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 cc 2015.5.17

 

골프가 쉽지않다는 건 누구나 실감하는 거지만 왜? 스윙이 잘 되다

안 되기도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그냥 이랫다 저랫다

하는게 세상사인 것처럼 골프 스윙도 그런거다..라고 편하게 생각

할 수도 있을듯하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2011.10 KB 국민카드 VIP 고객 초청대회에서의 74타 메달리스트를

끝으로 확연히 골프 스윙에 변화가 일어나서 점차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2,2013, 2014년을 거치며 점점 더 스윙이 망가지기 시

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백스윙이 올라가지 않는 거였다. 마치

스윙을 하다가 말고 내리 치는거 같은 이 문제

 

주변에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골퍼들을 가끔 보기는 했다. 안타

깝기는 하지만 나도 그런 문제를 안고 있으니 뭐라 말해줄 수도

없었다. 우측으로 손이 올라가다 말고 급히 내리치는 이것^

 

2012년 이전까지는 스윙으로 고민을 해 본적이 없었다. 당연

70대 타수는 기본이었고  아주 안 될때 80초반 이었다. 그리 장

타는 아니지만 정확한 드라이버 아연,숏 어프로치 그리고

퍼터는 대체로 매번 일정했다. 월례회는 물론이고 나와 같이

골프를 치는걸 은근히 기피하는 실정이었다.

 

사실 게임을 그리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매우 편안하게

상대를 잘 배려해 주는데도 웬지 그들은 주눅이 드는듯

기피하기 일수였다.사실 상대가 너무 잘치면 내가 잘 안되는

다 느껴보셨을 것이다. 잘 되는 상대의 스윙을 보면서 내가

배우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 그럴 여가가 없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잘 안 되는 내 플레이에 마음이 온통 다 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 그런데, 웬지 스윙이 매끄럽지 못하고 궤도가 올라가다

마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수많은 골프방송 프로그램

을 들여다 보고 각종 인터넷 문헌 자료를 매우 광범위하게 섭렵

했지만 해답은 없었다. 누구도 반 스윙이 되는 이유를 설명하지

는 않았고 그런건 레슨의 대상도 아닌듯 그 나머지 것들만 열심

히 알려주고 있었다.

 

심리적 문제인가? 입스인가? 나는 급기야 이것이 스윙입스라고

결론을 지었다. 왜냐면 빈 스윙에선 나무랄데없이 멋진 궤도를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빈 스윙은 누구나 멋지

게 잘하지만 본스윙은 그만 못지 않다고 다들 알고 있었고 말하

고 있었으니 그게 큰 문제라고 여기지도 않는 분위기였다.

 

월례회에서 여러동료 후배들 앞에서 나는 나의 스윙의 문제점을

말했고 이것이 스윙 입스인듯 하다고 아예 공표해 버렸다.

 

그러니 연습을 제 아무리 많이 해도 별무 효용이었다. 아무리

연습에서 잘하면 뭐하나 필드에서 공만 앞에 놓으면 스윙이

쪼그라 들고 괴상한 궤도를 그리는데^

 

아^ 이제 골프와는 이별을 고해야 하나부다. 도무지 어쩌지

못하는 이 스윙..그만 두어야 하나? 나는 거의 자포자기 수준에

이르고 말았다. 드라이버도 제대로 안 나가,아연도 엉뚱한 방

향으로 나가기 일쑤,100야드 이내 어프로치는 더 형편없이 맞

고 특히 우드는 칠 수 조차 없는 스윙이 나왔다. 그러고도 90타는

넘지 않았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럭저럭 보기 플레이 수준보다는 나았지만 거의 그 수준을 맴

돌고 있었다. 말하자면 형편없는 스윙을 구력으로 가까스로 버

티는 중이었다.

 

2014년이 특히 심해 정말 골프가 재미 없어졌다. 골프에 대한 부정

적인 견해를 자꾸 피력하게 되었다. 그러다 2014년 9월쯤 왼 팔꿈치에

심한 엘보가 왔다. 통상 5번째쯤 오는 왼 팔꿈치 엘보. 헌데 이번엔

전혀 나을 기미가 없었다. 연습도 힘들었다. 헬스도 어려웠다. 늦가을

겨울 내내 그리고 봄까지 장장 6개월 이상을 그대로 쉬었다.

 

그러다 2015년 4월 경 엘보를 극복한 얘기는 아래글에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스윙엔 변함이 없었다. 전혀 개선이 없다. 올 들어 5월에 세

번의 라운딩을 몰아서 했으나 모두 80대 후반 타수를 기록했다.

거의 90대 타수를 낼뻔했다. 비로소 골프가 안 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비애를, 아니 굳이 비애랄것까진 아니

더라도 그 답답함을 공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음껏 휘두를수 없는 이 답답함^ 골프가 그 맛에 하는건데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치다 만 것같은 이 느낌,

 

그간 가져다 놓은 골프 스윙 자료들을 다시 천천히 꺼내 읽기 시

작했다. 도대체 무슨 원인인지 알고나 말아야지, 이렇게 이상한

골프를 계속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5.30일 저녁 불현듯 어떤 깨달음 이랄까,암튼 그런게

퍼뜩 다가왔다.

 

아^ 이거 아닐까? 그래 바로 이거야. 왜 스윙이 올라가다 마는지,

나는 거실에서 아연을 잡고 그 어떤 차이점을 열심히 시현해

보았다. 맞네, 이거네^

 

근데 왜? 내가 이걸 잊고 있었을까?

 

5.31일 일요일 오후 갑자기 함께 라운딩 하자는 제안이 왔다. 나는

매우 기대가 되는 마음으로 필드에 나섰다. 날씨는 40년 만에 찾아

온 5월 무더위로 찌는듯 더웠다. 요점 정리한 스윙의 원리를 적용

하며 차분히 라운딩을 이어갔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

 

전반에만 3개의 버디가 나오며 -1 언더~결국 후반에 2 오버

도합 1 오버의 기막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이다. 총 보기 4개중

두개는 짧은 어프로치 샷을 58도 웨지로 치다 엎어쳐서 나온것

이다. 아직도 전에 습관이 튀어 나온다는 얘기다. 짧은 어프로치

를 제대로만 해서 파 또는 버디를 했으면 언더파가 나올뻔한

거의 기적적인 스윙의 반전이 일어난 기념비적인 라운딩이었다.

 

해서 5.31일의 이 라운딩을 나는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날로 기억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결정적인 반전이 일어난 날이

있을것이다. 이날의 감동과 기쁨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단순히 어쩌다 공을 잘 친 날이 아니고 스윙의 복잡한 문제를

나름 깨달아 해결한 날이기 때문이다. 혹시 이와 거의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계신 분이 이글을 읽는다면 댓글에 올려주시면

성의껏 알려 드리고자한다. 물론 이와 다른 문제는 해결해드리

지 못할것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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