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바닷길이 그렇게도 멀다면

 육로길 구름다리 타고 오시지

 이락포 기슭에서 유자 따는 남해 처녀

 섬 돌아 오는 배를 지켜보는 가슴에

 물결만 일렁이네 그리움처럼

금산의 실안개가 산허리를 감돌고

 치자꽃 시들어도 소식이 없네

 상주포 바닷물에 저녁노을 타는데

 애타는 내 가슴도 그리움에 설움에

 뜨겁게 노을처럼 타기만 하네.

 

       이원철 작사/한산도 작곡

 

 

 

이 노래는 1973년에 나왔으니 무려 지금부터 50년 전이다.

내가 알고 있던 노래도 아니고 최근의 미스트롯 3에 출전 중인

정서주를 보면서 이리저리 관심을 가지고 찾다 보니 알게 된

곡이다.

 

결국 정서주는 최종 미스트롯 진에 뽑혔으니 맑고 깨끗한 

목소리를 많은분들이 좋아한다는 반증으로 생각된다. 

 

노래라는 것은 각자 취향이 있기 마련이고 따라서 좋아하는 곡,

가수는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서주~ 

 

이 어린 중학생의 목소리는 트롯을 타고났음은 물론 그 신선함과

애틋함이 기성 가수들과는 아예 결이 다르다고 생각된다. 

어린 나이지만 노래의 맛을 너무 잘 표현할 줄 알고 반복해 들어도

조금도 싫증이 나지 않으니 이만하면 아주 훌륭한 보배가 아닐까?

 

정서주의 이 노래를 들으며 어찌 트롯을 그저 그런  노래라고

생각할 수가 있을까? 

 

유자는 남쪽 지방의 특산물이다.

 

노오란 유자는 왠지 모를 생명의 원천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유자가 그렇고 유채꽃이 그렇고 오렌지가 그렇고 귤  역시 

마찬가지다.

 

가사도 매우 서정적이다. 

 

남해의 이락포, 상주골이 어딘가 찾아봤다.

이락포는 그 유명한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사했다는

바로 거기였다.

 

그래서 그런가? 

 

노래가 더욱더 의미 깊게 다가온다. 

 

남해 이락포 뒷산 기슭에서 유자 따는 처녀를 마음속으로

그려보며 맑고 깨끗한 정서주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어보니

유자 향기가 여기까지 은은하게 퍼져오는 느낌이다. 

 

비록 50년이 지난 옛 노래지만 ~

 

통영 미륵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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