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무슨 속초 여행?

 

허긴 요즘 코로나 땜시로 누군들 답답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내와 자주 어울리고 만나는 아내 선배,지인 이렇게 4인이 이른

아침 광교를 거쳐 서울-양양 고속도로로 달렸다

 

우리집에서 속초까지 230km, 중간 가평 휴게소에서 부터는

내가 운전을 했다. 일찍 출발한 덕에 점심은 속초에 있는 황태

음식점에서 여유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점심 후 롯데 리조트로 바다 구경을 갔으나 바람이 심하게 불고 이렇다할

풍광이 없어 숙소인 '더 블루마크' 호텔로 잠시 들어와 차 한잔씩을 마셨다.

사실 12월 초의 속초라 해봐야 특별한 풍광이 있을리는 만무하고 이 동네로

시집 와서 5년이 돼 가는 선배 언니의 여 동생이 이때부터 가이드를 자진

하여 해주기 시작했다.

 

롯데 리조트

 

영랑 호수를 돌기로 했다. 가서 보니 얼마전 불어 닥친 산불이 영랑호

도 전부 태우고 만듯했다. 근처 人家는 물론 호수 주변 펜션 수십채가

전부 불에 타서 소실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아! 이곳에 누가 산

불을 낸거야? 하니,, 이게 자연 산불이라 했다. 한전 전깃줄에서 발화

했다는 바로 그 산불이다.

 

그러나 영랑호는 생각보다 아주 긴 코스였다. 7km 가 호수 한바퀴라

는데, 이건 좀 너무 긴게 아닌가 싶다. 한 4km 정도가 산책 코스로는

제격인데~ 이거 어디 처음 도는 사람 다리가 아파 끝까지 돌겠나?

 

 

영랑호수에서~
산불로 소실된 영랑호 주변의 펜션들

영랑호를 중간에 그만 두고 이곳 저곳 안내 하는대로 저녁 먹기 전에 돌아

보았다. 해양성 기후로 아주 추운건 아니지만 바닷 바람이 매우 시리게 바지

가랑이를 파고 든다

 

 

 

겨울 바다는 보기에도 춥다. 가까이 가서 보면 파랗고 예쁘지만 멀리서

보면 푸르고 을씨년 스럽게만 느껴진다. 겨울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심성일까?

 

 

코로나로 갈 길을 잃은 여객선이 녹이 흘러 내리며 정박중이다. 언제 저 배가

바다로 나갈 수 있을지!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자연산 횟집으로 찾아 들었다

안내를 맡은 여동생 남편의 친구의 형님이 한다는 이곳 횟집!!

 

이날 우리는 정말 난생 처음? 5가지나 나오는 순 자연산 회를 보았다

 

 

자연산으로 특별 주문된 광어,도미,쥐치,그리고 2가지가 더 있었다

당연 맛은 아주 최고였음은 물론이다. 여기 사진에서 보이는 라임 쥬스 원액을

소주와 맥주에 타서 아주 시원하게 한잔씩 했다. 술 좋아하는 사람 같으면 이 보다

더 좋을수가 없지 않았을까?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인근 노래방도 함께 갈 수 있었을텐데, 다 어렵게 되었고 근처

야경을 구경하러 잠시 틈을 내었다. 속초 바다의 야경은 별 특별할게 없었다. 밤 바람은

차고 해서 잠시후 '더 블루마크' 호텔로 돌아갔다. 지난 7월에 준공되었다는 이 호텔은

오피스텔보다 조금 큰 정도였지만 침대가 2개 중간에 유리문으로 구획되어 놓여 있었다.

시설은 깔금했다

 

남은 회와 소주를 가지고 들어왔지만 피곤해서 손도 대지 않고 곧바로 골아 떨어지고

말았다.

 

이튿날 아침, 일찍 깨어 멋진 일출을 기대했지만 날씨는 흐리고 제대로 해가 보이질

않았다. 이왕 여기가지 온거 일출까지 좋았으면 금상첨화일텐데~~ 일출 풍광은

틀렸고 간단히 빵으로 아침을 때운 후 11시경에 시내 아주 멋진 대구탕 집을 찾아갔다.

 

식객 허영만에 나온후 너무 유명해져 버리고 말았다는데, 차라리 방송을 안 탓으면 더

좋았을거라 한다. 그래도 서울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생 대구탕을 1만원에 먹을 수

있었다. 솔직히 나는 이런 수준의 대구탕을 처음 먹어 본다. 속으로 더 이상 이 집이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소비자와 주인의 입장은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

 

오랜만에 설악산을 구경하기로 했다. 설악동 쪽으로 들어가기는 어언 40여년 만이다

입구 중간쯤부터 벛나무가 장난이 아니게 크게 자라있었다. 예전에는 그런거 자세히

보고 다니지도 않았는데, 아! 이거 꽃피는 4월이면 정말 장관을 이룰것이다.

 

신흥사 입구 찻집에 아지트를 틀고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안개가 약간 낀 주변 경관은

아주 신비했다. 아니 설악동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나? 왜? 예전 설악산을 뻔질나게

드나들땐 이런 풍광이 눈에 안 들어 왔을까?

 

 

마치 흑백 수묵화를 보는듯^

설악산의 진면목은 바로 여기 입구부터 펼쳐지고 있었다

 

 

온 김에 비선대까지를 올라가 보기로 했다. 중학교 2학년때 수학여행을

와서 비선대를 가 본적이 있고 그 이후로도 물론 몇번 가 보기는 했던 곳이다

 

그간 수백만 수천만 사람이 이 길을 지나갔겠지? 허나 흙도 돌도 길가의 나무도

그대로 오롯히 잘 지켜지고 있었다. 산천은 의구하단 말이 맞는구나!!

 

밧데리 수명이 다 되어 될수록 아껴가며 몇장을 더 촬영했다. 비선대에

보니 그 너르고 깨끗한 바위 위에 웬 그리 이름들을 많이 새겨 놨는지!

참 인간들^ 뭐이 그리 대단한 이름이라고 저 난릴까?

챙피한줄을 알아야지!

 

이거이 그 훌륭한 이름들이다

 

 

맑은 계곡수를 찍어 보려 했으나 해가 산 뒤로 넘어가 어렵게

되었다. 그래도 참 맑다!

 

 

비선대를 본 후 하산하며 ~

 

 

설악산은 이걸로 마치고 저녁식사 전까지

속초 해변을 좀 돌아 보기로했다

 

바다 정원과 켄싱턴 호텔 리조트를 돌아봤다.

바다 앞은 이렇다할 아무것도 없어 사진을 찍기엔 좀 쉽지 않았다

바람도 거세고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매서워 이른 저녁을 먹기로해

돼지갈비집으로 향했다

 

 

맛집이야 어디나 많은거지만, 암튼 여기서 이른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이제 서울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고속도로는 한산하기 이를데 없었다.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정말 이런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보기도 오랜만이다.

 

서울-양양 고속도로는 참으로 터널이 많다. 끝없는 터널을 다 지나자

서울이 눈앞에 나타났다. 마치 소설 '설국'의 긴 터널을 지나자 눈의 나라가

나타났다 와 같은 식이다

 

이번 여행은 내내 안내를 맡아준 덕분에 편히 할 수가 있었다. 덕분에

호텔비도 저렴했고 이모저모 알찬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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