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자주 본다해서 소위 말하는 깨달음을 얻는 건
아닐 것이다. 연꽃을 볼 때마다 연꽃의 속성을 더 깊이 느끼는것도
물론 아니다.
이 시기에 자꾸 연꽃을 보러 가고 싶은 건 단지 별 다른 꽃이 없기 때문이다.
6월 말에서 7월에 걸쳐 피는 다른 꽃과 달리 연꽃은 그 소담스러움과 아름다운
색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양수리를 거쳐 가는 길을 쭈욱 더가면 청평 호반이 내려다 보이는 집사람
사촌 오빠의 자그마한 별장이 있다. 캐나다로 일찌기 이민을 갔던 오빠
는 청평 별장을 팔기 위해 벌써 1년전부터 거주하고 계신데 세미원과 청평을
동시에 해결하기엔 하루에 무리가 따른다. 둘중 하나냐, 둘다냐 ~ 일요일
하루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일단 청평을 먼저 들르기로했다. 얼마전 시끄러웠던 이만희 교주의 별장이
바로 옆에 있는데, 새로 뚫린 서울-양양 고속도로 덕에 아주 쉽게 갈 수가
있다. 전에는 대성리를 거쳐 청평댐 옆을 지나 꼬불꼬불한 호반 산 길을
끝없이 멀미가 나게 돌아 가야했는데 말이다.
설악 톨게이트 인근 맛집 닭갈비집에서 함께 예전과 다른 닭갈비로 거나한
점심을 했다.
예전 닭갈비와는 전혀 다른 모양의 춘천 닭갈비
오후 4시반이 되어 청평 고성리 별장을 나와 세미원으로 출발했다
유명산을 넘어가는 길이었다. 20년도 더 전에 한번 넘었던 유명산은
산림이 울창하고 오를수록 경관이 수려했다. 정상 부위에서 차를 세우고
전망을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산을 넘어가니 서종쪽으로 길을 안내한다.
서종리쪽으로 해서 세미원을 가는 길을 완전 산 중턱을 3번이나 활 모양
으로 가로지르며 넘는 길은 황홀하리만큼 시원하고 풍경이 준수했다.
아마도 양수리로 향하는 북한강을 끼고 가는 도로가 막힌 탓에 길
안내를 그리한것으로 추정되지만, 아무튼 그 덕에 너무 멋진길을 가게
되었다
양수역 근처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서 세미원을 찾았다. 훨씬
이전에도 이 근처에서 연꽃을 구경한적은 있었다. 강가에 무성히
자연스레 자라는 연은 훨 나중에 피는 모양이다.
우리를 반겨준 7새끼 오리가족
연꽃 대가 자욱하게 자라 오른 세미원의 연못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꽃을 보면 셔터 누르기에 정신이 없게된다
세미원의 백미는 단연 연꽃이다^ 양수리 江 기슭에 몇 군데로 나누어
조성된 연꽃 정원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했으며 평온한 느낌의
정취는 늦은 오후에 안식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어찌 보면 연꽃은 사진으로 보기 보다는 그저 그윽히
바라 보아야 할 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연꽃 정원 중심에 조성된 세한정이 눈길을 끌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서 본따 만든 이 정원엔
그림과 비슷한 소나무가 이렇게 있었다
문 뒤쪽으로 연꽃이 아른하게 보인다
해는 저물어 가는데, 아득한 평화로움을 안긴다
배로 만든 길을 건너 건너편 으로 건너 가니 고즈넉한
풍광이 반긴다. 여기는 남한강-북한강이 만들어낸 삼각주로
사실은 두물머리의 중심인 셈이다
저 멀리 양평쪽으로 물길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제 해는 졌고 어둑해 지기 시작한다. 10여년 전에 자주
지나던 이 동네인데 어찌하여 이곳을 몰랐을까?
아직 연꽃이 다 필려면 꽤나 시간이 많이 필요할듯하다.
그 사이 한 두번 더 와 봐도 좋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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