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은

 

'신록을 바라다 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속에 있다'

 

라고 그의 시 오월에서 읊은 바 있다

 

그렇다 ! 지금이 오월하고도 바로 그 초입
5월 7일이다!
어린 새싹이 돋아나는 4월과는 달리 초록 잎이
푸르게 자라 올라 싱싱한 기상이 넘치는 때이다

 

그러나 아무리 신록이 울울창창하면 무엇하나?
그를 느끼고 가슴과 눈 속에 맘껏 집어 넣을 수가
없다면 그림의 떡 아닌가?

 

도회지에 갇혀 살면 5월의 신록을 맘껏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자신도 과거 수 십년간을 그 알량한
도심에 살며 숲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았지 않았던가?

 

서울 도심의 수십 억 아파트에 산다고 신록까지 덤으로 얹어지는 건
아니다^ 물론 일률적으로 그렇게 말하긴 어렵지만, 어차피 도심속은
거기서 거기다^ 자동차 매연으로 휘감긴 도시는 청정은 커녕 잘해야
본전인 셈이다! 물론 나같은 자연 예찬론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말이다!

 

 

 

2019.5.6 촬영 용인

 

 

도심에서 떠난지 이제 4년차이다^ 그렇다고 무슨 전원

주택에 내노라 하고 사는 건 아니다. 단지 조촐한 자연에 가까이

붙어 살게 되었다는 거^^ 그 정도이다

 

 

 

 

하지만 여기가 어디인가? 용인땅 아닌가!!

 

 

 

뭐 내세울 대단한 건 없지만, 이 정도의 신록을 보유하고

있는 땅이라면 근처에서나마 살아볼만 하지 않을까?

 

 

 

 

 

피천득 선생이 생전에 감격에 넘쳐 보았던 오월의

신록은 바로 이런것 이었으리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아닌,,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조촐한 이 산길을 나는 사랑한다!!

 

될수록 매일 아침 이 길을 오르고 싶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걸 매일 보며 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라고 일찌기 톨스토이는 그의 '인생론'에서 갈파했다
비록 그건 나에게 어려울지 몰라도 신록 정도는 맘껏 보고
살 수 있으니 이 정도면 행복한 거 아닐까?

 

 

영국의 시인이자 수필가였던 죠지 깃싱은 그가 쓴 '봄의 수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봄에 잎이 돋는 낙엽송의 향기를 맡은 적이 있는가? 낙엽송의 연둣빛
잎새가 아침 햇살에 빛나는 걸 보는 건 참으로 행복하다!'

 

이것은 영국판 신록예찬 이랄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우리가 신록을 예찬만 해서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신록속으로 들어 가라~ 가슴에 품어라~
느끼고 만지고 숨을 들이키고, 신록 너머 저 위의 하늘까지도
들여다 봐야한다. 신록속에서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듣고 신록을
스치는 바람에 뺨을 부딫쳐 보고 그 바람 소리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매일의 일상에서 자주 자주
체험해 봐야할 일이다.
그렇게 살 수 있다면 그는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더 이상 부러울게
없을것이다

 

 

 

그렇다!! 오월은 바로 그런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스승의 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신록이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달 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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