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고 하나 주세요!"

"어떤 반창고를 찾으시는지.."


"종이 반창고요?" "천으로 된 건가요?"

 

"종이 반창콘데요"

" 얇은거요..좀 넓은거요? "


"얇은건데요..."

" 힌색인가요? 살색인가요? "

 

"살색인데요"


이것이 반창고 하나 달라는 고객과의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인데,하루에도

몇번씩 이렇게 녹음기를 틀듯 얘기를 해야 답이 나오는 형편이다. 고객이

4번에 걸쳐 말해야 하고 내가 4번을 반복해 물어야 답이 나온다.


하도 성가셔서 종종 학생들이 이럴땐 내가 한마디씩 해준다.

 

" 이봐 학생,반창고를 달라고 할땐,이렇게 말해주면 좋겠어~

종이 반창고 인데요. 흰색으로 좁은것 하나 주세요" 이렇게
말이야.


반창고가 뭔지 처음 그걸 구입하려는 사람이 아닌 담에야 자기가 쓰는

반창고를 일목 요연하게 한 마디로 요약하지않고 무작정 처음 쓰는 사람처럼

말하는 이유가 뭘까?

 

나는 아무래두 이것이 우리 교육의 문제라 생각을 해본다. 그게 왜 교육의

문젭니까? 하실지 모르나 그건 분명히 논리적 사고와 추론이 부족해서 내가

원하는게 뭐지? 를 머릿속에서 정돈 하지 못해서 나오는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예전 대학 다닐때 문창규 교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독일 가서

공부해 보니 독일 학생들은 어릴적부터 논리적 사고가 몸에 배어 나중에 무슨

일에 자기 주관을 얘기할때면 반드시 첫째는 이렇고 둘째는 이렇고 하며

분명히 말을 정돈해서 한다고.


약국에서 이런 두루뭉실한 표현으로 세번 네번 묻고 다시 묻고 하는 일을

평생 해서야 되겠읍니까?

 

지금부터라도 귀찮더라도

 

"그런건 다음 부터는 이렇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 라고 반복 주지를 시키는게

나은거 아닐까요? 말하자면 가장 기초가 되는 생활 교육을 약국이 일부 해줘야

할것 같지 않읍니까?


" 요즘 고객을 뭘로 보고 그러십네까? 그러다가 큰코 다치지요. 그저 묻는대로

예 예..해야지.
고객이 왕이잖읍니까? "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니면 고객이 스스로 고를 수 있게 밖에 주욱 진열해 놓고 알아서 골라가게

하는게 답이 아닐지~
 

 

뭐 그런 현실적 대안이 가능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아나로그적 생각일지 몰라도

약국에서는 뭐 하나를 건네더라도 약간의 설명과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것이

더 인간적? 이고 약의 효과도 좋다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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