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소리
개구리소리
들장미가 필때 쯤 아니 아카시아가 뒷산에 피어나 띄엄띄엄 비어 있던 산속의
빈 공간을 드디어 다 채울때 쯤이면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가 있읍니다.
'뻐꾹' -'뻐꾹' 아니 '끄꾹..끄꾹' 으로도 들립니다.
약간은 구성진 피리 소리가 연상되기도 하지요.
제 둥지는 만들지도 않고 다른새의 둥지를 공짜로 이용하고 거기다 원래 새끼는 몰아내고
제 새끼만 눈속임으로 키운다하여 별로 사람들 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뻐꾸기.
허지만 늦은 봄에서 초여름 산에 오르면 먼데서 나직히 들려오는 그 소리는 충분히 마음에
옛 고 향을 느끼게 해줍니다. 뻐꾸기- 비둘기- 부엉이- 모두 순하디 순한 우리의 토종 새 들입니다.
제비나 참새 소리는 너무 재잘거려 들을수록 머리가 복잡해지지만 저런 새들은 그렇지 않지요.
요즘은 보기 좀 귀하지만 꾀꼬리 소리도 명랑하고 아름답습니다. 요즘사람으로 저런 새 소리를
듣고 싶다거나 그리워는 하되 들으러 가 본다거나 하는 사람은 이제 별로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만큼 살기 바쁘고 어느새 까마득히 잊혀져 가고 있을테니까요. 저도 어쩌다 산에 가게 됩니다만
요즘이 딱 좋은 때입니다. 뻐꾸기 소리를 듣기가^^.
줄기차게 울어대는 소리로 개구리가 있읍니다. 들판을 지날 기회가 없으신 분들은 역시 들을 수가
별로 없을겁니다. 어쩌다 운좋게 도회 지의 아파트가 바로 앞에 논을 두고 있는 경우는 아마 예외겠지요.
만일 그렇더라도 밤에 개구리 소리 시끄러워 잠 못자겠다고 불평이 많다면 이제부턴 개구리와 한번
친해 보시길 권합니다.낮보다 밤에 더 요란한 개구리들 ~
아직 들판에 모심기가 다 끝나지 않았읍니다만, 벼가 좀 더 자라면 개구리도 좀더 많이 울어 제낍니다.
저는 정말 운 좋게도 아침 저녁 출근길을 시골 들판과 마을과 야산이 곁들여진 곳으로 하고 있읍니다.
물론 전에는 그것도 모르고 빠른 아스 팔트로 된 직선 도로로만 다녔었지요.
2년전부터 두리번 거린 덕분에 그런 길을 찾아 냈읍니다. 해서 요즘은 저녁 집에 갈때는 예외없이
어둑한 동네 어귀길에 차를 세우고 개구리 소리를 듣다 갑니다. 어제 는 보니 달이 커다랗게 빛나는데
개구리 소리가 '개골개골' '왝왝' '꾸억꾸억' 들렸읍니다. 비라도 온 다음이면 더 요란할 것입니다.
개구 리 소리 삼매경에 들면 저건 바로 우리의 다듬이질 소리와 또한 비슷한 걸 알게 되지요^^
다듬이질 소리와 개구리 합창이 묘하게 같은 소리로 들려진다는 게 참 신기하지 않읍니까?
깊은 밤 들판에서 들리는 끝없는 개구리들의 소리를 한동안 듣고 있노 라면 마음깊~은 곳에서
부질없는 모든 생각들이 솨아 하고 사라짐을 느낄 수 있읍니다.
그리고 더이상 아무 생각도 안 나게 되면
그때 집으로 향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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