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지문이 독립적이듯 우리가 글을 쓰는 방법도 천차만별

모두 독특하고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전에 저는 볼펜으로 글을 쓰는 것이 무척 불편했습니다. 일단 

글씨를 꾹꾹 눌러야 써지는 게 싫었고 한참을 쓰다 보면 가운데 손

가락 첫째 마디가 아프기도 했지요. 그런데 잉크를 넣은 만년필은

그런 게 없어서 술술 쓰기가 편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쯤인가? 아니 그 좀 전 인듯한데 컴퓨터에 자판

으로 글을 쓰면서 정말 딴 세상이 되었습니다. 쓰다가 안 맞으면 쉽게

지우면 되고 다시 쓰면 되고 너무도 편했지요! 아무튼 그때부터 이런저런

글들을 컴에서 쓰고 저장을 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글의 띄어쓰기 같은걸 잘 못해서 표준화된 글을 쓰지

못했는데, 한참 전 친구가 제가 쓴 글을 보더니 

 

" 자네는 글에 사투리 표현이 많고 띄어쓰기가 좀 잘 안되고 있군, 사투

리는 뭐 그렇다 치고~ " 

 

해서 다시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그 친구는 교수 출신이라 글을 많이 쓰고

평가도 많이 하고 그래서 저와는 다른 그런 글쓰기를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해서 저도 심기일전하여 글쓰기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되었지요. 

 

최근의 저의 글쓰기 방법을  좀 외람되오나 한번 올려 볼까 합니다.

 

1, 글은 억지로 쓰려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써질 때까지 기다리는 건 아니다

 

2, 생각이 날 때 어떤 시상이나 글의 주제가 문득 떠 오를 때 잘 기억해 두었다가

글로 옮긴다. 특별히 즉시 메모 같은 건 하지 않는 편이다. 폰의 메모장에

가끔 메모도 병행한다

 

3, 대체적인 글의 얼개를 생각 나는 대로 작성한다

4, 써 놓은 글의 전후 좌우를 살펴서 글을 다듬는다

5, 컴 내 카페에 저장을 해 두고 당분간 지켜본다

 

6, 중간에 첨부할 내용이 있으면 집어넣는다. 문득문득 추가로 넣을 내용이 떠 오른다

7, 잘못 쓴 내용, 기타 뺄 내용이 있으면 삭제한다

8, 그러고 다시 글을 다듬는다. 

 

9, 어떤 글은 1주일, 혹은 한 달 이상 어떤 글은 6개월 이상 보고 또 보며 

내용을 고쳐 나간다. 계속 봐도 어쩐지 계속 미진한 글이 있다 

10, 이 과정을 나는 글을 숙성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마치 포도주를

오랜 기간 동안 숙성시키는 것과 같다

 

아무리 빨라도 2-3번 수정은 기본이고 10번, 20번, 어떤 글은 30번 이상 다듬는

경우도 있다. 이는 내가 쓰는 글에 무슨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11, 적절한 타이밍이 되었다고 판단되면 글을 꺼내어 블로그 또는 카페에 올린다 

12, 블로그에 올리는 글과 카페에 올리는 글은 같을 수도 있고 약간 다를 수도 있다 

13, 예전에 쓴 블로그의 글이 맘에 안 차면 일부 수정도 한다. 그러나 글 쓴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여 그냥 두는 게 대부분이다 

 

글을 다시 정리 즉 퇴고할 때는 최재천 선생의 3원칙에 따라 해 본다.

즉 ~

 

a, 정확하게 써졌는가?

b, 군더더기 없이 경제적인 글이 되었는가?

c, 표현이 우아하게 되고 있는가? 

 

여기서 잘 안되면 그것이 될 때까지 계속 두고두고 손질을 한다

 

그러나 모든 글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어떤 경우는 즉시 써서 약간의 

수정만 거쳐 올리기도 한다.  타이밍이 필요한 때이다. 

 

위의 3원칙 외에 더 참고할 사항이 있다면 추가로 차용할 예정이다

 

" 거 너무 글 쓰는데 시간이 걸리는 거 아니요? " 

 

그럴 수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글은 내가 혼자 보는 글이 아니다 보니

읽는 분이 편해야 하고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도 가급적 줄여야 하고 또 쓰다

보면 나만 이해하고 독자는 문맥을 파악하기 어렵게 쓴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을 좀 들이는 편이다  

 

*

 

그런데 여전히 많은 오류가 나는 건 역시 띄어쓰기지요. 카페의 글쓰기에서 

띄어쓰기 오류를 검사해 보면 정말 많은 미스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예전부터

몸에 글쓰기가 체화되어있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기본 띄어쓰기 외에 문맥만 통하면 그냥 내 맘대로 해도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언제쯤 컴 내부의 도움 없이 완전하게 띄어쓰기를 해 낼 수 있을지 참 막연할

따름이지요.

 

그런데 글을 써 놓고 오래 숙성하다 보니 과연 이런 글을 올리는 게 맞는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글 올리기를 주저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글이란 착상이 떠 오를때 즉시 써서 몇번의 간단한 수정을 거친 후 곧바로

올려지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장고 끝에 악수 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오래 숙성시키다 보면 뜻하지 않게 부패가

일어날 공산도 있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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