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느낌으로 오는 봄이 3월을 지나 벌써 4월 하고도
중순을 향해 가고 있다.
이제 봄은 거의 완성단계를 지났다.
냉이가 꽃을 피우고 진달래 개나리를 필두로 이 땅을 물들
이던 봄~
목련 벚꽃도 안녕을 고하고 먼 산속의 산벚만 아직 하얀 색칠을
하고 있는 이 봄~ 언제나 그렇듯 올봄에는 뭔가 새로운
희망이 샘솟을듯하던 그 기대와 열망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
가는 중이다.
누구에게나 봄은 똑같지 않다.
열병을 앓듯 봄이면 그 애절함에 몸부림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봄인지 뭔지 도무지 아무 감각도 느낌도 없는 이도 있다.
이 봄의 흔적을 몇장 올려본다.
봄은 아주 작은 새싹 하나에서 시작된다
헌데 올핸 좀 늦게 봄을 찾아 나선 셈이다
3.27일이었다
3일 후 앙성을 들러 내 고향 일죽을 잠시 찾았다
이미 진달래는 산과 들에 다 피어났고 매화는 저만치
져 가고 있었다
될수록 봄의 맨 첫 꼭지부터 살펴보면 좋지만 그게 아무나
가능한 건 아니니까~
금세 4.5 일이 되었다
우리 동네 이곳저곳에 심겨진 화살나무의 새 순이~
역시나 새순은 위대하고 예쁘다
난생처음 내손으로 몇 개 따서 무쳐 먹었지만 그닥
예전의 맛을 못 느끼겠다
새순은 이제 본격적인 푸르름을 준비한다
굳이 동네의 벚나무를 올리는 이유는 가지를 치지 않고
온전히 키워낸 이유 때문이다. 이곳은 공세리 아파트다
무릇 세상의 모든 나무는 생긴 대로 그대로
키울 일이다
사람이 그렇듯 나무 또한 온전히 본모습대로 클 때 자연의
신비가 깃드는 법이니까~
인근 동네의 전원주택에도 이렇게 예쁜 봄이
찾아왔다
목련의 효용 가치는 비록 며칠이지만,
결코 아쉽지 않을 만큼 기품이 있고 멋지다
서수원의 명소가 된 황구지천이다
그저 벚나무는 심어서 30년만 지나면 어디든 다
이렇게 멋진 곳이 된다
이 봄 벚꽃을 능가할 화사함이 또 있을까?
그래서 벚꽃 한번 제대로 못 보고 봄을 지내 버리면
미련과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한 번은 꼭 찾아야 할 것이
벚꽃이다
황구지천 벚꽃 명소에 다소곳이 핀 튤립이다
튤립은 이렇게 한 송이로도 충분하다
동네 앞산 보라산을 올랐다. 4.12일이다
해발 100미터도 안 되는 야트막한 산이다
그래도 산은 산인지라 평지에 비해 이제 막 푸른 잎들이 활개를
치듯 자라나고 있다
어디 멀리 나가 보기가 맘처럼 쉽지 않다 보니 늘 이렇게
가까운 동네를 주유하는 것으로 봄을 느끼고 있다
이제 봄은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고 곳에 따라서는 이미
초 여름으로 진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14일 한번 더 보라산에 올랐다
이제 나뭇잎은 그야말로 찬란하게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벌리고 있었다
아직도 겨울잠을 자는 느려터진 새 순을 보는 것도 마지막이다
나무도 풀도 사람도 동물도 그 어느 것도 태어나 자라 오를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그러니 계절도 봄이 가장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결국 날 때와 죽을 때, 계절로 치면 봄과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셈이다
생명이 요동치듯 피어오르는 저 모습~
봄꽃이 화려하다 하나 신록의 저 눈부신 자태는 꽃을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다. 봄의 늦자락에 발견하는 생명의 환희에 나는
가슴이 전율한다
내가 맨발로 산 길을 걸으며 카메라로 저들을 포착하는 이 순간
에 나는 최고의 행복을 느낀다
그렇다!
봄의 환희는 바로 이런 데에 있지 않을까?
아니러니 하게도 이 봄 벚꽃의 진수는 내가 자주 다니는
용인의 약국이 있는 동네 능이삼계탕집 입구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어디 멀리 있지않았다
4.14일이다
원삼의 고초골 공소에서 찾은 늦깎이 적목련과 복사꽃이다
사실 이 봄에 나의 눈길을 가장 강하게 잡아끄는 꽃은 단연
복사꽃의 그 은은한 핑크색이다
그런데 복사꽃은 멀리서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으나 가까이
가서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드는 그런 꽃이다.
또 깔끔하지도 않다
이제 이쯤에서 올봄의 여정을 마쳐야 할 듯하다
봄의 느낌이란 것이 사진만 몇 장 덜렁 올린다고 안될 건 없지만
이 봄 느껴지는 나의 생각은 대체로 이런 것이다
매년 돌아오는 봄~
매년 느낌도 다르고 보이는 것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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