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글은 전문적 식견이 있는 사람이 쓴다고 생각하기 쉽다.
일반인들이 무슨 글을 그렇게 거창하게 쓴다고 그러실까? 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지금까지 그 어떤 글쓰기 훈련이나 특별한 지도를 받은 적은 없고
오로지 글은 컴퓨터 자판으로 카페와 제 블로그에 올린 것이 전부다.
2003 년에 동문회, 카페 등에 올린 글을 모아서 수필집이라고 한 권 낸 적은
있었다. 그러니까 순수 아마추어 글 생산자일 뿐이다.
우연히 최재천의 '독서는 일이다'라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아마도 글을
어떻게 써야 좋은지를 생애 처음 들은 셈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지금까지
글쓰기에 적용해 오는 중이다. 단, 그 영상은 진리의 한 파편일 뿐으로 글을
어떻게 잘 쓸 것인가에 대한 방법은 그 외에도 헬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최재천 선생의 글쓰기 방법을 위주로 해서 기술해 보고자 한다
" 정확하게, 경제적으로, 우아하게 "
precision, economy and grace!!
1, 정확하게 ~ ~ 어떤 내용을 기술할 때 사실에 부합한 정확성을 먼저 확인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문법이나 서술, 앞뒤 문장의 일치 등은 기본이고 사실에 맞지 않는
엉터리 수치라든지, 어렴풋한 내용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가능한 소위 fact를 먼저
확인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물론 좀 귀찮지만 맞춤법, 띄어쓰기 등도 포함될 것이다.
그렇게 해도 틀리는 글을 쓸 경우는 많다
2, 경제적~ ~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있으면 과감히 잘라 버려라. 중언부언 중복 설명할
경우 등 , 애매한 묘사 같은 건 가차 없이 도려 낸다는 의미로~
3, 우아하게 ~ ~정확하고 군더더기가 없이 써졌다 해도 미적 아름다움과 향기가 나도록
우아하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이것이 제일 어려운 일로 생각된다
어떤 글은 지나치게 화장을 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글을 더러 만나기도 한다.
미사려구가 많으면 양념을 너무 친 음식같이 된다. 글은 담백미가 있는 게 좋다.
그렇다면 그런 글은 어떤 글이요? 혹 최재천 선생의 샘플 글이라도 좀 올려 보시구려~
네에, 이 글의 말미에 몇 구절 짧게라도 한번 올려 보겠습니다.
그래야 이 글을 쓴 의미가 완성되겠지요~
그리고 최재천 선생은 이렇게 덧붙였다.
4, 미리 써 놓고 가다듬으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어느 정도로 가다듬어야 하는가?
일단 글을 쓴다.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발음할 때 약간의 걸림돌이 있어 숨이 차거나
하면 안 된다. 자연스럽게 발음되도록 수십 번 고쳐 쓴다. 50번 100번도 좋다.
실제 저 자신도 그렇게 10번 ~20번 이상 글을 고쳐 써 본 적이 있다. 처음 쓴 글과 완전히
다른 글이 되어 있음을 보고 놀란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50번이나 글을 고쳐 쓸 수 있을까?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도 아닌데~
5, 그리고 많이 읽어야 글은 더 잘 쓸 수 있다
흔히 글을 좀 쓰면 주위에서 ' 그 사람 글재주가 있네~' 이렇게 말을 하는데, 재주로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말에는 흔쾌히 동의할 수 없다. 손재주, 발 재주 이런 의미의 재주란
뜻과 글은 다르지 않을까?
많은 독서량이 글을 좌우한다는데 동의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평소 아무것도 안 읽으면서 혹은 인생의 어느 한때라도 다량의 독서 경험도 없이
글을 잘 쓸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리고 최 선생은 이런 말도 덧붙였다.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물리학자는 Richard
Feynman 으로 알려져 있고 다윈 이후 최고의 생물학자도 역시 Richard Dawkins 로
알려지게 되었지만 이 두 경우 모두 저 분들이 일반인들을 위한 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논문만 발표한 것이 아니고!!
6, 그만큼 책을 쓴다는 건 생각 외로 중요하다는 걸 얘기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로버트 위버 교수가 하바드 대학으로 박사 코스를 밟으러 가는 최재천
선생에게 써준 추천서에는 이 문구가 들어있다
He writes with precision, economy and grace!!
그런데 현재 우리네 대학은 어떤지 몰라도 그 옛날 미국의 대학에서는 어떻게 글을 잘 쓸 수
있는가? 에 대한 별도의 강의가 있었다 한다. 그것은 아무리 연구를 잘해도 논문을 발표할 때
그걸 얼마나 잘 글로 표현하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정도로 그들은 글쓰기의 중요성을 일찍이 잘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우리는 과연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걸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중 고 대학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사회에서 까지!
"이 나이에 글은 그렇게 써서 무엇해? "
"까짓 맘 편하게 나는 되는대로 그냥 쓰고 말겠다 고요~ "
"그렇게 써서 출판할 것도 아닌데~~ 뭐! "
물론 그런 맘을 먹고 계시는 걸 이해 못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사실 나 자신도 그냥 그러고 싶은 맘이 없는 게 아니다
그러나,
혹시 나는, 또 우리 세대는 그렇다 치고 자식들 혹은 손자녀들에게는 이런 식의 글쓰기
방법이 그들의 앞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없을까? 걔들이 좀 더 글을 잘 써서 그들의
본질적 가치 외에 부가적 성과를 높일 수 있다면 밑져도 본전은 넘을 테니 말이다!
물론 앞서도 언급했지만 최재천 선생의 글쓰기 방법이 유일한 것은 물론 아니다.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느냐 하는것이 관건일 따름이다.
실제 저 자신도 아직 공부 중인 아들이 어떻게 글을 써내는지 이제껏 물어본 적도 없지만,
이 글을 기회로 한번 알아볼 생각이다.
" 아들아~도대체 너는 글쓰기에 어떤 원칙 같은 게 있냐? 리포트 같은 건
어떤 식으로 써서 제출하고?"
그런데 최재천 선생도 영상 말미에 언급을 하셨지만, 위의 3원칙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글쓰는데 일부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고 한다.
글이란 다소 투박하여 거친 질그릇처럼 써질 수도 있고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청자처럼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 -------------
참고 , 최재천 선생의 "인간과 동물" 중 일부 글 첨부
• 다윈과 윌리스의 이론에 따르면, 몇가지 조건들만 맞아떨어지면 진화는
반드시 일어나며 그 중 어느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진화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조건들을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하지요. 다윈과 윌리스가
정리한 이론들을 보면 대충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변이'가 있어야 됩니다. 예를 들어, 모양.크기.색깔이 똑같은 달팽이
집단에서는 아무리 서로 짝짓기를 하여 자손을 낳아도 아무런 변화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애당초 아무런 변화도 없는 곳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완벽하게 복제 인간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아무리 다양한
형태로 결혼을 하더라도 다양한 형질의 자식을 얻을 수 없습니다.
•다윈의 이론은 한마디로 개체를 중요시하는 이론입니다. 다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 따로따로 숨 쉬는 개체, 그리고 개체의 번식을 통한
형질의 계승이었습니다. 다윈의 이론은 생물학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문학, 예술, 철학 등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인의 의식
구조와 삶까지도 바꿔놓았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며, 개인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런 영향은 가히 혁명적이어서 우리는
이를 '다윈 혁명'이라고 부릅니다
*@@ 글 자체가 간결 명료하며 보통 우리들이 신경을 좀 써서 작성한
글과 대동소이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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