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즉 춘분을 전후하여 현충사를 갔었다. 목련은 1/3 쯤

피어 푸른 하늘에 드리워져 있었고 이순신 생가 앞의 홍매화가 아주

곱게 피어 있었다.

 

올해 또 현충사를 갈 찬스는 왔지만 이번엔 선배님 부부와 만나는 날

이었다. 장소는 이천 임금님 쌀밥 집! 어차피 이리된 거 일찍 가서 백사

면 산수유나 함 둘러보자^

 

 

하늘은 흐리고 기온은 쌀쌀하고 비가 간간이 뿌린다. 봄철 산수유는

몇 년 전 구례 산수유 마을에서 이미 충분히 보고 체험을 한 바라

특별 기대는 없었다. 이천 산수유 축제는 취소뿐 아니라 주차장에

접근 자체를 막고 있었다. 처음 온 방문객들은 인근 농로나 갓길에

어떡허든 차를 세우고 산수유 마을로 꾸역꾸역 들어가고 있었다

 

참, 세상에 꽃 보러 온 방문객들을 돌려보내다 못해 접근을 저지하

느라 인력까지 동원을 하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임금님 이천쌀밥 점심까지 잠깐 둘러본 백사면의 산수유는 예상대로

사진을 남길게 거의 없었다.

 

아! 산수유가 이 정도였나? 가을의 예쁜 산수유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정말 허접하기 그지없는 봄철 산수유였다

 

 

 

 

 

 

 

 

 

그나마 위안은 아직 가지에 달려있는 빨간 열매에 노란 꽃이 대비를

이뤄 조금은 봐줄만 하다는 것^

 

아! 이것이 산수유의 실체란 말인가!!

 

원래 산수유는 꽃 자체가 그리 임팩트가 있는 게 아니다. 봄철 빨리

핀다는 것 외엔 그다지 특별함이 없다고나 할까? 그건 매화도 마찬

가지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약 3-4년간 매화에

집중해 본 결론은 매화 역시 명성에 걸맞는 꽃은 아니라는 거였다

 

'임금님 이천 쌀밥'은 특히 돌솥에 나오는 쌀밥이 백미였다. 분명 쌀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듯했다. 수년 전부터 일본 여행 시 느끼던 바와 같다.

대체로 우리 음식점들은 여전히 정부미로 밥을 해 주는 곳이 많다고

생각한다

 

최상품의 쌀로 밥을 해 주지 않고 식당이 번성하기를 바랄 수도 있을까?

 

 

자고로 이천은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 인근 도자기 공방이 밀집된 마을

을 찾았다.

 

 

꽃과 도자기 구경이라면 2박 3일을 돌아봐도 전혀 실증을

내지 않을 옆지기 이시다! ㅎㅎ

 

 

 

 

예쁜 도기에 야생화인지? 꽤나 예쁘게 심어져 있는 꽃들^

 

 

 

도자기!!

 

우리의 이천 도자기들은 약간 도톰하고 칼라가 진중한 느낌이다

당연 무게가 나간다^

 

반면 우레시노의 히젠요시다 도자 전시관에서 본 그릇들은 아기자기한

문양은 예쁘지만 매우 가벼워 보인다. 실제로 가볍다

 

히젠요시다 도자 전시관

 

도예공방 곳곳에 키워지고 있는 꽃들은 매우 운치가 있었다

화원도 아닌데, 꽃 키우는 실력과 전시 능력이 놀라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천 도자기는 은은한 칼라에 매우 격조 높은 품질을 자랑하고

있는듯했다. 위의 문양과 비슷한 잔 2개를 구입했다. 그 외에도

자잘한것들과 툭배기 2개, 화분용 몇개 등등을 포장지에 담았다

 

진달래도 이렇게 실내에 피니 나름 운치를 더한듯하다

 

 

구입해 보고 싶은 자기들은 많았다^ 그러나 집에 가져가면

일단 공간을 차지한다. 그잖아도 많은 짐에 참기로 했다. 비용도

만만찮고!

 

 

도자기에 그린 그림이다. 마치 옛날 크리스마스 때 그리던 카드가

생각났다

 

 

이천의 사기막골! 옛날 임진왜란 당시 왜구의 도공 납치를 피해 산골로

피신해 온 곳이 이곳이라는데, 같은 지명이 성남에도 있다.

우리는 이날 공방 15군데 정도를 쭈욱 둘러보았다. 각 공방마다 특색을

지닌 매우 인상적인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 군데 더 이왕 이천에 왔으니 들러볼 곳이 있다 해서 찾은 곳은 바로 여기

였다

 

 

이진상회!

 

 

최근 이런 베이커리 겸 카페가 대세이긴 하나 정말 이곳도

방문객이 엄청 많았다. 수도권 여부를 떠나 번성을 누리는 곳은

바로 이와 유사한 곳 들이 아닐까?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여기서 멀지 않은 귀로에 백암이

있고 거기엔 지난겨울에 봐 뒀던 거대한 왕버들 나무가 있다

나는 잎이 돋는 버드나무가 궁금했다. 지금쯤 어떨까?

 

허나 백암에 도착해서 왕버들 나무를 보니 아직 아무 잎도 나오지

않았다. 왕은 다른가? 천천히 느즈막하게 잎이 나오는가? 적어도

10일 이내엔 변화가 없을 것 같았다.

 

백암- 고초골-문수터널을 거치는 나의 애용 드라이브 길을 따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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