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탄천변 2014.4.1

 

멀리서 화려해도 가까이 다가가면

그저 그렇네

 

무리지어 핀 나무는

가늘고 엷어라

 

꽤나 웅장해 보이나

각각은 왜소하네

 

개울둑에 홀로 핀 벗나무

꽃은 실하고 가지는 강건하지

 

어차피 인생은 홀로 가는거

무리지어 왜소 하느니

홀로 우뚝 서고 싶어라

(2014.4.1 )

 

 

꽃이 쉬이 짐을 아쉬워 마라

단 며칠을 위해 꽃들은 일년을

준비하나니

 

그 며칠 사이에

꽃들은 제 할일을

다하는거다

 

인간을 위해

꽃이 핀다고

생각을 마라

 

 

사람은 단 며칠을 위해

그 무엇을 준비한 적이

있던가

 

꽃이 떨어짐을 아쉬워

하기 전에

우리도 그 무엇을 준비해야

할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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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1 분당 탄천에서

 

 

 

세상 벚꽃은 한가지인줄 알았던 적이

있었다네

 

이제 보니 벚나무는 모두가

다르네

 

꽃도 다르네

 

사람도 모두 다르지

저 벚꽃 처럼

 

아서라

겉만보고 모두 같다고 생각마라

 

그 모두는 전부 다름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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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 보라산

 

 

봄을 알리는 꽃은 아주 여러 종류가 있다. 산수유가 그렇고 목련이 그렇고

진달래,개나리가 그렇고 앵두나무 꽃도 그렇다. 초등학교 시절 봄 소풍을 갔던

선유바위 라는곳엔 앵두가 지천이었다. 하얀 앵두꽃! 속에 무수히 많은 벌이

날아다니고 앵앵거림 속에 노닐던 그 곳은 선녀의 놀이터 같았다.

 

헌데, 이른 봄에 저 멀리 뒷산을 울긋불긋 장식하던 진달래,, 아랫동네 한 집

뒷뜰 장독대 부근에 붉게 피어오르던 진달래는 멀리 고갯마루에서도 아주

잘 보였다. 진달래가 발갛게 피어 오르면 아! 이제 봄이구나,,를 실감하곤

했었다.

 

 

그런데 나는 유독 이 진달래에 관한 추억이 하나 있으니 ,

 

시골 옛날 겨울은 참으로 혹독하게 추웠다. 그 길고 긴 겨울을 변변치 않은

옷으로 겨우겨우 버티고 이제 밭 고랑에 쌓인 눈 밑으로 포르스름한 풀이

눈을 뚫고 비치기 시작하면 이제 봄이 오는거였다. 그리고 뒤 이어 햇빛

가득히 아지랭이가 어리기 시작한다. 아! 봄이다..

 

간식거리라곤 일체 없던 시골, 진달래가 피기 전 얼었던 흙이 푸석푸석

해지기 시작하면 동네 뒷산으로 칡을 캐러 갔다. 운 좋으면 알이 토실

하게 밴 암칡을 캘수 있었고 그렇지 않은 날은 숫칡이라고 질기디 질긴

맛 없는 칡만 몇개 캘 뿐이었다. 돈 안들고 구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간식거리가 칡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허기진 배를 더 채우

려고 담장 뒤에 자라던 돼지 감자를 캐어 먹기도했다.

 

그런데 당시 우리 아버지는 먼데 산으로 봄 나무를 하러 가시곤 했다. 마곡산

이라고 우리집에서 약 3 십리 떨어진 산인데 사실 거기서 나무를 한 짐해서

집까지 오시기엔 좀 먼곳이다. 그래도 가까운 산엔 나무가 별로 없으니 어쩔

수없는 노릇이었다.

 

해가 거의 질 무렵이 돼서야 아버지는 지게에 나무를 지고 저 멀리서 나타나

셨다. 그런데 봄철이면 예외없이 지게 위에 진달래를 한줌 꺽어 꼿아서

오셨다. 나는 진달래만 보고 달려가곤 했다. 얼릉 달려가 아버지의 지게 위에

꼿혀있는 진달래 묶음을 빼어 한잎 한잎 진달래를 먹었다.

 

 

소월이 진달래를 읊기를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라 가실 길에 뿌리 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우리다.'

 

이렇게 읊었지 아니한가? 아마도 소월은 진달래를 먹어본 적은

없는가 보다. 진달래를 님을 보내는 아쉬움을 대신하는 소재로

보았으니 말이다. 아니지,,그도 진달래를 먹어 보았을지도

모른다

 

 

 보라산

 

 

 

 

진달래가 피면 봄이 온다 했지

연분홍 꽃이 아랫 마을에 피면

따스해져 살 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했지

 

울 아부지 지게 위에 꼿힌 진달래!

달려가 봄을 입안 가득히 끌어 안았지

무거운 지게 위 꽃 송이는

봄 하늘을 훠이 날아

세상을 구원하러 내려 왔어

 

그 봄은 다시 또 오고

아부지도 진달래와 같이

오고 계시네

 

지천에 피어 귀함도 없는 꽃

나에겐 귀한 꽃이라네

 

(마로니에 지음)

 

 

진달래 개나리는 지천으로 피어나 이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꽃이

되었다. 사람이게는 누구나 가슴에 안겨 피어 나는 꽃이 있다. 누구는

장미가,백합이,,란초가,,복사꽃이,혹은 배꽃이,,

 

나에겐 진달래가 그렇다. 또 봄이 그렇다. 내가 유독 봄을 좋아하는

것은 아무래도 진달래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랑이

전해져 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배고픈 어린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게

산에 지천으로 나는 진달래 꽃이었기 때문이리라.

 

그 봄이 도둑처럼 다가오고 있다.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그대 가슴으로 스몄으면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그대 타는 가슴으로 스몄으면

사월 목마른 사월 하늘
진홍빛 슬픔으로 피어
그대 돌아오는 길 위에서 흩어지면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피어 피어
사월 목마른 사월 하늘
진홍빛 슬픔으로 피어
그대 돌아오는 길 위에서 흩어지면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피어 피어 피어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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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학과 교수가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물을 내었다. 볼티모어의

빈민가로 가서 청소년 200명의 생활 환경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조사 후 그 청소

년들의 미래에 대한 평가서를 냈는데 내용은 거의 동일했다.

 

" 이 아이들에겐 전혀 미래가 없다. 아무런 기회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25년이 지난뒤 다른 사회학과 교수가 우연히 이 연구 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는 25년 후 당시 200명의 청소년이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추적 조사

하라는 과제물을 주었다. 학생들의 조사결과 사망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 20명을 제외한 180명중에서 176명이 대단히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

다. 그들의 직업도 의사,변호사 사업가 등 사회 상류층이 많았다. 놀란 교수는

그 조사를 더 진행시켰다. 다행히 그들 모두가 그 지역에 살고 있었고 교수는

그들을 한사람씩 만나 직접 물어볼 수 있었다.

 

"당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었입니까? "

 

대답은 모두 한결 같았다.

 

"여 선생님이 한분 계셨지요."

 

그 여교사가 아직도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교수는 수소문 끝에 그

여교사를 찾아가서 물었다. 도대체 어떤 기적적인 방법으로 빈민가의 청소년

들을 이처럼 성공적인 인생으로 이끌었는가? 아직 빛나는 눈을 간직한 여교사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 그것은 정말 간단한 일이었지요. 난 그아이들을 사랑했답니다."

 

 

 

* * * *

 

 

 

아침 전철을 타고 오면서 읽은 책 한 소절이다. 그렇다 아무 희망도 없을거라

판단되던 아이들이 이토록 성장하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기 힘들 것이다.

 

"공부해라~공부해라~다른 애들을 제치고 이겨야한다. 세상은 냉정하다.

그 누구도 너를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경쟁에서 이겨야한다. "  만일 이렇게 가르쳤다면

어찌 되었을까?

 

혹시 당신은 학교 다니면서 어떤 선생의 사랑을 받은적이 있나요?

 

그것이 집이 부자이거나 부모가 영향력이 있거나 당신이 공부를 좀 잘해서

특별히 관심을 받은 그런거 말고

 

정말 어린 제자를 사랑하는 맘이 넘치던 그런 보편적인 사랑을 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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