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매미들이 지금한창 울어대고있는 녀석들입니다.

 

 

말 매미는 굵직하게 찌르르~하며 굴곡없는 울음을 냅니다. 참 매미는 끼륵끼륵 ~하며

급하게 소리에 강약이 분명하게 울어댑니다. 애 매미는 좀더 가느다란 음폭으로 날카롭게

소리를 냅니다. 쓰르라미는 다 아시는대로 쓰르람 쓰르람 하고 울어 대지요.

 

오늘 아침에도 약국에 나오기 전 동네 탄천을 거슬러 주택전시관으로 올라갔읍니다.

이미 탄천부터 매미 소리는 엄청났읍니다. 자동차 소리가 조금 섞여 있어 좀더 산쪽으로

올라갔읍니다. 휴대폰으로 연신 매미 소리를 녹음을 해봅니다. 1분 정도부터 2분까지 녹음을

해 나갑니다. 말매미 소리에 참매미 소리 그리고 쓰르라미 소리까지 합쳐진 오케스트라 같은 매미

소리의 매력에 푹 빠져 봅니다. 도합 5회 이상 매미소리를 녹음을 햇읍니다. 그걸 컴으로 가져오는

법을 아직 몰라 이곳에 올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왜? 갑자기 매미 소리를 이렇게 녹음까지 해볼려 했을까요?  실은 밤새 소낙비가 꽤 내린듯하여

아침에 활짝 개니 바로 집앞 야산이라도 가서 정기를 듬뿍 쐬고 싶었읍니다. 그러고 나면 하루가

좀더 활기차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근데 중간에 매미소리에 매료되고 만 셈입니다.

 

 

매미,저건 아주 어릴적부터 신비의 대상이었읍니다. 조그만 몸체에서 울어제끼는 큰 소리~ 

제가 5살때 일을 기억합니다. 저와 12살 위인 띠동갑인 형님과 함께 훌쩍 자란 아카시아 나무

하나를 잘라 그 끝에 거미줄을 뭍혀 나무에서 우는 매미를 잡는 일입니다. 매미는 참새와

달리 사람이 나무 밑에 가도 쉽게 날라가지 않읍니다. 거미줄을 묻친 마치 낚싯대와 같은 긴 아카

시아 나무를 매미 날개에 가져다 대는 순간 매미는 척 하니 달라붙읍니다. 맴맴..하며 우는 매미

를 잡아  손에 쥐는 순간의 그 짜릿한 느낌을 잊을 수 없읍니다. 다른건 다 잊어버렸는데 유독 형님과

매미를 잡던 그 순간은 고스란히 기억에 남아 있읍니다. 매미를 잡던 그 해인지 정확치는 않은데 형님은

1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읍니다.

 

매미의 추억은 그 정도입니다. 그리고 무심코 흘려듣던 매미소리, 5살 이후 무려 50여 년이 훌쩍

지났네요. 근데 아침이면 6층 높이의 우리 아파트 방충망 근처에 매미가 곧잘 날라와 붙어 울어

제낍니다. 한동안 울다가는 훌쩍 날라가 버립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약국 근처에도 계속하여 매미소리가 들립니다. 혹자는 매미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다..시끄럽다,공해다,등등 말이 많읍니다. 일부 인정합니다. 허나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시원한 울음 소리를 제공하는 매미를 미워해야할 이유는 없을듯 합니다.

 

나무 숲에 들어가 시원한 바람을 쐬며 저 매미소리를 오랜동안 들어 보십시요. 과연 매미 울음이 어떤

느낌이 나는지. 왜 매미는 이 더운 여름에 저리 소리를 내는지. 매미 소리없는 여름은 적막강산일듯

합니다. 푹푹 찌는 태양 아래 아무 소리없이 무더위만 계속된다면 너무 답답하지 않을까요?

 

예전엔 매미소리 들으며 시원한 바람이 부는 원두막에서 여름 낮잠을 자곤 했읍니다.

도시생활에 지친 영혼들이 매미소리를 벗삼아 이 한여름 건강하게 힐링의 기쁨을 만끽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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