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나리 꽃 향내 맏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이은상과 박태준 두분이 만든 이 유명한 노래!
왜? 이 봄에 이 노래가 생각이 날까? 중학교때
배운 노래인데 동무생각 이라는 바로 이 노래다

봄의 교향악이 도대체 무엇인가?

 

농부는 논밭의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것에서 부터 마늘이 밭에서
뾰족하게 돋아나는것에서 부터, 고구마 모종으로 쓸 고구마 순이
비닐속에서 노랗게 자라는것에서 부터 봄의 교향악을 느낄수 있을것
이다.

 

그러나 이 봄은 농부의 것만도 아니고 회사원의 것만도 아니며 정치가
의 것만도 아니고 주부의 것도 아니며 이 세상 그 누구의 것도 아니며
동시에 이 세상 모두의 것이다. 당연 인간을 위한 것만도 아니며 지구
전체의 것임에 분명하다.

 

그 다양한 봄의 형태 중 유독 꽃과 새싹에 집중되는 건 당연하면서도
특이하고 신비하며 또한 아름답다. 이 봄 교향악처럼 울려 퍼지는
새싹의 향연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동네 현관문 바로 옆에 찾아온 녀석이다. 올해 갑자기 수두룩

피었다. 어디서 씨가 날라 왔을까?

 

그저께 부터 어제 일요일까지 웬 바람은 그리도 심하게 부나?

토요일 오후부터 앞산에 거푸 두번을 올랐다^ 죽은듯 보이던

나무에선 푸릇하니 새싹이 무쟈게 돋아나고 있었다. 하루, 이틀만

지나도 새싹은 어른싹이 될것이다. 꽃은 피어서 1주일 혹은 열흘을

가지만, 싹은 그렇게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그러니 하루 이틀을

놓치면 끝이다~

 

 

 

마른 가지에서 잎이 나는 순서는 전부 다르다. 조금 일찍

나는 놈, 조금 늦게 나는 놈, 아주 한참을 지나야 겨우 나오는 놈~

 

사실 나무에 싹이 트기 훨씬 전부터 꽃이 피어난다^ 우리는 꽃에

취해 황량한 나무 가지와 메마른 나무잎만 뒹구는 땅을 미처 보지

못한다. 그러나 꽃이 지고 나면 비로써 잎이 찬란하게 돋아 난다!

그 돋아 나는 모습이 마치 교향악을 듣는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 산 저산 여기 저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제히 솟아나는

새싹의 향연!~

 

 

이 봄의 교향악에 주목한지는 몇년이 안 되었다. 반평생이 훨

넘도록 그저 스쳐 지나가는게 봄인줄 알았지 이 멋진 새싹에 주목할

줄은 몰랐다. 새싹은 커녕 봄꽃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것도 불과

1-20여년 정도밖에 안되니 혹 이런데 관심이 없다해서 뭐라고 할

처지는 못된다.

 

봄에 관심이 많고 꽃에 관심이 많고 또 새싹에 관심이 많고 적고는

전혀 개인의 취향일수도 있을것이다. 누구는 낚시에 또 누구는 등산에

또 어떤이는 골프에 영화에 클래식 음악에 악기 연주에 그림 그리기 등등에

관심이 많다해서 왜 당신들은 그러지 않느냐고 반문할수 없는거와 같은

이치다

 

 

바로 앞 동네! 산속에 폭 파묻힌 조그만 마을이다. 저 동네에선

일체의 자동차 소음등이 들리지 않는다. 아무리 전원 주택이라도

소음과 완전 차단된 동네는 힘들다. 한번쯤 저 동네로!! 생각도

했지만 접은곳이다. 직접 내 집을 관리하며 살기엔 사실 엄두를

못내기 때문이다. 난방이며,방범, 기타 자잘한 여러 관리 등등

 

 

 

 

저 전나무 숲 아래가 우리동네다.아래서 올려다 보면

그저 웬만한 숲인데 위로 와서 내려다 보면 나무가 굵고 빽빽한

꽤나 촘촘한 원시림같은 숲이다. 바로 집앞에 이런 숲을 두고도 자주

오르지 못하다니! 어쩌면 매일 아침 한번씩 돌아도 좋을곳이다

 

일요일이 되었다. 딱히 갈곳이 없어 이번엔 어제와 달리 오전중에

다시 한번 오르기로했다. 해발로 치면 100 m 도 안되는 야트막한

산이다

 

저 나무에 잎이 다 차올라서 하늘을 가릴날도 얼마 안 남았을

것이다. 뭔가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이는 이때가 참 좋다

아침이지만 오늘도 바람이 무척 거세다. 사진을 찍기엔 너무

안 좋은 날이다

 

 

어제 미처 봇 보았던 잎새들을 찬찬이 들여다 본다

코스를 살짝 바꿔 내려가 봤다

 

하얀 산벛은 군데군데 피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고 도종환시인은 읊었지만,꽃을 흔드는건 바람뿐 이던가?

온 산을 멋지게 수놓는 산벛도 가까이 가서 찍으려면 다 흗어지는

구름 같다! 그저 조그만 한송이를 찾을 수 있을뿐이다

 

 

바람과의 싸움은 이 정도애서 마치기로 했다. 오랜만에 앞산을

연이틀 두번이나 돌아봤다. 아직 잎이 나지 않은 나무들은 우람하고 거대한

것들이 많았다. 여기가 어딘가? 용인 아니던가!!

 

오후 늦게 딸이 사는 송파의 오피스텔로 몇가지 나물과 찬거리를 들고 찾았다

옥상에서 잠실 롯데 타워를 밤에 촬영하겠다고 장비를 챙겨 갔지만 너무

바람이 거셌다. 2틀전 가 봤던 앞동네라며 딸이 앞장을섰다. 6천 몇백세대의

거대 단지 앞엔 수십년 묵은 벗나무가 1키로 이상 심어져 있었다. 아!

뭐야 이거^ 서울도 멋진곳이 꽤나 많네! 허

 

저녁 노을을 배웅하고 그 동네로 들어가니 이렇듯 멋진 홍매화 한그루가

있었다.

 

아! 아파트 건물에서 조금만 더 떨어져도 수백년은 자랄수

있을텐데!! 허긴 뭐 40년이면 부수고 재개발할텐데, 저런 나무가

남아날 방법이 없겠지만!

 

봄의 교향악은 현재 왕성히 진행중이다 며칠이면 연주는 끝날것이다^

 

이 봄 살아 숨쉬는 우주의 교향악을 맘껏 음미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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