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vanni / Just For You
눈이 내린다
펄펄 내린다
눈이 오면 왜 마음이 들뜨고
기쁠까?
딴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 풍진 세상과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더없이 좋다한들
때론 좀 딴 세상이 되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지~
그 희망을 눈이 대신해 준다
그러나 그 시간은 짧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좋고 행복한 것 기쁜 것은
잠시다
눈에 뒹굴고 눈을 만지고
눈에 엎어져도 눈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그래서 한편으론 눈이 야속하다
조금만 더 눈세상을 유지해 줄 수는
없을까?
그러나 3일 동안 버스를 기다리며
간신히 출퇴근을 했다
눈세상의 또 다른 뒷모습이다
* *
2024.11.27 아침부터 눈이 쏟아졌다
어~ 어~? 아니 이게 아닌데^
눈은 그칠 줄 모르게 퍼부었다
내가 어릴 적 10살쯤 되었나?
장화를 신고도 간신히 눈을 헤쳐 나가던
그때 이후 제일 많은 눈이 내렸다
117년 만의 폭설이라는 기상청 말이 사실
인가부다
그저 그렇던 동네 풍광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아! 이 동네가 이리 멋있었나?
위 사진이 11.27 오전 첫눈이 내렸을 때의 우리 동네
풍광이다
그런데 눈은 27일 저녁에도 계속 내렸고 급기야
그날밤엔 아래와 같은 풍광을 연출했다
어~ 이거이 북해도인가?
이날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려 정작 동네를 에워싼
정원수용 소나무에 두껍게 쌓이는 눈을 발로 쳐줄
생각을 못한 게 아쉽다. 상당수의 나무 가지가 꺾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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