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bon Nights – The Magic of Fado

 

 

 

앗? 저건 뭐지? 

 

가지가 좌악 보기 좋게 뻗은 참나무에 마침 잎이 오돌

도톨 튀어나오는게 여간 상서롭게 보이지 않는다. 

차로 흘끗 지나오며 봐도 참 멋있다. 

 

기흥 IKEA에서 사진  케이스 몇 개를 사 오며 흘끗 내 눈에

들어온 풍광이다. 

 

그리고 날씨도 계속 흐리고 하루,하루가 지나고 일요일이

되었다. 

 

이틀이 지난 지금 나뭇잎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 그런데,

잎이 너무 크게 자라고 말았다^

 

그냥 그날 금요일에 다시 되돌아가서 찍었어야 하는데~

그 노무 시간 때문에^^ 

 

 

 

 

길을 가다가도~

차를 타고 달리다가도 큰 나무를 보면 발길도 멈추고

찻길도 멈춘다^

 

나무의 기하학적 면모는 참으로 신묘할 만큼 멋지다

그 균형감, 좌우 발란스, 위아래 적절한 가지의 배치~

어느 것 하나 기막히지 않은 게 없다. 

인간들이 하고있는 조경이란게 대자연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허접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50년, 많게는 7-80년은 넘음직한 참나무!!

 

나는 예전부터 참나무 예찬론자였다. 

 

소나무나 은행나무처럼 배배 틀면서 500년, 1,000년을

주야장천 버티지 않고 그저 한 100년 정도면 알아서 사라지는

참나무가 제 분수를 아는 나무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참나무는 숯과 도토리로 인간을 풍요롭게 해 주지

않는가?

 

 

해서 이름도 참나무~

개나무란 이름은 없지만, 개살구, 개복숭아, 개옷나무도 있고 

참꽃이란 이름도 있다. 

 

가을이면 저기에 도토리가 무수히 열릴 것이다. 물론 단풍도

못지않게 이쁠 테지^^ 

 

그런데 너는 왜? 거기에 서 있는 거냐?

 

누가 일부러 와야 볼 수 있으니 태어난 장소가 참 그렇다.

인간의 발길이 좀 더 잦은 곳이면 어땟을까?

아무리 말없는 나무라지만 무언가 보여져야 되는거 아냐? 

 

 

물론 옛날에는 깊은 산중이었을 테지^

아스팔트 포장길이 생기고 주유소가 들어오고 골프

연습장이 생기는 바람에 어디 산자락 끝에 처박힌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내가 있지 않냐? 너를 보기 위해 일부러 왔으니

말이다. 

 

올 가을에 다시 오마~ 예쁜 단풍을 보러! 

 

휴일 시간이 나서 내친김에 앞 보라산을 올랐다. 

 

역시나 햇빛에 찬란히 그 잎이 빛나는 참나무를 또 만났다

 

 

연둣빛 잎이 참으로 아름답다! 

역시 참나무다^

 

 

산중의 은행잎도 툭 튀어나오고 있다

 

 

이 정도의 숲길이면

맨발로 1시간쯤 걸을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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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dade - Amor Perdido

 

 

엊그제 또 갑자기 추워져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

막 꽃을 피운 벚꽃, 앵두는 물론 꽃이 살짝 져버린 매화가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허긴 나의 걱정이란 복숭아, 매실 가을에 그 좋은 배를 

못 먹게 되면 어쩌나~ 하는 정도지만, 과수 농가를 하는 분들은

얼마나 애가 탔을까? 

 

하여튼 배꽃이 피었을거라 짐작을 하고 오전에 일찍 맨발로

앞산을 걸은후 카메라를 챙겨 안성의 누렁이 과수원으로 향했다.

 

몇 년 전에도 거기를 비롯하여 안성의 몇 군데 배밭을 훑듯이 이맘때

찾았지만, 뭔가 만족할만한 작품을 건지지 못했다. 

그것이 배꽃의 특성일까? 아직 실력이 부족한 때문일게다. 

 

이화에 월백이라지만, 밤 배꽃을 제대로 찍을수가 있을까? 

 

 

누렁이 과수원의 마스코트 누렁이~

 

순하고 짖지도 않고 그저 빙글빙글 주변을 돌 뿐이다. 

그래 니가 바로 우리의 정통 순딩이 누렁이지! 

 

맨발로 산을 오르기 전 동네를 살펴보니 아뿔싸~ 벌써

계수나무가 잎이 크게 나왔다. 

 

 

 

 

모든 새순은 아름다운가? 

그럴 수도 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대체로 아름답다^^

 

 

 

하얀 배밭에 서면 마음이 두둥실 하늘로 날아

올라간다. 

 

" 엊그제 기온이 0도 였어~

만약 영하로 내려갔으면 큰일 날 뻔했어. 겨우 냉해를

모면했지. 지금 저기 저 수꽃을 따서 비벼서 암술에 발라

주는 중이지~ " 

 

누렁이 과수원 할아버지가 자세히 설명을 곁들여 주신다.

 

뒷주머니에 여러 도구를 차고 철렁철렁 며느리가 활기차게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어째 좀 미안하다. 열심히 일하는데

한가하게 사진이라니~~

 

해서 안면이 있는 이곳을 찾긴했지만~ 

 

 

암튼 배밭은 봄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진한 핑크빛 수술이 있는 놈만 찾아서 이리저리

뛰었지만 썩 맘에 드는 꽃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꽃이 안 이쁘면 어떠냐~

과일만 잘 열리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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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진지는 이미 한참되었다.

그래도 봄 하면 벚꽃이지~ 그 화사함은 어느것도

따라갈 자가 없다. 

 

수많은 봄꽃이 있지만 화려하기로 치면 단연 그 최정점에는

벚꽃이 있을 것이다. 

 

진달래가 수줍은 처녀 같다면 벚꽃은 화려하게 드레스를 입은

새 신부 같다고나 할까? 

 

70이 넘으신 환자분이 

 

" 어제 에버랜드에 갔는데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요~ "

 

아니 걸음도 불편하신 분이 거기까지 가셨다니~

그것도 벚꽃을 보러^  지난 수요일 4.9일이다.

 

대체 나는 뭐 하는 거지? 

 

호암미술관 앞길의 벚꽃은 유명해진지 오래다.

 

아침 8시에 출발~

차가 밀려 주차가 곤란하진 않겠지? 

 

마성 톨게이트를 지나자 벚꽃이 수려하게 길가를 장식한다.

저 아래 뽀얗게 아침 햇살에 빛나는 동네가 눈에 들어온다.

호암미술관 입구에서 차를 통제한다. 골프장 가는 손님과

일반 벚꽃 관광객을~ 

 

 

 

 

호암미술관 입구의 벚나무가 어쩐지 예전만 못해 보인다.

나뭇가지가 듬성하고 전체적인 나무의 생육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어쩐지 최근의 삼성이 생각이 났다. 

 

 

 

 

잎이 나오면 무척 아름다울 거 같은 기하학적 멋을 지닌

나무다

 

 

 

잔 가지를 잘 보존한 이런 것이 모든 나무의 멋이다.

특히 벚나무는 중간 가지를 자르지 말아야 한다. 우리 동네도

중간가지를 잘라 마치 가로수처럼 벚나무를 만들어 망했다.

 

에버랜드 주변 산은 온통 벚나무 천지다. 누가 이렇게 많이

심었을까? 

 

 

이제 겨우 아침 9시가 지났다. 문득 떠오른 리베라 cc 입구의 벚나무^

차를 그쪽으로 달린다. 

 

 

리베라 cc 입구

 

 

 

 

 

 

그래~ 

바로 이것이 벚나무의 매력이지^^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벚꽃이 좀 어두운 편이다.

 

우리나라 온 산천이 다 이렇게 우람하고 아름다운 벚꽃으로

장식될 날을 기대해 본다.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길가에 전봇대 때문에 자라다 말고 나무 끝이 잘리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 현실이 너무 아쉽다. 이거이 선진국이라는 나라

위상에도 맞지않고 너무 천박하지 않은가? 전봇대가 꼭 도로에만 

세워져야 할 이유는 뭔가? 

아니면 전봇대의 높이를 지금보다 1.3배 정도만 키워도 보통의

벚나무는 충분히 높게 자랄수 있을것이다. 

 

해마다 벚꽃의 계절이 돌아오면 드는 생각이다!

 

나무에게도 끝까지 자랄 자유를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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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체는 그 첫 발자국이 아름답다.

 

강아지가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일찍 돋아나는 새싹이 그렇다.

물론 꽃도 처음 필 때가 아름답다. 

 

해서 막 돋아나는 새 순을 보고자 앞산을 간다. 4월 2일이다.

예전엔 꽃 보다 아름다운 잎새~ 이러면서 파릇파릇한 순을

찾으러 다니곤 했다. 

 

화무십일홍 이라지만 새 순은 십일은커녕 단 하루만 지나도

훌쩍 커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여간 부지런히 관찰하지

않으면 허사이기 일쑤다.

 

 

 

이틀이 지난 4.4 일에 다시 앞산을 올랐다.

이젠 좀 많이 잎이 돋아 났겠지~ 했지만 근래 쌀쌀한 기온 탓에

아직도 좀 그랬다. 

 

아니 뭐 남쪽 지방엔 벚꽃도 다 피고 이미 봄이 지난 것 같은디~

무슨 새싹이 어떻고? 

 

여기  

내가 사는 이 땅, 발 딛고 있는 이곳의 상황이 중요할 뿐이다^^ 

 

 

 

 

그런데 왜 그게 저렇게 마악 세상에 나올 때 보고 싶어 지는지 

모르겠다. 겨우내 죽어 있는 듯하던 나무 가지에서 튀어

나오는 게 신비해서 그럴까? 

 

 

 

3월 말쯤 피어나는 진달래는 어릴 적 추억이 꽃물만큼이나 가슴에 찐하게 

우려내어져 있으니 나에게는 단순한 꽃이 아니다. 

그리고 이제 진달래는 저만치 한물 가고 있지만, 

 

하여튼 이른 봄 진달래를 보러 나는 산으로 간다. 

 

이건 화살나무인데~

이른 봄 저 잎을 데쳐서 나물을 해 먹는다. 

나무 자체가 항암효과가 있다 하니 당연 몸에도 좋을 것이다. 

올봄 두 번에 걸쳐 잎을 따서 나물을 만들어 먹었다.

쑥도 두 번 뜯어 된장국에 넣었다.  

 

 

 

우리 동네는 이제 벚꽃이 기지개를 켠다(4.6일)

활짝 핀 벚꽃보다 저것이 더 예쁘다고는 못하겠지만, 

벚꽃은 향도 없고 그저 화사하다는 거 외엔 잘 모르겠다.

 

그냥 봄의 분위기 메이커? ㅎㅎ 

 

4.9일 또 산을 갔다. 예전 2년 반 전쯤까지 통근을 하며

전철역까지 걸어 다니던 통미산이다. 민속촌 입구에서 상갈 전철역

까지 이어지는 곳이다. 

 

 

 

단풍나무 새순이 너무 귀엽다. 분명 가을 단풍은 더

예쁠 것이다. 

 

 

 

남부 cc 골프연습장 뒤로 휘영청 자라난 나뭇잎들^ 

내 고향의 버들잎도 올봄에 푸르게 돋아나고 있겠지~

 

 

경기 국악당의 산벚 

 

 

 

묵리의 거대한 목련을 보러 올봄 4차례나 기웃거렸다.

이제는 피었겠지~~

허나 허당이다. 반쯤 핀 봉오리가 상당수 갈색으로 타서 

바삭바삭 부스러진다. 이게 뭔 일?

 

내년을 기다려야지! 

 

에버랜드에 벚꽃이 피었다는데 

거기나 가봐야겠다^^

 

 

 

아직은 봄의 기운이 미진하다.

지난주 일요일 앞산에 올랐지만 아직 이렇다 할 미세한 새싹이

올라오는 게 없다. 

 

겨우 찔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맞아! 식물원에 가면 미세한 봄의 기운을 잘 느낄 수 있을게다.

왜? 여태 그 생각을 못했지~

 

말이 식물원이지 그저 야산과 같은 한택식물원~ 오전 몇 시간

허락된 시간을 활용해서 부지런히 백암 한택으로 달린다.

 

 

 

" 뭐 좀 이른 봄에 피는 꽃이 있나요? " 

 

하고 식물원에 전화를 하니 들려오는 답은 

 

네에~ 복수초, 깽깽이 풀, 또 뭐 뭐 피는데 아직 만개는 아닙니다~ 

 

음 만개하면 오히려 볼 게 없지! 오케이 그러면 됐다^ 

 

새소리 청아한데 맑은 공기가 가슴을 스며든다. 3월 하순의 식물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번 꽃 피는 시기를 놓치고 4월 말 5월은

돼야 식물원을 찾았었다. 

 

맨 위에 사진 말고 아래에 꽃들이 깽깽이 풀이란다. 그런데 풀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답지 아니한가? 

 

 

 

그렇지~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다고 한 소월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듯하네!

 

 

 

 

꽃뿐만 아니라 이렇게 나무들도 봄을 맘껏 찬양하는 중이다. 

새순의 외침이 뚜렷이 들려오는듯하다. 

 

진달래도 피어나고 개나리는 이미 다 피었다. 영춘화도 호숫가에

노란빛을 뿜어내고 버들강아지도 솜털을 벗는 중이다. 

 

 

 

그뿐이랴!

 

수없이 많은 나무 풀 들이 힘차게 피어오르는 중이다. 

역시 동네 세속과 먼 이런 산중의 식물원이라야 깔끔하고도

뭔가 새로운 것을 보게 되는구나!!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 피어 있네~

 

그렇구나!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 피어

있는 것이네^^

 

 

 

 

그런데 아래의 이 꽃들은 이름이 무엇인가?

미처 팻말을 확인하지 못해서 ~ 

 

네이버에서 확인해 보니 크로커스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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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약만 조제해 가면 되지 까짓 사진은 무슨~

 

약국에서는 TV 도 보면 안 된다, 

심지어는 1분 1초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고~

오로지 주업인 약만 열심히 다뤄야 한다고 꽤 저명한 교수님도

모 제약회사 회장님도 말씀하신 걸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뭐 일견 타당하고 당연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그분들 중에는 약국을 운영해 본 분도 계시고 전혀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신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일을 열심히 하는 걸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조금은 여유를 내어

일을 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다면, 그래서 가끔은

티브이도 살짝 보고 음악도 들으며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루 이틀 1,2년도 아니고 수십 년을 해 나갈 일인데! 

 

해서 우리 약국에는 하루종일 맑고 경쾌한 음악을 틀어 놓는다. 

티브이는 들여다볼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가끔씩 관심 있는

스포츠 중계는 슬쩍 보기도 한다. 

 

의약분업 이후 대략 20여 년 정도 처방이 별로 없어 한가한 나날을

보내면서 산으로 들로 골프로 여행으로 조금 쏘다니기는 했다. 

 

그래서 남겨진 유산 중 하나가 사진이다. 이왕 놀러 여행 다니는데

제대로 된 사진을 남겨야 후일 반추에 의미가 있고 보람으로

남겨진다고 늘 생각해 왔다. 해서, 뭐 허름한 장비지만

나름 열심히 사진을 찍어 왔는데, 

 

그게 컴퓨터에 저장되어 낮잠만 자는 게 좀 아쉬웠다. 

카페와 카톡등으로 올려지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컴퓨터에 저장되어

바탕화면이나 이런 정도로만 씌이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하지? 

 

그래!  인화를 해서 약국 벽면에 걸어 보자!

 

그렇다고 고객들이 늘 보는 전면에는 마땅히 둘 장소도 없어 약국

측면에 창고로 겸용하는 공간에 전시실을 만들기로 했다.

어찌 보면 전시실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긴 하지만~ 

 

혹 약 조제로 손님들이 밀리면

 

"기다리시기 지루하면 저쪽 옆으로 가시면 사진이 있어요!"

 

무슨 효과를 기대하는 건 아니고  어린 아기들 또는 청소년들에게는

꼭 한번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다.

그들이 어릴 적 약국에서 언뜻 만난 사진이 단초가 되어 훗날 근사한 예술가가

되지 말란 법도 없으니까!! 

 

정말 그랬으면 좋겠는데~

 

 

허긴 내가 어릴 적엔 사진은커녕 그림 한 장 어디서 제대로 본 적도 없었고~

그때 진짜 근사한 사진 한 장이라도 동네에서 볼 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저 들판과 개울 하늘이 그걸 대신해 주긴 했지만~ 

못내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실은 책상에 앉아 저쪽 벽면으로 전시된 사진을 보는 게

나 자신을 위해 너무도 좋다. 사진을 보며 아름다운 자연과 추억에 아주

잠깐씩이라도 젖어 볼 수 있는 건 이 나이에 일하면서 얻을 수 있는 큰

복이라 생각되니까~. 

 

그런데, 

 

아직 많은 분들이 본 건 아니지만, 대체로 찬찬히 감상을 한다기보다

그저 쓱 한번 훑어보고 지나는 수준이다. 그뿐 아니라 이렇다 저렇다

감상평을 하는 이도 거의 없다. 어떤 이는 폰으로 찍어 가기도 했지만,

 

속으론 이거 괜히 보시라고 말했나? 느낌이 들 정도이다. 

 

허기사 속된 말로 사진이 뭐 밥  멕여주냐?  더구나 폰으로 맘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찍는 건 일도 아니니~

요즘 사진이 뭐 별건가?

 

음 그렇긴 하지만 뭔가 좀 허전하다.

결국 인생이란 그래서 자기만족이라 했던가? 

그렇게 위안을 삼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흘끗 저쪽 사진들을 바라다

본다^^ 

 

근래 살기가 너무 힘든 시절이다 보니 마음의 여유 또한 별로 없는

건조한  상태라 그럴 수도 있겠지!!  무슨 흥이 나야 사진이고 뭐고

눈에 보일 거 아닌가?

 

그래서 사진 밑에 깨알 같은 글씨로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를 적어

넣었다. 그것 때문에 사진을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허허 

 

오늘 마침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가 부루펜시럽을 사러 왔길래

저쪽에서 사진 좀 보고 가렴~ 했더니

 

우와~ 예뻐요^^ 한다.

 

음 그럼 됐다. 

 

사진 잘 찍었다는 얘길 들으려 한다기보다 정말이지 어린아이부터

두루두루 심미안적 감성을 일깨워 보려 하는 나의 진정이 얼마만큼

이나 전달이 될까? 

 

이제 봄은 오는데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식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스케이트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 4-5 학년쯤이다.

 

당시 대부분은 썰매라는 걸 타고 겨울을 즐기고 있었다.

썰매 밑에는 가느다란 철사부터 굵은 철사 심지어 내 썰매는 아버지가

일제강점기에 놓였던 시멘트 철길을 도끼로 깨서 얻은 철근을 썰매

밑에 깔았다. 그러니 그 굵은 철근이 제대로 속력을 내줄 수 있었을까?

이리 미끄러지고 저리 미끄러지고 영 썰매로써는

불합격 점수였으나 아버지가 힘들여 만들어 주신 거라 애지중지하며

자랑스럽게 타곤했다. 

 

그뿐인가? 

 

이 멍텅구리같은 썰매는 좌우 전후 방향도 없이 쉽게 미끄러져

수시로 썰매에 선채로 뒤로 나자빠지기를 잘해 얼음판에 뒤통수를

와장창 부딪치는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때 부딪치지만 않았어도

내 머리는 아마도 훨씬 더 성능이 좋았을게다.  그런데, 

 

좀 뭐가 있는 애들은 스케이트 날을 어디서 구해서 썰매에

붙였는데, 이게 그중 제일 잘 나가고 빠른 썰매였다. 속도 경쟁에서 늘

그런 썰매가 압도적이었다. 그게 또 항상 부러웠었다. 

 

 

그러니 늘 그 빠른 속력을 내게하는 원천인 스케이트라는 게 궁금할 수밖에~ 

 

서울 가서 유학한다는 윗동네 형이 겨울방학이면 내려와 예의

그 스케이트를 꺼내 아주 자랑스럽게 폼을 잡으며 논 중앙에 자리 잡은

커다란 웅덩이 빙판에서 혼자 쉭쉭 속력을 내며 달렸다.

 

거참~ 저게 뭐여? 아! 저거이 스케이트라는 것이구나!

 

스케이트를 다 타면 케이스에 챙겨 윗마을로 돌아갔다.

 

음 스케이트~~ 

궁금하기가 이를데 없었지만 가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볼 숙기가 없었다. 

 

 

서울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을 때 난 그 스케이트가 생각났다.

용돈을 아껴 청계천으로 스케이트를 사러 갔다. 은빛이 찬란한

스케이트 날을 보는 내 가슴은 크게 설레었다. 

 

주인이 골라준 세이버인지 전승현인지 아마도 세이버였을거다.

스케이트를 사서 기분이 째질 듯 집으로 돌아왔고 며칠 후 곧바로

노량진 한강 철교 아래까지 버스로 달려가 스케이트를 타 보기 시작했다.

 

꿈에 그리던 스케이트를 그것도 한강철교 아래서라니~

 

그러나 초보라 실력도 없었고 겨우겨우 얼음판을 도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스케이트 구두 안쪽으로 나사못이 들어와 있는 불량

제품이라 발이 아팠지만, 교환 같은 거는 엄두도 못 냈고 그냥 

스케이트만 탈 수 있어도 감지덕지였다.  

 

 

그러고는 동네 논두렁을 막아 만든 스케이트장에서 몇년간 타다가

스케이트는 차차 마음에서 사라졌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당시 1960년대 말에서 30여 년이 흐른 1990년 초쯤엔

스키로 변신을 했다. 

 

스케이트와는 달리 스키는 높은 데서 쭈욱 내리 달리는 호쾌함이

있었으나 곤돌라를 타야 했고 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게 여간 불편

한 게 아니었다. 나이 40이 넘어 스키를 배우는것도 만만치 않아

넘어지기를 수도 없이 반복해야했고 급기야는 정강이를 10cm 이상

스키날에 찢기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늘 빙판을 내 맘대로 휙휙 달릴 수 있는 스케이트

가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맘뿐이었다.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 보니 최근 스케이트는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면

구입할 수는 있다. 약국 근처에는 용덕 저수지라고 있는데 요즘처럼 

강 추위가 계속되면 아마도 아주 멋진 빙판이 되어 있을 것이다. 

 

거기서 스케이트를 한번 타 보고 싶다. 예전 원천 유원지가 개발되기

전에는 분당에서 출퇴근을 할 때마다 늘 거기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걸 상상해 보기도 했다. 

 

더 늦기 전에 한번 다시 시도를 해 볼까? 

 

아닌가? 그냥 스케이트는 이제 마음속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겨두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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