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30 이천 실크밸리, 사진 맨 우측이 필자

 

3월의 마지막 날에 가까운 이날 우리 서울공고 62회 동창들이
모였다. 아니 골프치는 몇몇이 모인 것이다.

 

한 5년 전 쯤인가 한번 횡성에서 모이긴 했으나 그후 쭈욱 이어져

오질 못하다가 다시 모임을 가진것이다. 사는 지역도 전부 다르고

하는 일도 전부 각각이고 시간도 전부 일정하지 않으니
우리가 한 날 한 시에 모인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닌데^
졸업후 약 45년 여가 지났다. 다들 60대 중반이 되었다.

 

거의가 손자를 봐서 그랜드 파파다. 저 3팀 중에는 졸업 후
처음 보는 친구도 몇몇이나 있었다.

 

뭐, 골프가 매개체이긴 하지만 잘치고 못치고 이런 건 그리
중대한 문제가 아니다. 수족 멀쩡하여 풀밭을 걸을 수 있다
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편한 건 친구들과는
그 어떤 농담도 다 가능하다는 거다.

 

사실 수도권에서 이천까지 가는 건 좀 멀긴하다. 골프장이 없어
서 그곳으로 한 건 아니지만 그곳이 양잔듸에 비용도 저렴한 편
이다. 코스 난이도도 꽤 있으니 퍼블릭 치고는 준수한
곳이다.

 

3개조 라운딩은 대체로 재미 있었고 1조 친구들은 막걸리를 꽤나
많이 마셔가며 공을 쳤는데, 음, 이날 실크밸리는 오픈 몇 주년
기념으로 조촐하게 팀 당 가평 잣 막걸리 한병과 편육 약간을 무료로
제공해 주었다.

 

마치고 저녁은 인근에 고향을 둔 왕호상이 토종닭 백숙으로 대접을
해주었다. 또 계훈우는 동서식품 자회사의 CEO 답게 품질이 우수
한 과자를 한 상자씩 나눠 주었다. 집에 가져오니 애들이 다 알아
보고 아주 맛있게 과자를 먹는다. ㅋ

 

나는 내가 불러 녹음한 씨디 6집을 하나씩 주었다. 처음 만남
인데 뭐라도 기념할만한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다.

 

사실을 말한다면 우리가 지금으로 치면 특목고인 공고를 간 건 대체
로 가정 형편상 대학은 엄두를 못내서 일찌감치 기술을 익혀 자립을
하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도 이미 먹구 대학생, 먹구
졸업생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기술 하나 익히면 먹고 살 수는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특수 목적고인 우리학교를 택한
것이다.
물론 가정 형편 이외에 다른 이유도 당연 있을것 이지만~ 

 

그렇지만 수십 년이 지난 오늘 대체로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거쳐
이렇게 운동까지 하게된 것을 보니 어찌나 가슴이 먹먹한지 나는
이날 친구들을 보며 정말 가슴이 뿌듯해짐을 감출 수 없었다.
굳이 지난 날을 들춰낼 이유야 없지만 과거없이 현재없고 현재없이
미래가 없을터! 그 옛날 조금 형편이 어려웠다는것이 결코 부끄러울
것도 챙피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날 저녁에 닭백숙을 먹으며 내 CD 얘기에 노래를 한곡 부르라
했는데 사실 나는 맥주 한 모금만 마셔도 목이 잠기는 지라
노래가 되질 않았다.

그때 과거를 묻지마세요^ 란 노래를 부를걸,그 노래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장벽은 무너지고 강물은 풀려
어둡고 괴로웠던 세월은 흘러
끝없는 대지 위에 꽃이 피었네
아~ 꿈에도 잊지 못할 그립던 내 사랑아
한많고 설움 많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
,

 

2016.4.4 촬영 개나리

 

 

그래 그렇다. 이제 남은 인생 정말 멋지게 잘들
살아 보자^

 

p.s ; 이날 12명을 중심으로 일단 정기 월례회를 활성화
하기로 뜻을 모았다. 잔디 상태 좋은 4,5,6, 8,9,10월, 6번만
모이고 8월은 시원한 용평에서 하며 년 회비는 100만원으로
캐디피 제외 모든것 해결^ 크아! 퍼블릭이라 가능한 얘기다.
물론 추가로 몇몇 친구가 더 들어 올 것이긴 하지만^

 

초대 회장엔 Ace 종합건설 회장인 원수연을
총무는 전 대우 상무를 지낸 윤병회를
그리고 이날 의욕적으로 우리 62 금사회를 위해 1000만원
500만원(2 명)찬조금을 내겠다고 공언한 친구들이 있었다.
그만큼 나이 들어 동기 모임이 중요하다는 걸 반증한 셈이다.

 

모쪼록 인생 후반기를 멋지게 장식할 이 모임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각자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정말
푸근한 모임이 되기를 소망해 보며
간략히 2016년 첫 라운딩이자
의미 깊었던 기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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