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의 초여름
복도쪽에 이것저것 붙여 놓았던 POP 팜플렛 등을 확 띁어 치웠다.
그간 별 생각없이 몇장을 붙여 놓았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 별 볼일없는 것들이었다. 붙이나 안 붙이나
아무 영향도 없고 누가 그거 자세히 들여다 보지도 않을뿐 아니라
관심조차 주지 않을 그런것 들이었다.
출입문에 붙어있어 약국 내부가 잘 안 보이게 가리는 흠도 있었다.
이런 것들을 도대체 왜? 그동안 붙여두고 있었나. 뭔가 붙여서 오가는
고객들에게 알리고 싶은게 있었음은 물론이다. 허나, 그 내용이 참으로
별 허접한 것들이다.
약국이 아무리 의사 처방전이 주 업무가 된 지금이라 하더라도 약국으로
서 할일이 또 있는것이다. 세상 무슨 일이든 완전 무결한 건 없다. 시스
템이 그렇고 제도가 그렇고 수단이 그렇다. 제 아무리 의료 수준이 발달
한다해도 커버가 불가능한 영역은 언제고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 부분을
약국은 메꿔줘야할 어쩌면 의무 같은게 있는게 아닐까?
기계같은 처방전 업무에서는 일의 기쁨도 보람도 크게 얻기는 힘들것이다.
왜냐? 면 그일은 나의 창의나 주관적 관여가 아닌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런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정도에도 충분히 만족을 느끼는 약사도 있을것이나 나의 경우는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요즘 그 공부를 조금은 치열하게 하고있다. 그래서 그런가? 출입문에
붙여진 광고성 pop, 팜플렛등이 갑자기 허접하게 보인게^
약사로서 세상에 공헌해야할 조금의 그 어떤 부분~ 최소한 약사로 존재하는
밥값은 해야 하는게 아닌가?
우리가 그런면에서 보람을 찾는다면 세상 그 어떤 직업군의 혁혁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 앞에서도 진정 자유롭고 떳떳하고 위축이 없을것이다. 그리고 고통받는
이들의 건강을 참 의미에서 도와주는 이 일이야 말로 진정 귀하고 값진 것이라
는걸 요즘 조금은 느껴가고 있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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