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원 복숭아 과수원에서



 

냉이 쑥국!!
쑥은 3월초면 양지바른 언덕에서 볼수있읍니다. 허나 3월의 쑥은
캐봐야 양이 너무 적어 고생만 합니다. 물론 첫 싹이 영양도 많고
몸에는 더 좋을테지만^
 
4월 20일을 넘긴 요즘 들에 나가보니 언덕배기에 냉이가 꽃을 피우고
있읍니다. 원래 냉이는 대궁이가 자라 꽃을 피우기 전에 뿌리채 캐서
먹었던 것인데,아차 때를 놓치면 금세 하얀 꽃이 피어오릅니다.
 
쑥의 약간 쓴맛을 냉이의 단맛이 카바를 해줘서 이 둘을 봄철에 맛있는
된장과 함께 끓여먹는 맛은 정말 기가 막히는 조합입니다. 도시의 사람들은
이제 냉이도 쑥도 거의가 다 잊고 말았읍니다. 봄철에 벌판에 나가 쑥을
캘 엄두도 내지 않을뿐더러 햇빛에 탄다고 아예 밖을 나갈 생각조차
않으니 이젠 다 옛말이 된 셈입니다.
 
그리고 뭐하는지 주부들은 늘상 바쁩니다. 서울근교 웬만한 음식점에
낮에 가보시면 느끼실겁니다. 중년 부인들이 얼마나 많이 그룹을지어
밥 먹으러 많이 오는지를 ,,
 
예전에 매년 5월초순이 되면 학교갔다 오는길에 철길 둔치에 소복히
자란 청보리를 볼수 있었읍니다. 더러는 패어서 보리의 모습을 오롯이
보여주기도 했읍니다. 그리고 저녁무렵이면 마을앞 보리밭에 하얗게
꽃을 피운 냉이를 쉽게 찾을수 있었읍니다. 그땐 이미 쑥이 많이자라
푸르른 빛을 더해갈 때입니다. 보리밭에서 하얀 꽃 부위만 따낸 냉이
와 새파랗게 자란 쑥을 손쉽게 띁어서 집으로 가져가면 어머니는
된장을 풀어 냉이쑥국을 끓였읍니다.
 
보리밭으로 동네로 오후내내 돌아댕기다 저녁에 먹는 냉이쑥국은
정말 잊지못할 훌륭한 맛이었지요.


 
봄을 진정 맞으러 가는 길은 남풍이 불어오는 들판으로 쑥과 냉이를
캐러가는 것입니다. 대지의 거죽을 쓸어내며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는 것이야말로 봄을 내 마음에 깊이 영접하는 것입니다. 여의도로
벛꽃구경을 가는것이 진정한 봄맞이가 아닐것입니다.

 
근교 식당에 그렇게나 많이 몰려드는 사모님들! 그 널널한 시간에
벌판으로 쑥,냉이 캐러 한번 나서 보시지요. 도시가 황폐하네 건조
하네 답답하네,,할것이 아니라 자연이 거저 준 선물,, 봄의
들판에 한번 나서보시길 권해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들판은
크게 달라진게 없읍니다. 우리들 마음이 문명에 찌들어 자연을
멀리한탓 밖에는 그 어떤 변화도 있지 않읍니다.
 
그러나 평화롭고 고요한 들판은 사실 별로 남아있지 않읍니다.
거의가 공장이나 창고등으로 우리의 도시근교는 채워지고
말았지요. 가을 들판에 벼익는 모습을 보려면 적어도 30키로
이상은 차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만,, 쑥과 냉이는 그렇게 멀리
안나가도 충분히 볼수 있읍니다.

 
어느해보다 날씨 변덕이 심하고 추웠던 2013년 봄에 드는
생각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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