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부름

 

피부도 고우신 편이고 머리칼은 검은색이 약간섞인 하얀색이다.

허리를 구부정하니 걸으시지도 않고 목소리도 또렷하시다.

 

화상 밴드를 사러 오시다가 우연히 이런저런 얘기를 좀 나누게 된것이데,

아뿔싸! 당뇨와 혈압으로 유명 대학병원에 다니신지가 30년이 넘으셨단다^

 

거기다 망막이 나빠져서 이젠 앞 사람의 형체 만 구분될 뿐 자세히 사물이

보이지도 않게 되었단다. 얼마전 앞이 잘 안보여 탁자를 잘못 짚다 어깨를

부딛친 이후 통증이 너무 심해 정형 과 까지 다니신다.

 

할머니 말씀이 종합병원에 30여년 다니며 이런저런 검사에 매달 들어 가는

약값까지 모두 합치면 아마도 한 2억정도는 들어간것 같단다.

 

헉! 2억을 병원에? 정확한 계산이야 물론 아니겠지만,

그래서 이날껏 몸을 유지는 해오고 계신거겠지^ 그러나 점점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우선 앞이 잘 안보이니 그 자 체가 큰 고역이고,먹고싶은 음식 맘대로 못 잡수시니,

그것 또한 고역 이다. 이날껏 커피한잔,아이스크림 하나 제대로 못 드시고 사신다.

 

 

답답하기도 하고 해서 무슨 약을 얼마나 드시나 궁금해하니 집에 쌓아둔

처방전을 한번 가지고 오셨다. 처방전을 본즉 순환기 내과에서 하루 6종의 약을,

내분비 내과에서 당뇨등 3개의 약을,안과에서 1개,정형과에서 2가지 약 도합

1일 12가지의 약을 복용하고 계셨다. 80대 할머니가 하루에 12가지의 약을

복용한다?

 

할머니는 이 여러 약물을 하루 서너 차례에 걸쳐 나누어 복용하고 계셨다.

 

과연 종합 병원은 종합병원이다. 각 科마다 돌아가며 필요한 약을 전부처방하니

환자 본인은 10여가지 이상의 약물을 꼬박 복용을 해야 하는 처지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현실이고 할머니와 비슷한 경우로 저렇게 처방된 약물을 복용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을것으로 생각된다. 그나마 전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의료시스템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보험제도가 아니던가? 그러니 그 자체에 뭐라고 토를 달

생각은 조금도 없다.

 

문제는 환자 자신이 여기에 덧붙여 자신의 몸을 어떻게 하면 좀더 잘 보완해 줄지를

모른다는데 있을것이다. 왜냐면, 치료약이란게 몸까지 원천 보완해주지는 못하기 때문

이다.

 

여기서 고민이 시작된다. 이미 복용하는 약이 10여가지를 넘는 상황에서 무얼

어떻게 더 보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추가로 더 복용이 가능하기나 할까? 만일

가능하다면 최종적 목적지는 어디가 되어야 할까? 몸 상태가 극적으로 개선되어

기존의 약의 종류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가?

 

몇차례의 고민끝에 일단은 천연영양소로 상실되어가는 시력을 보완하기로 했다.

약국에 이런저런 이유로 완전 실명이 된 분들이 혈압,당뇨약을 타러 오시기도

하지만,사실 이 문제는 매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것저것 안 해본게 없다는

얘기부터 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환자 스스로가 이미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시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말씀을 해 오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무더운 8월 한낮의 시간이 청량한 매미소리와 함께 지나가고 있다^

 

만일 시력이 좋아지시면 고질적인 당뇨와 혈압도 지금보다는

훨씬 상태가 나아지실걸로 조심스레 예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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