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아내가 마트에서 구입해온 깻잎뭉치를 손질하는데

난데없는 작은 청개구리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마침 그걸 본 아들이

청개구리를 펫트병속에 물을 넣고 일단 집어 넣었다.

 

청개구리

 

 

그러다 행운목 잎파리에 꺼내 놓기도 하고 작은 날파리 종류를

잡아 먹이기도 하며 며칠을 지냈다. 무슨 새도 아니고 물고기도

아니고 청개구리를 자나 깨나 먹이를 잡아주며 돌보는 아들이 신기

하기도 했지만,,괜한 신경을 쓰고 있는거 같아

 

" 아들아! 청개구리

이제 고만 저 앞 탄천이나 2층 화단에 가져다 살게 해주자" 했다.

 

헌데, 아들은 그렇게 하면 당장 커다란 잉어나 왜가리가 잡아 먹을거

라하며 반대를했다. 2층 화단에 두면 쥐가 나타나 또한 금세 잡아 먹을

거라했다. 그래서 일단 집에서 좀 키워야 한다고^

 

저거 뭐 들에 나가면 논에 부지기수로 많은 청개구리다.갸날픈 울음

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우리 속담에 반대로 행동하는 녀석으로 잘

알려진 놈이다.

 

청개구리 고집^

 

옛날 말 안 듣는 청개구리 엄마가 죽으면서 산에 묻으라하면 개울가에

묻고 개울가에 묻으라하면 산에 묻을거 같아 나 죽으면 개울가에 묻어다오

했는데,,

 

뒤늦게 철든 청개구리가 정말로 개울가에 묻고는 비가 오면 떠내려갈까봐

우는 소리가 바로 개골개골,,청개구리 우는 소리라는데^

 

일요일 청계산 가면서도 '거기에 가져다 살게하자,'해도 아들은

역시 안 된다는거다. 이 무슨 일인가? 하찮은 청개구리를 그렇게

끔찍하게 아끼는 마음을, 대체 뭘로 설명을 한단 말인가?

 

맹자의 4단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인의 단서로 사랑하는 마음이다.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의의 단서로 부끄러워할줄 아는 마음이다.

사양지심(辭讓之心)은 예의 단서로 사양할줄 아는 마음이다.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지의 단서로서 옳고 그른것을 구분할줄 아는

마음이다.

 

이것이 인의예지의 발로라고 말한건데,,

하찮은 청개구리 하나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분명 측은지심의

발로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기회있으면 피래미 잡으러 가자,

단양의 남한강에 쏘가리를 잡으러 가보자,,하며 아빠에게

성화를 해대던 아들의 마음에 또 하나의 이런 성정이 있다는

건 매우 놀라운 일인것이다.

 

그렇지,그 마음이 있는거네. 아침 일어 나서도 청개구리를 살피고

저녁 자기 전에도 청개구리를 살피고,,무슨 먹이를 잡아주나

신경을 쓰고 조그만 날벌레 하나라도 잡으면 기뻐하며 청개구리

로 달려가는 아들을 보며 난 웬지모를 애틋한 마음을

느낀다.

 

그래 그 마음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지^

 

청개구리가 얼마나 집에서 더 버텨줄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아들 딸의 마음에 측은지심을 일깨워 준것만으로도 크게

무엇인가가 이루어진 느낌이다. 그 마음으로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이웃을 섬기고 사람과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게 되기

를 나는 마음속으로 기원해본다.

 

청개구리/김학송작사/김응작곡/양민정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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