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데 생각을 좀 해보자!!
혹시 동네 안에 쌓이는 낙엽이 집안에 어지러이 흗어져 있는
쓰레기로 보인단 말인가?
낙엽이 지저분해서 동네를 더럽히는 쓰레기 쯤으로 보이느냐
말이다?
물론 낙엽 위에 담배 꽁초며 우유곽이며 휴지등 각종 쓰레기를
투척하는 인간들이 적지 않다는 걸 안다. 그렇다면 쓰레기를 낙엽
위에 던지는 인간들은 또 뭔가? 낙엽을 그저 쓰레기의 일종 쯤으로
여긴다는거 아닌가?
물론 아니 혹여 쌓인 낙엽 위로 자동차가 급정거할때 미끌어져서
사고를 유발할수는 더러 있을것이다. 그런데 차가 다니지도 않는
곳에 떨어진 낙엽은 왜 치우는가? 갑자기 가을비가 왕창 오면 하수구
구멍을 막을지도 모른단 얘기도 듣긴했다. 그러나 가을에 여름같은
폭우가 자주 오는건 아니다
그러니 좀 놔 두면 안될까?
가을 내내 ~ 흰 눈이 쌓이기 직전까지 동네에 떨어지는 낙엽을
그냥 좀 두고, 낙엽의 의미와 낙엽의 냄새와 낙엽의 거룩함을 좀
두고두고 느끼게 할순 없는걸까?
단풍에만 열을 올려 환호할게 아니다. 그 단풍이 떨어진 낙엽을
아끼고 느끼고, 그리고 고즈넉히 깊어가는 가을의 속살에 빠져 들어
감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독한 인간에게 아니 덧없는 인생에게 자연이 공짜로 던져주는
선물조차 제대로 받아 먹지 못한대서야 무슨 낮짝으로 인생이 쓸쓸
허네~ 한 해가 다 갔네~ 마네 떠들 면목이 있단 말인가?
자! 그러니 낙엽을 제발 좀 치우지 말아줘~
가을이 깊어 흰눈이 올때까지 만이라도 제발 좀 내버려 둬~
그리고 그때 한꺼번에 모아서 좀 태워줘~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 는 우리도 늘상 해 볼 수 있는
일이지~ 마음만 먹는다면!
부지런 떨며 낙엽을 치우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낙엽을 모아 태우는 냄새까지 맡게 된다면 우리의 가을이 그토록
속절없이 끝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휴일에 분당 중앙공원 약수터 부근의 단풍을 보러 갔었다
허탕을 치고 대신 요한성당 앞에서 풍요로운 낙엽과 장쾌한
프라타나스 단풍과 그 떨어진 낙엽을 보았다. 벌써 여러번
째 이지만 말이다
행복한 집은 과연 어떤건지를 보여주는 동네였다
분당의 남동 발전소 부근은 프라타나스를 비롯해 수목이 울창하고
그 낙엽 또한 이토록 잘 보존되어 있었다
크고 장대한 집이라야 행복이 깃드는 건 아니다!
한 그루의 멋진 나무~ 낙엽이 가까이 있고 또 그걸 두고
즐길줄 아는 이웃이 함께한다면 언제 어디서고 가능한게 아닐까?
(이상은 작년 2018.11.5 일에 카카오 스토리에 올렸던 글인데
1년이 지난 오늘 블로그에 그대로 다시 옮겨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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