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그 먼 초평을 왜? 자주 가자는 거야?

 

자주라 함은 금년 2월쯤 갑자기 초평의 붕어찜이 생각이

나서 소낙비가 무지막지하게 퍼붓는데도 꾸역꾸역 빗길을

차를 몰아갔었던 거고~

 

그리고 3년 여 년 전 겨울에 근처 농다리를 왔을 때 다리 건너

초평 저수지를 올라 보니 주변을 감싸고 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보고 언젠가 초 여름 아카시아가 활짝 필 때 꼭 한번 와 보리라

다짐했던 기억이 있어서다

 

오늘 안 가면 아카시아는 끝이겠지.. 해서 5.5일 다시 초평을 향해

달리긴 했는데, 용인에서 빠져나가는 차들이 왜 그리 많은지~

 

" 만일 미국에 산다면 이깟 80km는 동네 끝 가는 정도일 거야~

우리도 좀 행동반경을 넓혀야 하지 않겠어? " 뭐 이러면서 세월아

네월아 하며 진천으로 달렸다.

 

 

생거진천, 사거용인~

 

이거야 내가 용인에 살면서 진천으로 나들이를 가는 건

뭔가? 최근 국가대표 선수촌도 진천으로 옮겼으니 뭐랄까! 음~

진천이 그만큼 매력이 있는 동네라는 반증 아닐까?

 

진천 땅은 큰 산이 없기도 하지만 매우 평온함과 청정 감을 주는 곳이다

사실 백암에서 진천에 이르는 길은 오가는 차도 별로 없고 드라이브

하기엔 더없이 좋은 길이다

 

 

지난번에도 찾았고 이번에도 찾은 붕어찜 전문점

 

'단골집'

 

요번에는 피라미, 붕어, 메기, 새우등이 들어간 잡어 매운탕을 주문했다

 

 

5월 초의 날씨는 청명하고도 눈이 부셨다. 과연 초평호 주변에

아카시아는 만발했을까?

 

아카시아 향이 휘날리는 호수 주변을 걷는다는 게 얼마나 멋진가?

아니 낭만적인가? 내 이미 3년 전부터 계획을 갖고 있던걸 오늘에야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커피 한잔을 찾았지만 이 집엔 커피가

없단다. 그래? 해서 1층으로 커피 한잔 마실까 해서 내려가니

그곳이 바로 힐링캠프란 곳이다

 

 

그런데 책도 많이 꽂혀 있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당선 패니

수상패 등이 보였다

 

 

뭐지? 가만있자! 아! 50-60 ~ 얼핏 본 기억이 난다! ㅎㅎ

 

초평 저수지 바로 여기였구나~

 

 

바로 이 분 이셨네 그랴! 초평 저수지에서 시,수필 쓰시고

캠프를 운영하신다는~ 최영아 님, 아니 캠프는 뭘까? 그냥

도란도란 커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인데~

 

근데 경상도 부산 분이 어찌 이리도 상냥하시지~

 

 

 

나는 냉 커피 마시느라 정신이 없는데 아내가 책 한 권을 꺼내

 

" 이거 어떠시우? 도움이 될 거 같은데? " 한다

 

 

[ 여행이 즐거워지는 사진 찍기 ]

 

이 책이다. 몇 페이지 넘겨 보니 작가의 안목이 보통이 아니다

여기 소개된 장소만 찾아도 여행겸 사진 찍기는 충분하겠네~

사진 촬영 노우하우도 덤으로 배우고~

 

그리고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 책!

 

[ 問道 禪行錄]

 

 

책을 그저 보통 더러 밑줄을 치고 보긴 하지만, 여기 이 책의

소유주께서는 아주 빨간 형광펜으로 주요 부분 글귀를 상당히 많이

커버링해 놓았다

 

하! 책 읽는 방법이 이런 식도 있군 그랴!

매우 적극적인 독서법처럼 보였다

 

 

붕어찜 아니 아카시아 향 마시러 왔다가 때 아닌 책을 발견하다니~

혹시 여행하면서 이런 경험이 더러 있으신지 모르겠다

 

돌아온 이튿날 나는 이 책들을 곧바로 알라딘에서 주문했다.

그잖아도 요즘 영 책하고는 거리가 멀어 도통 뭘 읽지 않은지

오래됐는데, 이 참에 책 좀 읽자! 잘 됐지 뭐~ ㅎㅎ

 

책은 모두 최상급 중고로 주문했다. 책 저자를 생각하면 새 책을

사야 겠지만, 잠자는 자원을 생각하면 중고면 뭐 어떤가?

어떤 경우가 됐건 계속 책을 읽고 싶은 맘이 많이 났으면

하는 게 내 희망 사항이다

 

운동 용품도 Guitar 도 골프채도 난 중고를 구입해 많이

활용했다. 근자에는 책도 중고로 더러 구입한다. 뭐든 새 거라야

한다는 순수주의? 를 나는 그리 신봉하지

않는 편이니까

 

서울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도 밤이면 영등포 연흥극장 앞에

리어카에 불을 밝히고 중고책을 팔던 그곳을 자주 찾던 내가

아니던가?

 

 

자! 이제 아카시아 향을 찾아 나선다. 호수 저 건너에 뿌옇게

보이는 게 아카시아 꽃 같은데~ 한데 그건 나뭇잎이 햇빛에

반사되어 희끗하게 보이는 걸 나중에 알았다

 

 

 

이날 바람이 몹시 세차게 불었다. 호수는 푸르스럼하게 빛나고

있었다. 느낌이 차다~

 

 

 

 

호수 근처의 푸라타나스는 햇빛에 푸르게 반사되고 있었다

아내는 까짓 푸라타나스를 뭘 그리 찍냐고 성화다. 뭐 별거 아닌

나무지만 어디에 그것이 있냐에 따라 달리 보이는 법이니까

 

그러나 기대했던 아카시아는 아직 덜 피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아! 그런 거구나^ 활짝 핀 아카시아는 우리 집 근처에도 많지 않았나?

왜 굳이 초평호 까지 와서 그 정취를 느끼고자 했을까? 그 역시 어떤

호수라는 장소와 그가 주는 운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올해도 그 요건을 맞추지 못했다. 혹시 농다리 쪽으로 가면 달라

질까?

 

가는 길에 높은 장소에서 호수가 아주 잘 보였다. 나는 순간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한데 모퉁이에 불탄 자동차가 있었고 Polis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다.

 

아! 이게 뭔가? 그 누군가 이 좋은 곳에서 한 많은 생이라도 마감한 걸까?

 

 

 

애써 나의 추측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농다리로 향했다

 

 

농다리를 보러 온 사람들은 예상외로 많았다. 어찌 보면

농다리는 아무것도 볼 게 없는 그런 거라 할 수도 있다. 그런

농다리를 진천군에서는 공을 들여 가꾸고 주차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안내원들을 배치하고 관리한다. 입장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터인데~

 

결국 볼게 얼마나 있느냐? 가 아니라 그 곳이 품고 있는 역사성

이 더 중요하다는 반증 아닐까? 물론 볼 것까지 더해지면

금상 첨화지만~

 

이건 순전히 시민들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말 잘하는

일이다. 진천군 파이팅!!

 

 

농다리를 건너 호수로 향했지만 기대했던 아카시아는 거의

꽃을 피우지 않았다. 역시 허탕이군!

 

어쩌다 운 좋게 꽃이며 단풍을 전성기에 볼 때가 있다. 반대로

별러서 별러서 갔는데 이처럼 허탕일 때도 종종 있다.

 

인생이 내 뜻대로 잘 안 되는 것처럼 자연도 내 의지와는 반대로

갈 때도 종종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모든게 다 허탕인 경우는 없다!

 

농다리를 빠져나와 미리 계획하고 왔던 연습장을 들르기로 하여

광혜원의 정원 골프 연습장으로 달렸다. 우리 동네의 가격에

2시간을 주었다. 역시 시골은 이런 맛이 있다.

 

피곤하다며 아내는 차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해는 지고 한적한 도로를 달려 백암으로 향한다. 근데 올 때와는 달리

도로에 차가 적을 뿐 아니라 적막하기까지 하다. 이 무슨 일인가?

이것도 코로나의 영향 때문이란 말인가?

 

(그러나 며칠후 5.9 일요일 제천에서 돌아오며 지독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세상 일은 역시 쉽게 속단할게 못 된다는걸 절감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넘어 움직인 것 치고는 한 일이 꽤나 많았다

1석 3조라고나 할까?

 

그나저나 아카시아 향에 흠뻑 젖어 걸어 보는 그 낭만은 언제

실행해 볼 수 있을지! 에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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