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석 연휴중 4번째 날이다. 허나 대부분의 약국들은 연휴와는 별 상관이 없이

근무를 할것이다. 물론 종합병원 앞이나 소위 말하는 문전약국 중 일부는 병의원 놀면

따라서 문을 닫기도 할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침에 좀 여유있게 나와서 약국문을 열고 몇 분의 손님이 다녀간 이후 평소 우리약국에

가끔 오시는 약간은 연세가 드신 분이 들어오셨다. 머리가 좀 아픈데, 뭐 좋은거 없냐구,

머리 아픈것도 따져봐야 하겠지만 우선은 연휴기간 며칠간이라도 무사히 지낼수 있기를

원하시는지라, 진통 소염제 두곽을 건네 드렸다.

 

그러자 현금 영수증을 해 달라고 하신다. 

 

"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010- xxxx-xxxx  번호가 좀 특이했다. 그런데 영수증을 건네자 갑자기

 

" 거 번호를 뭘로 찍었지요? "

"네에 불러 주시는 대로 찍었는데,"

"아니 3375 라 했잖아요? 왜 번호가 확인이 안되요? 잘못 찍은거 같은데"

 

" 중간 번호는 개인정보 보호라 영수증에 안 나타납니다.그리고 부르는 대로 찍었는데, 제가 그

번호를 정확히 기억 까지는 못할 수도 있잖읍니까?"

 

"번호 확인도 안되고 잘 찍은거 같지도 않고,, 씩씩~ 어쩌구 저쩌구 "

 

아니 그럼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구??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현금 영수증 찍어 달라고

하면서 번호가 맞네 틀리네 하면서 시비를 거는 사람은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고성이 몇차례 오갔고 한참 후 대충 마무리가 되긴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씀이~

 

" 번호를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제대로 입력은 되었으니 염려 마세요^ 번호를 일일이 다 기억을

못할 수도 있잖읍니까? 죄송합니다"

 

이렇게 내가 말을 했어야 되는거 아니냐? ㅎㅎ 참, 그 비슷하게 얘기는 했었고 다만 언성이 고르지 못해

서로 좋은 감정이 오가지 못했을 뿐^ 이분이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제대로 알고 계신 분 같은데,

상대에 대해 선 그렇게 잘 정돈이 되면서 왜? 자신이 한 일엔 그토록 정돈이 안될가?

 

그분 얘기는 내가 번호를 찍을때 불필요하게 길게 번호를 찍은듯 보였다는 것이다.

허 그참^

 

사람에 대한 뭔가 모를 불안증? 같은거~ 최근 한국사회에 경미한 수준의 정신적 트러블이 아주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듯한 느낌이고 실제 그런 통계가 있을것으로 짐작을 해 보는데, 사소한 문제로

시비가 붙어 커다란 사건이 된 경우는 심심찮게 보도가 되어 잘 아시리라 본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알게 모르게 분노로 가득차 있다는 반증이자 솔직히 제 정신이 아닌것이다^

 

미쳐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리내 성지 2017.9.30

 

 

이런 경우야 사실 가끔씩 발생하는 일이긴하다^ 누구의 잘 잘못도 아니고 단지 약간의 생각 차이로

생기는데, 이번 경우는 불러준 번호를 잘못 입력한게 아닐까? 하는 순간적인 기우가 만들어낸 해프닝이다.

자기가 불러준 번호를 상대방이 잘못 입력했을거란 추측을 왜 할까? 그것도 긴 번호도 아니고 불과 8자리에

그치는걸^

 

전에는 그래서 번호를 소비자가 직접 입력하게 하도록 한적도 있었다.현금영수증 세액공제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1000원부터 2-3000원,등등 잡다구레한 소액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무튼 현금영수증을 발행해 주려면 개인 신상 정보는 필수인지라 성가신 번호를 입력할 수 밖에 없다.

 

아! 참 예전엔 이런거 없었는데,  불편하기 이를데 없다^ 거기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이런 일로 고객과 한심한

언쟁까지 하질 않나^

 

사람에 따라 다 다른거지만  난, 물건 사면 현금영수증을 해 달라고 한적이단 한번도 없다. 세액 공제에 대해

신경 써 본적도 없고 그렇게 해서 무슨 세금을 얼마나 혜택을 볼지 가늠해 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혜택을

보겠다고하는 사람들을 뭐라할 생각은 없다. 어쩌면 영수증 문제 보다는 차라리 소액카드 결재가 더 문제일지

모른다. 

 

1000원도 카드요 심지어는 500원까지 카드를 들이 민다. 이 나라가 왜 이렇게 카드 공화국이 된걸까? 물론

카드때문에 좋은점도 없는 건 아니다. 과거 같으면 수 만원 혹은 몇십 만원이 드는 고가의 의약품을 현금으로

선뜻 사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는데, 요즘은 카드로 사니 그게 좀 수월한 편이다. 확실히 그점은 용이한 면이

있다.

 

陰이 있으면 陽도 있는 법이지^다음부터 현금 영수증 문제로 고객과 다툴일은 일어나지 않지 싶다.

문제가 생기면 " 다시 발행해 드릴까요? " 하면 끝이지 않는가? 몇천원 짜리,혹은 몇 만원짜리면 뭐 문제가

되겠는가? 고객이 내가 찍는 번호를 의심을 하던 말던 다시 발행해 드리겠다는데 누가 시비를 걸겠는가?

 

오히려 그렇게 한바탕 하고 나니 이후에 약국을 찾는 고객들에게 전보다 더 친절해지는 느낌이다.

앞서 있었던 해프닝의 반사 작용이랄까?

 

허허!이렇게 또 휴일 추석전 하루가 간다^~~

벌써 점심 먹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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