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호텔 예약 불발로 곤욕을 치른 바 있어 오늘은 확실하게

예약에 신경을 쓰기로했다. 

또 여행 마지막 날이니 조금 괜찮은 료칸으로 피날레를 장식해

보자~ 뭐 그런 의미도 좀 있고 해서,  

 

산수 좋은 아소산 기슭 정도인즐 알았더니 어랍쇼~ 

점심을 먹고 천천히 가다 보니 들판을 가로질러 산 고개를

꼬불꼬불 넘고 넘어 고원지대를 지나 꽤나 멀리 간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아들이 예약해 놓은것이니 그저 따라만 가 보는데 답답하기 이를 데없다.

거기다 운전도 좀 교대로 해 보고 싶어도 어쩐지 이 동네에서는

엄두가 안 난다. 북해도 같은데서는 원체 한적해서 그게 쉬웠는데,

 

 

오쿠아소노야도 야마나미 ~ 

말하자면 아소의 깊은곳에 자리한 숙박지란 의미다. 

 

아소산 자락 근처에서 한적하게 쉴 줄 알았는데, 수십 킬로는 족히

달려오다니 이거 참~

 

헌데, 김수현이가 이곳에 와서 묵은 적이 있었던 듯, 

영화 촬영차 들렀다가 숙박을 한 모양인데, 

 

그러면 웬만큼은 되는 곳인가 보다^ 흠 

 

 

 

료칸은 소박한 내부를 보여주고 있었고~

 

마침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렸는데, 저 위 이케야마(池山)

수원지에서 쭈욱 흘러 내려오는 계곡물이 솨아~ 소리를 내고 방 옆을

흐르고 있어 시원함을 더해주었다. 

 

음식은 정갈했고 매우 성의가 깃들어 있었다. 

아소산에서도 꽤나 멀리 떨어진 곳인데도 숙박 손님이 많았다.

 

"이제야 좀 조용히 휴식다운 휴식을 취해 볼수 있게 되는군~"

 

 

료칸의 비용 중 식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거로 생각

되지만, 해서 여행 일정을 전부 료칸으로 할 수도 없는 일^ 

 

1인당 최하 2-30 만원 어떤 곳은 7-80 만원씩 하기도

하는 료칸인지라 그저 하루 정도 맛만 보면 족하다 생각한다. 

그나마 한여름은 조금 싸고 가을이 되면 훌쩍 가격이 오르는듯

하다.

 

근데 일본의 생맥주는 정말 맛이 우리랑 너무 다르다. 

술을 잘 못하는 내가 이번 여행 중 매일 한 번은 빼놓지 않고

생맥주를 1잔씩 마셨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맥주 회사들~ 분발 좀 하시요^

 

좔좔좔 흐르는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긴 밤 푹 숙면을 취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일찍 미련 없이 야마나미 료칸을 나섰다.

한적한 이곳에 좀더 머물다 떠나고 싶었지만, 빨리 나서는게 

상책이다.

 

사실은 여기 온천물이 가장 유황냄새가 많이 났었다. 대체 이 온천은

어디서 끌어오는 걸까? 

 

 

 

료칸 주변은 이렇듯 한적한 농촌 마을이다. 

심지어는 료칸 바로 앞 작은 개울건너엔 소를 키우는 작은

목장도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디서 냄새나는 목장이냐고

난리도 아니었을 테지만, 

 

이 동네는 외양간 냄새도 없고 고급료칸을 잘도 운영 중이

었다. 평점 10점 만점에 10점을 받고 있으니 참~ 대단한 곳이다.

 

이케야마 수원지가 쭈욱 윗동네로 올라가면 나타난다. 

이른 아침의 산골 농촌의 풍광은 참으로 평화 그 자체였다.

 

 

전국 100대 좋은 물에 선정되었다는 표지판~

우리는 100대 명산을 말하는데 일본은 좋은 물을 중시하는 듯

했다. 물론 일본도 100대 명산이 당연 선정되어 있을것이다. 

 

 

용천수 부근에 다다르자 삼나무가 우람하다.

 

 

바로 이곳이 이케야마(池山) 수원지다. 

 

어제 본 그곳과 유사하다. 

이 물을 동네사람들이 와서 떠갈까? 

아마도 그럴거같다.

 

좋은 물이 있으니 좋은 료칸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혹자는 일본의 삼나무가 알레르기를 일으켜 별로라 

하기도 하는데, 나무의 경계가 뚜렷하고 울창할 뿐 아니라

곧게 자라 오르는 것이 나는 개인적으로 맘에 든다. 

 

또 이렇듯 농촌의 모습이 잘 보존되고 있는것이 참 부럽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우리의 농촌은 정말 너무도

많이 무너져 내려 도저히 시골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곳이

많다. 우리나라 농촌 정책이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 

 

우리는 편백나무가 있지만 아무 데나 잘 자라는 것도 아니고

숲 조성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해서 일본의 삼나무와는 많이 다르다. 

 

내친김에 한 군데 더 수원지를 가 보기로 했다. 딱히 공항으로

가는 거 외에 오늘 일정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는 야마부키(山吹水源)라는 곳인데, 꽤나 오지에 속한다.
올라가는 길에 이렇게 물에 감사한다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수원지 가까이 가서는 맨발로 걸었다. 

 

거 참 무슨 수원지만 그리 찾아 댕기고 그러십네까?

 

글쎄 말입니다. 찌는듯한 여름이다 보니 자연 물이 그립고 그중에서도

지하에서 용솟음치는 맑고 찬 정갈한 물이 좋았나 봅니다. 

 

 

저 산이 아소산 바로 옆에 붙어있는 네코다케(根子岳)라는 것인데

처음부터 나의 눈길을 잡아끌었었다. 될수록 가까이서 한번 촬영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야마부키 수원지에서 나오면서 카메라에 잡혔다. 

 

 

우리가 묵었던 야마나미 료칸 뒤편은 다시 되돌아 오면서 보니 이처럼 대나무가

울창했다. 

 

자! 이제 이곳을 지나 사가공항으로 가야 한다. 

 

 

아소산 북쪽 고원지대를 달린다.

 

 

 

이쪽 고원 길엔 곳곳에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참으로 시원하고 장쾌한 풍광이었다. 

 

그래~ 아소산이 이런데였군!! 

 

와 본 적도 없이 그저 황량할 거로만 상상하던 나의 생각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산 좋지~ 물 좋지~ 평야 좋지~ 초원 좋지~ 음식 좋지~

공기 좋지~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 보고 싶다. 

 

유명한 기구치 계곡로를 따라 차를 몰았다. 계곡 주차장에는 너무

차량이 많아 주차할 곳이 없었다.

해서 그냥 패스할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계곡이 좋길래 그럴까?

 

 

비록 날씨는 찌는 듯 더웠으나 마음속은 시원했다. 

이렇게 멋진 초원을 품고 있는 아소산! 

 

이번 여행은 이것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고도 남음이 있었다.

 

사가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유니클로에 들러 반바지 2개를

구입했다.

 

여행 다 끝나고  반바지를 사다니!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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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바라에서 페리호를 타고 30여 분 만에 쿠마모토에

도착했다. 바다를 건너지 않고 육지로 돌아서 가려면 5시간

이상이 걸리는 엄청난 거리지만~

 

쿠마모토~ 

왠지 곰이 연상되는 동네이다. 혹시 예전에 곰이 많이 살던

지역일까? 

 

예약한 호텔에 저녁 늦게 도착하면 마땅히 저녁을 사 먹을 곳이

없는 동네라 하여 지나는 길에 대형마트에 들르기로 했다. 

주차할 곳을 찾아 빙빙 도는 중에 갑자기 요란한 경보음이 들리고

차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앗~ 이게 뭐야 지진이구나! "

 

그것이 그날 8월 8일 규슈 남부지역을 강타했다는 그 지진이다.

그러나 쇼핑몰의 사람들은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평하게

물건들을 구입 중이었다. 

 

쿠마모토 시내 역시 그냥 쓱 한번 보면서 지나갔다. 

그런데, 여타의 도시들과 좀 다른 면이 여기엔 있었다. 

 

일단 차량이 무지하게 많다. 또 상당수의 차량이 경차가 아닌

중대형 및 Suv 가 많았다.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건 뭘까? 

 

쿠마모토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징표라 생각했다. 비록 지진이 

자주 나지만 저 멀리 북동쪽에 위치한 아소산에서 풍부한 질 좋은

물이 공급되고 드넓은 평원에는 쌀을 비롯하여 여러 농작물들이

넉넉히 보급되어 풍요로운 삶을 영위케 해 주는 듯했다. 

 

'까짓 지진 좀 나면 어때? 먹고살기 풍족하면 그만이지~ '

 

이 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해는 지고 어두운데 겨우 아소산 밑 예약한 카메노이 호텔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프런트에서 예약 확인이 안 되는 거였다.

 

밤이 깊어 가는데, 낭패로다!! 바로 여기였는데~

카메노이(KAMENOI)는 거북등 껍질이란 뜻이란다.

 

결국 지배인이 인근의 호텔로 긴급 연결을 해주어 간신히 

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밤 9시가 넘어  짐을 풀고 낮에

마트에서 구입해 온 회덮밥 등으로 겨우 저녁을 해결했다. 

하마터면 저녁도 굶고 잠도 못 잘뻔했다.

 

근데 예약이 안된 이유가 궁금했다. 아마도 지진이 발생했을

그즈음에 인터넷 통신이 끊긴 것 같았다. 왜냐면 그 시점에서

호텔 예약을 차를 몰고 가면서 했고, 다른 곳으로 보낸 이메일도

불발이었다고 하니~ 

 

아침 일찍 눈 뜨자마자 얼른 온천과 식사를 하고 호텔을 빠져

나갔다. 퀴퀴한 호텔에 1분도 더 있기 싫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아소산을 올라가 보자. 

 

 

앗! 저 거이 아소산?

 

빽빽한 삼나무 숲을 헤치며 오르다 보니 목장이 있었고 

저렇게 아름다운 산 봉우리가 보였다. 

 

이게 웬일? 아소산이 저런 거였단 말인가?

 

화산재가 수시로 날아오르는 아주 황량한 그런 산으로만 

연상을 하고 있던 나는 저으기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치 부처가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는 아소산의 아침 전경~

어떻게 그렇게 좀 보이시나요?

 

 

 

 

이른 아침 아소산을 오르며 내려다본 저 아래 풍경은

참으로 시원하고도 장쾌했다. 

우리의 한라산과도 많이 다른 풍광이었다.

한라산은 1951미터, 아소산은 1300여 미터이다.

 

아~ 아소산이 이런데였단 말인가? 

 

수년 전 이른 봄에 아소산 북쪽 구로가와 온천을 들러

부근 산아이(山愛) 호텔에 머물 때 보았던 바로 그 아소산이 이런

곳이었음을 미처 몰랐던 거다.

 

 

2017.1.25 아침 세노모토 고겐 호텔(예전 산아이 호텔)에서 본 아소산~

 

부처가 누워 있는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꼭 뭐 부처라 할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 당시는 전혀 아소산에 대한 지식도 없었고 누가 설명해 주는 사람도

물론 없고 해서 뭐가 뭔지 그저 그랬었다.

 

 

 

 

아소산 일대의 풍광에 취해 그저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아소산 주변은 동서남북 삥 둘러서 넓은 평야가 펼쳐지고 

수억 평에 이르는 논과 밭에서 풍성한 곡물이 생산되는 듯했다.

 

 

 

아소산 박물관 내부

 

 

그렇게 해서 최종  주차장까지 올랐으나 이날 유독가스가

많이 나와서 분화구로 오를 수 없다는 거였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아소박물관으로 내려오니 오전 9시 30분이

돼야 문을 연단다. 쳇~ 이거 다 글렀군~ 

걍 되돌아갈까? 

 

그렇게 머뭇머뭇하다가 박물관을 들어갔고 이리저리 구경을 하다가

저 위 아소산 쪽을 보니 앗~? 이게 웬일~

차량들이 분화구로 줄지어 올라가고 있었다.

 

부랴부랴 차를 돌려 다시 올라갔다. 만일 포기하고 그냥 되돌아갔으면

죽도 밥도 아닐뻔 했다. 

 

야호~ 박물관 들르길 잘했네! 

 

 

 

 

분화구는 매우 거대한 크기였으며 하얀 가스와 유황물 같은 것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깊어서 육안으로는 잘 확인이 안돼긴 했지만,

한때는 이곳에서 수천 미터 상공까지 화산분출이 있었다고 하니 

언제든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언제든지 가면 볼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저 몽고의 움막 같은 것은 만일 화산이 터지면 긴급히 피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콘크리트 피난처이다. 

 

이날도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초등학생들도 많이 단체로 견학을 왔다. 

 

 

견학을 마치고 서둘러 아소산의 남서쪽으로 내려오니

역시 넓은 평야가 펼쳐지고 있다. 

저 구름 너머가 쿠마모토 시내가 있는 쪽이다. 

 

이날 아들은 수원지를 가 본다고 했다. 

난 우리가 알고 있는 물을 가두어 두는 그런 곳쯤으로 생각하고

무심코 따라갔다. 

 

헌데 이 동네의 수원지는 그게 아니었다.

아소산의 산줄기에서 쭈욱 내려와 물이 용솟음치는 그런 용천수를

말함이었다. 

 

 

 

그저 얼핏 보면 도랑물처럼 보이는데, 가만 보면 지하에서 물이

용솟음쳐 올라오는 게 보인다.

 

이 한여름에 평범한 도랑의 물을 그냥 마실 수 있다니~ 

처음엔 믿기지가 않아서 주저했으나 이곳은 예로부터 음수로

사용해 왔다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우리는 천 여 미터가 넘는 산 꼭대기 골짜기의 계곡수도 여름엔 그냥

마시기가 어려운데~

 

 

물을 뜨는 아들!

 

이 물을 먹더니 불편하던 속이 시원하고 편안해졌다고

좋아했다. 허참~ 이거야^ 

 

우리는 이날 이곳 수원지를 3번이나 들렀다. 근처 유명한 소바

집에서 점심 후 한번 더, 건너 아소 5악중 하나인 산기슭을 갔다

오다가 한번 더 ~  

 

 

 

 

좀 오래된 삼나무 라는데, 삼나무는 그리 오래 사는

나무는 아닌 거 같다. 

 

타케오에 가면 3,000년 된 녹나무를 볼 수가 있다. 녹나무는

수명이 엄청나다. 

 

 

나름 인근에서 유명한 소바집이라고 해서 찾은 곳~

명신소바!  맛은 담백했다. 

 

그런데 이 집은 딱 30명 분만 주문을 받고 더 이상 영업을 

안 한다. 겨우 20 몇 번째로 간신히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카운터에 200g 한 봉지 블루베리를 400엔에 판매를 하고

있어 한봉지 사 먹어보니 매우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았다.

 

우리나라의 절반 가격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한국의 과일값이

이렇게나 비싸게 된 걸까? 

과일값만 그런가? 에혀~

 

 

8월 초순의 아소산 주변은 이렇게 벼가 패서 막 익어가는

중이다.

 

우리와 똑같은 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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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끼를 뒤로하고 부지런히 달리니 저 멀리 삐죽한 산 봉우리가

나타난다.

 

아~  저 거이 운젠이란 말인가? 

 

나가사끼에서 해변도로를 따라 쭈욱 돌면 마치 사람의 콩팥같이

생긴 섬의 종착역이 바로 운젠이다.

작은 반도의 동편 끝은 시마바라라는 도시이고 여기서 바다 건너

쿠마모토로 차를 가지고 건너갈 수가 있는 페리호가 운영 중이다.

 

운젠은 오바마라는 동네를 거쳐 올라가게 되는데, 

운젠으로 접어들자 뻘건 황토밭이 나타난다.

 

유홍준이 일찍이 예찬했던 우리나라의 남도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뻘건 황토흙이다. 뻘겋다 못해 아주 고동색이다.

 

 

아! 이러니 운젠과 같은 화산지역엔 곡식도 비옥하게 자라고 바다의

해산물도 풍부하고 영양가가 많겠구나~ 

 

 

마침 이날은 휴무일이라서 저 긴 족욕탕은 체험해 볼 수가 없었다.

허긴 이 더운 삼복에 족욕은 무슨? 봄가을 겨울이라면 좋겠지~

 

그런데 이 오바마 마을은 생각보다 매우 깨끗한 모습을 보여준다.

버락 오바마와 무슨 관계라도 있나~ 했지만 아무 관계가 없단다.

 

 

이 온천수가 족욕탕으로 연결된다

 

 

오바마 마을은 매우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이곳에서도 좀 머물면서 해산물도 즐기고

쉬어보면 좋겠는데~

 

이제부터 운젠을 향해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은 한적했고 날씨도 화창한 편이었으나 

뭔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지만 

이렇게나 사람이 없단 말인가?

 

 

 

재일교포 형제가 운영한다는 유카이 리조트 운젠동양관에 

일단 짐을 풀었다.

 

단연코 이 동네에서 호텔로는 탑을 찍고 있어 보였다. 규모도

크고 반면 숙박비는 저렴하며 시설은 준수했다.

전망 또한 좋았다.

일본 여러 곳에 유카이 체인이 있다는데, 일단 저곳에 숙소를

잡으면 실패는 없다고들 한다.

 

헌데 여기엔 투숙객이 엄청 많았다.

나가사끼에서 한국인 순례객들을 인솔하고 오셨다는 수녀님도

만나고 쿠마모토에서 전지훈련을 하러 온 야구 선수들도 단체로

왁자지껄 몰려 다니고 있었다. 얘들은 뭐야?

지옥훈련이라도 하러 왔나? 

 

 

 

호텔 창문에서 내다보이는 온천지 운젠의 전경~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싸인 모습이 꽤나 준수해 보인다.

그리고 평화로와 보였다. 

 

저 우측 숲 속 끝집도 온천장일까?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듯한 예쁜 운젠 파출소의 모습~

얘들이 왜 이러지? 

 

유황 냄새가 진동하는, 가끔 사진에서 보던 운젠의 부글부글 

끓는 유황 불구덩이엔 끓는 물은 거의 없었다. 인근 온천에서

파이프로 족족 물을  퍼 가기 때문이다. 

 

이튿날 서둘러 운젠 로프웨이를 오르기 위해 출발한다.

꼬불꼬불 일방 통행 도로를 끝없이 올라간다.

 

어질仁 자 밭田 자를 쓴 걸로 봐서 아마도 예전 화전민들이 살던

동네가 아닐까? 나름 생각을 해 본다

산철쭉이 빼곡히 자라고 있어 봄철에 오면 아주 멋진 풍광을

보여줄 듯하다.

 

로프웨이를 타는 비용은 어디나 싸지 않다. 수년 전 북해도의

대설산을 갔을 때도 굳이 그 비용 들이고 올라가야 할까? 

해서 그만둔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타지 않은 게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 

해서 이번에는 무조건 타고 올랐다. 

 

 

운젠 골프장, 조금은 평지보다 시원하겠지~

저곳 역시 일본인보다 한국인들이 다수일까? 

골프장엔 띄엄띄엄 골퍼들이 보일뿐이었다.

 

 

 

저 멀리 아득한 곳까지 구름은 피어나고~

운젠이 과연 구름이 신선처럼 피어나는 곳임을 실감해 본다

 

 

꼬불꼬불의 극치를 이루는 산길을 돌고 돌아 시마바라란

동네로 내려오니 한낮의 열기가 극에 달해있다.

인터넷에는 이 동네에 뭔가 맛있는 게 많다고 소개되어

있었으나 너무 더워 그런 거에 생각이 미치기 어려웠다.

 

일본에 가면 흔히 보이는 성, 대개 저런 모습이다.

시마바라성에 주차를 하고 무사 저택을 흐르는 수로라고 하는

곳으로 양산을 쓰고 걸어 내려갔다.

 

 

잠시 수로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혔다

 

구경도 날씨가 웬만해야지 다 헛거다.

이렇게 찌는 더위에 무슨 볼거리란 말인가?

 

서둘러 시마바라성에 되돌아가서 점심식사를 

위해 장소를 물색했고 그 사이 3 시간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탈 수 있는 쿠마모토행 페리호를 겨우 예약해 두었다. 

 

시마바라에서 충분히 둘러볼 시간이 없었던 게 좀 아쉽다.

아무렴 여행 기간이 넉넉하지도 않은데 여기저기를 모두 잘 

볼 수는 없는 거니깐, 

 

 

불가마 같은 더위를 참아가며 겨우 페리호에 탑승하는데

성공했다. 자동차 에어컨을 켜도, 껐다 켰다를 반복하고 이리저리

이동을 하다 보니 도무지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시마바라는 사실 꽤나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배는 떠난다.

언제 다시 와서 이 동네만 여유롭게 머물러 볼 수 있을까? 

 

 

구름 저편이 쿠마모토다.

지진이 수시로 난다는 그곳은 대체 어떤 동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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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더운 여름에 나가사키를 가 보고자 한건 글쎄 잘한 건지

모르겠다.

 

동경 북쪽에 있는 유명 휴양지 가루이자와를 가 볼까? 생각도

했지만, 형편상 쉽지 않았다. 

 

나가사끼 하면 먼저 떠 오르는 게 짬뽕이다. 헌데  원폭 투하 현장을

가 보니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지고~ 

짬뽕은 무슨 얼어 죽을 짬뽕이란 말인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도시 나가사끼에 원폭이라니!! 

 

우리야 일제의 만행에 그 죗값을 쉽게 생각할 수 있고 원자

폭탄이 떨어져도 싸지~ 그런 생각을 당연히 할 수도 있지만,  

당시 조선인 피해도 많았다고는 하지만, 

당사자인 나가사끼나 일본의 입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우스텐보스 인근에 머무는 아들이 나가사키 원폭 투하 현장도

못 가본대서야 말이 돼? 해서 방문하기로 한 건데 아들은 이미 그곳을

방문해 본 적이 있다고~ 음^ 

 

 

아들이 사는 동네 작은 바다 건너 보이는 대나무 숲~

일본의 산림이 우리와 좀 다르긴 하지만, 저 대나무 숲이 어디나 많은 건

언제 봐도 새롭다. 

 

 

울창한 나무숲 속에 지어진 집들^

 

 

 

하우스텐보스 인근 서해대교라는 곳 

한여름 구름이 너무 근사하다~

 

 

언덕배기 위에 수산시장이 있다.

魚魚の宿라고~하는 3성급 호텔에 딸린 식당에서,

2024년 1월에도 간 적이 있는 곳이다. 

 

이어 다시 찾은 간소한 식사! 

생맥주 한잔이 어찌 그리 시원하고 맛이 좋은지!!

확실히 야들 생맥주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뜨거운 뙤약볕을 뚫고 해안가를 따라 죽어라고 달리면 나가사끼가 나타난다

 

 

지상 436m 에서 폭발한 원자폭탄!

여기가 바로 그 지점이다. 

 

 

당시 선박 군함등 군수물자의 주요 생산지가 나가사키라서

원폭투하 지점으로 선정됐다는데, 히로시마는 대략 20만 명이 

나가사키는 8만에서 10만여 명이 죽었다.

조선인 피해자도 3만여 명에 달한다는데,

불과 70년 전의 일이다. 

아무튼 끔찍한 일이다

 

 

인근 평화공원엔 국적불명의 이해하기 힘든 저런 인물상이

세워져 있었고, 아마도 힘을 키우자 뭐 그런 의미가 아닐까? 

주변엔 여러 나라에서 보내온 평화의 동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투하 당시 있었던 성당의 한쪽 기둥만 간신히 보존되어 있는 모습~

 

 

마치 우리의 소녀상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평화의 상이다.

 

대체 원자폭탄이 무엇이길래?

그 모형은 이렇다. 

 

인간이 만든 가공할 위력을 지닌 원자탄~

지금은 저것에 비해 수백 배 수천 배의 위력을 지닌 원자탄이

만들어졌으니 도대체 인간은 무엇인가? 

 

 

투하지점을 삥 둘러 흐르는 냇물에는 무심한 피라미만

노닐고 있고,

 

 

시내버스는 아직도 저렇게 매연을 뿜고 달리는데,

우리는 천연가스나 전기버스로 저 문제를 탈출했는데 여전히

일본은 매연 문제를 안고 있어 보인다. 

 

아담한 나가사끼 시내의 모습~

 

사실 한번 쓱 훑어본 거에 불과하지만, 나가사키를 따로 시간을

내어 찾아와 볼 그런 곳일까? 

그저 여느 도시와 다를게 전혀 없어 보인다.

 

날씨는 찌는 듯 무덥고 서둘러 운젠(雲仙)으로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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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블루베리 농장해요~

1,200그루가 있어요~  

kg에 3만 원 하고요, 맛도 좋고 싱싱해요!! "

 

어제 하루죙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중에 약국에 오셔서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진다. 처인 블루베리 농장이라고,

 

며칠 전 그잖아도 고창에서 파는 블루베리를 구입해서 먹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아니 이 동네도 블루베리 농장이 있단 말이야?  

지도를 찾아보니 약국에서 불과 10여분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거리다. 

 

마침 수요일 오전은 시간이 있는지라 부지런히 앞산 맨발 걷기를

마치고 인근 농장에 들러 잘 익은 토마토 20여 개를 직접 따서 들고

왔다. 계산은 집에서 무게를 재서 주인 할머니에게 송금을 했다. 

 

그리고 용인 처인구 삼배울로라는 동네로 차를 달렸다.

명함에 있는 주소로 찾아가니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무지하게 더운 날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블루베리 농장의 나무는 야트막하고 충실한 맛이

없어 보인다. 블루베리가 저렇게 자라는 걸까? 

10여 년 전 밴쿠버에 갔을 때 보았던 블루베리 농장은 나무도 울창

했고 빽빽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허긴 뭐, 거긴 거기고 여긴 

 

 

아침에 직접 딴 토마토

 

 

농협의 로칼푸드니 뭐니 해도 다 소용없다.

이렇게 직접 농장에서 따야 제맛이 난다

 

 

1,200 여그루의 블루베리 나무가 심겨 있는 농장

사실 좀 나무가 왜소해 보인다

 

 

 

떨어지는 낙과도 꽤 되고 무엇보다 새들의 침투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물을 쳐 놓은 안 쪽으로 까마귀를 비롯한 물까치

수십 마리가 아주 진을 치고 과일을 쪼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인근 산속 주택에 사시는 분이 말하기를

저런 농장도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온다 한다. 그래서일까?

처음의 걱정스럽던 마음이 조금은 놓이게 되었다. 

 

 

 

주변 주택에는 이렇게 자두며 나리꽃이 한여름을 알리는

중이었다.

 

 

 

오래간만에 햇볕이 내리쬐는 오늘 하늘의 구름이 예사롭지

않았다.

 

" 저 아래 공장지대 끝나는 곳에도 블루베리 농장이 있다오~ "

마을회관에서 서성이던 아저씨 한분이 일러 주어 내려가다 외길로

접어들어 자동차 바퀴가 한쪽이 빠질뻔했다. 

 

에이~ 한번 봤으면 족하지 뭘 또 미련이 남아서리!

 

서둘러 약국에 도착하니 오후 2시 10분 전이다.

오늘은 또 날이 더워서 환자가 없고~

며칠 전 까지는 비가 와서 안 계시고~ 

 

이거야 참 

 

그래도 나름 즐거운 날이었다. 

홀딱벗고 란 새가 지금 줄기차게 울어대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홀딱벗고가 아니라 홰홰호호 정도로

들린다.

 

누군가가 재미있으라고 붙인 이름일 게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 새를 본 적이 없다. 아마도 제비정도의

크기를 가진 새가 아닐까?

초저녁이면 울어대는 묘한 여운을 남기는 소쩍새도 못 본 건

마찬가지다. 이런 새들은 자신의 존재를 여간해서는 드러내지

않는 독특한 녀석들이다.

 

이 동네 숲에는 여러 새들이 있다.

까마귀, 까치, 비둘기는 물론이고 뻐꾸기와 박새, 꾀꼬리, 직박구리도 있으며 

오색딱따구리도 간간이 보인다. 

 

숲에 새가 있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할까? 아니 중요하단 말인가?

숲이 있으면 그 어느 곳이든 새가 자연적으로 깃들게 되어있다.

울창한 숲에 새가 없다면 그건 뭔가 이상한 것이 틀림없다.

여러 종류의 새가 숲에 충만하다는 것은 건강한 좋은 숲이 아닐까?

 

아파트 단지 건 주택지 건 새가 많을수록 좋은 동네로 생각된다.

일 년 내내 새소리 하나 안 들리는 동네엔 살고 싶지 않다.

 

숲이 인간에게 주는 유익함과 효과는 막대하다. 반면, 인간이 

숲에게 제공하는 이익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수시로 숲을 파괴하고 나무를 잘라 내는 걸

서슴지 않는다. 

인간이 숲에 대해 도대체 무슨 권리가 있다는 걸까? 

 

오늘 아침 동네 숲길을 맨발로 걸으며 지난 수 십 년간 숲과는

먼 삶을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본다. 시골 태생인 내가 서울살이

랍시고 새소리 제대로 들리지 않는 동네를 전전한 게 몇 해였던가?

그럴 수밖에 없는 형편과 사정이 있었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요

세월이었다. 

누군들 그러고 싶어 그랬을까마는~ 

 

되돌아 산을 내려가는 길엔 홀딱벗고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대신 뻐꾸기 소리가 길게 들린다. 

 

뻐꾹~ 뻐국~ 

 

뻐꾸기 소리가 들리면 여치가 생각나고 누런 보릿대로 만든

여치집이 생각나고 그리고 아득한 그 옛날 시골로 돌아간다.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 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도종환시)

 

 

 

 

허긴 아직도 4월인데, 벌써 봄의 끝이라니!!

 

그래서 그런가?

 

튤립은 지고 있고 여름꽃들은 아직 피어나지 않고

햇살은 뜨겁고 건너편 산에서 꿩이 울고 있다

송홧가루는 바람에 뽀얗게 날리우고 

그렇게 뜨거운 휴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꽃만 몇송이 건지다~

 

 

 

 

아니 튤립은 얼마 전에 충분히 보았잖은가?

그래도 역시 튤립이다

 

이미 피어서 져버린 튤립이 대부분이고

전성기를 지난 꽃들이 듬성듬성 남아있다

 

 

 

 

금낭화도 제철을 맞았고 이름 모를 자생식물들이

많지만 그 이름을 다 알아서 뭐 하랴~ 

그저 그것들과 꽃들을 보고 즐기면 충분하니까~

 

 

 

이곳 한택 식물원은 요즘 들어 여기저기 생기는

번듯한 식물원들과는 그 태생을 달리한다

이택주 원장의 식물원 개척사를 듣다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런 강렬한 색감은 웬지 더운 지방의 꽃 

같이 보인다 

 

 

 

사실 지금은 매발톱의 전성기이다

식물원 곳곳에 매발톱은 많았다 

한택 식물원에 이제껏 5차례 정도 가 본 것 같다

 

이번에 보니 가을 단풍철에 오면 많은 다양한 단풍을

즐길 수 있을 거 같았다 

 

 

 

수생 식물원의 창포는 이제 막 잠을 깨는 중이다

일찍 태어난 잠자리가 곱게 낮잠을 청하고 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

시간 나면 자주 찾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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