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곳이 민속촌 바로 인근이지만 이곳 민속촌과는 달리 외암리
또 안양에서 약국을 하는 친구의 예안 이씨 집성촌이 바로 이곳이라는
아침 9시 개장이라해서 8시 이전에 출발하려 했지만 역시나
마을 어귀에 다소곳이 핀 연꽃
마을 어귀에 그리 넓지않게 자리잡은 연못에는 이제 바야흐로
연꽃이 마악 피어나고 있었다.
아주 오래된 연못 같지는 않았지만 연못은 신선하고
깔끔하며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규모였다
저 뒤에 솟은 광덕산 아래 오래전부터 생성된 마을이 보인다
돌담을 쌓아 제주도처럼 경계를 만들었고 주민들이 다수 살고
있는 그저 평범한 마을이다. 왜 돌담을 이리 높게 쌓았냐 물어
보니 동네에 돌밖에 없어 그리 됬다고? 한다. ㅎㅎ
마을은 그저 한적했다. 구경온 사람들, 사진 찍으러 온 분들이
몇몇 보일뿐 이었다. 능소화와 접시꽃이 간간이 돌담 어귀에 피어
반겼다
이맘때 시골 어디에나 피는 접시꽃!
옛날 시골에서는 저걸 체키화 라고 불렀다. 보기완 달리
사진으로 그닥 이쁘게 찍기는 어렵다.사실을 말하자면 그리
예쁜 꽃은 아니란 생각이 들지만 허나 옛 추억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정겨운 꽃이다
초가집, 혹은 기와집을 하고 있었고 군데군데 주택 개량
사업을 추진중이긴 했지만, 대체로 오래된 시골의 맛을 풍기고
있었다
혹시 뭐 좀 근사한 무엇은 없을까?
허나 이곳은 옛 시골 풍경 외에는 특별한것은 없었다
그저 아련한 옛 시골 정취가 그리운 분이 가시면 좋을것이다
아무리 들러봐도 뭐가 있는건 아니었다. 그저 시골스런 돌담과 길과
초가지붕과 기와집등 그리고 뭔가를 입구에서 좌판을 벌리고 조금씩
파는 할머니들! 그런데 이 할머니들이 참 시골 할머니들이다. 아주 깊은
산골에서 만날수? 있을법한 구수한 할머니!
그동안 여러 명승지를 가 봤지만 거기서 이런 할머니들을
꽤나 많이 만나봤지만 이곳은 좀 특별했다. 아니 아주 독특했다
도무지 장사를 하는 분들이 아닌 그저 순박한 시골 할머니였다
그것이 놀랍게도 여행의 발걸음을 아주 가볍게 해 주었다. 웬지
모처럼 사람을 만난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린 살구 5천원,복분자,오듸,말린 산나물 한봉지 등을 사서
트렁크에 넣었다
아주 이쁜 능소화는 아니지만,,
돌 담길 돌아서서 또 한번 보고 ~ 나름 운치는 있다
군데군데 있는 민박집엔 다수의 가족들이 민박을하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을엔 곳곳에 호두나무가 있었다. 우리 동네엔 보기
힘든 호두 나무가 왜 많지? 이 의문은 조금후 인근 광덕사를
찾아서 해소가 되었다
인근 맷돌 순두부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맹정승 고택을 옆으로
지나 광덕사로 향했다. 몇년전 마곡사 갈때 얼핏 보았던 광덕사는
순전히 이 동네서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찾아가는 중이다
초행길이라 절을 지나쳐 수킬로 미터를 산중턱으로 더 올라 가다 겨우
되돌려 광덕사 입구에 주차를 했다. 햇볕은 쨍쨍! 땡볕에 차를
세워 놓기가 좀 그랬다. 너무 더운 날이었다
생각 보다 절은 아주 가까이 있었다.보통 일주문에서 길게는
수킬로씩 올라가야하는 다른 절과 달랐다
나의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이 나무였다
400여 년으로 추측되는 호두나무의 시조목 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여지껏 이 사실을 어디에서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천안 호두과자의 전설이 비로서 풀리게 되었다
호두는 이렇게 實하게 열렸으며 그 밑둥은 꽤나 우람했다
400년된 호두나무의 밑둥은 이렇듯 장대했다
광덕사에 온 보람이 이 호두나무 시조목을 보는걸로 충분했을
만큼, 나의 발걸음은 한낮의 더위를 잊고 있었다
위로 조금 더 올라가자 이런 멋진 건물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광덕사는 매우 한적한 사찰로 보인다
적선당의 단아한 위용!
적선당 안에 적혀 있다는 禪詩!
山堂靜夜 座無言 (산당정야 좌무언)
寂寂寥寥 本自然 (적적요요 본자연)
何事西風 動林野 (하사서풍 동림야)
一聲寒雁 戾長天 (일성한안 려장천)
적막한 밤 산사에 말없이 앉아 있으니
적적하고 고요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 인데!
어찌하여 서풍은 풀나무를 흔들어 깨우는가
겨울 하늘 추운 창공에 기러기 울고 가는데!
圓覺山中 生一樹 (원각산중 생일수)
開花天地 未分前 (개화천지 미분전)
非靑非白 亦非黑 (비청비백 역비흑)
不在春風 不在天 (부재춘풍 부재천)
원각산에 나무 한 그루 자라나
하늘 땅을 분간하기도 전에 꽃을 피웠네!
푸르지도 희지도 않으며 또한 검지도 않은데
봄 바람에도 없고 하늘에도 있지 않네!
오가는 이도 드물고 반면 옆길로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끝없이 이어지는 식당등 쉼터로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천안 일대의
사람들이 모두 여기로 피서를 오는듯했다. 물이 흐르는 이런 계곡을
갖춘 산이 인근에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광덕산은 이렇듯 많은 이들을
품어주는 산 같았다. 산 이름도 廣德 아니던가?
사찰 아래에 있는 다원!
아내는 다리도 아프고 쉬어야겠다며 사찰 오르기를 포기하고 처음부터
이곳으로 차 한잔 마신다고 갔었다. 사찰을 구경하고 들러 나도 오미자 차
한잔을 마셨다.
여기서 좋은 글귀가 적힌 글씨 카렌다 2부와 촛불을 켜는 작은 종지
하나를 샀다. 이곳 여주인의 단아한 매무새와 말투가 차의 향기 만큼이나
기억에 오래 남는 곳이었다
내가 하루 정도에 갈수있는 곳은 매우 제한적이다
경기 일원에 갈만한 곳은 과연 어디일까? 나름 다 이유가 있고
가 봐야할 필요가 있을것이다. 세월은 흐르고 좋은 계절은 짧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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