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좀 일찍 자둔 덕에 새벽 기상이 한결 상쾌하다.

오늘은 18홀을 더돌아 36홀을 하기로 되어 있으니 뭔가 체력이 받침이

되어야 하는 날이기도하다.

 

시내에서 한 40분쯤 더 가야하는 royal chiangmai c.c라는 곳으로

캄캄한 거리를 달린다.수속을 마치고 스타트 라인에 나가니 그제사 동녁이

붉게 물들어 온다

 

안개 이슬이 자욱히 풀숲에 깔려있고 새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태국의 이른 아침엔 유달리 새들의 소리가 요란하다. 그리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 기분좋은 새벽의 적막감! 그래 이맛에 멀리 이곳까지 힘들여 오는게 아닐까?

 

 

로얄 치앙마이cc

 

 

꽃들은(주로 빨강) 나무마다 피어있고 될수록 자연 그대로 키워서인지

어색함이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이슬 맺힌 페어웨이를 걸으며 문득 에덴동산

이란데가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생각해 본다.


   무슨  에덴? 할지 모르나 그날 아침의 느낌은 암튼 그랬다.  

  풍광에 취해 정신없이 18홀을 돌고 나니 점심이다.


약간 땀이 났지만 차거운 하이네켄으로 목을 축이고 젖은 양말을 벗어 햇볕에

내다 놓고 일행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한번 더 라운딩 하려면 쉴틈없이 바로

나가야한다.멤버중 한명을 교체하여   다시 돌기 시작한다

 

로얄 치앙마이cc

 

사진 맨 왼쪽이 필자다

 

 

전날 비가 온 영향으로 오후까지도 페어웨이는 축축하다.

짧은 어프로치를 간간이 실수하며 또 모래가 아닌 진흙같은 벙커에 호되게

혼나며 해는 기울어간다.이곳 벙커는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모래가 아니고 거의 황토같은 진흙이다.


 퍼팅하려는데 인근 나무에서 우는 새소리가 일품이다.

 

" 드 러 갓 다,드러갓다" 
  

분명 내 귀에는 그렇게 들렷다. 허..저눔의 새가  우째 저렇게 운단 말인고!
근데 퍼팅은 새소리처럼 그렇게 잘 들어가지 않았다.


  " 아  약국에만 그동안 너무 오래 있었나 봐요! 이렇게 자주 나왔음 정말

좋겟어요. 선배님"


 후배들은 다들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야 당연하지,약국에만 365일 박혀있는

삶이 뭐 그리 좋은것일수만은 없잖은가?
   
 십 몇년 운동하는 동안 사실 하루에 36홀은 처음이었다. 또 여기선 추가

라운딩에 큰 비용이 소요되는거도 아니었다.
안내문을 보니 2박 3일 재워주고 먹여주고 골프는 치던 말던 그린피는 free이고

비용이 4,800바트 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 돈으로 대략 십 오만원 미만이다.

 

다들 눈이 휘둥그래진다.2박3일 골프  실컷치고 먹고 자고 고작 15만원 이라니^

여름에 이런데로 휴가왔으면 너무 좋겠다. 여기 치앙마이는 산악지대라서 여름에도

시원하다니 안성맞춤 아닌가?

 

호텔로 돌아와 저녁 먹고 룸으로 들어가 는데 보니 뒷 주머니에 지갑이 없다.

어디선가 분실한건데 아무래도 야단이 났다.어데서 찾는다?

 

아주 잊어버린건 아닌가?

 

이곳 사람들이 남의 물건에 손 안 댄다곤 하지만 양심상 지갑 돈은 반만 빼 간다고

가이드가 첫날 인솔할때 말한게 기억난다. 반만 빼간다니! 거참^ 희안한 나라네^*

 

밤에 주차장에 세워진 관광버스(2층이라 엄청높음)에 친구 어깨 무등을 타고

간신히 들여다 보니 좌석에 지갑 같은게 희미하게 보인다. 으휴,일단 안심이다.

뭐, 큰돈 들어있는건 아니 지만 새벽일찍 나가서 첫번째로 들어가 찾으면 되겠다

싶어 저으기 안심이 되었다.

 

일층 로비에서 칵테일 한잔 씩을 마시고 나가서 연주곡에 맞춰 노래 한곡 신청했는데

높은 키로 반주가 셋팅돼있어 제대로 부르질 못햇다.중간에 키 낮춰 달라 말하기도 그렇고,

남자가 노래하러 나왔는데 여자 키를 넣어주다니,

 

참^ 키좀 남자로 바꿔 달라고 말해도되는건데 거 뭐 어렵다고 연주 중지시키고

키 맞춰 다시하면 될걸^

 

오늘이 드뎌 마지막 날이다. 조니워커 클래식이 열렸었다는 Greem Valley c.c 는

시내에서 가까운 곳이라 금세 도착한다. 커다란 사원을 연상케하는 클럽하우스가

인상적이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스타트라인 그늘집에 앉아서 커피 한잔씩을 주문해

먹는다.

 

이곳 커피는 왜이리 진한지 엄청 쓰게 느껴진다.

드디어 햇볕이 떠오르고 이슬 뽀오얀 그린에는

 

몇마리 새떼가 앉아 모이를 주워먹고 있다.

 

 

 Greem Valley c.c

 

 

오늘은 서울서 오신 게스트 여약사님과 한 조가 되었다.

같이 오기로 한 약국 친구들이 갑자기들 못 온다 하는 바람에

혼자 오게 되었다는데~ 게스트 한 분이 합류해서인가, 친구 k 는

오늘 따라 훨훨 날듯한다.

 

왜 저러지??

 

그동안 항상 공칠땐 라이벌로 좋은 경쟁을 해 왔던 터인데 오늘은

도무지 당할 도리가 없이 너무 잘친다. 대체로 모든 운동이 다 그렇지만

골프는 적당한 라이벌이 있을때 훨씬 더 발전이 있고 긴장감이 따르게

마련이다.

 

어제보다는 전체적으로 경관은 좀 떨어지는 곳이다.잎새 긴 야자수등이

많고 페어웨이는 거칠다.대신 클럽하우스 주변이 잘 조성되어 있는곳이다.

 

 

Greem Valley c.c

친구 K 의 버디 행진은 계속되고 급기야 동반자인 모임 회장 L 은

중간에서 만세를 부르고야 만다.첫날도 같이 라운딩해서 꽤 털렸는데

오늘까지 그럴순 없다는 것이다.

 

허긴 끝없는 연속 버디에 허탈하고 지칠만도 하다^ L 회장의 만세 후,

팽팽하던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고 점차 가벼운 마음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2층 로비쪽으로 나가 점심을 먹었다.저 프르른 그린과 페어웨이와 야자수도

지금 본 이후로 당분간은 볼수 없겠지...

 

지금 한국에는 강추위가 맹위를 떨친다는데..여기 뜨거운 햇볓을 받고

앉아서 한가로이 점심을 먹고 있는 우리들은 대체 좋은건가 즐거운건가?

 

아니 행복한거지^

 

어차피 한국은 한국이고 태국은 태국이지 않은가?

 

우리팀을 담당했던 캐디와 함께 ~ 누구나 느끼겠지만, 참
착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4 계절이 뚜렷한것이 과연 사람에게 또,동식물에게 무엇이

좋은 것인가? 반대로 사시 사철 푸르름을 유지하고 꽃이 피고 과일이

열리고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고 ..그런 기후는 그래서 한번 포장한

도로는 여간해서재 포장할 필요가 없다는 나라는 또 무엇이 좋단 말인가?

 

지구에 그런 구분이 있는건 어쩔수 없는일이다. 주어진 대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겠지.

 

우연치 않게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우리의 남국 여행은 이렇게해서 끝나가고

있었다

 

사실은 겨울에 한국보다 더 추운 일본 북해도나 뭐이런델 가서 일종의 혹한도

경험하고 뜨거운 온천도 해보고 하는게 얼마전부터 품고있는 바램이지만,

그것도 일행이 있어야 좀 수월할 것이다.

 

생각이 있다고 다 해볼수 있는건 아니다^

 

다들 살아가기 바쁜 세상 속에서이렇게 시간을 함께 가져볼 수 있다는거..

매우 감사함을 느낀다.

 

같은 길을 걸으며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건 분명 행운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그런 시간에 자주 함께 놓이게 되길 기원하며

치앙마이 골프 여행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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