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그 먼 초평을 왜? 자주 가자는 거야?

 

자주라 함은 금년 2월쯤 갑자기 초평의 붕어찜이 생각이

나서 소낙비가 무지막지하게 퍼붓는데도 꾸역꾸역 빗길을

차를 몰아갔었던 거고~

 

그리고 3년 여 년 전 겨울에 근처 농다리를 왔을 때 다리 건너

초평 저수지를 올라 보니 주변을 감싸고 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보고 언젠가 초 여름 아카시아가 활짝 필 때 꼭 한번 와 보리라

다짐했던 기억이 있어서다

 

오늘 안 가면 아카시아는 끝이겠지.. 해서 5.5일 다시 초평을 향해

달리긴 했는데, 용인에서 빠져나가는 차들이 왜 그리 많은지~

 

" 만일 미국에 산다면 이깟 80km는 동네 끝 가는 정도일 거야~

우리도 좀 행동반경을 넓혀야 하지 않겠어? " 뭐 이러면서 세월아

네월아 하며 진천으로 달렸다.

 

 

생거진천, 사거용인~

 

이거야 내가 용인에 살면서 진천으로 나들이를 가는 건

뭔가? 최근 국가대표 선수촌도 진천으로 옮겼으니 뭐랄까! 음~

진천이 그만큼 매력이 있는 동네라는 반증 아닐까?

 

진천 땅은 큰 산이 없기도 하지만 매우 평온함과 청정 감을 주는 곳이다

사실 백암에서 진천에 이르는 길은 오가는 차도 별로 없고 드라이브

하기엔 더없이 좋은 길이다

 

 

지난번에도 찾았고 이번에도 찾은 붕어찜 전문점

 

'단골집'

 

요번에는 피라미, 붕어, 메기, 새우등이 들어간 잡어 매운탕을 주문했다

 

 

5월 초의 날씨는 청명하고도 눈이 부셨다. 과연 초평호 주변에

아카시아는 만발했을까?

 

아카시아 향이 휘날리는 호수 주변을 걷는다는 게 얼마나 멋진가?

아니 낭만적인가? 내 이미 3년 전부터 계획을 갖고 있던걸 오늘에야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커피 한잔을 찾았지만 이 집엔 커피가

없단다. 그래? 해서 1층으로 커피 한잔 마실까 해서 내려가니

그곳이 바로 힐링캠프란 곳이다

 

 

그런데 책도 많이 꽂혀 있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당선 패니

수상패 등이 보였다

 

 

뭐지? 가만있자! 아! 50-60 ~ 얼핏 본 기억이 난다! ㅎㅎ

 

초평 저수지 바로 여기였구나~

 

 

바로 이 분 이셨네 그랴! 초평 저수지에서 시,수필 쓰시고

캠프를 운영하신다는~ 최영아 님, 아니 캠프는 뭘까? 그냥

도란도란 커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인데~

 

근데 경상도 부산 분이 어찌 이리도 상냥하시지~

 

 

 

나는 냉 커피 마시느라 정신이 없는데 아내가 책 한 권을 꺼내

 

" 이거 어떠시우? 도움이 될 거 같은데? " 한다

 

 

[ 여행이 즐거워지는 사진 찍기 ]

 

이 책이다. 몇 페이지 넘겨 보니 작가의 안목이 보통이 아니다

여기 소개된 장소만 찾아도 여행겸 사진 찍기는 충분하겠네~

사진 촬영 노우하우도 덤으로 배우고~

 

그리고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 책!

 

[ 問道 禪行錄]

 

 

책을 그저 보통 더러 밑줄을 치고 보긴 하지만, 여기 이 책의

소유주께서는 아주 빨간 형광펜으로 주요 부분 글귀를 상당히 많이

커버링해 놓았다

 

하! 책 읽는 방법이 이런 식도 있군 그랴!

매우 적극적인 독서법처럼 보였다

 

 

붕어찜 아니 아카시아 향 마시러 왔다가 때 아닌 책을 발견하다니~

혹시 여행하면서 이런 경험이 더러 있으신지 모르겠다

 

돌아온 이튿날 나는 이 책들을 곧바로 알라딘에서 주문했다.

그잖아도 요즘 영 책하고는 거리가 멀어 도통 뭘 읽지 않은지

오래됐는데, 이 참에 책 좀 읽자! 잘 됐지 뭐~ ㅎㅎ

 

책은 모두 최상급 중고로 주문했다. 책 저자를 생각하면 새 책을

사야 겠지만, 잠자는 자원을 생각하면 중고면 뭐 어떤가?

어떤 경우가 됐건 계속 책을 읽고 싶은 맘이 많이 났으면

하는 게 내 희망 사항이다

 

운동 용품도 Guitar 도 골프채도 난 중고를 구입해 많이

활용했다. 근자에는 책도 중고로 더러 구입한다. 뭐든 새 거라야

한다는 순수주의? 를 나는 그리 신봉하지

않는 편이니까

 

서울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도 밤이면 영등포 연흥극장 앞에

리어카에 불을 밝히고 중고책을 팔던 그곳을 자주 찾던 내가

아니던가?

 

 

자! 이제 아카시아 향을 찾아 나선다. 호수 저 건너에 뿌옇게

보이는 게 아카시아 꽃 같은데~ 한데 그건 나뭇잎이 햇빛에

반사되어 희끗하게 보이는 걸 나중에 알았다

 

 

 

이날 바람이 몹시 세차게 불었다. 호수는 푸르스럼하게 빛나고

있었다. 느낌이 차다~

 

 

 

 

호수 근처의 푸라타나스는 햇빛에 푸르게 반사되고 있었다

아내는 까짓 푸라타나스를 뭘 그리 찍냐고 성화다. 뭐 별거 아닌

나무지만 어디에 그것이 있냐에 따라 달리 보이는 법이니까

 

그러나 기대했던 아카시아는 아직 덜 피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아! 그런 거구나^ 활짝 핀 아카시아는 우리 집 근처에도 많지 않았나?

왜 굳이 초평호 까지 와서 그 정취를 느끼고자 했을까? 그 역시 어떤

호수라는 장소와 그가 주는 운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올해도 그 요건을 맞추지 못했다. 혹시 농다리 쪽으로 가면 달라

질까?

 

가는 길에 높은 장소에서 호수가 아주 잘 보였다. 나는 순간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한데 모퉁이에 불탄 자동차가 있었고 Polis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다.

 

아! 이게 뭔가? 그 누군가 이 좋은 곳에서 한 많은 생이라도 마감한 걸까?

 

 

 

애써 나의 추측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농다리로 향했다

 

 

농다리를 보러 온 사람들은 예상외로 많았다. 어찌 보면

농다리는 아무것도 볼 게 없는 그런 거라 할 수도 있다. 그런

농다리를 진천군에서는 공을 들여 가꾸고 주차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안내원들을 배치하고 관리한다. 입장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터인데~

 

결국 볼게 얼마나 있느냐? 가 아니라 그 곳이 품고 있는 역사성

이 더 중요하다는 반증 아닐까? 물론 볼 것까지 더해지면

금상 첨화지만~

 

이건 순전히 시민들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말 잘하는

일이다. 진천군 파이팅!!

 

 

농다리를 건너 호수로 향했지만 기대했던 아카시아는 거의

꽃을 피우지 않았다. 역시 허탕이군!

 

어쩌다 운 좋게 꽃이며 단풍을 전성기에 볼 때가 있다. 반대로

별러서 별러서 갔는데 이처럼 허탕일 때도 종종 있다.

 

인생이 내 뜻대로 잘 안 되는 것처럼 자연도 내 의지와는 반대로

갈 때도 종종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모든게 다 허탕인 경우는 없다!

 

농다리를 빠져나와 미리 계획하고 왔던 연습장을 들르기로 하여

광혜원의 정원 골프 연습장으로 달렸다. 우리 동네의 가격에

2시간을 주었다. 역시 시골은 이런 맛이 있다.

 

피곤하다며 아내는 차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해는 지고 한적한 도로를 달려 백암으로 향한다. 근데 올 때와는 달리

도로에 차가 적을 뿐 아니라 적막하기까지 하다. 이 무슨 일인가?

이것도 코로나의 영향 때문이란 말인가?

 

(그러나 며칠후 5.9 일요일 제천에서 돌아오며 지독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세상 일은 역시 쉽게 속단할게 못 된다는걸 절감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넘어 움직인 것 치고는 한 일이 꽤나 많았다

1석 3조라고나 할까?

 

그나저나 아카시아 향에 흠뻑 젖어 걸어 보는 그 낭만은 언제

실행해 볼 수 있을지! 에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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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의 튤립이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

 

해서 그동안 신중히 생각조차 안 했는데, 사실 튤립은 순전히

외래종 아닌가?

 

헌데 태안에 튤립이 조성된 지 벌써 10년째란다.

 

그것도 태안군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몇몇 화훼 농가에서 힘을 합쳐 시작한 모양

이다.

 

암튼 조금 시기가 늦긴했지만, 걍 무작정 일요일 아침(4.25)

태안으로 출발했다.

 

나는 무슨 여행이든 사전에 꼼꼼히 준비하고 계획을 한 후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약간은 즉흥적이지만 마음이 내키고

끌리면 앞뒤 안 보고 즉시 실행하는 편이다.

 

이번 태안 행도 그랬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에서 빠져 나와 태안반도로 들어가는 길은

정말 멋지게 포장되어 있었다. 그 옛날 꼬불꼬불 아지랑이 같은

그런 길은 흔적도 없고 좌악 뻗은 자동차 전용도로 급이다. 언제

이렇게 됐지?

 

그러나 시간은 만만치 않게 걸려 용인에서 2.5 ~3시간이 걸린다

아예 고속도로를 별도로 태안반도로 관통하게 뚫으면 안 될까?

 

중간에 차도 막히고 해서 점심을 먹고 박람회장에 들어오니 뜨거운

햇빛이 쨍쨍 쬐는 오후 시간이 되었다.

 

아! 이런 시간대에 꽃 구경이라니~ 꽃도 꽃이지만,

 

사진도 잘

나올 리 만무한데~

 

 

 

그러나 뭐 어쩌랴! 튤립은 전성기를 살짝 지났지만 나름 소담스럽게

피어 있었다. 아! 우리나라에도 이런 튤립 화원이 있었구나!!

 

 

 

 

수백여 종의 튤립이 있다는데 화원엔 이처럼 디기탈리스도

많이 재배하고 있었다

 

또 많은게 루피너스였다. 근데 왜 신도시의 고층 아파트가 연상이 될까?

 

 

 

 

 

요건 열대화원에 자라는 꽃

 

 

역시 사람들은 이런 넓은 밭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갖가지 칼라가 배합된 튤립!

 

 

 

튤립의 품종을 아직 잘 모르지만 이런 스타일의 꽃이

연한 느낌에 색감도 좋아 보인다

 

 

 

이 모습은 북해도의 팜 도미노 농장에서 라벤다를 위주로

만든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튤립만으로 이런 모양을 만들다니!

 

 

혹시 이른 아침 안개가 살짝 낀 때에 찾으면 풍광이 어떨까?

 

저 건너는 그 유명한 꽃지 해수욕장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거의 하얀 목련에 버금가는 하얀 튤립의 고고한 자태~

 

 

 

 

꽃에 취해 가장 햇볕이 강렬한 오후 1시~ 3시까지를 보내고

여기서 1시간 거리인 천리포 수목원을 이왕 온 김에 들를 생각

을 하고 급히 차를 몰았다.

 

하나 입장 마감 4시까지는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 길은

좋으나 너무 속도 측정기가 많고 신호 대기 시간도 무척 길었기

때문이다.

 

수목원 입장을 포기하고 천리포 백사장을 나가니~

 

이곳 명물 고운 모래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평화로운 이곳에서 사진도 한 장 남기고!

 

간자미 회 무침도 한 접시 하고

 

 

천리포 수목원의 목련은 워낙 유명한데, 올핸 이미 시기를

놓쳤고 내년 봄을 기약해야 될 것 같다.

 

귀갓길엔 원웨이나 다름없는 서해 대교를 거쳐야 한다. 사실 태안

반도로의 여행에서 최대의 복병은 서해 대교다. 마땅한 대체 수단도

없고 대략 송악 이전부터 13-15km 정도를 완전 거북이 체증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쪽 여행은 생각보다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하고 깨끗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멋진 곳이다.

 

시간을 충분히 잡고 1박 2일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이 동네를 여행 한다면

매우 괜찮은 일정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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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미항 활어회센터에서 조언을 얻어 휴양림으로 늦은 오후

출발하여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대충 입구를 기웃거리다

안내소에 물어 보니 오후 4시 이후는 입장이 안 된단다

 

단순히 입구만 돌아 봤을 뿐인데, 매우 수려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숙소에서 좀 멀긴 하지만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5.16 도로 성판악을 넘어 가는 이 도로는 정말 운치가 있었다

여러 차례 제주를 왔지만 한라산을 관통하는 이 도로의 매력을

제대로 보는 느낌이다. 만일 제주에 와서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그냥 이 도로를 왔다 갔다만 해도 충분히 보상이 되고도 남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날! 오늘은 제주를 떠나는 날이다. E.S 리조트에 첵크아웃을

서둘러 마치고 어제의 휴양림으로 출발한다.

 

제주 최악의 황사지만 한라산을 가로질러 넘어가는 도로에 들어

서니 시야가 맑고 좋다.

 

아! 숲은 다른가?

 

 

이 날도 제주엔 황사가 극심했지만, 이곳 휴양림엔 전혀 황사의

영향이 없는듯했다. 찾는 이도 드물고 한적하기 그지없어 산책

하기엔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봄의 신록을 워낙 좋아하는데, 이곳 제주에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될 줄이야!

 

 

 

 

바로 이 나무, 상산 나무라 했다. 잎에서 더덕 향이 진하게

풍겨 일대를 향기로 진동시키고 있었다. 평생 산에 와서

이런 향을 맡기는 처음이다

 

 

 

 

 

 

오후 3시20분 발 비행기였지만 렌터카 반납 시간을 1시 30분으로

한 탓에 이토록 멋진 휴양림을 충분히 만끽하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다음에 제주를 또 오면 아마도 이곳을 다시 찾지

않을까?

 

 

아내와 둘이 정말 오래간만에 천연림이나 진배없는 숲에서

환호를 연발하며 걷고 또 걸었다

 

 

유명 관광지의 유채밭은 폐쇄된 걸로 알고 있다. 제주엔 그런

알려진 곳 말고 곳곳에 이런 청정한 유채밭이 널려있다. 이곳

갓 전시관 옆도 마찬가지다. 마침 점심식사 시간이라 해서 전시관은

입장을 못하고 대신 유채꽃 사진만 찍었다

 

 

유채는 마치 방금 피어난 것처럼 싱싱하게 피어 있었고

넉넉하게 도착한 공항에서 꼬막 비빔밥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부연하자면 제주 공항 내 식당의 수준은 매우 좋다는

거! 가격 기타 음식의 질 등에서^ 참고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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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나 개인적으로는 나름 의미가 좀 있는 해이다.

뭔가 기념 여행도 조금 생각해 보기도 했고 등등인데 하나 이 모든 게 잠정

스톱 상태이지않나?

 

그래서 손쉽게 택한 제주 여행이다.

 

대체로 4월 초 즈음이면 결혼 기념이기도 해서 제주를 찾았었다. 물론

올해도 그렇다! 얼핏 보면 제주는 며칠이면 다 둘러볼 것 같지만 가면

갈수록 볼 곳이 많아지고 미처 손도 안 간 곳이 수두룩하니 참 미스터리 한

섬이랄 수 있다

 

아무 사전 계획 없이 렌터카와 숙소만 예약하고 떠났다!

 

 

일단은 애월 항으로 달렸다. 거기서 뭔가 괜찮은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거 같았다. 항구는 조용했고 횟집을 겸한 식당 역시 한적했다

 

가벼운 점심 후 중문 5일장으로 달린다. 가서 뭔가를 산다고 했는데

기억나는 건 할머니에게서 천혜향 2만 원 묶음을 반만 해서 1만 원에 구입

한 기억밖엔 없다.

 

E.S 리조트에 짐을 풀고 좀 쉬어 본다! 한적하고도 조용하다. 카메라를

챙겨 숙소 뒤 유채밭으로 향한다. 오후 햇살에 노오랗게 빛나는 유채는 앙증

맞기 그지없다. 아내와 사진 몇 장을 찍어 본다.

 

아직 남아있는 동백 몇 송이며 노랗고 큼직한 하귤도 언제나처럼 반겨

준다. 여러 번 와 봐서 그런가? 이젠 제법 이곳이 익숙해졌다.

 

 

어린 새싹은 신비롭고 경외감이 든다.

 

 

 

 

 

 

이 봄철은 어디나 다 멋지다^ 이곳 리조트  에서만 놀아도 충분할

그런 곳이다

 

저녁을 먹으러 위미항으로 간다^ 위미는 동백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위미에 항구가 있다는 걸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가는 길에 중 산간 도로에

차를 세워 놓고 고사리를 뜯으러 들어갔다. 아직 이른 봄철이라 고사리는 가느

다랗게 목이 올라오고 있었다. 30여 분 고사리 채취를 했다.

 

허나 코로나의 영향으로 위미 항구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뿌연 황사에 항구는 어슴프레 빛나고 있었다

오히려 풍광이 먼 기억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이날 자연산 참돔 한 마리! 와 뿔소라~

맥주 한 병에 매운탕까지 하니 양이 차고도 넘쳤다. 남은 뿔소라는

포장해서 가지고 갔다. 담날 아침 라면에 넣으니 금상첨화!

 

 

다음날 해가 밝았지만,

유사 이래 최악의 황사가 제주에~~

그러나  햇볕이 찬란히 빛난다

 

여행 시 가지고 있는 카메라 렌즈를 모두 가지고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100mm로 유채를 찍어 보기로 한다. 그동안 이걸로 꽃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으니 함 써 먹어 보자!

 

 

제주 하면 봄철 노란 유채다. 그 누군들 이 유채를 반기지 않을 사람

있을까?

 

1975년 봄 제주 수학여행을 가면서 목포 앞바다에서 난생 처음 유채꽃을

봤다. 삼학도 앞에 핀 유채를! 그땐 제주를 배를 타고 가야 했다

 

 

이제 그 유채를 원도 없이 실컷 볼 수 있다.

이른 봄 이 노오란 유채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보고 돌아서면

금세 다시 보고 싶다! 여기서 보고 다른 데로 이동해도 눈에 보이면 역시

자세히 쳐다보고야 만다.

 

이것이 유채의 매력인가?

 

자! 이제 오늘 하루가 온전히 우리 손 안에 있다.

 

어디를 갈 것인가?

 

특별히 갈 곳을 정하고 온 여행이 아니다 보니 일단 중문 주상절리를

찾아간다

 

 

중문 쪽에 이리도 넓은 땅이 남아 있었던가?

주상절리로 내려가는 바닷길엔 미처 짓다 만 숙소 등이 공사를

마치지 못하고 녹슨 철근을 드리우고 있었다

 

 

 

 

해변 도로는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유채와 무 꽃이 뒤 엉겨

고즈넉함을 더해주고!

 

도대체 여기는 어디이고 무엇인가? 제주에 어찌하여 이런 곳이

있단 말인가?

 

서귀포 5일 재래시장으로 달린다! 시장 입구는 도무지 차를 세울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아무리 대형 마트 백화점이 대세지만 역시 시장

은 재래시장이 사람 맛이 난다.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과일상을 하는 아주머니를 만나 천혜향을

구입하고 생선 가계에서는 옥돔과 아지를 염장해서 냉동 포장했다.

 

늦은 점심이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다시 위미항으로 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가로수가 예쁜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단 것이 있어 차를

세웠다

 

대체 이게 무슨 나무일까?

 

어제 저녁에 봐 둔 고등어 회를 먹기로 해서인데, 막상 가 보니 고등어

가 오늘은 입하가 없단다. 도다리 회를 먹기로 한다.

 

봄 도다리! 그래 함 먹어 보자!

 

 

도다리에 전복죽 한 그릇에 도다리 지리까지 더하니

차고 넘쳐 배가 터질 지경이 되었다. 아! 참 제주에 와서

포식을 하는구나!

 

허긴 이때 아니면 언제 이처럼 먹어 보나?

 

역시 맥주 한잔에 거나하게? 늦은 점심을 먹고 숙소로 이동을 한다

 

지금처럼 이곳 항구가 한산하고 조용하면 여행객들은 좋겠지만 이곳

상인들은 힘들게 분명하다

 

 

돌아가는 위미 근처 길엔 가로수로 하귤이 이토록 장엄? 하게

자라고 있었다. 유채와 더불어 가장 제주를 제주답게 보여주는 건

역시 이 귤이다^

 

 

이날 극심한 황사가 있었지만 오히려 덕분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풍광이 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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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즉 춘분을 전후하여 현충사를 갔었다. 목련은 1/3 쯤

피어 푸른 하늘에 드리워져 있었고 이순신 생가 앞의 홍매화가 아주

곱게 피어 있었다.

 

올해 또 현충사를 갈 찬스는 왔지만 이번엔 선배님 부부와 만나는 날

이었다. 장소는 이천 임금님 쌀밥 집! 어차피 이리된 거 일찍 가서 백사

면 산수유나 함 둘러보자^

 

 

하늘은 흐리고 기온은 쌀쌀하고 비가 간간이 뿌린다. 봄철 산수유는

몇 년 전 구례 산수유 마을에서 이미 충분히 보고 체험을 한 바라

특별 기대는 없었다. 이천 산수유 축제는 취소뿐 아니라 주차장에

접근 자체를 막고 있었다. 처음 온 방문객들은 인근 농로나 갓길에

어떡허든 차를 세우고 산수유 마을로 꾸역꾸역 들어가고 있었다

 

참, 세상에 꽃 보러 온 방문객들을 돌려보내다 못해 접근을 저지하

느라 인력까지 동원을 하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임금님 이천쌀밥 점심까지 잠깐 둘러본 백사면의 산수유는 예상대로

사진을 남길게 거의 없었다.

 

아! 산수유가 이 정도였나? 가을의 예쁜 산수유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정말 허접하기 그지없는 봄철 산수유였다

 

 

 

 

 

 

 

 

 

그나마 위안은 아직 가지에 달려있는 빨간 열매에 노란 꽃이 대비를

이뤄 조금은 봐줄만 하다는 것^

 

아! 이것이 산수유의 실체란 말인가!!

 

원래 산수유는 꽃 자체가 그리 임팩트가 있는 게 아니다. 봄철 빨리

핀다는 것 외엔 그다지 특별함이 없다고나 할까? 그건 매화도 마찬

가지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약 3-4년간 매화에

집중해 본 결론은 매화 역시 명성에 걸맞는 꽃은 아니라는 거였다

 

'임금님 이천 쌀밥'은 특히 돌솥에 나오는 쌀밥이 백미였다. 분명 쌀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듯했다. 수년 전부터 일본 여행 시 느끼던 바와 같다.

대체로 우리 음식점들은 여전히 정부미로 밥을 해 주는 곳이 많다고

생각한다

 

최상품의 쌀로 밥을 해 주지 않고 식당이 번성하기를 바랄 수도 있을까?

 

 

자고로 이천은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 인근 도자기 공방이 밀집된 마을

을 찾았다.

 

 

꽃과 도자기 구경이라면 2박 3일을 돌아봐도 전혀 실증을

내지 않을 옆지기 이시다! ㅎㅎ

 

 

 

 

예쁜 도기에 야생화인지? 꽤나 예쁘게 심어져 있는 꽃들^

 

 

 

도자기!!

 

우리의 이천 도자기들은 약간 도톰하고 칼라가 진중한 느낌이다

당연 무게가 나간다^

 

반면 우레시노의 히젠요시다 도자 전시관에서 본 그릇들은 아기자기한

문양은 예쁘지만 매우 가벼워 보인다. 실제로 가볍다

 

히젠요시다 도자 전시관

 

도예공방 곳곳에 키워지고 있는 꽃들은 매우 운치가 있었다

화원도 아닌데, 꽃 키우는 실력과 전시 능력이 놀라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천 도자기는 은은한 칼라에 매우 격조 높은 품질을 자랑하고

있는듯했다. 위의 문양과 비슷한 잔 2개를 구입했다. 그 외에도

자잘한것들과 툭배기 2개, 화분용 몇개 등등을 포장지에 담았다

 

진달래도 이렇게 실내에 피니 나름 운치를 더한듯하다

 

 

구입해 보고 싶은 자기들은 많았다^ 그러나 집에 가져가면

일단 공간을 차지한다. 그잖아도 많은 짐에 참기로 했다. 비용도

만만찮고!

 

 

도자기에 그린 그림이다. 마치 옛날 크리스마스 때 그리던 카드가

생각났다

 

 

이천의 사기막골! 옛날 임진왜란 당시 왜구의 도공 납치를 피해 산골로

피신해 온 곳이 이곳이라는데, 같은 지명이 성남에도 있다.

우리는 이날 공방 15군데 정도를 쭈욱 둘러보았다. 각 공방마다 특색을

지닌 매우 인상적인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 군데 더 이왕 이천에 왔으니 들러볼 곳이 있다 해서 찾은 곳은 바로 여기

였다

 

 

이진상회!

 

 

최근 이런 베이커리 겸 카페가 대세이긴 하나 정말 이곳도

방문객이 엄청 많았다. 수도권 여부를 떠나 번성을 누리는 곳은

바로 이와 유사한 곳 들이 아닐까?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여기서 멀지 않은 귀로에 백암이

있고 거기엔 지난겨울에 봐 뒀던 거대한 왕버들 나무가 있다

나는 잎이 돋는 버드나무가 궁금했다. 지금쯤 어떨까?

 

허나 백암에 도착해서 왕버들 나무를 보니 아직 아무 잎도 나오지

않았다. 왕은 다른가? 천천히 느즈막하게 잎이 나오는가? 적어도

10일 이내엔 변화가 없을 것 같았다.

 

백암- 고초골-문수터널을 거치는 나의 애용 드라이브 길을 따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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