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드디어 그간 논란에 잠겨있던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 법안을 통과시킬 모양이다.
안양의 심재철 의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듯한데,요지는 15년 이상된 아파트에 위로
3층까지 더 지어 올려 리모델링을 한다는 것이다.
우선 아파트가 구조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나 부터 따져봐야 할것인데, 원래 철근콘크리트
건물은 내구 연한이 70년 정도인 걸로 알고있다. 이건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건축구조학을
배울때 나왔던 얘기다. 당시는 지금부터 40여년도 더 전이니 그간의 기술발달을 감안하면
철근 콘크리트의 수명이 더 길어지면 길어졌지 오히려 짧아진게 아니라면 15년 후 리모델링
은 뭐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한 것이다. 70년 내구성이 있으니 15년후 3층을 위에 더 지어도
문제가 없는거 아니냐..한다면 아예 5년후 부터 다시 리모델링을 한다해도 할말이 없는것 아
닌가? .
요는 15년이 지나면 배관 파이프에서 녹물이 나오고 균열이 가고 낡고 또 당시에 지하 주차
장을 감안 못하고 지어 주차난이 심각하고 등등 이유는 많다.
그런데 15년이 공식화했다고 치자. 무슨 문제가 발생할까? 모든 건축자재는 15년을 기준으로
설계가 될게 뻔하지 않는가? 어차피 15년 후면 띁어내고 내부 공사를 할텐데 굳이 내구성을
더 올려 자재를 만들 이유가 없을것이다. 그러면 뼈대는 70년이 가도록 만들고 내부는 15년
짜리로 만든단 말인가? 그냥 대충 지어도 곧 리모델링을 할거,,뭐할라 내구성 좋은 아파트를
지을 필요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도시의 미관을 좀 생각해보자. 지금도 중구난방으로 까마득히 지어 올린 아파트 때문
에 우리나라의 도시는 도시랄것도 없는 형편없는 미관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다 너도나도 3
층을 더 얹어 증축을 한 후를 생각해보라. 도대체 어둡고 우중충한 이땅의 대부분의 도시들이
어떻게 보일것인가? 아무리 인구가 많기로서니 돼지 우리처럼 빽빽하고 높은 아파트로 도배한
한국의 도시 미관으로 뭘 어떻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공간과 생각을 하라고 할수
있겠는가?
개인 사담이지만 시애틀에 얼마간 공부하다 돌아온 아들이 수지 용인을 지나며 산을 깍아 빼
곡히 지어 놓은 아파트들을 보며 이렇게 나에게 말한적이 있다.
" 저렇게 산을 파헤쳐 아파트를 지어 놓은걸 보고 무슨 창의적인 생각을 이 나라에서 할수
있대요? "
그거야 국토의 차이이니 어쩔수 없다고 치자. 헌데 어려서부터 아파트의 높은 벽면만 보고 자란
아이가 풍성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갖게 되리라고 기대하는 건 바다 한가운데서 사과를 따먹기를
기대하는거와 다를게 없다. 낮으막한 주택에 울창한 숲 거기서 노는 새들, 향긋한 풀 냄새, 깨긋한
산들바람~ 이런걸 보고 자란 동심에 창의적 공간은 문을 열어줄게 뻔하지 않은가?
아침마다 출근을하는 수원 초입을 지날라치면 이제 아파트를 짓고 있는 광교 신도시를 만난다.
헌데 차도 우측으로 새카맣게 솟아있는 아파트를 보노라면 가슴이 콱 막힌다. 아니 도대체 누가
도시 진입로에 저리 높은 아파트를 짓도록 허용을 했을까? 이게 도대체 도시 미학이나 환경에
대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의 정책일까?
개인의 집도 15년 지났다고 한층 위로 더 짓지는 않는다. 아니 15년을 기한으로 삼고 개인 주택을
짓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헌데 공동주택을 이렇게 15년에 다시 뜯고 짓도록 하는 건 누굴위한 것
일까?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린다? 건설업에 숨통을 틔워준다? 집 없는 서민에게 주택을 공급한다?
만에하나 그렇게 더 올린 아파트가 혹시라도 무너지거나 하는 사고라도 난다면 그건 누가 책임을
질건가? 그게 안전한지 안한지는 지어봐야 알 것이다.
원전 부품의 불량부품으로 온나라가 떠들썩한 지금 건축업계의 부품들은 온전히 잘 만들어지고 잘
지어졌을지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것이다. 혹시라도 불량으로 지어진 원 아파트를 증축해 올려서
무사할지를 어떻게 보증하겠는가?
집 이건 아파트 건 처음부터 단단히 짓고 오래 쓸수있게 만들어야한다. 뭐 대충 15년이면 다시 뜯어서
짓는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고 택도없는 발상인 것이다. 법안을 심의할 국회도 정부도 전체적인 국
가의 미래 청사진을 놓고 고민을 더해 보기를 강력 주장하는 바이다
'포토 에세이, 나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여름에 매미를 생각하며^ (0) | 2013.08.04 |
---|---|
약사의 사회참여 --洞 대표 회장 (0) | 2013.07.02 |
원전 불량 부품을 보며 한 생각 (2013.6.5 작성) (0) | 2013.07.02 |
쑥과 냉이 (0) | 2013.04.30 |
된사람- 든사람-난사람 (0) | 2012.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