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방 개개 단위가 연방제에 준하는 자치권을 갖고 특색있는
발전을 하며 중앙 정부가 미처 못하는 세세한 일을 살뜰하게 살피는
그런 지방 자치를 하겠다,,,는게 새 정부의 각오이고 목표이기도 한
발표를 보았다.

 

그동안 혁신 도시, 무슨 도시,,하면서 나름 지방 고유의 특색을 내세워
발전의 푸른 비젼을 제시한 사례는 아주 흔했다. 그보다 고속도로에 인접한
땅을 공단으로 개발해서 일거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한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경기도 일원을 다녀 보면 산은 높지 않지만 꽤 울창한 숲이 군데 군데 잘 자라고
있는것을 볼 수 있다. 공장이 줄지어 서 있는 틈새에 삼림이 우거진 걸 보는것은
청량한 느낌을 준다.

 

 

기흥호수 주변의 참나무

 

 

그런데 내가 지금 주 활동 무대로 하고 있는 수원 지역도 그렇고 또 내고향
안성 일죽도 그렇고 아니 이 두 지역 외에 그밖의 여러 인근지역을 볼때
늘상 의문 아닌 의문이 드는게 있으니, 그건 왜? 고향 떠난지 50여 년이
지났는데 지금 가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숲이 달라지지 않았는가?
이다^ 내가 고향 떠난 60년대 중반이나 50년이 흐른 지금이나 동네의
또 면 전체의 수목이나 나무의 크기와 울창함이 눈에 띄게 달라진게 없다
는 것이다. 이게 왜 이럴까?

 

50년이면 보통 나무는 고목이 될만큼 자란다. 소나무, 참나무, 프라타나스
는 물론이고, 은행나무도 꽤 높이 자란다. 당시 신작로의 가로수 같은거는
도로 포장이 되며 다 사라졌지만, 인근 야산의 나무는 왜? 그토록 자라지를
않고 또 동네의 이런 저런 나무는 왜 쭈욱 자라지 못해 눈에 띄게 거목으로
자란 나무가 별로 없는가?

 

내가 떠난 후 그 동네 산 게 아니니 자세한 내막은 알길이 없지만, 뭔가
좀 답답한 구석이 많다. 허긴, 지금 주 활동 무대인 수원은 어떤가?

 

 

1977년에 첫 직장으로 수원을 접했으니 역시 40년이 흘렀다. 사실을
말하자면 당시의 길가의 가로수는 하나도 보전되지 못했으며 새로 난 길
엔 새 가로수를 심었다. 길이 확장되면 몽땅 다시 새로 심고^
그런데, 길이 아닌 주거지의 나무는 또 어떤가? 웬만한 나무 40년이면
꽤 크게 자랄 터이지만 어딜 가도 그런 거목들은 찾아볼 길이 없다.

 

사람들은 삶의 질을 얘기한다. 도시의 발전을 얘기한다^ 전 보다 살기
좋아졌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주변을 감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개선은
잘 생각을 하지 못하는것 같다^

 

 

 

내고향의 저 돈둑 건너 야산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다. 왜? 50년이나 지났는데 나무가 저럴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 도시의 나무 즉 도시의 숲만 좋으면 저절로 살기 좋은 곳이요? 먹고
살기가 좋아져야지^ 또는 교통이 좋아 져야지^ 아파트가 많아 져야지! ]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가? 헐벗은 산이 사라진건 대단한 변화였지만
거목과 숲이 우거진 그런 나라를 만드는 건 그 이상의 것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다녀 보면 유독 토질이 좋은 동네가 있긴하다^ 경기도만 본다면 용인 지역
이 그렇다. 인근의 안성이나, 이천,여주 지역보다 확실히 삼림과 수목이
울창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목은 방치해 두면 저절로 자라 거목이 되는
건 아닌듯 하다. 분명 사람의 입김이 작용해야 한다^ 누군가가 나무를 심어
야 하고 또 누군가에 의해 나무가 가꾸어져야 하는 것이다^

 

 

분당 서현동의 참나무 가로수길^ 2013년 촬영

 

 

저 곳이 개발된지는 이제 27년쯤 된다. 가로수는 원래 길 가에

자라던게 아니고 분명 어디선가 옮겨 심은것일텐데,, 저토록 울창

하게 숲을 이루고 있지 않나? 이것이 왜? 다른 동네에선 가능하지

않단 말인가? 저곳 땅이 유독 비옥해서 그럴까? 경기도 지역중에 저만큼

울창한 가로수 길을 본적이 있는가?

 

 

빠른 교통 흐름을 위해 지하도도 파고 고가도로도 만들고 또 길 가에

개나리 연산홍을 심는 것도 다 필요하고 좋지만, 길 가에는 저렇게 울창한

가로수가 자라도록 하고 동네엔 멋지게 자란 거목이 군데군데 박히게

하자^ 그런면에선 식목일은 여전히 유효하고 마을 곳곳에 좋은 나무를

열심히 심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각 지방에 갈 때마다 확연히 다른 숲을 보았으면 한다^ 동네의 특성이

숲으로 대변되는 그런 나라를 만들순 없을까? 그런 면에선 옛 청주 입구

의 푸라타나스가 상당수 사라진것과 용인 구 도로의 프라타나스 숲이

완전히 사라진 건 너무도 아쉬운 부분이다^ 개발과 도로 확장에 밀려 흔적

도 없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내고향 일죽을 들어설때 무슨 나무가 반길 것이가? 또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의 고향을 들어설 때는 무슨 나무가 여러분을 반길 것인지를

한번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지^

 

 

모교인 일죽중학교 입구에 아직 우람하게 버티고 있는

푸라타나스 (2009년 촬영)

 

중학교 당시 1960년대 중반이었을때 조그만 나무였으니,,이제 한 60

년이나 많아야 70년쯤 자란 나무가 저렇게 거목이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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