스 한 무리조차 없으면 쓸슬허지~아니
그보다 웬지 인심이 나쁠거 같은 느낌이 드는건 나만의
추측일까?

 

 

미리내 가는길

 

 

개천변에 인공적으로 대단지로 만들어 놓은 코스모스에는
사실 별 관심이 없다. 거기다 변종으로 모양도 특이하게 색상도
요상하게 만들어 놓았다. 허나, 자연에 인간이 손을 대어 더 멋지게
변한 경우는 거의 없다. 동백도 그렇고 무궁화도 그렇고~

 

코스모스는 일부러 대단지를 만들고 거기다 돈을 쏟아 붓는 그런
것일 필요가 없는 꽃이다. 구불구불한 시골길 옆에 혹은 마을 어귀에
또는 집 근처에,아파트 화단에,그저 조그만 정성으로 씨뿌리고 키우면
되는 그런 꽃이다

 

그렇게 해서 어느날 이 나라가 온통 코스모스의 천국이 된들 어떠하랴!

 

코스모스는 가을을 노래하고 가을은 코스모스로 인해 그 향기가 덧칠해
진다
코스모스 한 송이에 어떤 우주의 원리가 들어 있을까?
아직 코스모스는 한창 피어나고 있다
시골 길가에~ 동네 어귀에~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가난한 이들의
마음속에!!

 

 

 

 

 

 

윤증 고택 바로위 노성산의 매미소리




한 여름 괜찮은 풍광은 무엇일까? 굳이 최고란 말은 쓸 필요가
없을것이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본격 여름더위가 시작되는거 같지만, 실상 자연은
이제부터 전성기를 지나고 익어가는 과정으로 돌입한듯하다
들판의 벼도 푸르게 무한 자랄거 같지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익기 시작했다~ 아마도 곧 고개를 숙일것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그려보는 최상의 여름 풍광! 각자 나름의 그림이
있기 마련이다! 
 
푸른 바다! 깊은 계곡~  나무 그늘,, 들판,, 하얀 모래가 빛나는 개울
그 옛날의 원두막, 푸른 초원~  등등 ^


 
충청 이남 경북, 부산 전라도 지방엔 배롱나무란게 있다. 경포대 부근
에도 있다.  단지 어릴적 본적이 없어 가슴에 새겨진 추억같은건 없다
지금 우리 동네에도 빨갛게 피어나고 있긴하다! 수령이 일천하여 그닥
볼품이 없긴하지만,, 



윤증 고택전경 (2017.8.)

 
150년 수령의 배롱나무를 보러 갔었다. 사람의 마음이 이상한게 그걸
보고 나니 더 이상 배롱에 미련이 없어졌다^  그건 화엄사의 흑매화를
보고난 후 더이상 매화에 대한 미련이 사라진것과 같다.  그러나 언젠가
기회가 되면 더 멋진 배롱을 볼 생각까지 사라진건 아니다. 그것이
배롱뿐이겠는가? 
 
 
수려한 산 밑에 소나무가 울창한데, 150년이 지난 배롱나무에 붉은 꽃이
피었다. 풍수도 어찌 이리 기가 막히단 말인가?  10-20년정도의 배롱은 감히
가져다 댈것도 없다. 연륜의 포스란게 바로 그런것이다!  그것은 마치
2-300년 묵은 은행나무나 100년 이상된 벗나무의 위엄을 얘기하는것과
같은 맥락이다! 






 
논산 윤증 고택의 배롱나무~  내가 기꺼이 가볼수 있는 최대한 짧은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그보다 가까운곳에 100년 이상된 배롱이 있단 얘길 들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소박한 나의 희망사항이다!
함께하는곳^  이만하면 한여름 최고의 풍광이라고 감히 주장할만하지
않을까? 







 

 
뭐 주장이고 뭐고를 떠나, 다시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사진은 2년전 2017년 8월 초순의 것이다. 
 
올핸 어떻게 피어 있을까? 
 
매미소리 들으며 저 아래 마지막 방에 앉아 솔잎차 한잔 마시며
두어시간 쉬고 싶다~~~ 
 
소박한 나의 희망사항이다!

---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렇게 무한 좋은곳으로 소개하다 보니 소위 사진쫌 찍는다는 분들이
헤일수 없이 많이 방문을 한 모양이다^ 방문을 한것까지는 좋은데
이런저런 문제를 너무 많이 일으킨듯하다. 물론 블로그가 이거 하나뿐
은 아니지만 말이다^

배롱나무 가지를 가지고 연출을 하다 꺽지를 않나 주변 풀들을
짓밟아 버리지 않나 사랑채를 마구 올라 밟지를 않나,
후손들이 거주하는 내실을 무차별 들어가지 않나! 등등

해서 이 글은 2019년에 다시 쓴거지만 사진은 2017년에
찍었던 것이다. 당시는 관람시간 규정도 없었다.

그냥 와서 보고 가는 분들도 조심을 해야겠지만,
특히 사진을 찍는 분들은 매우 조심을 해야할듯하다

잘못하면 [사진사는 출입금지] 팻말이 조만간 내 걸릴지
모르니까!!






  

 

 

이미 들판은 벼가 서서히 고개를 숙이고
얼핏 누우런 기운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 무덥던 여름^

사람들이 에어컨과 씨름하고 있을때
참외 수박, 옥수수는 몸서리를 치며 익어 갔고
찌는듯한 땡볕과 숨막히는 바람을 맞으며
들판의 벼는 자라고, 패고 ,열매를 맺어
갔다^ 
 
논둑길을 걸어 보셨나요?  
 
 
학교 가는 길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판으로 메뚜기 잡으러 가는 길에^
들판 가운데 있는 웅덩이에
멱 감으러 갈때^
 
그때 논둑을 걸었던 사람들^
친구들, 시골 이웃들^ 
 
논둑이 있어 진정 행복했음을 이제야
조금 깨닫는다~ 
 
요즘 그 누가  있어 이 무더운 여름에
논둑길을 걸을까요? 

 

 

 
장호원 감곡으로 복숭아를 구하러 달립니다
차창 밖의 들판은 한 여름과 씨름하는 푸른
들판이 펼쳐집니다
 
문득 논둑길이 멀리 보입니다
아!! 저 논둑길^ 
 
아침이면 투명한 이슬이 벼 잎에 맻힌 그 길을
걸었읍니다^  몇 걸음만 걸어도
발목은 이슬로 젖어 다 적셔집니다
메뚜기 새끼가 날고 개구리가 풀쩍 뛰어
논으로 사라집니다
어디서 뱀이 튀어나올지 몰라 항상 조심스럽지만,
매캐한 벼 냄새가 잔뜩 코속으로 들어오던
그  논둑길 입니다  

 
  곧 가을이 오고 벼는 더 익어 갈테고
지금은 사라진 메뚜기 대신 하늘엔 잠자리가
어지러이 날 것입니다^ 
 
논뚝, 밭뚝, 골목길, 미류나무,신작로,떼지어 나르던
콩새! 촉새^ 나무 담장속에 가득 숨어있던 참새^
베어진 아카시아 나무에서 풍기던 비릿한 냄새~ 
그리고,,
새악시 볼처럼 볼그레 익어 가는 복숭아^ 
 
그 복숭아 맛을 잊지 못해 감곡으로 달립니다
백도,황도,천도,엘바도, 복사꽃의 화려한 봄
추억과 더불어  기대감을 부풀리던 초 가을의
복숭아 과수원~ 
 
 복숭아가 먹고 싶어 어스름 밤, 과수원 철조망을
넘었던 시절,  단 한 알도 못 따고 개 짖는 소리에
도망쳐 나왔던 이슬비 내리던 밤 이 또렷하게 기억
납니다  
 
처음 엘바도를 접하고 두 박스를 하루만에 다 먹어
치운 기막힌 복숭아^  지금 엘바도는 잘 키우고
있을까?  옆집 살던 누님의 남편은 장호원에서
엘바도를 남겨둔채 한많은 생을 끝내 버린지
벌써 수년이 흘렀다~ 
 
복숭아 한알에 끝없는 추억이 매달려 나온다

나의 시골집 담 벼락에 자라던 개 복숭아 말고는
단 한번도 복숭아를
키워 본 적도 없는데^ 

 

 

 

 

물론 아주 옛날이다^
그래봐야 1900년대 그것두 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이니
아주 옛날은 아니지만,


내가 살던 일죽 시골의 집 근처엔 복숭아 과수원 하나가 집 왼쪽
으로 대략 700여 미터 산 기슭에 있었고 자두밭이 하나 있었
는데 그건 집 정면 남쪽으로 대략 900여 미터 쯤에 있었다^

 

그런데 그 자두라는게 아주 크기도 컷지만 속이 새빨간 당시에는
그래서 그걸 피 자두라 불렀다!  맛은 신 맛이 강하게 나면서
단 맛도 은근히 배어 나오는 그런 자두였다

 

매년 이맘때 쯤 자두가 익어갈때 살금살금 그 자두밭 근처까지 가 보긴
했지만, 뱃짱 좋게 냉큼 과수원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웠고 탐스럽게
익어가는 자두를 과수원 입구에서 또는 담장을 삥 둘러가며 바라 보는게
큰 즐거움이었다. 왜냐하면 자두라는 과일이 어떻게 익어가는지 매우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사진,,(인터넷 참고)
당시 몇원 인가를 들고 가서 자두 몇개를 사 먹은 기억이 있는듯도
한데, 속이 새빨갛다는걸 기억하는걸 보면 아마도 자두를 몇개 사서
먹었지 않았나,,생각이 든다.

당시 복숭아는 좀 큰게 3원 작은게 2원해서 5원에 2개를 사서 먹었던
기억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 자두밭은 참으로 신비한 느낌을 주는곳 이었다^ 우선은 나무에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저렇게 달린다는게 신기했고 논 농사,밭 농사만 조금
짓던 우리에게는 매우 특별한 농사로 보였기 때문이다

 

뭐가됬건 어릴적엔 그런것 하나가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고 시골 자연 환경에서 체득할수 있었던 많은 신비로운 체험중에
그것도 일조를 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어디를 지나다가 자두 과수원을 보면 어김없이 어릴적 우리
집 앞 멀리 있었던 그 과수원이 생각이 날뿐 아니라 여전히 신비롭던
마음이 되살아나니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는것이다

 

허나 수 십년이 흐른 훗날 시골 고향을 찾아보니 이미 자두 과수원은
간곳이 없고 복숭아 밭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우리 동네는 그외 배나무
나 사과 같은건 아예 있지도 않았다. 꼭 입에 들어가기 때문에 중요시
했던게 아니라 보통 나무와 달리 과일이 열리는 나무는 뭔가 특이했
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고 흥미가 많았던 것이다

 

만일 배밭이나 사과 과수원까지 동네 인근에 있었다면 나는 분명코 그들
로 부터 더 많은 추억과 감성을 내 마음속에 깊이 저장했을게 틀림없다.


사과 과수원을 본건 그로부터 약 6-7년이 흐른 고등학교 2학년때 대구
비행장 근처를 방문하여 시퍼런 풋 사과를 본게 처음이었고 배 밭을 본건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없다 . 아마도 70년대 중반 은평구 진관내리
부근에서 성경공부 수양회를 달밤에 했을때가 처음이지 싶다!

 

이런 소소한 얘기를 적는 이유는 이제 여러분들의 손자 손녀들에게 어릴적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바로 과실이 열리는 유실수가 아닐까..해서이다
뭔가에 열매가 열리는 걸 본다는 건 어릴적엔 신비할뿐 아니라 나중에 커서
저렇게 열매를 맺는 인생을 살게 될 가능성도 더 커진다는건 아닐지? 믿거나
말거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다할 볼게 없는 지금이 적기이다
아니 복숭아가 충분히 익을려면 7월 중순 이후가 더 좋을지 모른다


가자! 어린 동심에 깊은 감성을 심어주기 위하여!!

어린 세대에게 그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것이라고

감히 주장해 본다~

 

 

 


내마음 별과같이/ maronie




홍화를 한약재로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지만

정작 홍화가 자라는 밭을 본적은 없었다


당귀,작약,천궁,같은것도 그냥 약재로는 잘 쓰지만

그것이 자라는 약초밭은 구경하기 힘든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다 2002년 그러니까 월드컵이 열리든 그 해에 충주 월악산

북쪽편 덕산면 인근 억수리란데를 충주 살던 친구와 같이 갔다가

친구는 산삼캔다고 아는 이들과 산으로 올라가고 나는 혼자 아랫동네를

어슬렁거리다 홍화밭을 처음 발견했었다


그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색감~ 처음 본 홍화는 신비 자체였다

그리고 인근동네에 마침 익어 뚝뚝 떨어지던 살구! 무심히 살구는 아랑곳도

않고 낮잠을 청하는  멍멍이들^  그리고 앞 논둑에 빨갛게 익어가던 산딸기!

아무도 따 먹지도 않고 그냥 방치되던 그것들^ 웬지 평화란 말이 가슴속으로

꾸역 꾸역 스며들던 당시 풍경이었다


수안보에서 송계계곡쪽으로 가는 길




그로부터 무려 17년만에 그 홍화와 살구가 생각이 났는데,천안 우정힐스에서

열리는 한국오픈 골프대회를 가볼까,, 하다(예전 같으면 갔을듯) 입장료가

5만원씩이라는데 정나미가 뚝~ 천안까지 이 더운데 가 주는것만도 고맙지,

무슨 입장료를 그렇게? 나 받나! (물론 주최측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에라! 그 돈이면( 둘이 10만원) 충주 월악산이나 가서 맛있는것 사 먹고

홍화사진도 찍고, 운 좋으면 노랗게 익어가는 살구도 따 먹고, 덤으로 뽕이며

산딸기 까정~ 캬! 그게 백번 낫겠네,,암 낫고 말고!!



충주 지나 수안보가는길 거쳐 덕산면으로 가는 길은 수려하기 그지 없었다

햇빛은 쨍쨍 나뭇잎은 반짝! 하늘엔 흰 구름이 둥실^ 오랜만에 점심 먹으러

들어간 송계계곡도 많이 변했다. 계곡 주변엔 펜션이 즐비하다. 여기 와서

숙박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역시나 펜션 사업은 이젠 어렵지 싶다





그런데 맛집이라고 검색해서 들어간 식당엔 일단의 등산복차림 아저씨 아줌마

몇명이 마치 운동경기에 응원하듯 큰 소리로 떠들어 대고 있었다. 아!  이무슨

추태란 말인가? 저 무식함, 저 건방져 보임, 대체 왜? 저렇게 떠들고 주변은

아랑곳 안하고 난리를 칠까?


서둘러 산채 비빔밥 한그릇을 비우고 자리를 떳다. 집 사람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런데 하늘에는 아까 충주호를 끼고 돌아 들어올 때부터 너무도 멋진 구름이

휘돌고 있었다. 도무지 저 멋진 구름 때문에 차를 몰고 갈수가 없다. 쉬고 또

쉬고 내려서 사진 한장 찍고,다시 출발하고. 


네비에 '억수리' 를 치고 송계계곡에서 출발했다. 뭐가 억수로 많이 나오든지

억수로 재수가 좋다는 동넨지 ~ 마을 이름에 얽힌 사연까지 알아볼순 없었

지만 암튼 16년전 수필집 낼때 그 동네 이름을 살짝 기록해 둔 고로 나는 그 작은

끈 하나를 잡고 억수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물론 다 익은 살구가 낮잠을 자는 동네 개들 머리위로 뚝 뚝 떨어지는 상상도

겯들이면서 말이다. 지금도 그럴까? 혹시 살구나무를 다 베어 버린건 아닐까?


헌데, 억수리 들어가는 입구 주변 어디에도 빨갛게 핀 홍화는 눈 씻고 봐도

없다. 보고 또 보고 찾고 또 찾고 시속을 낮추어 아주 천천히 동네를 들어가며

양 옆을 살펴도 홍화밭 비슷한것도 없다


억수리를 다 돌고 산허리를 감아돌아 올라가니 멀리 월악산 봉우리와 함께

주변의 흰 구름만 보이고 또 보인다. 내려서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다. 마침

까맣게 익은 뽕나무를 발견하여 열심히 따서 먹어 본다



멀리 보이는 산정이 월악산이다



송계계곡에서 본 구름



이거 뭐 홍화 대신 흰구름만 보는셈이다. 유월 중하순의 푸르른 신록과 마침

하늘에 흰 구름이 걸쳐있는 풍경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멋진 풍광 이었다

나는 어느새 홍화가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거기다 잘 익은 살구 나무도

전혀 찾을수 없었고 예전의 그 동네가 아닌듯 뭐가 어딘지 도통 잘 알수가 없다


그러나 미워도 다시한번이라고 억수리를 나와서 안쪽 덕산면으로 달렸다

덕산은 한약재를 많이 재배하는 동네로 20여년전 내가 한약을 지어줄땐

덕산으로 가서 당귀며 천궁 기타 한약재를 국산이라 해서 열심히 사오곤

하던곳이다


그때 " 앗 저게 뭐야? 홍화 아닌감? " 덕산면 입구에서 두어고랑 심어놓은

홍화를 발견했다. 안으로 들어 가면 더 멋진게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안으로 계속 들어가 봤지만 홍화는 더 이상 없었다. 보이는 거라곤 양파나

양배추 이런것들 뿐이었다. 돌아 내려와 동네 노인정에가서 왜? 홍화가 없어

졌느냐고 물었다


" 그거 보관도 힘들고~ 또 돈도 안돼요! 요즘 홍화 팔리지가 않아요"


그러면 그렇지 돈이 안되는구나! 허긴 요즘 누가 홍화꽃으로 차를 달여 먹으며

홍화씨를 관절에 좋다고 먹어 줄까? 그거 아니래도 너무도 좋은 칼슘제며 콜라겐이

넘쳐나는 세상 아닌가?  결국 몇몇 관상용 재배를 하는 관광 농원을 제외하면

이제 홍화는 이땅에서 사라진거다~


거기다,동네 입구로 내려와 두어 밭고랑 심어놓은 홍화꽃을 찬찬히 살펴보니 17년전

그토록 내가 황홀하게 봤던 그 꽃이 아니다! 음 눈이 변한걸까? 미적 기준이

높아진걸까? 이젠 홍화가 별거 아닌거로 보인다! 허~ 이거참,




덕산면 동네 입구에서 본 유일한 홍화



홍화에 대한 미련을 깨끗히 접고 집으로 달린다. 왕복 300km 를 홍화 하나 보려

달렸지만 하늘에 뜬 하얀 구름만 본 셈이다. 그래도 괜찮다. 내 마음은 그 어떤때

보다 흡족했고,또 실제 홍화도 봤잖은가?


집에 돌아온 저녁 오늘따라 석양이 예사롭지 않았다. 옥상에 올라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저녁 노을 사진을 몇장 찍어 본다.


오늘은 홍화 대신 구름을 보는 날이로구나~그래

홍화는 이제 사라졌어! 홍화가 뭔지를 본적이 없는 분들은 이 사진을 유심히

보아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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