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kbs 라디오 독일 특파원이 전하는 말을
들었다
독일의 자연보호에 관한 사례를 말하는 거였는데,,
자기집 정원에 크는 나무라도 이걸 베거나 치워 버리려면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반드시 나무 한그루를 보충해서
심어야 한다는^ 물론 그렇다고 아무 나무나 베어 버리고 대신심으면 된다는 뜻은 아닐것이다
우리도 벌목에 관한 법령은 아마도 꽤나 그럴싸하게 만들어져
있을걸로 짐작을 해보는데,, 산이나 들의 나무를 함부로 벨수는
없을것이다^ 시행을 엄격히 하는지는 별개의 얘기가 될 터이지만,,
그런데 인간이 나무를 지 맘대로 벨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자연
파괴요 우주의 질서를 모르는 무식한 생각의 발로인 것이다.
대체 무슨 권리로 인간이 나무를 벨수 있는가? 누가 그런 권한을
인간에게 주었단 말인가? 어느 경전이 그런걸 가르치던가?
정원의 커다란 자작 나무에 관한 얘기를 한것인데, 물론 우리가독일의 환경보호를 그대로 따라 하기는 무리일수도 있을것이다. 방송 내용인즉은~ 용인 우리동네 {우리집 정원에는 대략 50년은 자랐음직한 거대한 자작나무가 있다
그러나 북유럽을 덮치는 올칸(Orkan)이라는 허리케인이 오면 필경
저 나무가 집으로 쓰러질것 같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밤이면 잠을
잘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관공서를 뻔질나게 드나든 덕분에 나무 벌목 전문가가 나오길 두달을
기다려 마침내 그가 집에 왔다. 나무가 병이 들어서가 아니고 위험해서
자르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가 줄자로 곳곳을 재고 살핀후 이 나무는 올칸
에 쉽게 넘어질 나무는 아니라고 안심을 시킨다. 그래서 나는 벌목 승인을
받을수 있겠냐고 성급히 물었다. 그는 나무로 부터 조금 떨어진 곳으로
나를 데려가서 높은 가지를 가르키며 나에게 말했다
" 자,, 저 위를 한번 봐요^ 당신은 나무가 살고 싶어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나무도 생명입니다. 사람이랑 똑같이 살고 싶어해요! 난, 나무의
소리가 들리는데 당신은 들리지 않나요? "
열심히 벌목 이유를 늘어놓던 나는 갑자기 할말을 잊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변명을 늘어 놓았다.
"주변에 저런 나무가 쓰러지는걸 많이 보아 왔지요. 만일 바람에 쓰러져서
사람이 다치고 집이 무너진다면 어떻게 되는거죠? " 내말에 끄떡이더니 그가
대답했다
" 내가 해줄수 있는 이야기는 다 했어요 . 그 다음은 당신의 선택이죠. 그런
위험성을 감안해서 서류를 작성할 것이고 벌목 허가는 관공서에서 서류심사후
최종 가부를 통보해 줄겁니다 " 말을 마치고 그가 잠시 나무를 안타까운 눈
으로 훓어 보더니 정원을 나갔다
몇달후 '위험성을 충분히 인정해 벌목을 허가 하지만 나무를 벤 자리에 반드시
대신할 수 있는 다른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조건부 허가서가 배달되었다.그런데 나무 전문가가 다녀간 후부터 위험한 애물단지같던 나무가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위험해서 베어내야 하지만,, 나를 원망하는것도 같고,
1층 내방에서 컴 자판을 두드리다가 창밖을 내다보면 나무는 항상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봄이면 벨 준비를 하는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앙상한 겨울 나무의
몸짓이 슬퍼 보인다. 비람이 불면 나뭇가지 부딪치는 소리가 흐느끼듯 가슴을
적셔 온다^ }우리동네 앞산
독일에선 새가 알을 낳고 둥지를 트는 계절엔 벌목을 금지 한다고 한다.
땅에서 1m 정도 높이에서 잰 몸통의 둘레가 70cm 를 넘는 경우 반드시 시의
허가를 받아야 벨수 있다
아마도 위 독일 교민은 그 나무를 베지 않았을 거라고 나는 추측해 본다.
우리나라 같으면 위험한 나무가 내집에 있다면, 허가고 자시고 할것없이
그날로 결심만하면 댕강 잘라 버리지 않을까? 얼마전 내가 살고있는 단지
의 1층 베란다 앞의 꽤 굵은 느티나무가 딱 1m 높이를 남기고 싹뚝 잘려나갔다
깜짝 놀라 관리소에 물어 보니 집 주인의 요청으로 충분히 생각한 결과
그렇게 했노라고 했다. 잘린 나무는 살아 보려고 미세한 가지를 여러개 새로
뻗어내고 있었다^ 나무가 무슨 죄인가? 물론 이러저러한 이유야 있겠지만자기 베란다 앞에 우뚝 솟은 적어도 30년 이상은 키워야 될 그런 나무를
싹뚝 자르기로 결심한 이의 속 마음을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울
뿐더러 만일 내가 그 입장이라면 나는 단연코 나무를 그냥 두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며 살것이다
세상의 나무를 일체 손 안대고 그냥 둔다해서 지구가 망하지는 않을것이다.
우리 나라도 보호수라고 지정된 나무가 많다^ 보호수를 더 확대해야 할뿐더러 그렇지 않은 나무도 최대한 보호하고 함부로 베어내지 못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대한 민국이 세계에 자랑할만한 산림녹화국이 된건 사실이지만
아직 국민 의식 저변엔 나무를 하찮은것쯤으로 여기는 풍조가 완전히
사라진게 아닌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종종 들곤 한다
아직도 나무와 자기 자식은 내 맘대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가
상당수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글도 2018.5 에 카카오 스토리에 올렸던 글입니다
역시 보존 차원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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