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가 참을 만 하오? 추위가 참을 만 하오? "
이렇게 누가 묻는다면 대답은 제 각각일 게 틀림없으리라~
누군 더위가 참을만하다고 할 것이고 누군 추위가 참을만하다
할 것이고 혹자는 둘 다 참기 힘들다 또 누구는 둘 다 참을만하다
등등
그런데 지난 1월 초순부터 걸어서 출퇴근을 해 보니 영하 -10도
언저리, 혹은 눈이 푹 쌓인 것도 걷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물론
보온 장비가 옛날과는 큰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추워서 걸을 수가 없는
경우는 없었던 셈이다.
그런데 7월 중순쯤 되자 도저히 걸어 출퇴근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아침에 걸어서 40여분, 지하철 10여분을 쓰고 나면 온 몸이 불덩이
처럼 달궈져 출근 후 1시간 가까이는 견딜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물론 우리는 아침부터 에어컨을 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루 중
에어컨을 켜는 시간을 될수록 줄이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기료 절감 문제 이전에 인체가 에어컨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면 길
수록 건강에는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을 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지만,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 때와 불가피하게
몇 시간 틀고 일을 마치고 집에 가서 수박을 먹을 때 두 경우에 확연히
다른 수박 맛을 체험했다. 온종일 에어컨을 쐬고 또 자동차에서 역시
에어컨을 틀고 갔을때 때 정말 수박 맛은 너무 시원찮았다. 또 입추가 지나
먹는 수박 맛은 그 이전에 비해서 매우 시원찮았다.
그런데 입추도 지났고 말복도 지나자 갑자기 아침저녁 기온이 뚝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아~ 이제 웬만하면 걸어서 다시 출퇴근을 해도 되지 않을까?
벌써 승용차로 다닌 지가 25일 여가 지났으니 그간 힘들여 쌓아왔던 걷는
즐거움이 행여나 사라질까 봐 내심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더위 때문에 불가피하게 승용차를 다시 이용하게 되었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게 편하기 시작하면 어느 틈엔가 그 편안함을 자꾸 따르기 마련 아닌가?
제 경우는 걸어 다니면 1시간 정도, 승용차는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출근길
인지라 사실 엇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길이긴 하다. 30분이 크다면 클수도 있지만,
그런데 승용차를 이용하는 게 과연 편하기만 한 걸까?
걸을 때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신호등 봐야지, 옆 차 앞차와의 간격
유지해야지, 보행자 신경 써야지 속도제한 지켜야지 등등 실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여러 가지를 별도로 신경을 써야 하니 신경이 조금 예민하거나
특히 위장질환이나 과민성 대장염 같은 질환이 있는 분들은 대체로
운전이란 게 건강상 별 이득이 될 게 없는 것이 사실인 듯도 하다. 물론 이
것은 루틴 하게 출퇴근을 하는 경우이고 당연 어디 멀리 가거나 할 땐 차
를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
해서 오늘 아침 걸어 출근을 다시 시작해 보았다. 그러나 억지로 걸을 수는
있었으나 역시나 약국에 도착하자 온 몸이 더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 아직은 때가 아니구나~ 적어도 이번 주는 지나고 8월 20일 경은 돼야
걸어 출퇴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침 예의 그 산길을 걸어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주구장천 매미 울음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 도대체 매미는 왜 저리 끊임없이 울어댈까? 어떤 사람은
매미소리가 소음으로 들려 귀찮다는 경우도 있었다. 과연 매미 소리가 귀찮은
소음일까? 자연의 더할 나위 없는 울림일까? 이것 역시 듣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듯하다.
아직은 한낮에 매우 덥고 또한 매미소리가 끊이지 않게 들리는 여름의 끝
이지만 이 여름이 지나면 아마도 이때가 그리울지 모른다.
" 그려~ 덥기는 했어도 그때가 좋았어~ 수박도 맛있었고 오이 냉채도
냉면도, 그리고 샤워기에 찬물로 몸을 씻을 수 있었으니 말일세~ "
이렇게 지나간 여름을 그리워하겠지만, 당장 더운 거는 참기 힘든 게 사실
이다. 그렇지만,
'이 무덥고 뜨거운 땡볕은 인간이 아닌 들판의 곡식과 과일을 위해서라고' 를
새삼 상기하면서 무사하게 이 여름을 지낸 것을 감사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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