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는 요즘 야산에 오르면 자주 들을수있는 소리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친숙한 새이다. 어쩌다 야외 산에 나갈 일이 있을때 듣게 되는 뻐꾸기 
소리에 나는 마음의 무한한 평화를 얻는다.
 
특성상 뻐꾸기는 그리 내세울게 없는 녀석이다. 남의 둥지에 몰래 알
을 낳고 먼저 부화한 새끼가 본래 주인이어야할 알 들을 밀쳐내어 버리고
주인 행세를하며 버젓이 모이를 받아 먹기까지 하니 이처럼 철면피가 또
어디있단 말인가? 제 둥지에서 태어나면 뭐가 뭔지도 모르고 제 새끼로
여기는 어미새도 문제는 문제지만,
 
해서 별로 본받을 것이 없는게 바로 뻐꾸기란 새다.
 
헌데,그녀석이 토해 내는 '뻐꾹 뻐꾹' 하는 이 소리는 초여름
나즈막한 야산에선 천하 제일의 평화음이다.
 

뻐꾸기

 

사물의 본질을 빼놓고 그 부수적인 행태만으로 예찬을 늘어 놓는게

과연 온당하냐? 이건 마치 어느 가수의 일상 사생활과는 관계없이

그가 부르는 노래가 절창이면 그걸로 좋은 평가를 내주는 것과 같다

할것이다.

 

그렇다! 뻐꾸기는 바로 그런 경우라 할 것이다. 예전 시골 살때부터

친숙히 들어왔던 이 뻐꾸기 소리는 나에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평화의 소리요 울음이요 외침이다. 세상 무엇이든 좋으니 뻐꾸기 소

리만큼만 평화의 느낌을 달라^  

 

 

딱 이때 쯤 바로 야산 언저리에서 들리던 소리가 하나 더 있었으니

그것이 여치 우는 소리다. " 착~ 츠르르~ 착착착^ " 이렇게 끝나는

여치 우는 소리^

 

마침 이때는 밭에 상치가 기세좋게 자랄때이기도 하다.

다 자란 보릿대로 여치가 살 집을 나선형으로 꼬아 만든 다음

잡아온 여치를 그 속에 넣고 상치를 두어 잎 따서 넣어준

후 기둥에 매달아 두면 꽤 여러날 여치가 울었다.

 

여치

 

날개가 약간 갈색이 나는 저 녀석이 바로 내가 어릴적 야산에서 잡아다

키우던 놈이다. 여치도 종류가 아주 많지만 저 녀석이 제일 소리를 잘 냈

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여치 소리는 무슨 영향을 끼칠까? 여치가 우는 소리를 들으면

어떤 마음이 되던가? 물론 시골서 테레비,라디오,기타 아무런 귀를

어지럽히는 소리가 없던 시절 자연음의 하나였던 여치 소리가 지금 이

시대에 무엇과 비교될 수 있을까마는,

 

자연의 소리, 뻐꾸기, 여치소리^ 이런것들이 이젠 우리 귀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특히 여치 소리는 거의 들어 볼 기회가 없어진다.

 

 

내가 그 옛날 시골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단연코 이 초여름에 뻐꾸

기와 여치소리를 제일 먼저 들을것이다. 그들 소리와 더불어 이 초여

름을, 자연의 합창을,내면의 평화를

 

조용히 음미하며 지내보고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