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라 했던 적이 있었다
허긴 비둘기가 서로 싸우거나 다른 새를 공격하거나
무리지어 뭔가를 위협하거나 아무튼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걸 본 적은 없다
걍 구순하게 구구구 소리를 내며 부드럽게 날아다니는
녀석이다 . 깃털도 부드럽고 걸음 걸이도 그만하면
조신하다
어쩌다 약국 출입문 앞에 앉아서 모이를 쪼고 있는
비둘기를 보고 한줌 잡곡을 던져준 이후 매일 날아
오는 비둘기가 귀엽기도하고 기특하기도해서 한달
정도 꾸준히 모이를 뿌려 줬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비둘기를 빗자루로 쫓아냈다
더 이상 여기 오지 말라고^ ㅋ
모이를 미처 못 줄때는 처량한 눈빛으로 약국안을
들여다 본다. 심지어는 출입문에 일부러 날아서 부딫
치기도한다. 한두마리가 점차 숫자가 늘어 8마리 까지
늘었다.
비둘기를 쫓아낸 결정적 이유는 야들이 똥을 너무 많이
싸기 때문이었다. 또 흰 깃털도 많이 근처에 나돌아 다녔
다. 똥과 깃털에서 병원균이 옮기도 한단다. 먹이는 먹되
똥은 멀리 날아가 논밭에 싼다면 언제까지고 귀여움을 받
으며 모이를 얻어먹을 수 있을텐데,, 비둘기의 지혜가 거기
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아마도 한 1000년쯤 더 지나면 비둘기가 그 정도 수준까지
도달할지는 모르지만! 현재는 비둘기에게 애완견 수준의 용변
습관을 기대하기는 무리일듯^
암튼 그런등등의 문제로 비둘기는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
졌고 급기야는 퇴출 대상 목록에 오르기까지 한 것이 아닐까?
^^^
중학교 3학년 겨울에 내가 하숙하며 살던 일죽면 내뚠이라는
동네 웃골 작은 마을에서 비둘기를 잡아 달라는 요청이 왔다
당시에 나는 장암리라는 인근 동네에 사는 친구가 가지고 있던
공기총으로 새를 잡으러 자주 다녔었다.여차저차 그런 사정을 잘
아는 당시 하숙집 아주머니가 웃동네의 희망 사항을 나에게 전달했
던 것인데 하필 집 비둘기를 왜 잡아 달라 했는지는 잘 모른다
닭 대신 좀 잡아 먹으려 했는지, 너무 숫자가 많아 귀찮아서 그런
건지, 암튼 그 당시만 해도 평화의 상징이니 뭐니 하던 비둘기를 잡아
달라한 건 사실 꽤나 의외였다
나는 친구의 공기총을 빌려와서 일요일 아침 윗골로 올라갔다.
총에는 산탄을 장착한 상태였다. 초가집 위에는 비둘기가
10여 마리 정도 일렬로 앉아 있었다. 헌데 공기총을 들고 대문을
넘어서는 순간 발을 헛디뎌 들고 있던 총이 '탕' 하고 격발이
되고 말았다. 항상 예기치 않은 일이란게 있는데, 바로 그날이
그런 날이었다.산탄 총알은 그집 뒷방 방문쪽으로 발사되었다.
순간 식은땀이 흘렀다.
"혹시 방안에 사람이 있었으면 어쩌지?
이거 뭐 비둘기 잡으려다 엉뚱하게 사람을 잡는거 아녀? "
산탄 총알은 작은 쇠구슬이 대부분분이지만 더러 큰 구슬도 몇개
들어간다^ 꿩이나 토끼 이런걸 잡기 위해서다.다행히 방에는
아무도 없었고 총소리에도 전혀 놀라지 않고 지붕에 한가로이
앉아 있는 비둘기를 향해 다시 한방을 장전해 쏘았다. 비둘기들은
" 그게 총이라는 거요? "
비웃기라도 하듯 한마리도 남지않고 모두 날라가 버렸다.
쳇! 이게 뭐람^ 잡아 달라는 비둘기는 한 마리도 못잡고 엉뚱한
사고만 칠뻔 했잖은가?
2-3일후 하숙집 뒷산 밭고랑에서 죽어있는 비둘기 두어 마리를
발견했다. 아마도 수일 전 공기총에 어딘가를 맞았던 녀석 들일게다.
그 일 이후로 나는 평화의 상징이라는 비둘기를 잡은 걸 몹시도
후회했다. 그것도 총까지 쏘아서 잡다니^ 하필 그런 걸 왜 나에게
부탁을 한거얌!
아무 생각없이 한 일었는데,
두고두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
그런데, 오늘 비둘기를 쫓아내며 당시의 일이 떠 올랐다.
과연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인가? 평화의 상징이 왜 하필
비둘기 뿐인가? 야외 전시 조각품은 비둘기의 똥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급기야 어느 지자체는 비둘기 퇴치로 수천만원을
쓰고도 효과가 없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는 최근의 보도를 보았다,,
사실 비둘기보다 더 예쁘고 날으는 모습이 멋진 놈은 산까치다
집 까치도 과수 농장의 피해로 인해 퇴출대상이 된지 오래지만,
산까치는 까치와는 많이 다르다^ 시끄러운 소리도 안내고 특별히 피해를
주지도 않는듯하다.실제 과수 농가에선 어찌 보는지 궁금하지만,
그러나 비둘기 모이를 자주 주었으면 좋겠단 마음엔 변함이
없다. 출입문앞 배설물과 흰 털들을 마땅히 치워낼 방법이
있다면 말이다^ 이 추운 겨울에 물을 뿌려 청소를 할 수도 없고,
이상과 현실이 맞지 않는 경우다. 그러나 봄여름가을 이라해서
비둘기의 배설물을 감당하기란 쉬운건 아니다~
사실 비둘기가 요즘처럼 눈이 쌓이지 않으면 야생에서 먹이를
구하기가 그리 어려운 건 아닐듯하다. 그러나 동네 근처에서
맴돌던 습성이 있다보니 논밭에 나가 힘들게 먹이를 구하려고
않는듯하다.
비둘기가 지능이 발달하여 사람들이 뭘 싫어하는지를 인지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하기를 기다린다는 건 기대난망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둘기나 까치를 보는 족족 잡아 치우는것도
가능한 일이 아니다!
단지 비둘기가 먹이 먹는것 귀엽다고 자칫 집 근처나 매장 앞에
서 모이를 줬다간 큰코 다칠지 모른다는걸 꼭 기억해 주시길
당부드리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는 중이다. 벌써 모이주는 걸
중단한지 근 10여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일 아침이면 약국앞
으로 여러 마리의 비둘기가 모여와서 모이 주기를 기다리고 있
으니 말이다.
도대체 저 녀석들은 얼마가 지나야 약국 앞에서 모이를 줏어
먹던 기억을 잊어 버리는 걸까? 혹시 한 1년 이상이 흘러야
되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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